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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24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2도4582 | 2002-11-1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124&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토지수용법 제77조가 대집행 요건으로 규정하는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의 의미
[2] 지장물인 건물을 취득가격으로 보상하는 경우, 건물의 소유자가 해당 건물을 철거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3] 지장물인 건물의 이전 의무자에게 해당 건물을 철거할 의무가 없고, 대집행의 요건인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대집행이란 명목으로 해당 건물을 철거하면서 그 소유자를 폭행한 경우,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사례 | 【판결요지】
[1] 토지수용법 제77조는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처분으로 인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 또는 의무자로 하여금 이를 이행하게 함이 현저히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행정대집행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대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라고 함은 그 의무의 내용과 이미 이루어진 이행의 정도 및 이행의 의사 등에 비추어 해당 의무자가 그 기한 내에 의무이행을 완료하지 못할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2] 토지수용법 제49조 제1항에 의하면 공익사업에 공용되는 기업자 소유의 토지에 정착한 지장물인 건물은 이전비를 보상하고 이를 이전하게 하여야 함이 원칙이지만, 이전으로 인하여 종래의 목적대로 이용 또는 사용할 수 없거나 이전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또는 이전비용이 취득가격을 초과할 때에는 취득가격으로 평가하여 보상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은 취득가격으로 보상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가격에 그 건물의 철거비를 포함시키거나 공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업자가 그 철거비를 부담하여 철거할 뿐이므로, 이러한 경우 이전 의무자는 기업자에 대하여 해당 건물을 철거할 의무가 없고 단지 이전할 기한까지 이를 비워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3] 지장물인 건물의 이전 의무자에게 해당 건물을 철거할 의무가 없고, 대집행의 요건인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대집행이란 명목으로 해당 건물을 철거하면서 그 소유자를 폭행한 경우,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사례. | 【참조조문】
[1]토지수용법 제77조
[2]토지수용법 제49조 제1항
[3]형법 제16조
토지수용법 제49조 제1항
제77조 | 【참조판례】
[2]
대법원 1998. 1. 20. 선고 96누12597 판결(공1998상, 617)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임형욱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2. 8. 14. 선고 2001노4181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토지수용법 제77조는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처분으로 인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 또는 의무자로 하여금 이를 이행하게 함이 현저히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행정대집행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대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라고 함은 그 의무의 내용과 이미 이루어진 이행의 정도 및 이행의 의사 등에 비추어 해당 의무자가 그 기한 내에 의무이행을 완료하지 못할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또한, 토지수용법 제49조 제1항에 의하면 공익사업에 공용되는 기업자 소유의 토지에 정착한 지장물인 건물은 이전비를 보상하고 이를 이전하게 하여야 함이 원칙이지만, 이전으로 인하여 종래의 목적대로 이용 또는 사용할 수 없거나 이전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또는 이전비용이 취득가격을 초과할 때에는 취득가격으로 평가하여 보상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은 취득가격으로 보상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가격에 그 건물의 철거비를 포함시키거나 공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업자가 그 철거비를 부담하여 철거할 뿐이므로( 대법원 1998. 1. 20. 선고 96누12597 판결참조),이러한 경우 이전 의무자는 기업자에 대하여 해당 건물을 철거할 의무가 없고 단지 이전할 기한까지 이를 비워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기업자인 한국도로공사는 이 사건 지장물인 각 건물을 소유한 피해자들과 사이에 각 건물의 이전을 위한 협의를 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였고, 이에 따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00. 1. 25. 각 건물의 이전이 곤란하거나 이전으로 인하여 종래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손실보상금을 시가로 정하여 각 건물을 이전하게 하면서 그 기한을 2000. 3. 10.로 정하는 내용의 재결을 한 사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 ○○대교건설사업소 소장 및 관리부장인 피고인들은 공사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기간 내에 완료할 가망이 없는 경우"임을 내세워 피해자들에게 2000. 2. 2. 대집행 계고서를 발송하여 2. 8.까지 각 건물을 자진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2000. 2. 8. 대집행영장(일시 2000. 2. 10. 13:30)을 첨부하여 대집행통보를 한 다음, 피해자들이 동절기 이주 불편 등을 이유로 기일을 다시 지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재결에서 정해진 기한을 지키겠다고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전할 기한이 도래하지도 아니한 2000. 2. 10. 각 건물에서 피해자들의 가재도구를 반출한 후 각 건물을 철거하여 손괴하고, 그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들은 그 소유의 지장물인 각 건물을 위 재결이 정한 기한까지 비워주면 되는 것일 뿐 이를 스스로 철거할 의무가 없으므로, 각 건물의 철거 자체는 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고, 피해자들이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과 이행의 의사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이 그 기한 내에 의무이행을 완료하지 못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위와 같이 대집행을 명목으로 내세워 이전의 기한이 도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들 소유의 각 건물을 철거하여 손괴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하기까지 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토지수용법 제77조에 따른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도저히 볼 수 없는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1점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또한, 위와 같은 범죄는 그 구성요건에 해당하면 성립하는 것일 뿐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대집행 관련 처분이 당연 무효이거나 또는 적법하게 취소되어야만 비로소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위 재결의 과정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공소외인 소유 건물이 불법건축물이라 하여 앞서 본 결론을 달리 할 것도 아니므로, 상고이유 제1점의 나머지 주장 및 제3점의 주장도 역시 이유 없다.
2. 형법 제16조에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2148 판결, 2001. 6. 29. 선고 99도5026 판결,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다가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함에 있어서 참고하였다는 "본사 용지보상부장의 처리방안"(공판기록 제70, 71쪽) 중 추후 손해배상책임을 감수한다는 취지의 기재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내세우는 사정들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주장하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그와 같이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2점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
229,721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0도228 | 2000-03-2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972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싸움 중에 이루어진 가해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 | 【참조조문】
형법 제21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71. 4. 30. 선고 71도527판결(집19-1, 166),대법원 1984. 5. 22. 선고 83도3020 판결(공1984, 1162),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도1491 판결(공1987, 271),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도1329 판결(공1993하, 2679)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영대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12. 23. 선고 99노507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은, 피고인이 1996. 8. 19. 10:00경 서울 강서구 (주소 생략) 소재 피고인의 처남인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의 왼쪽 허벅지를 길이 21㎝ 가량의 과도로 1회 찔러 피해자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대퇴외측부 심부자상 등을 가하였지만,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누나인 공소외인과 말다툼을 하다가 공소외인의 머리채를 잡고 때렸으며, 당시 공소외인의 남편이었던 피고인이 이를 목격하고 화가 나서 피해자와 싸우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몸무게가 85㎏ 이상이나 되는 피해자가 62㎏의 피고인을 침대 위에 넘어뜨리고 피고인의 가슴 위에 올라타 목부분을 누르자 호흡이 곤란하게 된 피고인이 안간힘을 쓰면서 허둥대다가 그 곳 침대 위에 놓여있던 과도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이 사건의 발생경위와 그 진행과정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행위는 피고인의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인 과잉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 하더라도,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은 싸움의 경우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1971. 4. 30. 선고 71도527 판결, 1993. 8. 24. 선고 92도1329 판결등 참조).
그런데도 원심이 피고인의 행위가 과잉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과잉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신성택 서성(주심) 유지담 |
82,960 | 권리행사방해 | 2003도4257 | 2003-11-2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96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죄 소정의 타인의 점유의 의미 및 무효인 경매절차에 의하여 부동산을 낙찰받아 점유하게 된 자의 점유가 형법 제323조소정의 '타인의 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점유라 함은 권원으로 인한 점유 즉 정당한 원인에 기하여 그 물건을 점유하는 권리있는 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본권을 갖지 아니한 절도범인의 점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반드시 본권에 의한 점유만에 한하지 아니하고 동시이행항변권 등에 기한 점유와 같은 적법한 점유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쌍무계약이 무효로 되어 각 당사자가 서로 취득한 것을 반환하여야 할 경우, 어느 일방의 당사자에게만 먼저 그 반환의무의 이행이 강제된다면 공평과 신의칙에 위배되는 결과가 되므로 각 당사자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보아 민법 제536조를 준용함이 옳다고 해석되고, 이러한 법리는 경매절차가 무효로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무효인 경매절차에서 경매목적물을 경락받아 이를 점유하고 있는 낙찰자의 점유는 적법한 점유로서 그 점유자는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자라고 할 것이다. | 【참조조문】
형법 제323조
민법 제536조
제549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도343 판결(공1994하, 3323),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55071 판결(공1995하, 338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3. 7. 1. 선고 2003노117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점유라 함은 권원으로 인한 점유 즉 정당한 원인에 기하여 그 물건을 점유하는 권리있는 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본권을 갖지 아니한 절도범인의 점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도343 판결등 참조),반드시 본권에 의한 점유만에 한하지 아니하고 동시이행항변권 등에 기한 점유와 같은 적법한 점유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쌍무계약이 무효로 되어 각 당사자가 서로 취득한 것을 반환하여야 할 경우, 어느 일방의 당사자에게만 먼저 그 반환의무의 이행이 강제된다면 공평과 신의칙에 위배되는 결과가 되므로 각 당사자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보아 민법 제536조를 준용함이 옳다고 해석되고, 이러한 법리는 경매절차가 무효로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55071 판결참조),무효인 경매절차에서 경매목적물을 경락받아 이를 점유하고 있는 낙찰자의 점유는 적법한 점유로서 그 점유자는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자라고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대전 중구 (이하 생략) 대 255.2㎡(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와 그 지상의 제1호 목조 시멘트기와지붕 단층 주택 64.63㎡(이하 '이 사건 제1호 기존 건물'이라 한다) 및 제2호 시멘트벽돌조 슬래브 및 슬레이트 지붕 2층 주택 및 점포 1층 115.7㎡, 2층 33.06㎡(이하 '이 사건 제2호 기존 건물'이라 한다)는 원래 피고인의 소유였는데, 이 사건 토지 및 제1, 2호 기존 건물에 관하여 근저당권자를 주식회사 충일상호신용금고(이하 '충일금고'라 한다)로 하는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후, 피고인이 이 사건 제2호 기존 건물의 양쪽 끝 벽부분 및 앞쪽 기둥부분만 남겨 놓은 채 앞, 뒷면 벽체 및 건물 내의 칸막이 벽체, 지붕 등을 모두 헐어내고, 이 사건 제1호 기존 건물 전체를 완전히 헐어낸 다음 이 사건 토지상에 기존 건물과 동일성이 없는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건물(이하 '이 사건 현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한 사실, 그 후 충일금고는 위 각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와 그 지상에 있는 이 사건 현존 건물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1998. 3. 11. 대전지방법원 98타경11208호로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고, 그 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공소외 1이 이를 낙찰받아 1999. 3. 8. 그 낙찰대금을 완납하였고 1999. 3. 9. 이 사건 토지 및 현존 건물에 관하여 공소외 1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공소외 1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현존 건물 중 1층의 '○○팅 양품점' 및 '□□쇼핑'을 제3자에게 임대하여 이를 점유한 사실, 그런데 피고인이 ① 2001. 12. 30.경 대전 중구 (이하 생략) 지상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3층 건물 중 1층 5호 '○○팅 양품점'에 공소외 1이 채워 놓은 자물쇠를 절단기로 절단하고 그 곳에 임의로 시설한 후 △△복권방을 운영하여 공소외 1의 점유하에 있는 위 점포를 피고인의 점유로 옮기고, ② 2002. 9. 26.경 위 건물의 1층 '□□쇼핑'이라는 점포에 공소외 1이 채워 놓은 자물쇠를 절단기로 절단하고 그 곳에 시설된 바닥 장판, 전기시설 등을 전부 뜯어내고 공소외 2으로 하여금 철학관을 운영하도록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공소외 1은 무효인 경매절차에서 위 건물을 낙찰받고 그 일부를 점유하게 되었으므로 위 건물을 점유할 권원은 없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피고인에 대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지고 있어서 위 건물 중 공소외 1의 점유부분을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공소외 1은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자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형법 제323조소정의 "타인의 점유"를 점유권원과 무관한 '점유라고 하는 사실상의 상태'라고 설시한 부분은 잘못되었으나 피고인에 대한 권리행사방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므로 그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77. 9. 13 선고 77도1672 판결은 본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 본건에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이강국 |
82,227 | 공갈미수·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 2001도7095 | 2002-12-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22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의 의미
[2] 언론사 종사자가 취재원에 대하여 불리한 기사의 보도 여부를 놓고 광고 배정, 신문구독을 요구한 행위가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지역신문의 발행인이 ○○시정에 관한 비판기사 및 사설을 보도하고 관련 공무원에게 광고의뢰 및 직보배정을 타신문사와 같은 수준으로 높게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만으로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그 상대방을 협박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4]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의 주관적 요건 및 그 입증 방법
[5] 형법 제309조 제1항, 제2항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 | 【판결요지】
[1]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한 것이고, 또한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를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야기하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
[2] 신문사 경영자가 자신이 발행하는 신문의 구독을 요청 또는 권유하는 것은 신문 부수의 확장을 위한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언론사 종사자가 취재원에 대하여 불리한 기사의 보도 여부를 놓고 광고 게재나 신문구독을 요구한 행위가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러한 요구를 한 자와 요구를 받은 자 사이의 관계와 지위, 언론사의 사회적 영향력, 당사자의 의도와 추구하고자 하는 경제적 이익의 내용, 그러한 요구에 이른 전후 경위, 당사자가 그 과정에서 보인 태도, 관련 기사 내용과 그 기사가 상대방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 불리한 기사와 요구한 금품 사이의 견련성 정도, 불이익을 시사한 구체적인 언동의 존부와 그 내용 등을 두루 심사하여 이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3] 지역신문의 발행인이 ○○시정에 관한 비판기사 및 사설을 보도하고 관련 공무원에게 광고의뢰 및 직보배정을 타신문사와 같은 수준으로 높게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만으로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그 상대방을 협박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4] 형법 제309조 제2항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서,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5] 형법 제309조 제1항, 제2항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50조
[2]형법 제20조
제350조
[3]형법 제350조
[4]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
[5]형법 제309조 제1항
제2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114 판결(공1990, 1986),
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도915 판결(공1993하, 2841),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공1995상, 1658),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959 판결(공1997상, 831),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도2003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도6747 판결
[2]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852 판결
[4][5]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도329 판결(공2002하, 2248)
[4]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도1523 판결(공1989, 38),
대법원 1995. 2. 3. 선고 94도3122 판결(공1995상, 1196),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도163 판결(공1997하, 2234),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도1864 판결(공1999하, 1688),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공1999하, 1832),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도334 판결(공2000상, 1217),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716 판결(공2002하, 1877)
[5]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2372 판결,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045 판결(공2002하, 187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춘천지법 강릉지원 2001. 12. 14. 선고 2001노8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한 것이고, 또한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를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야기하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 할 것이지만(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도6747 판결참조), 한편으로 원래신문사 경영자가 자신이 발행하는 신문의 구독을 요청 또는 권유하는 것은 신문 부수의 확장을 위한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852 판결참조),언론사 종사자가 취재원에 대하여 불리한 기사의 보도 여부를 놓고 광고 게재나 신문구독을 요구한 행위가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러한 요구를 한 자와 요구를 받은 자 사이의 관계와 지위, 언론사의 사회적 영향력, 당사자의 의도와 추구하고자 하는 경제적 이익의 내용, 그러한 요구에 이른 전후 경위, 당사자가 그 과정에서 보인 태도, 관련 기사 내용과 그 기사가 상대방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 불리한 기사와 요구한 금품 사이의 견련성 정도, 불이익을 시사한 구체적인 언동의 존부와 그 내용 등을 두루 심사하여 이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갈미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주간으로 발행되는 ○○신문의 기사취재, 광고모집 등 신문사 운영을 총괄하는 발행인 겸 편집자로서 공소장 기재와 같이 ○○신문에 수 차례 시정에 관한 비판기사 및 사설을 보도한 사실, 그리고 ○○시 관계자에게 구두, 공문으로, 또는 ○○신문 지면을 통하여 ○○신문이 당시 ○○시로부터 받고 있는 광고의뢰 및 직보배정 수준을 △△일보나 □□일보 등의 수준과 같이 높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 그리고 위 비판기사 및 논설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보도라기보다는 몇몇 사람들이 제기한 의혹이나 풍문에 기초하여 좀 더 정확한 사실관계에 관한 확인의 노력을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자신의 추측이나 판단을 근거로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이러한 ○○시정에 대한 비판기사나 논설이 시장이나 관련 공무원들에 대하여 위협적인 수단이 됨에 충분하고, ○○시 공보관련 공무원에게 광고의뢰, 직보배정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시정에 대한 비난보도를 염려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심적 부담감을 느끼게 한다고 보는 것도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서도, 피고인이 광고의뢰 및 직보배정의 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갈취하기 위한 협박 수단으로서 위와 같이 ○○시정에 관한 비판기사 및 사설을 보도한 것인가의 여부에 관하여는, 협박이 되려면 이와 아울러 위 요청을 들어주지 아니할 경우 비난기사 등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언질이나 태도를 나타내어 상대방에게 해악을 가할 것을 고지하였어야 하는데, 이 점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과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시 관련 공무원에게 광고의뢰 및 직보배정을 △△일보나 □□일보와 같은 수준으로 높게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만으로 그 상대방을 협박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관계 공무원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 역시 주관적인 판단에 불과할 뿐 해악의 고지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309조 제2항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서,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며,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2372 판결, 2002. 6. 28. 선고 2000도3045 판결, 2002. 8. 23. 선고 2000도329 판결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출판물을 통하여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과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이 사건 피고인의 허위사실 적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대하여는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 하여 형법 제310조소정 위법성조각사유가 적용될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의 이 사건 명예훼손 행위의 동기나 목적·수단과 방법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어서, 비록 원심이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판단을 명시적으로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같은 취지에서 제1심을 파기하고, 다시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심리미진, 판단유탈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각종 의혹과 편파성 등의 사유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 마저 인정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므로,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고, 한편 제1심 담당 법관이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발부에 있어서 심문을 담당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가 되는 조사·심리에 관여한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이규홍(주심) |
71,592 | 서울고법 2002. 4. 12. 선고 2001노3042 판결:상고기각 | 2001노3042 | 2002-04-12 | 서울고등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상고기각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7159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법 제288조 제1항소정의 '유인'의 의미
[2]피고인이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유인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4항에서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유인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가중처벌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형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유인'의 의미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단순히 감언이설을 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을 기망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기망에 준하는 정도의 적극적인 유혹이 있고 상대방이 그러한 유혹에 현혹되어 명백히 하자 있는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라야 위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2]피고인이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유인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이기는 하나 이미 수년 동안 다방에서 종업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다방 영업의 생리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고 피고인으로부터 단기간 내에 많은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을 듣고도 이를 그대로 믿지는 않는 등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감언이설에 현혹되어 판단의 적정을 그르친 나머지 피고인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겨졌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 형법 제288조 제1항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4항
[2] 형법 제288조 제1항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4항 | null |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수형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1. 11. 15. 선고 2001고합1030 판결
【대법원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2도191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6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영리약취·유인 등)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면서 원심 공동피고인인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로 하여금 피해자 1, 피해자 2를 데리고 오도록 한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 1, 피해자 2를 기망하여 유인한 것이 아니라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가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피해자 1, 피해자 2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과장된 말을 하였을 뿐이고, 피해자 1, 피해자 2는 당시 이미 1년 이상 다방 종업원 생활을 하여 다방 영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피고인이나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유인 당할 정도로 분별능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와 공모하여 피해자 1, 피해자 2를 유인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은 사실은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이 피해자 1, 피해자 2를 감금하거나 그들의 수입을 갈취한 것이 아니고, 사기 사건의 피해자 3과 합의하여 피해자 3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당원의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본다.
가. 형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유인'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여 사람을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하고, 이 경우 '유혹'은 기망의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나 감언이설로써 상대방을 현혹시켜 판단의 적정을 그르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나.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1. 5. 초순경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다방 등에서 일할 아가씨를 데려다 주면 취업을 시킨 후 소개비를 받아 그 중 반을 주겠다고 제의하였고, 목포에서 미성년 여자 2명을 데려오겠다는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자동차 1대를 렌트하여 주고 활동비를 지급한 사실,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는 다방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던 피해자 1, 피해자 2에게 "광주에 함께 올라가 다방 일을 도와주면 한 명당 3개월에 최소한 8,000만 원을 벌게 하여 준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자신들과 함께 광주로 올라갈 것을 권유한 사실,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가 피해자 1, 피해자 2를 광주로 데려오자, 피고인은 피해자 1, 피해자 2에게 "앞으로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벌고 싶으냐, 아니면 단시간에 돈을 많이 벌고 싶으냐?"라고 묻고 단시간에 돈을 벌고 싶다는 말에 "내 말만 잘 들으면 많은 돈을 벌게 하여 주겠다, 여관방을 하나 얻어 줄테니 당분간 그 곳에서 생활하고 있어라."라고 하며 광주 백운동 소재 로타리장 여관에 방 하나를 얻어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 및 공소외 진재준과 함께 생활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피해자들과 같이 지내면서 늘 행동을 함께 할 것을 지시하였고,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는 10여 일간 여관에서 지내는 동안 식사도 여관으로 주문하여 해결하고, 피해자 1, 피해자 2가 외출하는 경우 동행하는 등 함께 생활하여 온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1, 피해자 2를 순천시 소재 두리다방에 소개하여 주고 소개비 이외에 선불금을 자신이 직접 지급받은 다음 7일 정도 일하게 한 후 다시 데려오는 수법으로 이른바 '탕치기'를 하고, 피해자 1, 피해자 2가 힘들다고 하면 다시 데려와 다른 다방에 소개하여 주고 소개비를 받는 등으로 피해자 1, 피해자 2를 사실상 관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이 당시 이미 보호자의 보호상태에서는 스스로 떠나 있었다고는 하더라도 피해자 1, 피해자 2를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 등과 함께 여관의 같은 방에서 기거하도록 하면서 식사를 모두 여관으로 주문하여 해결하고 외출하는 경우에도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 등과 함께 다니도록 하며, 2001. 8. 초순경까지 순천시 소재 두리다방, 충남 예산군 소재 뿌리다방 등지에 취업하도록 소개하여 주고 선불금을 대신 지급받음으로써 피고인이 피해자 1, 피해자 2를 그들의 자유로운 생활관계로부터 자신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겼다고 볼 여지는 있다.
다.그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4항에서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유인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가중처벌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형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유인'의 의미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단순히 감언이설을 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을 기망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기망에 준하는 정도의 적극적인 유혹이 있고 상대방이 그러한 유혹에 현혹되어 명백히 하자 있는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라야 위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인바, 피해자 1, 피해자 2의 각 검찰 진술과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2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1, 피해자 2는 당시 만 18세의 미성년자이기는 하나 이미 3년 가까이 다방 종업원으로 생활하면서 8곳 정도의 다방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다방 영업의 생리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던 사실, 피해자 1, 피해자 2는 피고인이나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로부터 3개월에 8,000만 원을 벌게 해 준다거나 혹은 단기간 내에 많은 돈을 벌게 해 준다는 말을 듣기는 하였으나 이를 그대로 믿지는 않았고, 가까운 사이로 지내던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의 제의가 있는 데다가 당시 목포에서의 다방 종업원 생활에 싫증을 느껴 목포를 떠나고 싶은 마음에 쉽게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를 따라 광주로 가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해자 1, 피해자 2가 피고인이나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의 감언이설에 현혹되어 판단의 적정을 그르친 나머지 피고인의 사실적 지배 하에 옮겨졌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 1, 피해자 2를 유인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라.그럼에도 피고인이 피해자 1, 피해자 2를 유인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유인의 점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이와 함께 경합범으로 1개의 주문이 선고된 사기의 점도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결 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당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제1항'을 삭제하고, '제2항'을 '제1항'으로 변경하는 이외에는 모두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적용법조
형법 제347조 제1항(징역형 선택)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무죄 부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영리약취·유인 등)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와 공동하여, 영리의 목적으로, 2001. 5. 초순 일자불상경 광주 이하 불상지에서, 피고인은 평소 알고 지내는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에게 다방 등에서 일할 아가씨를 데려다 주면 업소에 취업을 시키고 그 소개료를 받아 반을 나누어주겠다고 말을 하며 아가씨 소개를 계속 부탁하여 오던 중, 그 시경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그 전부터 동인이 알고 지내는 미성년 여자 2명을 목포에서 데려오겠으니 승용차를 렌트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광주 소재 전남대학교 정문 앞의 상호불상 렌트카 회사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에게 자동차 1대를 렌트하여 주고 활동비 10여만 원을 주면서 목포에 가면 위 미성년 여자들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하여 준다고 하여 가급적 광주로 데리고 오라고 말을 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 등은 위 승용차를 이용하여 목포시 이하 불상지 소재 상호 불상 식당으로 가 당시 여관에 머물면서 다방종업원 일을 하고 있던 피해자 1(여, 18세), 피해자 2(여, 18세)에게 전화를 하여 위 식당으로 오도록 하여 그 식당에서 그녀들을 만나 그녀들에게 "광주에 함께 올라가 다방 일을 도와주기만 하면 한 명당 3개월에 최소한 8,000만 원은 벌게 하여 준다."는 취지로 말을 하며 자신들과 함께 광주로 올라갈 것을 적극적으로 유혹, 권유하여 그녀들로 하여금 원심 공동피고인 1 등과 함께 광주로 갈 것을 마음먹게 한 뒤 그 시경 그녀들을 위 승용차에 태워 광주 이하 불상지 소재 국제파크장으로 데리고 와 1박을 하고, 그 다음날 17:00경 피고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같은 시 이하 불상지 소재 불상의 공원 주차장으로 그녀들을 데리고 가 피고인에게 소개를 시키고, 피고인은 그녀들로부터 그 동안의 생활 관계 등을 들어본 뒤 그녀들에게 "앞으로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벌고 싶냐, 아니면 단시간에 돈을 많이 벌고 싶냐?"라고 물어 그녀들이 단시간에 돈을 벌고 싶다고 말을 하자 다시 그녀들에게 "내 말만 잘 들으면 많은 돈을 벌게 하여 주겠다. 여관방을 하나 얻어 줄테니 당분간 그 곳에서 생활하고 있어라."라고 말을 한 다음 그 시경 광주 백운동 소재 로타리장여관에 방 한 개를 얻어 그 방에서 피해자들로 하여금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 및 진재준과 함께 생활하도록 하면서 원심 공동피고인 1 등에게 피해자들과 같이 있으면서 늘 행동을 함께 하라는 취지로 말을 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 원심 공동피고인 2는 피고인의 말에 따라 위 여관방에서 약 10일간 피해자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생활을 같이 하여 피해자들을 유인하였다.'라고 함에 있는바,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1, 피해자 2를 유인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오세빈(재판장) 이민걸 윤병철 |
80,532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1도1276 | 2001-04-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53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범행 이후에 확정된 다른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의 적용에서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을 착오로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사실의 기재에 경합범이 되는 다른 범죄의 기재가 없는 경우, 이와 같은 법령 기재상의 착오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이미 확정된 죄와 별도로 형을 따로 정하여 선고하고 다만 집행에 있어서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그 특례를 인정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원심이 이 사건 범행 이후에 확정된 다른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의 적용에서 형법 제37조후단, 제39조 제1항을 착오로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사실의 기재에 경합범이 되는 다른 범죄의 기재가 없는 이상 재판 받는 죄에 대한 처단형이 달라지거나 그 집행에 있어서 특례가 적용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의 이와 같은 법령 기재상의 착오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형법 제37조
제39조 제1항
제2항
형사소송법 제383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 1. 2. 16. 선고 2000노783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처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빙성이 없는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채용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징역 2월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 원심판결에 대하여는 형의 양정이 부당함을 들어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2.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형법 제37조후단, 제39조 제1항을 적용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죄로 기소되어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과 보호감호를 선고받고 그 중 피고 사건은 피고인의 항소포기로 확정되었으며 다만 보호감호 사건만이 항소심에 계류 중이었을 뿐,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 이후에 확정된 죄가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하여 아무런 근거 없이 재판 받는 범행 이후에 확정된 다른 죄가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를 인정한 원심은 명백한 착오로서 그 법령의 적용에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이미 확정된 죄와 별도로 형을 따로 정하여 선고하고 다만 집행에 있어서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그 특례를 인정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범행 이후에 확정된 다른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의 적용에서 형법 제37조후단, 제39조 제1항을 착오로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사실의 기재에 경합범이 되는 다른 범죄의 기재가 없는 이상 재판 받는 죄에 대한 처단형이 달라지거나 그 집행에 있어서 특례가 적용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법령 기재상의 착오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
191,860 | 횡령 | 2001도6209 | 2002-02-22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86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또는 삼자간 등기명의신탁에 있어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2] 강학상 계약명의신탁 중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안 경우라고 인정하여 수탁자의 부동산 처분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전제가 된 부동산 명의신탁관계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또는 삼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또는 삼자간 등기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2] 강학상 계약명의신탁 중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안 경우라고 인정하여 수탁자의 부동산 처분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전제가 된 부동산 명의신탁관계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또는 삼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제3조 제1항
제4조
[2]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5227 판결(공2000상, 884),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공2002상, 22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 1. 10. 23. 선고 2000노129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은, 피고인이 1997. 10.경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가 낸 각 금 1,000만 원, 피고인이 낸 금 3,000만 원, 합계 금 5,000만 원으로 판시와 같은 부동산을 구입한 후 이를 공동 소유하되 등기는 피고인 명의로 신탁하기로 하고 1998. 4. 8.경 피고인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다음, 피해자들을 위하여 이를 보관하던 중, 피해자들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1998. 5. 23.경 공소외 3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같은 해 9. 18.경 근저당권자 공소외 4로 된 근저당설정등기를, 같은 해 11. 26. 근저당권자 공소외 5로 된 근저당설정등기를 각 경료하고, 1999. 8. 24. 공소외 6, 공소외 7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방법으로 위 부동산을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위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매대금은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함께 부담하기로 하되 매수인 명의는 피고인 단독 명의로 하기로 한 후 위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공소외 8과 사이에 위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매매계약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인 단독 명의로 경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강학상 계약명의신탁 중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안 경우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경우 피해자들과 피고인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고, 피고인 명의로 경료한 소유권이전등기 중 피해자들의 공유지분에 관한 부분은 같은 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무효로 되어,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공유지분에 한하여는 유효하게 그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나, 피해자들은 매도인에 대한 계약관계에서는 직접 전면에 나타남이 없이 단지 피고인에게 자금을 대고 피고인이 계약관계의 전면에서 매도인과 계약을 맺는 구조이므로 피고인이 부동산을 처분하더라도 피해자들과의 관계에서는 단순히 민사상의 정산의무만이 남아 있을 뿐 피해자들과 피고인 사이에 당해 부동산에 관한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관계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고, 또한 피해자들은 매도인인 공소외 8과의 사이에서도 어떠한 법률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매도인을 대위하는 등으로 당해 부동산에 대하여 아무런 법률상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이 위 부동산 중 피해자들의 공유지분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없으며, 매도인인 공소외 8이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의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로서는 피고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계약에 따라 매매대금을 모두 수령하고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넘겨준 이상 매매계약에 따른 계약 이행을 모두 마친 것이고, 단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의 규정 때문에 등기명의의 이전에도 불구하고 그 소유권이 여전히 남아 있다가 제3자에게 넘어가는 등의 결과가 된 것에 불과하여, 그에게 어떠한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닐 뿐 아니라 당사자들의 의사에 비추어 보더라도 매도인인 공소외 8을 피해자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각 처분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공소외 3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점이 횡령죄가 된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4 및 공소외 5 명의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와 공소외 6, 공소외 9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각 경료한 행위는 위 횡령죄의 성립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공소외 3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외의 각 등기를 경료한 행위에 대하여는 제1심이 판시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의 판단대상이 될 수 없고, 따라서 이 부분은 상고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3.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매수인 명의는 피고인 단독 명의로 하기로 하고 위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공소외 8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사실인정한 다음 이 사건 명의신탁이 강학상 계약명의신탁 중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안 경우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의 횡령죄 성립을 부정하고 있으나, 그 전제가 되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강학상 계약명의신탁이라 함은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등기를 수탁자 앞으로 이전등기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인데,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여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에서 피해자들의 부동산 지분에 관하여까지 피고인이 매수 당사자가 되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은 원래 공소외 8의 소유이었는데 공소외 10이 임의경매절차에서 1996. 7. 12. 이를 낙찰받아 같은 해 8. 21.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이에 공소외 8이 그 즈음 공소외 10에게 위 부동산을 자신에게 다시 매도해 줄 것을 요청하여 공소외 10과 사이에 위 부동산을 재매수하기로 약정하고 공소외 1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합계 금 4,000여 만 원을, 공소외 1을 통하여 공소외 2로부터 금 1,000만 원을 각 빌려 공소외 10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한 사실, 공소외 8은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위와 같이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변제기까지 갚지 못하면 위 부동산의 소유권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가 1996. 11.경 정해진 변제기를 지나도록 차용금을 갚지 못하게 되자 결국 채무 금 5,000만 원 대신 공소외 1에게 위 부동산을 넘기기로 한 사실, 한편 공소외 1이 공소외 8에게 빌려준 돈에는 공소외 1이 피고인으로부터 빌린 금 1,000만 원과 공소외 11로부터 빌린 돈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공소외 1은 공소외 11로부터의 차용금을 갚아야 할 사정이 생기자 피고인에게 투자를 권하여 금 2,000만 원을 추가로 받으면서 피고인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투자된 합계 금 5,000만 원 중 금 3,000만 원을 피고인이 투자한 것으로 정리하였고, 또한 공소외 2 사이에서도 공소외 8에게 빌려 주었던 위 금 1,000만 원을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에 투자하는 것으로 하기로 약정한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 및 공소외 2와 사이에 등기를 편의상 피고인 단독 명의로 해두기로 각 약정한 다음 1998. 4. 8. 공소외 8의 협조를 받아 공소외 10으로부터 등기서류를 받아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위 소유권이전의 약정 및 이전등기의 과정에서 공소외 8과 매수인 사이에 계약서 등이 작성된 일은 없으나(수사기록 68쪽에 공소외 10과 피고인을 당사자로 하는 매매계약서가 나와 있으나, 이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위한 편의에서 작성한 허위의 계약서임이 분명하다), 공소외 8은 위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이전부터 위 3인이 위와 같이 공동투자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만이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행위가 된 매매계약의 매수인인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공소외 1이 공소외 10의 대리인인 공소외 8로부터 매수하되 공소외 1과 피고인 및 공소외 2의 3인이 공동으로 매수한 것(피고인 및 공소외 2에 대한 관계에서는 대리인의 자격으로)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지분에 관한 한 신탁자인 2인과 수탁자인 피고인과의 명의신탁 관계는,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또는 삼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이 명의신탁된 부동산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위에 관한 사실인정을 그르친 나머지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의 명의신탁 관계를 강학상 계약명의신탁 중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안 경우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거기에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 정하는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인정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횡령하였다는 대상이 이 사건 부동산 전부인지 아니면 피해자들의 지분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바, 만일 전자의 경우라면 피고인의 부동산 지분에 관하여는 대내외적으로 피고인의 소유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과 사이에 위탁관계도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어 이 부분에 관하여는 무죄를 유지하여야 할 것이나, 이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해자들의 지분에 대한 횡령의 점을 파기하는 이상 이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 |
80,346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절도·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사기·도로교통법위반·특수절도 | 2000도6113 | 2001-02-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34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공소장에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이 있는 경우, 공소제기의 효력(한정 적극) | 【판결요지】
공소장에는 죄명·공소사실과 함께 적용법조를 기재하여야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54조) 적용법조의 기재는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보조기능을 가짐에 불과하므로 적용법조의 기재에 오기가 있거나 그것이 누락된 경우라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한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제298조 제1항 | 【참조판례】
대법원 1972. 2. 22. 선고 71도2099 판결(집20-1, 형24),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도2755 판결(공1984, 291),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도1893 판결(공1996상, 452),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도1231 판결(공1996하, 2937),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1768 판결(공1997상, 44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제주지법 2000. 12. 13. 선고 2000노344, 512(병합)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0일을 원심 판시의 제1심 2000고단438, 736(병합) 판시 제1의 가 및 2000고단1601 판시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 공소외인을 직접 구타하지 않았다 하여도 피해자가 도망하지 못하도록 지킨 사실은 인정되므로(수사기록 111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제1심 2000고단1601 사건의 판시 2죄)까지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공소장에는 죄명·공소사실과 함께 적용법조를 기재하여야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54조)적용법조의 기재는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보조기능을 가짐에 불과하므로 적용법조의 기재에 오기가 있거나 그것이 누락된 경우라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한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할 것이다( 대법원 1972. 2. 22. 선고 71도2099 판결, 1995. 12. 12. 선고 95도1893 판결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장의 (위 2000고단1601 사건의 판시 2죄) 적용법조에 형법 제260조 제1항이 누락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죄명,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과 그에 대한 공소사실이 기재되어 있고 적용법조 형법 제260조 제1항이 누락된 사실을 누구나 쉽게 알아 볼 수 있게 되어 있으며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피고인도 그렇게 알고 그에 대한 변소와 방어를 해 온 사실 또한 명백히 인정되므로 원심이 그 누락조문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벌하였다 하여도 이를 들어 원심판결을 파기할 위법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3. 주범과 동일한 형이 부당하다는 등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피고인에게 징역 6월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
82,125 | 무고 | 2002도4893 | 2002-11-1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12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 정지되는 소송진행에 판결의 선고가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2] 형사판결에서 원심판결 표시 중 오기를 경정한 사례 | 【판결요지】
[1]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22조에 따라 정지되는 소송진행에 판결의 선고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2] 형사판결에서 원심판결 표시 중 오기를 경정한 사례.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22조
[2]형사소송규칙 제25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7. 5. 28.자 87모10 결정(공1987, 1422),
대법원 1995. 1. 9.자 94모77 결정(공1995상, 1185)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2. 8. 1. 선고 2002노97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원심판결의 원심판결 표시 중 "2000고단2877 판결"을 "2000고단2877, 2001고단2267(병합) 판결"로 경정한다.
【이유】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22조에 따라 정지되는 소송진행에 판결의 선고는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대법원 1987. 5. 28.자 87모10 결정, 1995. 1. 9.자 94모77 결정등 참조), 피고인이 변론 종결 뒤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였지만, 원심이 소송진행을 정지하지 아니하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절차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또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무고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도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심판결의 원심판결 표시 중 "2000고단2877 판결"은 "2000고단2877, 2001고단2267(병합) 판결"을 잘못 기재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직권으로 경정한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며 원심판결을 경정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
229,249 | 무고·치료감호 | 2000도1908 | 2000-07-0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924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사실의 신고'의 의미
[2] 치료감호의 요건이 되는 '재범의 위험성'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3] 공판조서의 증명력 | 【판결요지】
[1]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도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하였을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여기에서 진실이라고 확신한다 함은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또는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의하여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2] 치료감호의 요건이 되는 재범의 위험성이라 함은 피감호청구인이 장래에 다시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그 위험성 유무는 피감호청구인에 대한 위험성의 하나의 징표가 되는 원인행위로서 당해 범행의 내용과 판결선고 당시의 피감호청구인의 심신장애의 정도, 심신장애의 원인이 될 질환의 성격과 치료의 난이도, 향후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는 환경의 구비여부, 피감호청구인 자신의 재범예방 의지의 유무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다. | 【참조조문】
[1]형법 제156조
[2]사회보호법 제8조 제1항
[3]형사소송법 제56조 | 【참조판례】
[1]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2354 판결(공1984, 60),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99 판결(공1988, 1357),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도231 판결(공1996상, 313),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공1998하, 2476)
[2]대법원 1984. 5. 22. 선고 84감도103 판결(공1984, 1166),대법원 1990. 8. 28. 선고 90감도103 판결(공1990, 2059)
[3]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도1252 판결(공1996하, 3088),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도2890 판결(공1999상, 275) |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상고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변호인】 변호사 심훈종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0. 4. 14. 선고 99노776, 99감노3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의 상고이유 제1점 및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피고 사건 부분)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한편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도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하였을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임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으나( 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2354 판결, 1988. 9. 27. 선고 88도99 판결등 참조),여기에서 진실이라고 확신한다 함은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또는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의하여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으로서는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그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그러한 사실관계는 도외시한 채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을 뿐인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무고의 범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무고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등의 위법은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치료감호 사건 부분)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망상형 정신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치료감호의 요건이 되는 재범의 위험성이라 함은 피감호청구인이 장래에 다시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그 위험성 유무는 피감호청구인에 대한 위험성의 하나의 징표가 되는 원인행위로서 당해 범행의 내용과 판결선고 당시의 피감호청구인의 심신장애의 정도, 심신장애의 원인이 될 질환의 성격과 치료의 난이도, 향후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는 환경의 구비여부, 피감호청구인 자신의 재범예방 의지의 유무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바( 대법원 1990. 8. 28. 선고 90감도103 판결참조), 기록상 나타나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 특히 피고인은 자신이 피해형 망상장애라는 심신장애가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아직도 사실을 밝히는 고소는 하겠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1심 증인 공소외인을 위증으로 고소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하기까지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적절한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 다시금 무고 범행을 저지를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이므로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치료감호의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신미약에 대한 판단을 그르쳤거나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등의 위법은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3.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므로(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도1252 판결참조), 원심 및 제1심 공판조서의 기재가 잘못되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윤재식(주심) |
191,876 | 횡령 | 2002도2926 | 2002-08-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87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있어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 【판결요지】
부동산에 관하여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방법으로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 【참조조문】
형법 제355조 제1항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제3조 제1항
제4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공1999하, 2384),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5227 판결(공2000상, 884),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공2002상, 220),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도6209 판결(공2002상, 83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2. 5. 23. 선고 2002노57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부동산에 관하여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방법으로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 2002. 2. 22. 선고 2001도6209 판결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횡령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으며,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주심) 배기원 |
82,659 | 업무상횡령·업무상횡령미수(인정된 죄명 : 사기미수)·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 | 2003도1279 | 2003-06-1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65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장애인단체의 지회장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더 많이 지원받기 위하여 허위의 보조금 정산보고서를 제출한 경우, 보조금 정산보고서는 보조금의 지원 여부 및 금액을 결정하기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직접적인 서류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조금 편취범행(기망)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장애인단체의 지회장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더 많이 지원받기 위하여 허위의 보조금 정산보고서를 제출한 경우, 보조금 정산보고서는 보조금의 지원 여부 및 금액을 결정하기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직접적인 서류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조금 편취범행(기망)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형법 제25조 제1항
제347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3443 판결(공1999상, 709),
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도631 판결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최기엽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3. 2. 11. 선고 2002노7807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사기미수의 점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사단법인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경기도지부 제1시 지회 지회장으로서 제1시의 장애인단체 지원금 책정이 전년도 지원된 보조금의 정산서 등에 기재된 금액을 근거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을 기화로 허위·과다 영수증을 첨부하고 장부에 허위 지출 계정을 계상하는 방법으로 제1시청 사회복지과에 허위자료를 제출하여 다음해 지원금을 과다 배당받기로 위 지회 총무인 원심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2001. 4. 20.경 개최한 장애인합동결혼식 및 같은 해 5. 10.경 개최한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합계 9,837,900원이 지출되었음에도 마치 16,625,660원의 비용이 지출된 것처럼 허위 정산보고서를 작성한 후 2001. 5. 하순경 제1시청 사회복지과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차액에 비례한 지원금을 배당받아 이를 편취하려 하였으나 담당자가 그러한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고 함에 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시는 장애인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액을 결정함에 있어 당해 연도에 지원된 보조금의 정산서를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고, 제1시보조금관리조례에 의하면, 시장은 사업연도가 종료되었을 때에는 보조금의 정산 검사를 행하여야 하고, 사업비 정산액으로 보조금 산출의 기초가 되는 사업량보다 감소되었을 때에는 그 감소율에 의하여 보조금을 감액하여야 하며, 시장은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가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때에는 보조금의 교부를 중지하거나 이미 교부한 보조금의 반환을 명할 수 있는바, 보조금 지급에 관한 위와 같은 업무처리방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보조금 편취의 고의로써 기망행위에 착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기망행위의 실행의 착수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심의 위와 같은 유죄 판단은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시에서는 위 지회에서 매년 개최하는 장애인합동결혼식 및 장애인의 날 행사와 관련하여 지방재정법 및 제1시보조금관리조례에 의하여 위 지회로부터 보조금 신청을 받아 이를 심사한 다음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그 지원을 받은 위 지회는 위 조례에 따라 보조금 사용 후 정산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하는 사실, 제1시는 위 지회에 대하여 2001년의 경우 합동결혼식에 대하여 2,000,000원, 장애인의 날 행사에 대하여 3,700,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하였고(이 사건 각 정산보고서 제출 전해인 2000년에는 합계 4,000,000원, 제출 다음해인 2002년에는 4,500,000원의 보조금이 지원되었다), 위 지회의 지회장인 피고인은 2001. 4. 20. 개최한 합동결혼식 및 같은 해 5. 10. 개최한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위 보조금을 포함하여 합계 9,837,900원이 지출되었음에도 마치 합계 16,625,660원의 비용이 지출된 것처럼 허위의 영수증을 첨부한 각 정산보고서를 작성하여 2001. 5. 하순경 제1시에 제출한 사실, 제1시에서는 위와 같은 보조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보조금 지급 신청을 받아 당해 연도의 예산액, 보조금 신청서상의 산출내역서, 전년도 지원액 및 정산내역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조금의 지급 여부 및 금액을 결정하여 지급하는 사실, 전년도 보조금 정산보고서는 그 다음해 보조금 예산의 편성과 보조금 신청에 대한 지급 여부 및 그 금액의 결정에 있어서 참고자료로 사용될 뿐 전년도에 실제로 지출한 금액에 비례하여 보조금 액수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보조금 정산보고서에 보조금을 초과하는 금액이 지출된 것으로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차액을 보충 지급하는 것은 아닌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제1시의 보조금 지급 여부 및 그 금액은 전년도 정산보고서와 별도로 보조금 신청서를 제출받아 이를 심사하여 결정하는 것이므로 보조금을 지급받은 위 지회가 제1시에 제출하는 보조금 정산보고서는 제1시가 다음해에 보조금의 지원 여부 및 그 금액을 결정함에 있어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 그 지원 여부 및 금액을 좌우하는 직접적인 서류라고 할 수는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허위의 정산보고서를 제출한 것만으로는 다음해의 보조금 편취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기망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허위의 보조금 정산보고서의 제출만으로도 다음해 보조금 편취의 고의로써 기망행위에 착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사기에서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임대료에 관한 업무상 횡령의 점
피고인이 2001. 6.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위 지회의 매장 임대료 합계 7,091,000원을 징수하여 보관하던 중 그 중 2,850,600원만 예금계좌로 입금하고 나머지 4,240,400원을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그와 같이 임대료 합계 7,091,000원 중 4,240,400원을 지회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소비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다만 피고인과 지회 총무 원심공동피고인의 차량유류대, 지회의 손님에 대한 식사접대비, 지회 사무실의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하였을 뿐 피고인이 이를 개인적인 용도에 임의사용하여 횡령한 것은 아니라고 변소하고 있으므로, 위 공소사실이 유죄가 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위 4,240,400원을 지회 운영과 무관하게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 삼은 공소외 4의 경찰 및 제1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은 피고인이 4,240,400원을 아무런 근거 없이 임의로 사용하거나 허위 영수증을 첨부하는 방법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으로 추상적인 진술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위 금원 전부를 순전히 피고인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제1심 및 원심 증인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과 원심 증인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면, 위 지회의 수입은 위 임대료와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지원하는 금원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2001. 6.부터 같은 해 9.까지 현금출납부상 피고인으로부터의 지원금이 합계 5,820,000원에 이르고, 위 지회에서 징수한 임대료는 총무인 원심공동피고인이 관리하였으며 그 일부를 바로 지회 운영경비로 지출하여 예금계좌에 임대료 전부를 입금시킬 수 없는 경우에는 임대료 중 일부만을 입금하였고(예컨대, 2001. 6. 13.의 경우 임대료 200,000원을 수령하고 전액을 예금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150,000원만을 입금하였다), 일일금전출납부에 임대료 수입과 지출 내역을 매일 기재하였으며, 경기도지부의 감사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이 작성한 금전출납부가 영수증이 아닌 거래명세표를 첨부하는 등 경리장부 기재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자 원심공동피고인이 매일 작성하였던 장부를 토대로 위 지회 감사 공소외 1과 경리 공소외 2가 2001. 10.경 기존의 현금출납영수증을 확인하여 새로 현금출납부(수사기록 218면 이하)를 작성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위 현금출납부가 현금출납영수증에 의하여 작성된 이상 감사 후에 작성되었다고 하여 그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위 지회의 임대료 수입만으로는 지회 운영경비가 부족하여 피고인 스스로 위 지회에 다액의 금원을 지원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한 임대료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한편 제1심 증인 공소외 3(위 지회의 후원회 운영위원장), 같은 공소외 4(고소인)의 각 진술에 의하면, 운영위원회에서 지회장인 피고인의 승용차 유류대금을 운영경비에서 충당하기로 하였고 지회장이 판공비로 월 50만 원 정도는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하였다는 것이니, 이와 같은 사정에서라면 피고인이 임대료 수입 4,240,400원을 예금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사용하였고 그 부분에 대한 사용처의 전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그 돈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여 횡령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현금출납부가 사후에 작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한 다음 특히, 지회의 운영위원회 등이 피고인에게 지회의 임대료 수입을 피고인의 차량유지비나 접대비 등에 사용하도록 공식적으로 결정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그러한 소비가 임대료 수입의 임의적인 사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유죄의 증거로 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증거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상품권에 관한 업무상 횡령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01. 7.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사이에 불우장애인들에게 교부하는 데 사용하라는 취지로 제1시로부터 교부받아 보관하고 있는 1만 원권 상품권 240매 중 180매 시가 1,800,000원 상당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고, 이는 상품권 240매 중 장애인에게 실제로 준 32매, 원심공동피고인이 부식비 경비로 사용하였다는 26매 및 공소외 4가 공소외 5에게 준 2매, 합계 60매를 제외한 나머지 180매를 피고인이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보이는바, 위 상품권의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였다는 것만으로 횡령이 되는 것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이 사건에서, 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상품권 180매를 지회 운영과 무관하게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제1심 및 원심법정에서, 전임 지회장으로부터 인계받은 상품권 120매는 2001. 4. 26.자 장애인의 날 행사 준비를 위한 부식 등을 구입하기 위하여 같은 달 24. 피고인의 처 공소외 6이 운영위원장 공소외 3과 함께 구리농수산물시장 등에 가서 야채, 고기, 과일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였고, 2001. 4.경 제1시에서 새로 교부받은 상품권 120매 중 40매는 당시 이를 보관하던 공소외 4가 사용하고 남은 80매를 받아 그 중 51매는 2001. 6. 30.자 도지부에서 실시한 하계수련회 참석자의 1박 2일 부식비 등으로 사용하였고, 나머지 29매는 3일에 1회씩 실시하는 불우노인 점심식사 비용 경비로 지출하였을 뿐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변소하고 있다(상품권의 사용내역과 관련한 피고인의 진술이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 다소 일관되지 못한 것은 원심 설시와 같으나, 피고인이 180매를 장애인들에게 나누어 주지는 않았지만 그 전부를 지회 운영경비로 사용하였고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점에서는 일관되고 있다).
원심이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 삼은 공소외 4의 경찰 및 제1심에서의 진술은 피고인이 상품권 240매 중 32매만 장애인에게 직접 사용하고 208매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는 것뿐이어서 구체적이지 못하고 게다가 120매의 상품권으로 장애인의 날 행사용 부식을 구입하였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것이어서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반면에, 원심 증인 원심공동피고인의 진술과 공소외 3의 경찰 진술에 의하면, 위 상품권은 농협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구리농수산물시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전임자로부터 인계받은 상품권 120매 중 60매를 공소외 3이 현금으로 바꾸어 피고인의 처 공소외 6에게 주었고, 공소외 3이 2001. 4. 24. 함께 구리농수산물시장에 가서 야채, 고기, 과일 등을 구입하였다는 것으로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고, 원심공동피고인의 경찰 및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도, 제1시청에서 새로 교부받은 상품권 120매 중 장애인에게 나누어 준 32매를 포함하여 40매는 공소외 4가 관리할 때 사용하였고 2001. 5. 23.경 나머지 80매를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인계받아 그 중 51매는 2001. 6. 30.자 도지부에서 실시한 하계수련회 참석자(피고인 및 회원 20명)의 1박 2일 부식비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나머지 29매는 3일에 1회씩 실시하는 불우노인 점심식사 비용으로 지출하였고, 그 사용 내역이 기재된 상품권사용명세서(수사기록 238면)는 원심공동피고인이 영수증을 보고 작성한 것이라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별다른 근거도 없이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고 피고인이 상품권 240장 중 180장을 임의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고 본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유죄의 증거로 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증거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사기미수 및 업무상 횡령의 점을 포함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을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
220,931 |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상해, 치상){인정된 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도로교통법위반방조 | 2000도1914 | 2000-08-1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093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강간죄에 있어서의 폭행·협박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피고인이 피해자를 여관방으로 유인하여 방문을 걸어 잠근 후 성교할 것을 요구한 사안에서,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인정한 사례
[3] 형법상 방조행위의 의미 및 자동차운전면허가 없는 자에게 승용차를 제공하여 무면허운전을 하게 한 것이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범행의 방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1] 강간죄에 있어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이 피해자를 여관방으로 유인하여 방문을 걸어 잠근 후 성교할 것을 요구한 사안에서,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인정한 사례.
[3]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인바, 자동차운전면허가 없는 자에게 승용차를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무면허운전을 하게 하였다면 이는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범행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 | 【참조조문】
[1]형법 제297조
[2]형법 제297조
[3]형법 제32조
도로교통법 제4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11. 8. 선고 88도1628 판결(공1988, 1556),
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도259 판결(공1992, 1644),
대법원 1999. 4. 9. 선고 99도519 판결(공1999상, 950),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2608 판결(공1999하, 2275),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공2000하, 1695)
[3]
대법원 1982. 9. 14. 선고 80도2566 판결(공1982, 917),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공1995하, 3652) 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2427 판결(공1997상, 70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노원욱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0. 4. 27. 선고 2000노 1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9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이 피고사건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각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강간죄에 있어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2608 판결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원심 판시 여관방으로 유인한 다음 방문을 걸어 잠근 후 피해자에게 성교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옆방에 내 친구들이 많이 있다. 소리지르면 다 들을 것이다. 조용히 해라. 한 명하고 할 것이냐? 여러 명하고 할 것이냐?"라고 말하면서 성행위를 요구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과 피해자의 연령이 어린 점, 다른 사람의 출입이 곤란한 심야의 여관방에 피고인과 피해자 단둘이 있는 상황인 점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범죄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강간죄에 있어서의 폭행, 협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인바,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같이피고인이 자동차운전면허가 없는 공소외인에게 승용차를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무면허운전을 하게 하였다면 이는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범행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방조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9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 |
81,328 | 특수강도·절도 | 2000도4637 | 2002-02-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32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하나의 판결로 두 개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 그 중 하나의 징역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집행유예기간의 시기(시기)를 그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 확정일 이후의 시점으로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두 개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하나의 징역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그 집행유예기간의 시기(시기)를 다른 하나의 징역형의 집행종료일로 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따로 형을 선고하여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판결로 두 개의 자유형을 선고하는 경우 그 두 개의 자유형은 각각 별개의 형이므로 형법 제62조 제1항에 정한 집행유예의 요건에 해당하면 그 각 자유형에 대하여 각각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그 두 개의 자유형 중 하나의 자유형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하면서 다른 자유형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도 우리 형법상 이러한 조치를 금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허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우리 형법이 집행유예기간의 시기(시기)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형사소송법 제459조가 "재판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확정한 후에 집행한다."고 규정한 취지나 집행유예 제도의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집행유예를 함에 있어 그 집행유예기간의 시기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 확정일로 하여야 하고 법원이 판결 확정일 이후의 시점을 임의로 선택할 수는 없다.
[3]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두 개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하나의 징역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그 집행유예기간의 시기를 다른 하나의 징역형의 집행종료일로 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7조
제39조 제1항
제62조 제1항
[2]형사소송법 제459조
[3]형법 제37조
제39조 제1항
제6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459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도3579 판결(공2001하, 251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신문식(국선)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0. 9. 22. 선고 2000노337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판시 제1의 가, 판시 제2의 가, 나의 각 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따로 형을 선고하여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판결로 두 개의 자유형을 선고하는 경우 그 두 개의 자유형은 각각 별개의 형이므로 형법 제62조 제1항에 정한 집행유예의 요건에 해당하면 그 각 자유형에 대하여 각각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그 두 개의 자유형 중 하나의 자유형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하면서 다른 자유형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도 우리 형법상 이러한 조치를 금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허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도3579 판결참조). 다만우리 형법이 집행유예기간의 시기(시기)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형사소송법 제459조가 "재판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확정한 후에 집행한다."고 규정한 취지나 집행유예 제도의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집행유예를 함에 있어 그 집행유예기간의 시기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 확정일로 하여야 하고 법원이 판결 확정일 이후의 시점을 임의로 선택할 수는 없다할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판시 각 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에게는 1999. 4. 10. 확정된 벌금 500,000원의 약식명령이 있으므로 이와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판시 제1의 가, 판시 제2의 가, 나의 죄들에 대하여는 징역 2년 6월, 그 나머지 판시 제1의 나, 판시 제2의 다, 판시 제3의 죄들에 대하여는 징역 3년 6월을 각 선고하되, 이 사건 판결 확정 후 판시 제1의 나, 판시 제2의 다, 판시 제3의 죄들에 대한 위 형의 집행종료일부터 4년간 판시 제1의 가, 판시 제2의 가, 나의 죄들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판시 제1의 가, 판시 제2의 가, 나의 죄들과 그 나머지 판시 제1의 나, 판시 제2의 다, 판시 제3의 죄들에 대하여 각각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그 중 판시 제1의 가, 판시 제2의 가, 나의 죄들에 대한 위 징역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 할 수 없으나, 그 집행유예기간의 시기를 판결 확정 후 판시 제1의 나, 판시 제2의 다, 판시 제3의 죄들에 대한 위 징역형의 집행종료일로 한 것은 위법하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판시 제1의 가, 판시 제2의 가, 나의 죄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배기원 |
191,857 | 사기·의료법위반·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 | 2001도6130 | 2001-12-2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85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의료행위의 의미
[3] 건강보조식품판매업자가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면서 행한 행위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 【판결요지】
[1] 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는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더라도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이를 포괄일죄로 파악할 수 없고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된다.
[2] 의료행위라 함은 일반적으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3] 건강보조식품판매업자가 사실상 운영하는 회사가 고객들에게 체질검사를 하여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곁들여 전문적인 다이어트 관리를 해주겠다고 하면서 의료기기인 체지방측정기를 사용하여 고객의 체지방분포율과 비만도를 측정하는 한편 고객의 체질 및 증상에 대한 72개 항목의 질문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고객기록카드를 작성하게 하고, 살을 빼는 데 효능이 있다는 아무런 검증결과가 없고 오히려 이를 남용할 경우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는 건강보조식품 5, 6종 등을 마치 비만을 치유하는 데 효력이 있는 것처럼 판매를 하고, 위 식품을 복용한 고객들이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자 그 대처방법이나 복용방법의 변경 등을 상담하였다면 건강보조식품판매업자의 그와 같은 행위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47조
[2]의료법 제25조 제1항
[3]의료법 제25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6. 22. 선고 93도743 판결(공1993하, 2193),
대법원 1995. 8. 22. 선고 95도594 판결(공1995하, 3305),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도2121 판결(공1996상, 1025),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도508 판결(공1997하, 2424),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공2000하, 1911)
[2]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도2481 판결(공1999상, 818),
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공1999하, 1555),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공2000상, 903),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도432 판결(공2000하, 2162),
대법원 2001. 7. 13. 선고 99도2328 판결(공2001하, 189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안용득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 1. 10. 17. 선고 2001노6974, 809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본형 형기에서 원심이 산입한 제1심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와 법정통산되는 원심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를 뺀 나머지 일수를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2 등과 공모하여 그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금원을 편취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의 위반, 심리미진 또는 사기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도3549 판결은 기망의 태양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나.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는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더라도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이를 포괄일죄로 파악할 수 없고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된다(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도508 판결,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등 참조).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하여 단일한 범의 하에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1999. 12. 29.부터 2001. 2. 23.까지의 사기행위를 포괄일죄로 본 외에는 그 죄와 공소외 1에 대한 1999년 1월 하순경의 사기행위를 포함한 나머지 이 사건 각 사기행위에 대하여 포괄일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판결에 사기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의료행위라 함은 일반적으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7. 13. 선고 99도2328 판결등 참조).
원심은 제1심에서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사실상 운영하는 회사가 고객들에게 체질검사를 하여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곁들여 전문적인 다이어트 관리를 해주겠다고 하면서 의료기기인 체지방측정기를 사용하여 고객의 체지방분포율과 비만도를 측정하는 한편 고객의 체질 및 증상에 대한 72개 항목의 질문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고객기록카드를 작성하게 하고, 살을 빼는 데 효능이 있다는 아무런 검증결과가 없고 오히려 이를 남용할 경우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는 건강보조식품 5, 6종 등을 마치 비만을 치유하는 데 효력이 있는 것처럼 판매를 하고, 위 식품을 복용한 고객들이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자 그 대처방법이나 복용방법의 변경 등을 상담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의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전제로 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한편 피고인이 위와 같이 그가 취급하는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면서 행한 이 사건 각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하여 포괄일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의 조치도 정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의료행위나 무면허의료행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소정의 방문판매업을 경영하면서 같은 법 제4조 제1항소정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방문판매업의 신고 및 변경신고의 사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 |
81,183 | 위증 | 2001도5252 | 2001-12-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183&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위증죄에 있어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의 판단 방법 및 증언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 증언의 허위성 여부의 판단 방법
[2] 증언이 허위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판결요지】
[1]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2] 증언이 허위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152조 제1항
[2]형법 제152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12. 6. 선고 88도935 판결(공1989, 121),
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도1044 판결(공1993하, 2203),
대법원 1996. 3. 12. 선고 95도2864 판결(공1996상, 132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박창현
【원심판결】 울산지법 200 1. 9. 7. 선고 2001노36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 주식회사 (이하 ' 공소외 1 회사'이라 한다) ○○지점의 직원이던 피고인이 1991. 12. 23. 당시 사업자등록증이 없던 공소외 2에게 화장품을 공급하여 준 사실, 공소외 2가 원고가 되어 공소외 1 회사를 피고로 하여 제기한 대구지방법원 98가합4567호약정금 청구사건과 관련하여 원심 판시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은 "증인은 원고에게 사업자등록증은 필요 없고 말소된 사업자등록증으로도 물건을 줄 수 있다고 하면서 물건을 공급하여 주었다는데 그런가요."라는 원고 소송대리인의 질문에 "아닙니다. 그렇게 물건을 줄 수는 없습니다."라고 증언한 사실은 인정된다.
피고인의 위 증언의 의미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건대, ① 피고인은 위 증언을 하기 직전에 피고인이 1991년 12월에 공소외 2에게 화장품을 공급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1991. 12. 23.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 사이의 원심 판시 약정에 따라 공소외 2에게 화장품을 공급할 당시에는 공소외 2가 그전에 운영하던 화장품 대리점을 폐업하고 있어 사업자등록증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은 위 약정에 기하여 공소외 2에게 미리 일부 화장품을 공급하되 나중에 새로 등록하는 사업자등록으로 이를 정리하겠다는 의사로 화장품을 공급하였고, 공급 직후 1992년 1월경 공소외 2에게 사업자등록을 하는데 필요한 거래약정서 사본을 교부하여 주었고, 1992. 1. 8. 남대구세무서에서는 공소외 2에게 개업일자를 1991. 12. 25.로 하는 신규 사업자등록증을 발행하여 주었으며, 신규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 것을 확인한 공소외 1 회사측에서는, 1992년 1월 말경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그 작성일자를 화장품 공급이 있던 달의 마지막 날인 1991. 12. 31.로 하고, 공급받는 자를 신규사업자등록을 마친 공소외 2 경영의 '△△대리점' 명의로 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③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2로부터 수년간 진정 등을 당하여 공소외 2에게 상당한 양의 물품을 새로이 제공하기로 약정한 마당에 또다시 공소외 2에게 약점을 잡힐 수도 있는 무자료거래를 하기로 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있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증언의 의미는 '세금포탈을 위한 무자료거래는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볼 것이지,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공소외 2에게 일시적으로 화장품 공급을 한 점 자체를 부인하는 진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 진술은 객관적 사실에 반하고 기억에 어긋나는 허위의 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진술의 허위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3. 원심은, 피고인이, "을 제6호증(거래약정서)은 거래를 다시 시작하면서 세무신고용으로 작성한 거래약정서이고, 을 제9호증(거래장)은 원고와의 거래를 상세히 기재하고 정산한 회사보관용 거래장이 맞지요."라는 피고대리인의 질문에 대하여 "예"라고 증언한 것은, 그 직후 원고대리인이 반대신문에서 "을 제9호증에 원고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지 않지요."라고 질문하자 "예, 원고의 도장은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한 점과, 문제의 '거래장'(을 제9호증)은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와의 거래내역을 거래명세표에 근거하여 기재하여 놓은 것으로서 공소외 2의 날인이 없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상대방인 공소외 2와의 사이에 정산을 거친 문서라고 볼 수는 없는 점, 피고대리인의 질문의 내용을 따로 떼어 보더라도 그 취지가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2가 함께 계산하여 정산하고 '거래장'(을 제9호증)을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질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위 증언의 의미를 파악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2와 함께 거래관계를 계산하여 거래장에 그 내역을 기재하였다는 의미에서 '정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고, 공소외 1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화장품의 공급 내역을 파악하여 이를 자세하게 계산하여 기재하였다는 것을 '정산'이라고 생각하고 "예"라고 대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피고인의 위 증언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 변재승(주심) 윤재식 |
229,489 | 살인(인정된 죄명 : 상해치사) | 2000도745 | 2000-05-12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948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피고인과 공범자의 공동 범행 중 일부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한 것이라고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둘 중 누군가가 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결과적 가중범인 상해치사죄의 공동정범의 성립에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필요한지 여부(소극) 및 수인이 상해의 범의로 범행 중 한 사람이 중한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나머지 사람들도 상해치사의 죄책을 지는지 여부(한정 적극)
[3] 공범자의 소유물도 몰수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1] 피고인과 공범자의 공동 범행 중 일부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한 것이라고 기소된 것을 둘 중 누군가가 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 이 때문에 피고인에게 불의의 타격을 주어 그 방어권의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지 않는 한 공소장변경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없다.
[2] 결과적 가중범인 상해치사죄의 공동정범은 폭행 기타의 신체침해 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있으면 성립되고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는 필요 없으며, 여러 사람이 상해의 범의로 범행 중 한 사람이 중한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나머지 사람들은 사망의 결과를 예견할 수 없는 때가 아닌 한 상해치사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3] 형법 제48조 제1항의 범인에는 공범자도 포함된다고 해석되므로, 범인 자신의 소유물은 물론 공범자의 소유물에 대하여도 이를 몰수할 수 있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298조
[2]형법 제15조 제2항
제30조
제259조
[3]형법 제48조 제1항 | 【참조판례】
[1]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도1977 판결(공1991, 1820),대법원 1997. 5. 23. 선고 96도1185 판결(공1997하, 1936),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공1999하, 1832)
[2]대법원 1978. 1. 17. 선고 77도2193 판결(공1978, 10620),대법원 1984. 10. 5. 선고 84도1544 판결(공1984, 1814),대법원 1990. 6. 26. 선고 90도765 판결(공1990, 1636),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도1755 판결(공1991, 2762),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도1674 판결(공1993하, 2682),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720 판결(공1997하, 3537)
[3]대법원 1984. 5. 29. 선고 83도2680 판결(공1984, 121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남진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0. 2. 3. 선고 99노72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99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들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원심에서 적법하게 변경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9. 4. 18. 01:55경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하는 친구인 공소외인으로부터 공소외인의 여동생을 강간한 피해자를 혼내주러 가자는 연락을 받고 공소외인과 함께 피해자를 만나 성산초등학교 앞에서 공소외인과 피고인은 주먹으로 피해자를 때리면서 공소외인은 소지하고 있던 부엌칼(증 제1호)로 피해자를 위협하였으며, 그 후 피해자를 소룡초등학교로 끌고 가면서 피고인이 주변에 있던 각목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4회 때리고 공소외인이 위 부엌칼을 피해자의 목에 들이대면서 주먹과 발로 무수히 때려 이를 견디지 못한 피해자가 은적사 입구 방면으로 도망가자, 피고인은 공소외인의 뒤를 따라 피해자를 추격하던 중 공소외인이 떨어뜨린 위 부엌칼을 소지하게 된 다음 격분한 나머지 같은 날 02:21경 소룡초등학교 옆 골목길에서 공소외인에 의하여 붙잡힌 피해자의 좌측 흉부를 위 부엌칼로 1회 찔러 좌측흉부 자창상 등을 가하고, 이로 인하여 같은 날 04:00경 피해자로 하여금 실혈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피고인은 위 공소사실과 같은 과정을 거쳐 소룡초등학교 옆 골목길에서 공소외인에 의하여 붙잡힌 피해자를 공소외인과 함께 폭행하면서 둘 중 누군가가 불상의 방법으로 위 부엌칼로 피해자의 좌측 흉부를 1회 찔러 좌측흉부 자창상 등을 입히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이나 원심의 인정사실은 모두 공소외인과 피고인이 함께 피해자에 대하여 폭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가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다만 공소사실은 피해자에 대한 공소외인과 피고인의 행위 중 부엌칼로 찌른 것이 피고인이라는 것인데, 원심은 그 행위를 공소외인이나 피고인의 둘 중 누군가가 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공소외인과 피고인의공동 범행 중 그 일부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한 것이라고 기소된 것을 둘 중 누군가가 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 때문에 피고인에게 불의의 타격을 주어 그 방어권의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공소장변경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인바( 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도1977 판결,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원심에 이르기까지 위와 같이 칼로 찌른 것은 피고인이 아니라 공소외인이라고 주장하여 온 바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것일 뿐 그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줄 우려가 없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없는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공소장변경 없이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결과적 가중범인 상해치사죄의 공동정범은 폭행 기타의 신체침해 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있으면 성립되고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는 필요 없으며( 대법원 1978. 1. 17. 선고 77도2193 판결, 1993. 8. 24. 선고 93도1674 판결등 참조),여러 사람이 상해의 범의로 범행 중 한 사람이 중한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나머지 사람들은 사망의 결과를 예견할 수 없는 때가 아닌 한 상해치사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570 판결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인용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결국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공동가공행위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상해치사죄로 의율하였는바, 이를 기록 및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옳다고 여겨지고, 공소외인과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부엌칼과 각목을 휴대하고 피해자에 대하여 폭력을 행사한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으로서는 능히 피해자가 부엌칼 등으로 상해를 입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정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또는 상해치사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10년 미만의 징역이 선고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4. 형법 제48조 제1항의 범인에는 공범자도 포함된다고 해석되므로, 범인 자신의 소유물은 물론 공범자의 소유물에 대하여도 이를 몰수할 수 있다할 것이다( 대법원 1984. 5. 29. 선고 83도2680 판결등 참조). 이러한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공소외인의 소유인 위 부엌칼(증 제1호)을 피고인으로부터 몰수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몰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99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주심) 이용훈 이용우 |
81,867 | 혼인빙자간음 | 2002도2994 | 2002-09-0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86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와 정교를 할 당시에는 혼인할 의사가 있었으나 그 후 사정의 변화로 변심하여 혼인할 의사가 없게 된 경우, 혼인빙자간음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혼인을 빙자한 기망이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 【판결요지】
[1] 혼인빙자간음죄는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혼인빙자간음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범인이 부녀와 정교를 할 당시 상대방과 혼인할 의사가 없는데도 정교의 수단으로 혼인을 빙자하였어야 하고, 정교할 당시에는 혼인할 의사가 있었으나 그 후 사정의 변화로 변심하여 혼인할 의사가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혼인빙자간음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2] 혼인빙자간음죄의 구성요건은 혼인을 빙자하는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때의 기망은 그 기망행위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가정할 때 음행의 상습 없는 평균적 사리 판단력을 가진 부녀의 수준에서 보아 간음에 응하기로 하는 자기 결정을 할 만한 정도여야 한다. 즉, 기망의 수단으로 혼인을 빙자하는 위계를 이용했을 때에는 음행의 상습 없는 평균적 사리 판단력을 가진 부녀의 수준에서 보아 간음 당시의 제반 정황상 그 행위자가 혼인할 의사를 갖고 있음이 진실이라고 믿게 될 만한 경우라야 기망에 의한 간음이 인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혼인의 빙자에 의하여 기망되었는지의 여부는 혼인하자는 언사로 핑계댄 일이 한번이라도 있었다고 하여 바로 긍정되는 것이 아니라, 간음에 이르기까지의 언사와 행위 등 관련되는 모든 정황을 종합 대비하여 우리 사회의 통상적인 혼인 풍속에 비추어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혼인풍속으로는 혼인할 남자의 나이와 미혼인 여부, 다른 부녀와의 혼인을 위한 교제 유무, 건강상태, 종교, 학력, 재력, 직업, 성격, 취미, 부모 등 가족관계, 그들의 그 혼인에의 찬성 여부 등을 알아보고 정혼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사항을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거나 알았었다고 하더라도 그 관련 사항들이 그 부녀의 혼인기준과는 현저히 달라 혼인의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상태에서 혼인을 빙자하는 말이나 글만을 믿고 바로 간음에 응했던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부녀는 그 혼인빙자에 기망되어 간음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04조
[2]형법 제304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70. 11. 30. 선고 70도2172 판결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덕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5. 24. 선고 2002노 166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과 원심 판단의 각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① 1998. 9. 말 일자미상경 평소 교제중이던 피해자 1에게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너만을 사랑하니 결혼하자"라고 거짓말을 하여 그녀를 속이고 음행의 상습이 없는 그녀와 1회 정교함으로써 혼인을 빙자하여 그녀를 간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01. 6. 30.까지 제1심판결 첨부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의 일시,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64회에 걸쳐 혼인을 빙자하여 그녀를 간음하였고, ② 1998. 10. 초 일자미상경 피해자 2에게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멋진 남편, 자상한 아빠가 되고 싶으니 기다려 달라"면서 결혼하자고 거짓말을 하여 이를 믿게 한 다음 음행의 상습이 없는 그녀와 1회 정교함으로써 혼인을 빙자하여 그녀를 간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01. 4. 초순경까지 제1심판결 첨부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의 일시,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34회에 걸쳐 혼인을 빙자하여 그녀를 간음하였으며, ③ 2001. 5. 19. 피해자 3에게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나는 결혼할 사람이 아니면 절대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결혼을 하자고 거짓말을 하여 그녀로 하여금 그 말을 믿게 한 다음 음행의 상습이 없는 그녀와 1회 정교함으로써 혼인을 빙자하여 그녀를 간음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01. 7. 8.까지 제1심판결 첨부 별지3 범죄일람표 기재의 일시,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8회에 걸쳐 혼인을 빙자하여 그녀를 간음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충분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혼인빙자간음죄는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혼인빙자간음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범인이 부녀와 정교를 할 당시 상대방과 혼인할 의사가 없는데도 정교의 수단으로 혼인을 빙자하였어야 하고, 정교할 당시에는 혼인할 의사가 있었으나 그 후 사정의 변화로 변심하여 혼인할 의사가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혼인빙자간음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70. 11. 30. 선고 70도2172 판결참조).
또한, 혼인빙자간음죄의 구성요건은 혼인을 빙자하는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때의 기망은 그 기망행위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가정할 때 음행의 상습 없는 평균적 사리 판단력을 가진 부녀의 수준에서 보아 간음에 응하기로 하는 자기 결정을 할 만한 정도여야 한다.즉,기망의 수단으로 혼인을 빙자하는 위계를 이용했을 때에는 음행의 상습 없는 평균적 사리 판단력을 가진 부녀의 수준에서 보아 간음 당시의 제반 정황상 그 행위자가 혼인할 의사를 갖고 있음이 진실이라고 믿게 될 만한 경우라야 기망에 의한 간음이 인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혼인의 빙자에 의하여 기망되었는지의 여부는 혼인하자는 언사로 핑계댄 일이 한번이라도 있었다고 하여 바로 긍정되는 것이 아니라, 간음에 이르기까지의 언사와 행위 등 관련되는 모든 정황을 종합 대비하여 우리 사회의 통상적인 혼인풍속에 비추어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럴진대, 우리 사회의 혼인풍속으로는 혼인할 남자의 나이와 미혼인 여부, 다른 부녀와의 혼인을 위한 교제 유무, 건강상태, 종교, 학력, 재력, 직업, 성격, 취미, 부모 등 가족관계, 그들의 그 혼인에의 찬성 여부 등을 알아보고 정혼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사항을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거나 알았었다고 하더라도 그 관련 사항들이 그 부녀의 혼인기준과는 현저히 달라 혼인의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상태에서 혼인을 빙자하는 말이나 글만을 믿고 바로 간음에 응했던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부녀는 그 혼인빙자에 기망되어 간음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혼인빙자간음죄가 유죄로 인정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나. 피해자 1에 대한 혼인빙자간음죄 부분
(1) 기록에 의하니, 피고인이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인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로는 피해자 1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으며, 그 피해자 진술의 요지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결혼하자고 하여 그 말을 믿고 결혼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과 사귀면서 정교를 하여 왔는데, 2001. 7. 무렵에 이르러 피고인이 자신 이외에 3, 2과도 교제하면서 정교를 한 사실을 알게 되어 돌이켜 생각하여 보니 피고인은 진실로 자신과 결혼할 의사가 없음에도 결혼하자고 속이고, 자신을 간음하여 온 것으로 판단되어 고소를 하게 되었다는 취지이다.
반면에, 피고인은 피해자 1과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정교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수사기관 이래 일관하여 그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있었으나 다만 서로간의 가정형편이나 학업 때문에 혼인을 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고, 결코 혼인할 의사없이 혼인을 빙자하여 그 피해자와 정교한 사실이 없다고 변소하였다.
(2) 그런데 기록 중의 증거들에 의하니, ① 피고인은 1998. 7. 10. 무렵 길거리에서 우연히 피해자 1을 만나 그로부터 며칠 지난 후에는 그 피해자가 기거하던 오피스텔에서 함께 지냈는데 그 당시 정교를 하지는 아니하였지만 신체적인 접촉을 가졌고, 그 해 8. 14. 바로 그 피해자와 정교를 하였고, ② 그 후 피고인은 1998. 8. 말 피해자 1이 대전에서 카페를 개업하게 되자 직접 대전으로 내려가 개업을 축하하여 주었으며, ③ 피고인은 그 해 9월 중순에는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대전으로 내려가 그 때부터 그 해 말까지 피해자 1이 운영하던 카페에서 직원 관리와 재고 및 전표의 관리 등의 일을 맡아서 하는 등으로 그 피해자를 도와 주었으며, ④ 그 후 피고인은 그 피해자에게 카페 운영을 그만두고 공부를 계속할 것을 권유하여 오다가 1998. 12. 무렵 그 피해자가 카페를 그만두고 공부를 계속하기로 하고 서울로 올라가게 되자 그 피해자가 기거하던 오피스텔에서 동거하다시피 하면서 후배의 학생증을 빌려 그 피해자가 피고인이 재학 중이던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고, ⑤ 피고인은 피해자 1을 만나 교제하면서부터 명절 등에는 그 피해자의 부모에게 선물을 하여 왔으며, ⑥ 피고인은 그 피해자와 만난 지 1,000일이 되는 날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장미 꽃다발을 준비하여 기념행사를 열어 주기도 하였고, ⑦ 피고인은 그 피해자가 2000. 8.경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자 그 때부터 2001년도 봄 학기까지 수시로 그 피해자가 거주하던 오피스텔에 드나들면서 그 피해자가 학교에 제출하여야 하는 리포트 등의 과제를 작성하는 일을 밤늦게까지 도와주었으며, ⑧ 피고인은 그 피해자를 장차 결혼할 사이라고 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 소개하였을 뿐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에게 수시로 그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혀 왔음을 알 수 있다.
그와 같은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처음부터 자신과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혼인하자고 기망하여 정교를 하게 되었다는 피해자 1의 진술은 피고인이 자신 이외에 다른 여자와 교제하면서 정교를 한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인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 내지 복수심에서 내려진 추측이나 판단에 기한 것으로도 보이므로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그 밖의 객관적 사정이 더 밝혀지지 않고서는 그와 같은 그 피해자의 진술만으로써 위와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도외시한 채 피고인이 처음부터 그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혼인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그 피해자를 기망하여 간음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원심이 피해자 1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처음부터 그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1에 대한 64회의 간음부분을 모두 유죄로 단정한 것은 수긍되지 아니한다.
다만 기록에 의한즉, 피고인은 피해자 1을 만나 약 3년 간 교제하며 정교관계를 맺어오면서도 피해자 2, 3와 교제하면서 정교를 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피해자 1을 만나 교제하여 오던 중 어느 시점에 이르러 그 피해자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그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그러한 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그 피해자를 속이고, 그 피해자와 정교를 하였을 여지도 있어 보이므로 사실심인 원심에서는 그 피해자와의 64회에 걸친 간음행위가 앞서 본 법리상의 혼인빙자 기망행위로 인한 것인지를 가려내기 위하여 더 자세히 심리하였을 것이 기대된다.
(3) 그럼에도 견해를 달리하여 피고인이 처음부터 자신과 혼인할 의사가 없음에도 혼인하자고 기망하여 자신을 간음하였다는 피해자 1의 진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1에 대한 부분 모두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나머지 증거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혼인빙자간음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이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다. 피해자 2에 대한 부분
(1) 원심은 피고인이 최초의 간음행위시 이래 결혼하자고 하였다는 피해자 2의 진술을 믿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2에 대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기록 중의 증거들에 의하니, 피해자 2은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8. 3. 초순경 우연히 길에서 당시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피고인을 만나 피고인을 알게 되었고, 그 후 자신이 먼저 연락을 하여 피고인과 만나다가 피고인을 만난 지 불과 1개월 정도가 지난 1998. 4. 중순경 서울 도봉구 우이동에 있는 모텔에서 처음으로 피고인과 정교를 하였으며, 그 후 피고인과 여러 차례에 걸쳐 정교를 한 사실, 그런데 그 피해자는 피고인과 사귀는 중에 약 6개월 동안 피고인을 전혀 만나지 못한 경우도 있는 사실, 그 피해자는 피고인을 만나던 중인 2001. 3. 무렵 피고인의 차 안에서 피해자 1과 피고인이 커플로 된 핸드폰 커플요금명세서를 보았으나 이에 개의치 않고 그 후에도 피고인을 만나 정교를 한 사실, 피해자 2은 2001. 4. 무렵 피고인과 다투고 나서 더 이상 피고인과 만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 1, 3로부터 연락을 받고서 비로소 피고인의 행적을 알게 된 사실, 피해자 2은 피고인과 만나고 있던 기간 중인 1998. 7.경 여자친구 1명과 다른 남자 2명과 함께 강릉에 3박 4일간 놀러갔다 왔고, 그 당시 찍은 사진을 피고인에게 보여주기까지 한 사실, 피해자 2은 1998. 4. 무렵부터 2001. 4. 무렵까지 약 3년 동안 피고인과 정교를 하여 오면서도 피고인과 사이에 구체적으로 결혼계획을 세우거나 결혼을 전제로 피고인의 가족에게 인사를 한 적이 없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이 피해자 2을 만나게 된 경위, 피고인이 그 피해자와 처음 정교를 할 때까지 교제한 기간과 횟수,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2의 나이 및 신분, 피해자 2이 그 후 피고인과 교제하면서 정교를 하게 된 경위와 그 기간 중 2이 취한 태도 내지 행동 등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피해자 2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의 혼인빙자에 기망당하여 간음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해자 2이 피고인과 만나 간음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및 그 후 간음을 계속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하여 더 자세히 심리하여 과연 피고인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공소사실 기재의 일시, 장소의 34회의 각 간음행위 당시 그 피해자가 피고인의 혼인빙자에 기망당하여 간음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옳았다.
(3) 그럼에도 견해를 달리한 나머지 피고인의 혼인빙자의 점에 관하여 앞서 본 법리에 따른 심리를 더 자세히 진행하지 아니한 단계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2에 대한 부분을 유죄로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혼인빙자간음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이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라. 피해자 3에 대한 부분
(1) 원심은 피고인이 최초의 간음행위시 이래 결혼하자고 하였다는 피해자 3의 진술을 믿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3에 대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기록 중의 증거들에 의한즉, 피해자 3는 대학에 재학중이던 2000. 8. 무렵 스스로 인기투표를 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과 사진을 올렸다가 피고인과 알게 되어 그 무렵 두 번 정도 피고인을 만났으나 그 후 한 동안 연락이 되지 않다가 2001. 4. 무렵 피고인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어 다시 피고인과 만나게 된 사실, 그 날 그 피해자는 피고인과 술을 마신 후 피고인을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던 자신의 집에 데리고 가서 자신의 방에서 피고인과 함께 밤을 지내면서 정교는 하지 아니하였지만 키스를 하는 등으로 신체적인 접촉을 가진 사실, 그 당시 그 피해자는 다음날 아침 피고인으로부터 아무 남자에게나 그렇게 하느냐고 질책을 받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피고인과의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한 사실, 피고인과 그 피해자는 2001. 5. 무렵 처음으로 정교를 한 후 그 해 7월 무렵까지 8회에 걸쳐 정교를 한 사실, 그런데 그 피해자는 피고인과 만나 처음 정교를 하기 전이나 그 후 피고인과 구체적인 결혼계획을 세우거나, 결혼을 전제로 피고인의 가족을 만나 인사를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사실, 피해자 3는 피고인과 만나 정교를 하던 기간 중에도 다른 남자와 핸드폰을 이용하여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고, 피고인을 고소한 후에는 다른 남자를 만나기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피고인이 피해자 3를 만나게 된 경위, 피고인이 그 피해자와 처음 정교를 할 때까지 교제한 기간과 횟수,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3의 나이 및 신분, 피고인을 만나 정교를 한 후의 피해자 3의 행적 등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피해자 3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의 혼인빙자에 기망당하여 간음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해자 3가 피고인과 만나 간음에 이르기까지의 사정에 대하여 더욱 자세히 심리한 다음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 피해자가 8회에 걸쳐 피고인의 혼인빙자에 기망당하여 간음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옳았다.
(3) 그럼에도 견해를 달리한 나머지 피고인의 혼인빙자의 점에 관하여 앞서 본 법리에 따른 심리를 더 자세히 진행하지 아니한 단계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3에 대한 부분을 유죄로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혼인빙자간음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이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3. 결 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더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
220,929 | 횡령 | 2000도258 | 2000-09-0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092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부동산 입찰절차에서 수인이 대금을 분담하되 그 중 1인 명의로 낙찰받기로 약정하여 그에 따라 낙찰이 이루어진 후 그 명의인이 임의로 그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그 처분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2] 법원이 횡령죄로 공소제기된 사건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배임죄로 인정하여 처벌하지 않은 것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부동산 입찰절차에서 수인이 대금을 분담하되 그 중 1인 명의로 낙찰받기로 약정하여 그에 따라 낙찰이 이루어진 경우, 그 입찰절차에서 낙찰인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그 명의인이므로 입찰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은 경락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자가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한다 할 것이므로 그 부동산은 횡령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이라고 볼 수 없어 명의인이 이를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2] 법원이 횡령죄로 공소제기된 사건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배임죄로 인정하여 처벌하지 않은 것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55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646조의2
[2]형법 제355조 제1항
제2항
형사소송법 제298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공1999하, 2384),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공2000상, 1101),
대법원 2000. 4. 7. 선고 99다15863, 15870 판결(공2000상, 1138)
[2]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공2000상, 109)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9. 12. 24. 선고 99노222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것을 처벌하는 범죄이므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횡령의 대상이 된 재물이 타인의 소유일 것을 요한다.
그런데부동산 입찰절차에서 수인이 대금을 분담하되, 그 중 1인명의로 낙찰받기로 약정하여, 그에 따라 낙찰이 이루어진 경우 그 입찰절차에서 낙찰인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그 명의인이므로, 입찰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은 경락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자가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한다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7. 선고 99다15863, 15870 판결 참조).
피고인이 1997년 12월경 피해자 및 공소외 1과 사이에 3인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경매물건인 이 사건 대지를 피고인 명의로 낙찰받은 다음 이를 전매하여 그 차익을 출자가액 비율로 나누기로 약정한 후, 1997. 12. 9. 입찰기일에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211,700,000원에 매수신청한 결과 같은 달 29일 낙찰허가결정을 받고 3인이 공동으로 분담하여 1998. 1. 9. 그 대금을 완납하였는데, 피고인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평소 금전거래를 해오던 공소외 2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그 차용금 및 기존채무 변제를 위하여 같은 해 3월 5일경 피해자 및 공소외 1의 동의 없이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과 동시에 공소외 2 명의로 채권최고액 145,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이 사건 대지 211,700,000원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및 공소외 1과 이 사건 대지를 피고인 명의로 낙찰받은 다음 이를 제3자에게 매도하여 그 차익을 각자 분담한 경락대금비율로 나누기로 약정하였고, 그 약정을 이 사건 대지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비추어 그 약정은 무효이고,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낙찰허가결정을 받아 그 경락대금을 완납한 이상 이 사건 대지는 대외적으로는 물론 대내적으로도 피고인의 소유라 할 것이어서 횡령죄의 객체가 되는 타인의 재물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근저당권설정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며, 상고이유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심리미진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피고인을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원심이 공소제기된 횡령죄에 대해서만 심리·판단한 것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이용우 이강국 |
229,271 | 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뇌물수수·직권남용·뇌물공여·건축법위반 | 2000도1858 | 2000-06-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927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고의로 법령을 잘못 적용하여 공문서를 작성하였으나 그 법령적용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에 거짓이 없는 경우, 허위공문서작성죄의 성립 여부(소극)
[2] 건축 담당 공무원이 건축허가신청서를 접수·처리함에 있어 건축법상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설계된 사실을 알면서도 기안서인 건축허가통보서를 작성하여 건축허가서의 작성명의인인 군수의 결재를 받아 건축허가서를 작성한 경우, 위 건축허가서를 작성한 행위를 허위공문서작성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허위공문서작성죄란 공문서에 진실에 반하는 기재를 하는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고의로 법령을 잘못 적용하여 공문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법령적용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에 거짓이 없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될 수 없다.
[2] 건축 담당 공무원이 건축허가신청서를 접수·처리함에 있어 건축법상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설계된 사실을 알면서도 기안서인 건축허가통보서를 작성하여 건축허가서의 작성명의인인 군수의 결재를 받아 건축허가서를 작성한 경우, 건축허가서는 그 작성명의인인 군수가 건축허가신청에 대하여 이를 관계 법령에 따라 허가한다는 내용에 불과하고 위 건축허가신청서와 그 첨부서류에 기재된 내용(건축물의 건축계획)이 건축법의 규정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거나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군수가 위 건축허가통보서에 결재하여 위 건축허가신청을 허가하였다면 위 건축허가서에 표현된 허가의 의사표시 내용 자체에 어떠한 허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러한 건축허가에 그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이에 담당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개입되었다 하더라도 그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 건축허가서를 작성한 행위를 허위공문서작성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 【참조조문】
[1]형법 제227조
[2] 형법 제227조 | 【참조판례】
[1]대법원 1983. 2. 8. 선고 82도2211 판결(공1983, 536),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도554 판결(공1996하, 1963) | 【피고인】 피고인 1외 5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윤형한 외 10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4. 20. 선고 99노339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 4, 5, 6과 검사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1, 4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55일씩을 본형에 각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 4의 각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이 사건 화재사고의 원인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원심 공동피고인 1 경영의 경기 화성군 소재 청소년수련의 집에 있는 연면적 1762.8㎡의 3층 생활관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는 1999. 6. 29.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여름캠프활동에 참가한 유치원의 원생 42명을 비롯한 5∼6세의 유치원생 합계 455명, 초등학교 42명, 인솔교사·사진기사·비디오기사·운전사 등의 성인 합계 54명, 총 551명이 같은 날 21:00경까지의 수영·물놀이·캠프파이어 등 첫날 일정을 마치고 그 무렵부터 유치원생들 및 일부 성인이 잠자고 있었는데, 1999. 6. 30. 01:20경 이 사건 건물의 3층 301호실에 피워놓은 모기향에 의해 주변에 있는 인화성물질인 일회용가스라이터·씨티지·드레스셔츠·등나무바구니·간식봉지 등에 인화된 불이 스티로폼 등의 인화성이 강한 재질로 만들어진 화장실쪽 벽에 옮겨 붙은 다음, 같은 날 01:30경 인화성이 강한 건축자재와 내화구조의 미비 및 연통구실을 하는 일자형 복도로 인하여 순식간에 위 301호실을 비롯한 2, 3층의 모든 방실에 인화되어 함께 타면서 스티로폼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대량의 유독가스와 화염에 휩싸임으로 말미암아 위 301호실 등에서 잠자고 있던 유치원생 등 23명이 사망하고, 4명이 화상을 입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고 순식간에 이 사건 건물의 2, 3층의 모든 방실에 인화되어 피해자들이 사망 내지 부상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원인이 경합되어 있다.
원심 공동피고인 1은 이 사건 건물에 청소년수련시설을 설치·운영함에 있어 그 수련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다수이고 그 중에는 화재발생 등 돌발사태에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유치원생 등 어린이들이 포함되므로 그 수련시설 중 수련생들이 투숙하는 생활관 건물을 건축함에 있어서는 바닥 등 주요구조부를 내화구조로 하는 등 건축법 등의 관련규정을 준수하여야 하고, 그 유지·관리를 함에 있어서도 화재발생 사실이 조기에 발견되어 전파될 수 있도록 화재경보설비를 수시 점검하여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하며, 소화기를 건물의 각 지점으로부터 20m 이내에 두어 화재를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위와 같이 돌발사태에 대한 대처능력이 미약한 455명의 유치원생을 대량으로 수용하였으면 그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함은 물론 인솔교사들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며,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더욱 세밀히 점검하여 사고의 발생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997년 3월경부터 같은 해 6월 중순경까지 건축법 등 건축관련법규를 일체 무시하고 위 청소년수련의 집 부지에서 두께 1.6㎜ 철판으로 길이 5.67m, 너비 4.82m, 높이 2.2m의 컨테이너를 제작하여 그 이음매 부분에는 매 컨테이너마다 약 3.5㎏의 실리콘을 투입하고, 매 컨테이너의 철판에는 20ℓ 가량의 에나멜을 칠하여 컨테이너 52개를 제작한 다음, 내벽과 천장은 철판 안쪽에 가로, 세로 각 30㎜, 길이 2.2m 가량의 고정용 각목을 중간 중간에 대고 그 사이사이에는 두께 30㎜ 스티로폼을 설치하였으며, 그 위에 대패밥 등 목재 조각을 포르말린으로 접착시킨 12㎜ 두께의 속칭 오·에스·비 합판을 설치한 후 그 위에 벽지를 바르고, 화장실과 거실 사이의 벽은 가로, 세로 각 40㎜, 길이 2.2m 가량의 각목을 중간 중간에 설치한 다음 그 사이사이마다 두께 40㎜의 스티로폼을 설치하여 거실쪽으로는 12㎜ 두께의 오·에스·비 합판을 설치한 위에 벽지를 발랐으며, 화장실 내벽과 화장실 천장에는 합성수지로 만든 두께 9㎜의 리빙우드를 설치하고, 방바닥에는 비닐장판을 깔아 컨테이너로 만든 객실 52개의 제작이 끝나자, 같은 해 6월 10일경 2일간에 걸쳐 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기존의 1층 위로 들어올려 1개층의 좌우에 13개씩 3층 높이로 쌓아올려 건축을 마친 다음, 바깥쪽 외벽은 두께 12㎜의 송판을 설치한 후 유성페인트를 칠하였으며, 지붕은 양쪽의 철판 사이에 두께 48㎜의 압축 스티로폼을 놓은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여 위 컨테이너 위에 용접하는 방법으로 생활관 건물을 건축함으로써, 어느 방실 내에서 작은 불씨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경우 인화성이 강한 스티로폼·합판·리빙우드 등에 순식간에 인화되면서 강한 유독가스와 화염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기본 건축재료로 사용한 높은 열전도성을 가진 컨테이너 철판과 그 이음매 부분에 투입된 실리콘에의 인화로 옆 방실에 짧은 시간 내에 불이 인화되게 하고, 소방시설의 관리에 있어서도 그 곳에 투숙한 어린이들이 장난으로 작동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화재경보설비의 스위치를 꺼놓는 등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아니하도록 하였으며, 평소 비치하고 있는 소화기 16개 중 9개를 소화액이 없는 상태로 방치함은 물론 나머지 소화기들도 모두 수거하여 위 건물 밖의 관리사무실에 보관하고, 그 곳에 투숙한 유치원생 등 어린이들에게 화재 등 돌발사태에 대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고 인솔교사들에게도 항상 어린이들과 함께 있도록 주의를 환기시키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야간 순찰 등 평소의 관리감독도 게을리 하였다.
건축사무소의 실질적 경영자인 피고인 1, 그 소속 건축사인 원심 공동피고인 2와 피고인 2는 1997. 3. 10.경 원심 공동피고인 1 사이에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한 설계·감리계약을 체결하고 그 설계·감리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는바, 이 사건 건물이 청소년들의 수련시설인 다중숙박시설로서 내화구조의 미비나 부실건축시 대량 인명피해 사고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는 데다 그 연면적이 1,000㎡를 넘고, 3층 건물이므로 건축법 규정에 맞게 철근콘크리트 등의 내화구조로 설계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자격 있는 종합건설업체가 설계도서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 공사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 법령에 의한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인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건축물이 관계 법령에 적합하도록 공사시공자 및 건축주를 지도하여야 하고, 시공계획 및 공사관리의 적정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는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설계·감리 용역을 수주한 후 설계기사 자격이 없는 직원으로 하여금 설계도면을 작성하게 하면서 이 사건 건물이 3층 건축물임에도 내화구조로 설계하지 아니하게 하고, 착공신고시 설계도면과 함께 구조계산서를 첨부하여야 하나 구조도면만 제출한 채 구조계산을 하지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건물의 시공자가 착공신고서상의 그린종합건설 주식회사가 아니라 위법하게 면허를 대여받은 위 원심 공동피고인 1이 직접 시공하고 있는 사실 및 그가 설계도서대로 내화용 석고보드를 시공치 아니한 사실 등에 대해 이를 시정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원심 공동피고인 1이 설계도서상의 철골조와는 달리 52개의 컨테이너를 기존의 1층 건물 위에 3층 높이로 쌓는 방법으로 건축물을 시공하고 있었으므로 이를 시정하도록 요청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시정 또는 재시공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건축공사를 중지하도록 요청하여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원심 공동피고인 2는 1997. 6. 13. 현장확인도 없이 "기초공사시 철근배치 완료까지" 적법함이라는 의견의 공사감리중간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피고인 4 역시 1998. 12. 4. "사용검사신청 적법함"이라는 의견의 공사감리완료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다음, 원심 공동피고인 1로 하여금 건축허가관청인 군청에 제출하게 하는 등으로 감리업무 자체를 포기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이 내화구조 미비 및 가연성 자재의 사용으로 인하여 화재에 극히 취약할 뿐만 아니라 화재발생시 급속히 전체건물에 번지도록 건축되게 방치한 잘못이 있다.
원심 공동피고인 3과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각기 위 유치원의 원장과 교사로서 그 소속 유치원생 42명을 인솔하여 여름캠프 활동을 위해 이 사건 건물의 301호실에 유치원생 18명과 그 보호자로서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투숙하게 하고, 302호실에 유치원생 24명과 그 보호자로서 공소외 1, 2를 투숙하게 한 후 이를 보호하는 업무에 종사하게 되었으면, 위 어린이들은 5∼6세에 불과하여 사리변별력이 미약하고, 화재 등 돌발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호 장난 등으로 인한 화재 등의 돌발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에게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교육을 시키고, 항상 어린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보호함은 물론, 어린이들만 있는 방에 모기향을 피울려면 안전한 훈증식의 모기향을 사용하거나 부득이 점화식의 모기향을 피우더라도 전용 받침대를 사용하여 평평하고 안전한 곳에 놓고 주위의 가연성 물질에 유의해야 하며 수시로 주변의 위험요소를 점검하고, 더욱이 1999. 6. 24.경부터 사고당일인 같은 달 30일까지 화성군 지역에는 계속하여 비가 내리지 않아 건조(사고당일인 같은 달 29일 21:00경의 습도가 53%, 같은 날 24:00경 55% 정도였다)하여 화재발생의 위험성이 높았으므로 특히 모기향불 등 불씨가 될 수 있는 주변에는 가연성 물질을 놓지 않는 등 세심한 주의를 함으로써 사고의 발생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원심 공동피고인 3은 같은 날 19:00경 위 301호실에 일회용 가스라이터를 사용하여 점화식 모기향 2개를 피운 후 그 중 하나는 재떨이형 모기향 받침대를 이용하여 창틀 위에, 다른 하나는 양철로 된 모기향꽂이에 꽂아 일회용 은박지 접시위에 놓은 다음 이를 위 301호실 방안 화장실쪽 벽 밑에 놓여 있는 등나무로 만들어진 길이 50㎝, 너비 30㎝, 높이 30㎝ 가량의 소풍용 바구니의 경사진 뚜껑 위에 놓은 후 위와 같이 사용한 일회용 가스라이터를 모기향 밑에 놓고,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같은 날 23:00경 위 301호실에서 어린이들을 모두 재운 다음 방을 정리하면서 점화식의 모기향이 피워진 위 등나무바구니 오른쪽 옆에는 어린이들이 사용한 드레스셔츠 18벌을 약 30㎝ 높이로, 그 왼쪽에는 씨티지를 50㎝ 가량 높이로 쌓아 놓고 그 옆에는 간식봉지 등을 놓은 후, 같은 날 23:30경부터 다음날 01:30경까지 314호실에서 음주와 잡담 등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어린이들의 보호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있어서 과실과 인과관계 등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 건축법위반의 점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1과 원심 공동피고인 2가 공모하여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한 공사감리중간보고서를,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그 공사감리완료보고서를 각 그 판시와 같이 허위로 작성·제출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들을 건축법위반죄의 공범으로 다스린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과 건축법위반죄에 있어서 공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가 없다.
다. 양형부당의 점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주장은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피고인 2,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과 제1심 공동피고인 2에 대한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동행사죄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1998. 2. 26. 위 원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청소년 수련시설로 용도변경(기존의 탈의실, 샤워실 등을 생활관 및 지도자숙소 등으로 용도변경)하고 추가로 약 300㎡의 건축물을 증축하겠다는 내용으로 설계도면이 첨부된 건축허가신청서를 접수·처리함에 있어 그 설계도면을 검토하여 철골조로 설계되어 있는 이 사건 건물 2, 3층의 주요구조부가 건축법상의 내화구조로 설계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음에도, 제1심 공동피고인 2는 위 신청을 허가한다는 취지의 기안서인 건축허가통보서를 작성하여 계장인 피고인 3, 과장인 피고인 2가 순차 결재한 다음, 행사할 목적으로 제1심 공동피고인 2는 위 건축허가신청서 뒷면에 있는 '이 허가서 및 첨부서류에 기재한 건축물의 건축계획은 건축법의 규정에 적합하므로 건축법 제8조의 규정에 의하여 건축물의 건축을 허가하며, 이 허가로 건축법 제8조 제5항각 호의 허가 등을 받거나 신고를 한 것으로 봅니다'라고 기재된 건축허가서란에 '허가 제414-1호, 1998. 2. 26.'이라고 기재한 후 허가명의자란에 군수의 직인을 찍어 공문서인 위 건축허가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그 시경 위 건축허가서를 원심 공동피고인 1에게 교부하여 이를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건축관련 법령에 의하면 건축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그 건축허가 당시부터 건축물의 설계도면을 검토하여 건축물이 내화구조로 설계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피고인들이 건축허가신청시 제출된 설계도면을 검토하여 건축물이 건축법상에서 요구하는 내화구조를 구비하지 못한 것임을 알고 있었던 사실이 증거에 의하여 충분히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그 행사죄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허위공문서작성죄란 공문서에 진실에 반하는 기재를 하는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고의로 법령을 잘못 적용하여 공문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법령적용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에 거짓이 없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될 수 없다할 것이다( 대법원 1983. 2. 8. 선고 82도2211 판결, 1996. 5. 14. 선고 96도554 판결).
그런데위 건축허가서는 그 작성명의인인 군수가 위 원심 공동피고인 1의 건축허가신청에 대하여 이를 관계 법령에 따라 허가한다는 내용에 불과하고 위 건축허가신청서와 그 첨부서류에 기재된 내용(건축물의 건축계획)이 건축법의 규정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거나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군수가 위 건축허가통보서에 결재하여 위 건축허가신청을 허가한 사실을 알 수 있어(수사기록 9권 119쪽), 위 건축허가서에 표현된 허가의 의사표시 내용 자체에 어떠한 허위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건축허가에 그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이에 피고인들의 위법행위가 개입되었다 하더라도 그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 건축허가서를 작성한 행위를 허위공문서작성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건축허가서의 기재가 허위라고 잘못 판단한 나머지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그 행사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그 판시와 같이 뇌물을 수수 내지 공여하였다는 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과 뇌물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4. 검사의 피고인 5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청소년수련시설의 설치·운영 허가의 과정에서 진입로의 폭이 협소하여 차량의 교행곤란, 차량의 전복사고의 위험성, 긴급자동차의 출동곤란 등의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그 허가를 반대하는 부하직원인 ○○○, △△△, □□□의 견해를 물리치기 위하여 그들에게 질책·결재거부·인사조치·허가기안문 작성강요 등의 방법으로 직권을 남용하여 그들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청소년 수련시설의 설치·운영허가의 기본법인 청소년기본법 및 그 시행규칙 등에는 청소년수련시설에 진입하는 도로의 폭에 대한 규정이 없고, 경기도에서 작성한 민원사무편람에서도 진입도로의 폭에 관한 규정을 발견할 수 없어, 진입도로의 폭이 협소한 경우 청소년 수련시설의 설치·운영의 허가를 할 것인지의 여부는 담당자에 따라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지방공무원법 제49조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소속상사의 직무상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다만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관련 증거에 의하면 ○○○ 등의 소속상사인 피고인은 진입로의 폭이 협소하다는 사유만으로 청소년 수련시설의 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견해 하에서, 그의 견해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 등에게 질책, 결재거부, 허가기안부 작성요구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 등은 위와 같이 담당자에 따라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경우라면 소속상사인 피고인의 견해에 복종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니, ○○○ 등이 피고인의 견해에 굴복하여 청소년 수련시설의 설치·운영에 관한 허가를 기안하고 그 기안문에 결재하였다 하여 ○○○ 등이 의무없는 일을 한 것으로는 불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5. 피고인 6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그 판시와 같이 원심 공동피고인 4와 공모하여 공문서인 출장복명서를 허위로 작성하여 이를 행사하고, 군수의 의견조회 공문을 위조하여 행사하였다는 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6.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 4, 5, 6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인 1, 4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씩을 본형에 각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서성 |
190,092 | 관광진흥법위반 | 2003고단728 | 2003-06-11 | 서울지방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확정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009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외국인의 국외범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음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한 사례 | 【판결요지】
중국인이 중국에서 중국인에게 한국에 입국하는 여행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여행업을 한 경우, 이는 이른바 외국인의 국외범에 해당하고, 한편 등록하지 아니하고 일반 여행업을 하였다는 관광진흥법 제77조 제1호, 제4조 제1항위반죄는 형법 제6조의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범한 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재판권이 없음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6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1호
관광진흥법 제4조 제1항
제77조 제1호 | 【참조판례】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4929 판결(공2003상, 285) | 【피고인】 A
【변호인】 변호사 B
【주문】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공소 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한국에 불법 체류할 의도인 중국인들이 마치 국내에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초청을 받아 가스 산업 시찰 등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처럼 위 회사 명의의 초청장을 받아 이를 중국 북경 소재 북경 한국 대사관 영사부 사무소에 제출하여 단기 상용 비자(C-2) 또는 단기 종합 비자(C-3)를 발급받아 그들을 한국에 입국시켜 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이익을 취하기로 마음먹고, 처인 공소외 C와 공모하여 당국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한국에 입국하려는 중국인 D(여, 37세)로부터 중국 인민폐 80,000위옌(한화 약 1,200만 원 상당)을 받기로 하고, 2001. 7. 12.경 중국 북경 소재 북경 한국 대사관 영사부 사무소에서 한국가스안전공사 명의의 초청장과 함께 사증 발급 신청서를 제출하여 담당 영사로부터 단기 상용 비자(C-2)를 발급받은 다음, 같은 해 8. 말경 위 D로부터 그 대가로 중국 인민폐 80,000위옌을 교부받고는 2001. 9. 5. 위 C로 하여금 위 D를 인천항을 통하여 한국에 입국토록 하여 준 것을 비롯하여, 2001. 4.경부터 2002. 10. 14.경까지 사이에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32회에 걸쳐 수수료 명목으로 중국 인민폐 합계 약 1,600,000위옌(한화 약 256,000,000원 상당)을 받고 중국인 32명을 한국에 입국하도록 알선하여 여행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여행업을 하였다.
판 단
위 공소 사실은 중국 국적의 피고인이 중국에서 중국인에게 한국에 입국하는 여행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여행업을 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이른바 외국인의 국외범에 해당하고, 한편 등록하지 아니하고 일반 여행업을 하였다는 관광진흥법 제77조 제1호, 제4조 제1항위반죄는 형법 제6조의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범한 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4929 판결참조).
따라서 이 사건 공소 사실은 피고인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1호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노재관 |
82,866 | 경범죄처벌법위반 | 2003도4148 | 2003-10-09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86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선교행위를 경범죄처벌법상 인근소란행위로 평가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
[2] 지하철 전동차 구내에서 한 선교행위를 경범죄처벌법상 인근소란행위로 본 원심의 판단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헌법 제20조 제1항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를 선전하고 새로운 신자를 규합하기 위한 선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공공장소 등에서 자신의 종교를 선전할 목적으로 타인에게 그 교리를 전파하는 것 자체는 이러한 선교의 자유의 한 내용을 당연히 이루는 것이라고 볼 것이며, 따라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이러한 종교의 자유의 허용범위와 내용에 더하여 경범죄처벌법의 적용에 있어서 국민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범죄처벌법 제4조소정의 입법정신을 아울러 고려할 때, 불가불 타인의 주목을 끌고 자신의 주장을 전파하기 위하여 목소리나 각종 음향기구를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선교행위가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소정의 인근소란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해 선교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선교의 대상자, 선교행위의 개별적인 내용과 방법 등 제반 정황을 종합하여 그러한 행위가 통상 선교의 범위를 일탈하여 다른 법익의 침해에 이를 정도가 된 것인지 여부 등 법익간의 비교교량을 통하여 사안별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2] 지하철 전동차 구내에서 한 선교행위를 경범죄처벌법상 인근소란행위로 본 원심의 판단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헌법 제20조 제1항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
제4조
[2]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다19246, 19253 판결(공1996하, 298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3. 6. 26. 선고 2003노363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헌법 제20조 제1항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를 선전하고 새로운 신자를 규합하기 위한 선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다19246, 19253 판결참조),공공장소 등에서 자신의 종교를 선전할 목적으로 타인에게 그 교리를 전파하는 것 자체는 이러한 선교의 자유의 한 내용을 당연히 이루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이러한 종교의 자유의 허용범위와 내용에 더하여 경범죄처벌법의 적용에 있어서 국민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범죄처벌법 제4조소정의 입법정신을 아울러 고려할 때, 불가불 타인의 주목을 끌고 자신의 주장을 전파하기 위하여 목소리나 각종 음향기구를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선교행위가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소정의 인근소란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해 선교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선교의 대상자, 선교행위의 개별적인 내용과 방법 등 제반 정황을 종합하여 그러한 행위가 통상 선교의 범위를 일탈하여 다른 법익의 침해에 이를 정도가 된 것인지 여부 등 법익간의 비교교량을 통하여 사안별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① 1999. 12. 9.경 서울시 소재 지하철 2호선 전동차 내에서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큰 소리로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있고 하나님을 믿어라"라는 등의 말을 하여 인근을 소란하게 하고, ② 2001. 3. 27.경 같은 장소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근을 소란하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의 법정 및 경찰에서의 진술과 수사기록에 편철된 단속경위서 및 범칙자적발보고서를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소정 인근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삼은 피고인의 법정 진술이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내용은 피고인이 위 일시 장소에서 자신이 신봉하는 기독교를 선교할 목적으로 전동차 탑승객들을 상대로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의 선교활동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한 것에 불과할 뿐, 더 나아가 자신의 행위가 그러한 선교활동의 범위를 넘어서서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에서 예정하고 있는 인근소란행위에 해당된다는 사실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나머지 증거들인 단속경위서 및 범칙자적발보고서를 살펴보더라도 과연 피고인이 위 일시장소에서 한 선교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목소리의 크기, 소란의 정도가 어떠한 것이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뿐더러, 달리 기록상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를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이 한 구체적인 선교행위의 내용과 방법, 소란의 정도, 피고인의 선교행위로 인하여 그 전동차에 탑승한 승객들의 평온한 공공시설 이용권이 어느 정도로 침해되었고 그 수인한도를 얼마나 초과한 것인지 여부, 피고인의 선교행위가 공공질서의 유지에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 이를 심사할 아무런 자료도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막연히 전동차 구내에서 선교활동을 하였다는 정도만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종교와 선교의 자유 및 경범죄처벌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
81,816 | 업무방해(예비적 죄명: 폭행, 주거침입)·재물손괴 | 2001도5592 | 2002-08-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81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의 의미
[2]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그 직무집행이 정지된 자가 법원의 결정에 반하여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업무를 계속 행하는 경우, 그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어떤 사무나 활동 자체가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그 직무집행이 정지된 자가 법원의 결정에 반하여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업무를 계속 행하는 경우 그 업무는 국법질서와 재판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비록 그 업무가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법적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그와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그 업무자체는 법의 보호를 받을 가치를 상실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14조
[2]형법 제314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도944 판결(공1991, 2080),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도3136 판결(공1995하, 2690),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도2214 판결(공1996하, 3651),
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공2002상, 23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1. 9. 26. 선고 2001노67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의 점의 요지는, 서울 구로구 ○○동에 있는 △△아파트의 재건축조합장이던 피고인이 1998. 10. 28.자로 사표를 제출하자 위 조합에서는 임원 중 연장자가 직무대행을 하도록 되어 있는 정관의 규정에 따라 공소외인을 조합장직무대행으로 선출하여 1998. 11. 3.부터 동인이 조합장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데, 피고인은 ① 1999. 7. 27. 14:00경 서울 구로구 ○○동 소재 △△아파트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피해자 공소외인이 1999. 7. 29.자로 대의원회의를 소집하여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려는 것을 방해하려고, 이삿짐센터 인부 및 □□건설 직원 등 수십여 명을 동원하여 위 사무실의 복사기 1대 등 물품 28개와 조합관련서류 28점 등을 다른 사무실로 옮기면서 공소외인에게 "네가 직무대리냐 개새끼 죽여버린다."며 멱살을 잡아 흔들어 위력으로 공소외인의 조합장직무대행 업무를 방해하고, ② 1999. 7. 29. 09:00경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날 14:00에 열릴 예정인 새로운 조합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회의를 방해하기 위하여, 공소외인에게 "네가 무슨 직무대행이냐, 죽여버린다."라고 욕설을 하고 대형 에어콘 1대 등 17개의 사무실 집기를 이전하여 위력으로 공소외인의 조합장직무대행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의 신청에 의한 법원의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공소외인의 조합장직무대행 업무가 정지되었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동인의 업무는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1심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음에 대하여, 원심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을 의미하고,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며, 반드시 그 업무가 적법하거나 유효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않는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피해자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1998. 11. 2. 임시대의원회의에서 위 조합 정관 제27조 제2항에 의하여 임원 중 최연장자로서 조합장직무대행으로 결정되어 같은 달 3.부터 조합의 업무를 인계받아 조합장직무대행 업무를 시작하였고, 궐석 상태에 있는 조합장의 선출을 위하여 1999. 7. 16. 대의원들에게 조합장 입후보자 등록을 받아 같은 달 29. 조합장선거를 한다는 내용의 대의원회의 소집통보를 한 사실, 이에 피고인은 위 조합 또는 공소외인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조합장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함과 아울러 조합장직무대행정지가처분신청 및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을 하여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하여는 기각 결정을, 조합장직무대행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하여는 인용 결정을 각 받았고, 위 가처분인용결정이 공소외인에게 적법하게 송달되었으나, 공소외인 및 일부 조합원들이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되었음을 이유로 새로운 조합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회의를 강행하려 하자 피고인은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위 조합 사무실의 집기와 관련서류를 옮긴 사실 등을 인정하고 나서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① 공소외인은 위 조합의 정관에 따라 일응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조합장직무대행으로서의 업무를 개시한 이래 계속하여 그 업무를 집행하고 있었으므로 그 업무는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고, 이와 같은 상황 아래에서 공소외인에 대하여 그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피고인의 조합장 직무집행을 방해하지 말라는 가처분결정이 고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공소외인의 조합장직무대행업무가 반사회성을 띠게 되어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② 피고인으로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간접강제 또는 대체집행의 방법으로 가처분결정의 내용을 실현시킬 수 있었고, 위 가처분인용결정에 대한 본안소송에서 피고인과 공소외인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인의 업무를 일반 조합원이나 외부의 제3자에 대한 관계와 구분하여 피고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법에 의하여 보호받아야 할 업무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고, ③ 공소외인은 위 가처분인용결정 이전에 이미 대의원회의 소집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고, 피고인의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각결정에는 구체적인 이유의 설시가 없어 공소외인으로서는 자신에게 대의원회의의 소집·개최 권한은 있다고 생각하고 위 가처분인용결정문을 송달받은 후에도 대의원회의 개최를 위하여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하였으며, 피고인도 위 조합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회의 소집을 저지하기 위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사무실 집기와 관련서류들을 옮긴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이 공소외인이 조합장직무대행자로서 위 가처분인용결정을 고지받기 전부터 대의원회의 소집·개최를 위한 업무를 계속해 온 이상 그 업무가 대의원회의 소집업무 자체인지 아니면 그 전 단계의 일반적인 조합장 업무인지, 또 공소외인에게 대의원회의 소집·개최에 관한 적법한 권한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온 것임이 분명하고 ④ 나아가 그 후 이 사건 업무방해 전에 피고인의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각 결정이 공소외인에게 대의원회의 소집·개최권한이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소지까지 있었다면, 공소외인의 대의원회의 소집·개최업무는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고, 그 소집·개최업무를 저지하려고 한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어떤 사무나 활동 자체가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은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다(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도2214 판결,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등 참조).
그러나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그 직무집행이 정지된 자가 법원의 결정에 반하여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업무를 계속 행하고 있다면, 그 업무는 국법질서와 재판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비록 그 업무가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법적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그와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그 업무자체는 법의 보호를 받을 가치를 상실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그 업무를 행하는 자에 대하여 별도의 위법한 법익침해가 가해진 경우 그 침해된 법익에 관하여 보호를 하는 것은 별론이다). 만약 이러한 업무를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업무라고 한다면 이는 한 쪽에서는 법이 금지를 명한 것을 다른 쪽에서는 법이 보호하는 결과가 되어 결국 법질서의 불일치와 혼란을 야기하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인을 상대로 조합장직무대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하여 법원으로부터 피고인과 위 조합 사이의 조합장지위확인의 소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공소외인은 조합장직무대행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됨과 아울러 피고인이 조합장으로서 행하는 일체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이 내려졌고, 그 결정은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 이전에 이미 공소외인에게 적법하게 송달된 사실, 그런데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함께 신청한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되었음을 빌미로 일부 조합원들을 등에 업고 새로운 조합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회의를 강행하기 위하여 조합장직무대행 직무를 계속 수행하려고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법원의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공소외인의 조합장직무대행 직무가 정지되고 오히려 동인이 피고인의 조합장으로서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는 이상 그 결정을 무시한 채 그에 반하여 행하여지는 동인의 업무는 더 이상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없어 법의 보호를 받을 가치를 상실하였다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며, 비록 피고인이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공소외인으로부터 조합장 업무를 인수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 적시와 같은 유형력을 일부 행사하여 조합의 사무실을 이전하였고 그것이 상당성을 잃은 행위라고 할지라도, 피고인이 그 유형력의 행사와 관련하여 별도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공소외인의 업무자체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업무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리고 대의원회의소집정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되어 대의원회를 소집·개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공소외인의 직무집행이 정지된 이후의 대의원희의의 소집·개최에 관한 업무는 더 이상 공소외인의 업무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가처분인용결정 송달 이후의 공소외인의 조합장직무대행업무를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업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업무방해죄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바, 원심은 위 죄와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재물손괴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서 하나의 형으로 처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강신욱(주심) 손지열 |
82,863 | 위계공무집행방해·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배임수재·배임증재·사전자기록변작·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0도4993 | 2003-10-09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863&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요건
[2] 지방자치단체의 공사입찰에 있어서 허위서류를 제출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얻고 낙찰자로 결정되어 계약을 체결한 행위에 대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긍정한 사례
[3] 컴퓨터의 기억장치 중 하나인 램(RAM, Random Access Memory)에 올려진 전자기록이 형법 제232조의2의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4] 원본파일의 변경까지 초래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램에 올려진 전자기록에 허구의 내용을 권한 없이 수정입력한 경우, 그 자체로 사전자기록변작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함으로써 법령에 의하여 위임된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에 관하여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2] 지방자치단체의 공사입찰에 있어서 허위서류를 제출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얻고 낙찰자로 결정되어 계약을 체결한 행위에 대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긍정한 사례.
[3] 형법 제232조의2의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라 함은 일정한 저장매체에 전자방식이나 자기방식에 의하여 저장된 기록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비록 컴퓨터의 기억장치 중 하나인 램(RAM, Random Access Memory)이 임시기억장치 또는 임시저장매체이기는 하지만, 형법이 전자기록위·변작죄를 문서위·변조죄와 따로 처벌하고자 한 입법취지, 저장매체에 따라 생기는 그 매체와 저장된 전자기록 사이의 결합강도와 각 매체별 전자기록의 지속성의 상대적 차이, 전자기록의 계속성과 증명적 기능과의 관계, 본죄의 보호법익과 그 침해행위의 태양 및 가벌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램에 올려진 전자기록 역시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한다.
[4] 램에 올려진 전자기록은 원본파일과 불가분적인 것으로 원본파일의 개념적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비록 원본파일의 변경까지 초래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이러한 전자기록에 허구의 내용을 권한 없이 수정입력한 것은 그 자체로 그러한 사전자기록을 변작한 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러한 수정입력의 시점에서 사전자기록변작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137조
[2]형법 제137조
[3]형법 제232조의2
[4]형법 제232조의2 | null | 【피고인】 피고인 1 외 3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이정호 외 3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0. 10. 16. 선고 2000노629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사문서변조, 동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임직원들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은 공모하여, 1998. 5. 12.경 광주시에서 발주한 염주종합운동장 주경기장(월드컵 주경기장) 입찰에서 입찰참가자격을 국내외 단일공사 종합운동장 또는 축구전용경기장 관람석 22,500석 이상의 준공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하자, 공소외 1 주식회사가 1981. 4. 13. - 1983. 9. 26. 시공한 옥외경기장 관중석 약 3,000석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소재 알나즈마 스포츠클럽 건립공사에 관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 리야드지점장 명의로 작성된 공사개요서 중 일부를 변조하여 이를 동인 명의로 작성된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이라는 문건에 편입하여 이를 근거로 해외건설협회로부터 관람석 25,000석 규모의 종합운동장 시설공사 실적증명을 받아내기로 결의하고,
(1) 1997. 10. 24. - 25.경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지시에 의하여 그 무렵 공고된 함안공설운동장 입찰에 참여할 것처럼 실적증명을 미리 받아두어 염주종합경기장 입찰참가에 대비하기로 하고, 행사할 목적으로 칼과 풀을 이용하여 위 스포츠클럽 공사개요서를 수개 사본하여 공사개요서의 공사내용 부분 중 1) Sports Stadium Stand 면적부분을 1×,×××㎡에서 32,400㎡(25,000 Seat), 5) Sports Stadium Arena부분을 ××,×××㎡에서 103,500㎡, 토목공사 소계 부분을 ×××,×××㎡에서 264,650㎡로 해당 글자를 오려붙인 다음 이를 사본하여 위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 문건 중 비어 있는 37-4 페이지 부분에 편철하고 37-4 페이지라고 페이지를 기입하는 방법으로 위 조작된 공사개요서가 마치 위 문서내용 일부인 양 사실증명에 관한 공소외 2 주식회사 리야드지점장 이사 공소외 3 명의의 사문서 1부를 변조하고,
(2) 1997. 10. 27. 해외건설협회 사무실에서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지시를 받아 함안공설운동장 신축공사 입찰관련 실적증명발급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위와 같이 변조한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 문서를 위 스포츠클럽 신축공사 실적증명에 대한 근거 서류로 그 정을 모르는 위 협회 업무진흥실 차장인 피고인 피고인 4에게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3) 1998. 2. 3. 광주시청 회계과 사무실에서 피고인 3이 염주종합경기장 입찰에 등록하면서 해외건설협회로부터 위 알나즈마 스포츠클럽 경기장이 연면적 103,500㎡, 좌석수 25,000석 규모의 종합운동장이라는 취지로 허위내용이 기재된 위 협회 회장 공소외 4 명의의 허위의 실적증명서를 발급받아 이를 첨부한 입찰참가신청서를 제출하여 그 정을 모르는 성명불상 광주시 입찰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한 후 같은 해 5. 18. 위 경기장 신축공사의 입찰에 참가하여 1999. 1. 21. 낙찰자로 결정되고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위계로써 광주시 경리관 공소외 5의 시설공사 발주에 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다.
나.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이 임의로 위 스포츠클럽에 관한 공사개요서에 변경을 가하여 이를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이라는 문건의 일부로 편입하고 동 문건을 피고인 4에게 제출한 사실, 위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 문건 자체에 그 작성명의자가 공소외 2 주식회사 리야드지점장임이 명시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공소외 2 주식회사 리야드지점장 명의의 사문서인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이라는 문서를 변조, 행사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문서변조 및 동행사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함으로써 법령에 의하여 위임된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에 관하여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바,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은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국내외 단일공사 종합운동장 또는 축구전용경기장 관람석 22,500석 이상의 준공실적이 없었으므로 광주시가 발주하는 염주종합경기장 입찰에 대한 참가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공사실적에 관련된 사문서를 변조한 다음 이를 첨부한 실적증명발급요청서를 해외건설협회에 제출하여 위 입찰참가자격에 적합한 실적증명서을 받아내고, 이를 위 염주종합경기장 입찰참가신청서에 첨부하여 제출함으로써 그 입찰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가 낙찰자로 결정되고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된 사실, 위 염주종합경기장 입찰공고에서 해외시공실적은 해외건설협회장이 발급하는 실적증명서에 의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이 변조된 서류에 근거하여 해외건설협회장이 발급한 실적증명서에 대하여 입찰담당 공무원이 달리 심사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실적증명서의 기재 내용은 일반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이어서, 입찰담당 공무원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공소외 1 주식회사가 낙찰자로 결정되어 공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 것은 위 피고인들의 위계에 의한 결과라고 할 것이고, 한편 이 사건과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의 입찰에 있어서 입찰참가자결정과 심사 및 낙찰자결정, 그에 따른 공사계약체결 등 일련의 업무는 법령에 의하여 위임된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에 관한 것으로서 공무집행방해죄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배임증재, 피고인 4에 대한 배임수재의 점에 대하여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로부터 위와 같이 실적증명을 발급하여 준 것에 대한 대가로 피고인 4에게 500만 원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1997. 11. 4. 15:00경 피고인 4에게 500만 원을 교부하고, 피고인 4는 이를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4의 금원수수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공사실적증명 업무처리지침'에서는 실적증명신청시 증빙서류(계약서 1부, 발주처 확인서 1부,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사실입증이 곤란한 경우에는 7일간의 보완기간을 두되 보완불가시 증명불가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실적증명발급요청서에 첨부된 '공사부진 원인 및 대책'이라는 문건은 실적증명을 신청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에 합병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내부문서로서 도저히 객관적인 증빙자료라고 볼 수 없어, 실적증명발급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인 4로서는 위 '해외건설공사실적증명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보완을 명하고 보완이 불가능하면 증명불가조치를 취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실적증명서를 발급하여 준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배임수재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 4에 대한 사전자기록변작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232조의2의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라 함은 일정한 저장매체에 전자방식이나 자기방식에 의하여 저장된 기록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비록 컴퓨터의 기억장치 중 하나인 램(RAM, Random Access Memory)이 임시기억장치 또는 임시저장매체이기는 하지만, 형법이 전자기록위·변작죄를 문서위·변조죄와 따로 처벌하고자 한 입법취지, 저장매체에 따라 생기는 그 매체와 저장된 전자기록 사이의 결합강도와 각 매체별 전자기록의 지속성의 상대적 차이, 전자기록의 계속성과 증명적 기능과의 관계, 본죄의 보호법익과 그 침해행위의 태양 및 가벌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램에 올려진 전자기록 역시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위 피고인이 이 사건 관련 전산자료를 변경입력한 행위가 비록 원본파일의 변경까지 초래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위 피고인이 조작의 대상으로 삼은 전자기록은 컴퓨터에 연결된 모니터에 표시됨으로써 그 내용이 외부에 표출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모니터에 표시되는 화상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에 표시되기 전에 작업자의 명령 처리를 위하여 임시기억장치인 램에 올라가 있었던 것이고, 그 프로그램 처리 구조상 원본파일로부터 이와 같이 램에 올려지는 임시적 복제파일의 생성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램에 올려진 전자기록은 원본파일과 불가분적인 것으로 원본파일의 개념적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전자기록에 위 피고인이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그 공범들과 통모하여 허구의 내용을 권한 없이 수정입력한 것은 그 자체로 그러한 사전자기록을 변작한 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러한 수정입력의 시점에서 사전자기록변작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것이다.
원심의 판단은 다소 그 설시에 있어서 미흡한 점이 있기는 하나 위 피고인에 대한 사전자기록변작에 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결론에 있어서는 옳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의 변작의 개념 및 사전자기록변작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법리오해나 위 피고인의 목적이나 범의에 관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 이규홍(주심) 박재윤 |
80,037 | 위계공무집행방해 | 2000도3874 | 2000-10-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03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행형법상의 징벌을 받은 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피고인이 행형법에 의한 징벌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였다고 하더라도 행형법상의 징벌은 수형자의 교도소 내의 준수사항위반에 대하여 과하는 행정상의 질서벌의 일종으로서 형법 법령에 위반한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과는 그 목적,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징벌을 받은 뒤에 형사처벌을 한다고 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 【참조조문】
헌법 제13조 제1항
행형법 제46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도1463 판결(공1988, 197)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0. 8. 8. 선고 2000노 197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시 위계공무집행방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또한,피고인이 1999. 12. 24.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행형법에 의한 징벌 2월의 처분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였다고 하더라도, 행형법상의 징벌은 수형자의 교도소 내의 준수사항위반에 대하여 과하는 행정상의 질서벌의 일종으로서 형법법령에 위반한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과는 그 목적,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징벌을 받은 뒤에 형사처벌을 한다고 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도1463 판결 참조), 원심판결에 2중처벌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
67,118 |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 | 2002도6006 | 2003-07-25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711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사격연맹 사무국장이 선수로서 활동할 능력이나 의사조차 없는 일반인들이 단지 공기권총을 구입·소지할 목적으로 사격선수 등록신청을 하는 정을 잘 알면서도 이들의 선수등록을 제한없이 받아들이고 선수등록확인증을 발급함으로써 이들로 하여금 공기권총 소지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경우,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제72조 제7호소정의 '거짓이나 그 밖의 옳지 못한 방법으로' 총포소지허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null | 【참조조문】
[1]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제72조 제7호/ [2]형법 제16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안문태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2. 10. 16. 선고 2001노401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서울특별시 사격연맹 사무국장인 피고인은 원칙적으로 소지가 불허된 공기권총을 사격선수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소지를 허용하는 관련 법령이나 소관 부서인 경찰의 업무지침을 이용하여 선수로서 활동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일반인들이 단지 호기심에서나 기타 선수로서의 활동과는 무관한 의도로 공기권총을 구입하여 소지하고자 한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선수로서의 활동능력이나 의사의 점에 대한 확인이나 심사를 거치지 아니한 채 총포판매상을 통하여 접수되는 등록신청을 아무런 제한 없이 받아들이고 선수등록확인증을 발급하여,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에 거주하는 공소외인들로 하여금 그 선수등록확인증에 기하여 관할 경찰서장으로부터 공기권총 소지허가를 받게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는 피고인이 공기권총을 판매하고 선수등록 및 소지허가신청절차를 대행한 총포판매상 및 그 구입자들과 공모하여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제72조 제7호소정의 '거짓이나 그 밖의 옳지 못한 방법으로' 총포소지허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비록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종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관행에 따라 선수등록업무를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제72조 제7호또는 형법 제16조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
82,312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추가로 인정된 죄명 : 폭행·협박) | 2000도5716 | 2003-01-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31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폭행죄에 있어서 유형력의 행사에 신체의 청각기관을 자극하는 음향도 포함되는지 여부(한정적극)
[2]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전화기를 이용하여 전화하면서 고성을 내거나 그 전화 대화를 녹음 후 듣게 하는 경우, 폭행죄에 있어서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 【판결요지】
[1] 형법 제260조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며, 그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므로 신체의 청각기관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음향도 경우에 따라서는 유형력에 포함될 수 있다.
[2] 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지만,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전화기를 이용하여 전화하면서 고성을 내거나 그 전화 대화를 녹음 후 듣게 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방법으로 수화자의 청각기관을 자극하여 그 수화자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의 음향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 【참조조문】
[1]형법 제260조
[2]형법 제26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153 판결(공1991, 902)
[2]
대법원 1956. 12. 12. 선고 4289형상297 판결,대법원 1990. 2. 13. 선고 89도1406 판결(공1990, 701)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12. 1. 선고 2000노307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각 폭행죄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 1996. 4. 일자불상경 피해자 의 집으로 전화를 하여 피해자에게 "트롯트 가요앨범진행을 가로챘다, 일본노래를 표절했다, 사회에 매장시키겠다."라고 수회에 걸쳐 폭언을 하고 그 무렵부터 1997. 12.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일주일에 4 내지 5일 정도, 하루에 수십 회 반복하여 그 피해자에게 "강도 같은 년, 표절가수다."라는 등의 폭언을 하면서 욕설을 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2) 1998. 3. 일자불상경 피해자의 바뀐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그 피해자의 집으로 전화하여 그 피해자에게 "전화번호 다시 바꾸면 가만 두지 않겠다."라는 등으로 폭언을 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3) 1998. 8. 일자불상경 같은 장소로 전화하여 그 피해자에게 "미친년, 강도 같은 년, 매장될 줄 알아라."라는 등으로 폭언을 하면서 심한 욕설을 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4) 1999. 9. 1. 00:40경 그 피해자의 집 자동응답전화기에 "제가 가수 피고인이라는 사람인데 공소외이라는 분이 서울음반에 전화를 해 가지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던 사람인가, 피해자가 살인 청부교사범 맞아, 남의 작품을 빼앗아 간 여자, 피해자 도둑년하고 살면서, 미친년 정신 똑바로 차려."라는 욕설과 폭언을 수회에 걸쳐 녹음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5) 1999. 9. 2. 일시불상경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또라이년, 병신 같은 년, 뒷구녁으로 다니면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어, 사기꾼 같은 년, 강도년, 피해자 이 또라이년" 이라고 녹음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것이다.
나. 형법 제260조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며( 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153 판결참조),그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므로 신체의 청각기관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음향도 경우에 따라서는 유형력에 포함될 수 있다하겠다.
그런데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지만( 대법원 1956. 12. 12. 선고 4289형상297 판결, 1990. 2. 13. 선고 89도1406 판결등 참조),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전화기를 이용하여 전화하면서 고성을 내거나 그 전화 대화를 녹음 후 듣게 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방법으로 수화자의 청각기관을 자극하여 그 수화자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의 음향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여 "강도 같은 년, 표절가수다."라는 등의 폭언을 하면서 욕설을 한 행위 또는 그 전화녹음을 듣게 한 행위에 대하여 폭행죄의 성립을 인정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를 때, 사실심이 그 전화 대화를 폭행으로 단정하기 위하여는 사람의 청각기관이 통상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정도의 고음이나 성량에 의한 전화 대화였다는 특별한 사정을 밝혀내는 등의 심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전화 대화에 의한 음향의 정도나 사람의 청각기관이 고통을 느끼게 되는 음향의 정도에 대한 심리를 거치지 않은 단계에서 전화에 의한 대화 또는 그 대화의 녹음 재생에 의한 청취의 결과가 위에서 본 폭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한 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폭행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겠으며 그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중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2. 각 협박죄에 관하여
협박죄에 있어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해악의 발생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187 판결,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등 참조).
위의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과 대조하여 본즉,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각 협박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본 제1심판결을 원심이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증거법칙에 위반하였다는 등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사유 또는 협박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는 없다.
상고이유 중의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각 명예훼손죄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에 의하니, 이 사건 각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유죄로 증명되었다고 본 원심의 인정은 옳고 거기에 증거법칙에 위반한 잘못은 없다.
그리고 그 각 행위는 모두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으며, 한편 위와 같이 타인의 곡을 도용하고 표절하였다는 취지의 표현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고 인정되므로, 그 각 사실에 대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는 명예훼손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가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폭행죄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그 각 폭행죄와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서 하나의 형으로 처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
82,229 | 절도·횡령·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2도4940 | 2002-12-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22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협박의 실행의 착수가 야간에 이루어졌으나 해악의 고지가 피해자에게 도달하여 기수에 이른 시기가 주간인 경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이 규정하는 야간협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은 야간에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를 범한 때에는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이 제1조에서 집단적, 상습적 또는 야간에 폭력행위 등을 자행하는 자 등을 처벌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6조에서 위와 같은 야간 협박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으며,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의 미수범 처벌규정도 형법 제286조에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283조 제1항이 규정하는 범죄는 협박죄의 기수범이 야간이라는 시간적 제한 아래 이루어진 것을 말하므로,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해악의 고지가 피해자에게 도달하여 협박이 기수에 이른 시기가 야간에 해당하여야 하고, 실행의 착수가 야간에 이루어졌더라도 기수에 이른 시기가 주간인 경우에는 형법 제283조 제1항이 적용될 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참조조문】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1조
제2조 제1항
제2항
제6조
형법 제283조 제1항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정용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8. 28. 선고 2002노288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피고인이 2001. 8. 27. 23:30경 피해자 공소외 1의 지시에 따라 평창군 임야의 반환을 요구하려고 찾아온 공소외 2, 공소외 3에게, 소지하고 있던 주방용 칼을 꺼내 보이며 "공소외 1이 왔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내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3년 전부터 준비해 왔는데, ○○○○ 서류 3개 캐비닛 분량을 가지고 있다."라는 취지로 말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의 생명ㆍ신체ㆍ재산에 어떤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같은 달 30. 10:00경 ○○○○ 사무실에서 그와 같은 언동이 피해자 공소외 1에게 전달되게 함으로써 협박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에 대한 협박이 기수에 이른 시기는 주간이지만 실행의 착수가 야간에 이루어진 이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28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2.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은 야간에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를 범한 때에는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이 제1조에서 집단적, 상습적 또는 야간에 폭력행위 등을 자행하는 자 등을 처벌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6조에서 위와 같은 야간 협박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으며,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의 미수범 처벌규정도 형법 제286조에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283조 제1항이 규정하는 범죄는 협박죄의 기수범이 야간이라는 시간적 제한 아래 이루어진 것을 말하므로,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해악의 고지가 피해자에게 도달하여 협박이 기수에 이른 시기가 야간에 해당하여야 하고, 이 사건과 같이 실행의 착수가 야간에 이루어졌더라도 기수에 이른 시기가 주간인 경우에는 형법 제283조 제1항이 적용될 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다른 견해에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위 조항이 규정하는 야간 협박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고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 판시의 다른 죄와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
81,015 | 강간·절도 | 2001도4462 | 2001-10-3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01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강간죄에 있어서 폭행·협박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강간 및 절도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어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을 위반한 사실오인으로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강간 및 절도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어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을 위반한 사실오인으로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297조
[2]형법 제297조
제329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도259 판결(공1992, 1644),
대법원 1999. 4. 9. 선고 99도519 판결(공1999상, 950),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2608 판결(공1999하, 2275),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공2000하, 1695),
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1914 판결(공2000하, 2036),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5395 판결(공2001상, 818),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1도230 판결(공2001상, 130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조남돈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7. 27. 선고 2001노90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이 2000. 6. 5. 22:30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핑크장여관 806호실에서 컴퓨터 채팅으로 만난 피해자(당시 20세)를 자기의 집이라고 속여 위 여관방으로 데리고 온 다음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침대에 밀어 넘어뜨리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입을 막고 주먹으로 머리를 수회 때리며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2회 간음하여 강간하고, 같은 날 23:30경 위 여관방에서 피해자가 화장실에 간 틈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지갑에 있는 현금 23만 원을 가지고 나온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강간 및 절도죄로 처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도259 판결, 1999. 9. 21. 선고 99도2608 판결 등 참조).
나. 제1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및 검찰에서의 진술(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의 검찰 및 법정에서의 각 진술, 피고인과 피해자가 투숙한 핑크장여관의 종업원 A_01의 검찰에서의 진술,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여관으로 온 장창영의 법정진술, 실황조사서를 유죄의 증거로 들고 있고, 원심은 이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피해자의 원심에서의 진술을 추가하고 있는바, 이를 차례로 검토한다.
(1) 먼저 피고인은 경찰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성교를 맺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피해자와 합의하여 성관계를 맺은 것이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여 강간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의 진술 요지는, 사건 당일 21:00경 인터넷 채팅을 통하여 피해자와 금 40만 원을 주고 성관계를 맺기로 합의한 후, 22:00경 피해자가 지정한 커피숍에서 만나 근처에 있는 여관으로 들어가 성교를 하였고, 성관계를 맺은 후 피해자가 샤워를 하는 사이에 돈을 줄 마음이 없어져 탁자 위에 돈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 후 그대로 나왔다는 것으로 강간사실을 일관하여 부인하고 있을 뿐이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발생 장소인 핑크장여관의 종업원 A_01의 경찰진술(제1심의 검찰진술조서는 오기로 보인다)을 보면, 피고인이 6층 여관카운터에 숙박비를 내고 806호실 키를 받을 때 피해자는 피고인 옆에 그냥 서 있었고, 피해자와 피고인이 같이 걸어서 계단을 올라갔는데, 조금 있다가 담배를 갖다 달라는 주문을 받아 806호실에 담배 1갑을 넣어 주고 2,000원을 받아 오기까지 하였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었고, 다만 23:30경 806호실에서 남자가 뛰어나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비상계단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806호실로 인터폰을 하니 피해자가 아무 일 없다고 하여 그냥 있었는데, 그 후 다른 방을 청소하고 오니 카운터 여종업원으로부터 806호실 여자손님이 인터폰으로 지갑이 없어졌다고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후 피해자 혼자 한참 있다가 다른 남자가 와서 같이 나갔다는 것으로 그 진술 어디에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은 없다.
(3) 다음으로, 피해자의 연락을 받고 위 여관에 온 장창영의 법정진술을 보면, 피해자를 1999년 11월말경부터 3개월 간 태권도 지도를 한 사이인데, 사건 당일 밤 11시가 넘어 피해자로부터 강간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전화가 와서 여관으로 달려갔다는 것이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는 전화로 돈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만 하였지 강간을 당하였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다르게 진술하고 있으므로,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4) 마지막으로, 실황조사서에 관하여 보면, 이는 경찰관이 핑크장 여관의 위치와 구조를 조사한 것으로, 그 내용을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와 처음 만난 커피숍 근처에 핑크장여관이 있는 건물이 있으며, 여관은 건물 6-8층에 위치하고 있는 사실, 건물 외벽에 네온간판으로 "핑크장"이란 간판과 현관출입문에 "핑크장"이란 네온 입간판이 있는 사실, 일반인이라면 여관이라고 알 수 있는 통상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오히려 여관인 줄 모르고 따라 들어갔다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스럽게 하는 자료일 뿐이다.
(5) 결국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의 진술만이 남는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만나게 된 과정에 대하여, 사건 당일 21:00경 피씨(PC)방에서 피고인과 인터넷 채팅을 하였는데, 영어회화를 가르쳐 준다고 하여 배울 욕심에 피고인이 가르쳐 준 핸드폰 전화로 연락을 하여 같은 날 22:00경 피해자가 지정한 신사동 소재 커피숍에서 피고인을 만났다.
피고인과 같이 여관에 가게 된 과정에 대하여, 피고인과 커피숍에서 만나 20분간 이야기를 한 후, 피고인이 노래방에 가자고 하여 따라 나섰는데, 피고인이 어떤 건물 앞에 이르러 자신의 숙소라며 숙소에 짐과 책, 그리고 노래방 갈 돈이 있는데 가지고 나와야 되니까 잠시 올라갔다 나오자고 하여 여관인 줄 모르고 의심 없이 6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고, 피고인이 6층 카운터에 있는 아줌마에게 갖다 오더니 자신의 손을 잡고 계단을 통하여 8층 806호실로 데려갔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옆 거울을 보면서 머리손질을 하고 있어서 아줌마와 무슨 대화를 하였는지는 몰랐으며,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여관방에 들어가고 나서의 행적에 대하여, 방안에 들어가 피고인의 연락으로 종업원이 갖고 온 담배를 피우면서 살펴보니 숙소 같지 않아 그만 가자고 일어섰더니, 피고인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머리채를 잡아 당겨 침대에 밀어 넣더니 몸으로 가슴을 짓누르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으로 반항을 못하게 한 후 1회 강간하고 나서, 씻으라고 하여 화장실에 가서 양치질만 하고 있으니, 피고인이 자신을 다시 침대로 끌고 가서 다시 강간을 하였고, 다시 씻으라고 하여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있는데(이 부분은 검찰에서는 물만 틀어 놓고 울고 있었다고 진술하다가,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는 샤워를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전화벨소리가 울리는데도 피고인이 받는 기색이 없어 이상하여 나와 보니 피고인은 보이지 않아 전화를 받았더니, 종업원이 "같이 있던 남자가 밖으로 급히 뛰어 나갔는데 별일 없느냐"라고 물어 창피한 마음에 "괜찮아요"라고 대답한 후, 그 곳을 벗어나려고 옷을 입으려고 하는데 탁자 위에 자신의 지갑이 열린 채로 있고, 현금 23만 원이 없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거나, 강간당한 피해자의 행동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고, 객관적인 사실관계와도 어긋나는 등으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
(1) 우선 피고인이 채팅에서 만난 모르는 남자를 영어회화를 배울 욕심에 밤늦은 시간에 바로 만났다거나, 노래방에 같이 가면서 짐과 책 등을 가지러 숙소에 들어갔다 오자는 피고인 말을 믿고 의심 없이 따라 들어갔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거니와, 앞서 본 실황조사서의 기재와 같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여관임을 누구나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처음 만나는 남자의 숙소에 들어가면서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으므로 여관인 줄을 모르고 방안에까지 따라 들어갔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2) 방안에서의 행적에 대하여서도, 피해자 스스로 피고인의 연락으로 종업원이 갖고 온 담배를 나누어 핀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이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때린 시기에 관하여 옷을 벗기기 전에 때렸다고 진술하기도 하고, 바지를 벗긴 후 혹은 상·하의를 모두 벗긴 후 때렸다고도 하여 그 진술의 일관성이 없으며,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주먹으로 머리를 심하게 구타당하고, 가슴을 짓눌리는 등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할 정도로 폭행을 당하였다면 머리나 가슴부위 등에 상당한 정도의 상해를 입을 만한데 아무런 상해진단서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 다만 사건 직후 경찰에서는 머리가 조금 아프고 왼쪽 손목이 긁혔고, 손목이 아프다고 진술하다가, 원심에서는 그 이튿날 멍은 없었고 노랗게 된 상태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상해부위의 사진 등 이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3) 또한, 피해자가 성관계를 맺은 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가, 전화벨이 울리는 바람에 피고인이 먼저 여관을 나갔음을 확인하고서도 안부를 묻는 종업원의 전화에 오히려 괜찮다고 하였다는 피해자의 행동이나 태도는 강간당한 후의 것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만일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강간까지 당하였다면 당연히 도움을 청하였을 법한 데도 피해자는 그러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4) 그 후 피해자는 돈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후, 종업원에게 돈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만 하였고, 구원요청을 한 장영창에게도 강간당한 사실은 말하지 않고 피고인이 돈을 가져갔다는 이야기만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에, 장영창은 돈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강간당하였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여관에 달려 왔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5) 여기에다가, 피해자가 대학입시를 준비중이고, 지방에 홀로 사는 어머니로부터 생활비를 송금 받는다고 하면서도, 볼보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등 이에 어울리지 않는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피고인에게 강간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에 의문이 있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간부분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기록상 보이지 아니한다.
라. 사정이 이러하다면, 절도부분에 대하여서도 기록상 피해자가 여관 종업원에게 "피고인이 돈을 가져갔다."라고 이야기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 진술만으로 바로 피고인이 돈을 훔쳤다고는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맺기 전후의 사정 등을 좀더 자세히 심리하여 과연 피고인이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였는지, 그 내용과 정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지를 가린 후에 피고인이 돈을 훔쳐갔다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 또한 가려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진술만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단정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 |
81,970 | 상습사기 | 2002도3589 | 2002-09-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97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피해자로 하여금 사기도박에 참여하도록 유인하기 위하여 고액의 수표를 제시해 보인 경우, 이를 몰수할 수 있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피해자로 하여금 사기도박에 참여하도록 유인하기 위하여 고액의 수표를 제시해 보인 경우, 형법 제48조소정의 몰수가 임의적 몰수에 불과하여 법관의 자유재량에 맡겨져 있고, 위 수표가 직접적으로 도박자금으로 사용되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위 수표가 피해자로 하여금 사기도박에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이상, 이를 몰수할 수 있고, 그렇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극히 가혹한 결과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제347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관형 외 3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2. 6. 20. 선고 200 1노222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은, 제1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및 원심 공동피고인 1은 2001. 3. 9.경부터 같은 해 6. 29.경까지 피해자로부터 15회에 걸쳐 사기도박의 방법으로 금 1억 9,750여 만 원을 편취하였고, 공동피고인 1은 피해자나 피고인 등에게 도박자금을 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도금을 제공하고 사기도박을 통해 편취한 금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 사실, 공동피고인 1은 2001. 6. 28.경 사기도박 범행 도중 당일도 400여 만 원을 잃은 피해자에게 '내일 제대로 돈을 가지고 도박을 해보자'고 종용하여 다음날인 29일에도 피해자가 다시 도박에 가담하게 된 사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큰 도박을 종용한 28일에 피고인들로부터 압수한 8,000만 원권 자기앞수표 1장(증 제4호, 이하 '이 사건 수표'라고 한다)을 발행 받은 사실, 다음날인 같은 달 29일 피고인들과 피해자가 도박을 하기 위해 모여있던 사무실에서 공동피고인 1은 '은행에서 800만 원짜리 수표를 끊어야 되는데 잘못하여 8,000만 원짜리 수표를 끊어왔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면서 의도적으로 피해자가 보고 있는 상태에서 별다른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이 사건 수표를 피고인에게 건네주었고, 피고인은 이 사건 수표를 자신의 지갑에 넣어 둔 채로 피해자와 도박을 하던 중 경찰관에 의해 적발된 사실, 공동피고인 1은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수표를 건네준 후 도박 현장을 떠났다가 몇 시간 후인 16:05경 발행은행에 수표를 분실하였다는 이유로 지급정지를 신청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수표는 피해자에게 그 동안 사기도박을 통해 잃은 돈을 상기시키고, 도박을 통해 잃은 돈을 다시 따보려는 마음에 계속하여 도박에 관여하도록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발행 받은 것이고, 피해자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와 같은 의도로 이 사건 수표를 보여준 후 피고인으로 하여금 이를 소지한 채 도박을 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 및 공동피고인 1의 상습사기의 범행에 제공된 물건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수표는 공동피고인 1이 농협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발행 받은 것이다.'라는 피고인 및 공동피고인 1의 변명은, 농협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상환기일이 이 사건 수표의 발행일로부터 3 내지 5개월 이후인데도 이를 앞 당겨 상환하고자 한 동기와, 이 사건 수표의 발행이 피고인 및 공동피고인 1이 주장하는 목적이었더라면 온라인자동이체 등의 방법으로 금원을 이체하면 될 것인데도 자동이체 처리가 가능한 은행에서 위와 같은 간편한 방법을 마다한 채 분실의 위험이 있는 고액의 수표를 굳이 발행 받은 동기가 석연치 않은 점, 이 사건 수표를 피고인이 소지하게 된 경위 또한 석연치 않은 점, 공동피고인 1이 곧 이 사건 수표의 지급정지를 신청한 점에 비추어 믿지 아니한다고 배척하여, 이 사건 수표를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소정의 '범행에 제공된 물건'이라고 보고 이를 피고인 및 공동피고인 1 등으로부터 몰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그에 기초하여 이 사건 수표는 피해자로 하여금 도박에 참여하도록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으로서 피고인 및 공동피고인 1의 상습사기의 범행에 제공된 물건이라고 본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몰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형법 제48조소정의 몰수가 임의적 몰수에 불과하여 법관의 자유재량에 맡겨져 있고, 이 사건 수표가 직접적으로 도박자금으로 사용되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이 사건 수표가 피해자로 하여금 사기도박에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이상, 이를 몰수하는 것을 들어 피고인에게 극히 가혹한 결과가 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며,이와 같이 가혹한 결과가 되지 아니한다는 점을 원심이 판결 이유에서 설시하지 아니한 것이 어떠한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다.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
82,770 | 사기·공갈·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절도 | 2003도2252 | 2003-07-25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77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절취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기의 공소사실과 신용카드 절취 여부와 무관하게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사기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검사 주장의 범죄사실은 그 범죄행위의 내용 내지 태양에서 서로 달라 이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행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어, 공소장 변경 없이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타인의 명의를 빌려 예금계좌를 개설한 후, 통장과 도장은 명의인에게 보관시키고 자신은 위 계좌의 현금인출카드를 소지한 채, 명의인을 기망하여 위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하게 한 경우, 사기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1]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
[2] 절취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기의 공소사실과 신용카드 절취 여부와 무관하게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사기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검사 주장의 범죄사실은 그 범죄행위의 내용 내지 태양에서 서로 달라 이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행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어, 공소장 변경 없이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타인의 명의를 빌려 예금계좌를 개설한 후, 통장과 도장은 명의인에게 보관시키고 자신은 위 계좌의 현금인출카드를 소지한 채, 명의인을 기망하여 위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하게 한 경우, 자신은 통장의 현금인출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카드를 이용하여 차명계좌 통장으로부터 금원을 인출할 수 있었고, 명의인을 기망하여 위 통장으로 돈을 송금받은 이상, 이로써 송금받은 돈을 자신의 지배하에 두게 되어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고, 이후 편취금을 인출하지 않고 있던 중 명의인이 이를 인출하여 갔다 하더라도 이는 범죄성립 후의 사정일 뿐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2]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3]형법 제347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667 판결(공1999상, 927),
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도2530 판결(공1999하, 2545),
대법원 2000. 7. 28. 선고 98도4558 판결(공2000하, 1958),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5358 판결(공2001상, 693),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도970 판결(공2002상, 935),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공2002하, 2004),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공2003하, 157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정헌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3. 4. 15. 선고 2002노1241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 절취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기 및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는, 절취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위 신용카드를 절취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신용카드 사용 당시 신용카드 가맹점의 담당직원들에게 피고인이 틀림없이 카드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행세하거나 또는 함께 카드를 사용한 위 신용카드의 소유자인 피해자가 카드대금을 지급할 것인 양 행세하여 위 직원들을 기망하였으므로, 신용카드 절취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에 대하여 위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사기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할 것인바( 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667 판결등 참조), 절취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기의 이 사건 공소사실과 검사 주장의 위 범죄사실은 그 범죄행위의 내용 내지 태양에서 서로 달라 이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행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어, 공소장 변경 없이 검사 주장과 같은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범죄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도 없이 위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5,200만 원 사기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인정 사실에 기초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시 사기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사기의 범죄사실 중 피고인이 2002. 3. 7. 피해자로부터 차명계좌 통장으로 1,500만 원을 송금받은 점에 관하여,피해자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도장과 위 차명계좌 통장을 이용하여 2002. 3. 12. 위 송금된 금원을 인출하였다고 보여지나, 피고인은 위 통장의 현금인출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위 카드를 이용하여 위 차명계좌 통장으로부터 금원을 인출할 수 있었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통장으로 1,500만 원을 송금받은 이상, 이로써 피고인은 송금받은 1,500만 원을 자신의 지배하에 두게 되어 피고인의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고, 이후 피고인이 위 편취금을 인출하지 않고 있던 중 피해자가 이를 인출하여 갔다 하더라도 이는 범죄성립 후의 사정일 뿐 피고인의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에 사기죄의 기수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그 이유가 없다.
나. 공갈의 점에 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2. 3. 12.경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소재 피해자 공소외인의 집에서, 피해자에게 미리 소지하고 있던 맥가이버칼을 들이대면서 "코스닥에 투자를 해야겠으니 돈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아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면서 이에 불응하면 피해자 및 그녀 아들의 신체 등에 어떠한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1,500만 원을, 그 다음날 1,000만 원을 각 피고인 소유의 차명계좌인 피해자 명의의 예금통장으로 송금받고, 같은 해 3. 19.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 호텔 커피숍에서 1,000만 원을, 같은 해 3. 22. 같은 장소에서 4,000만 원을 각 교부받아 합계 7,500만 원을 갈취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2002. 2.경 우연히 알게 된 피고인이 자신은 앞으로 연예기획사를 설립할 예정이고 외화 1조 2천억 원을 유치하여 놓았는데, 현재 체류증이 없어 그 돈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 돈을 빌려주면 틀림없이 갚겠다고 거짓말하는 것에 속아 피고인에게 금원을 편취당하여 오다 피고인을 의심하게 되어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지하자,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로부터 7,500만 원을 갈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해자의 금원 송금 등이 피고인의 협박에 의한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2002. 3. 7. 1,500만 원을, 2002. 3. 12.경 1,500만 원을 위 차명계좌로 송금하였는데(피해자는 그 중 2002. 3. 12. 송금한 1,500만 원은 피고인의 협박에 의하여 갈취당한 금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 1,500만 원의 송금일과 같은 날인 3. 12. 위 차명계좌에서 3,000만 원이 인출되었고, 원심의 판단에 의하면 위 3,000만 원의 인출은 위 차명계좌의 통장과 도장을 소지하고 있던 피해자가 한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인바(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금원 인출자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의 협박에 외포당하여 2002. 3. 12. 1,500만 원을 차명계좌로 송금하였다면, 피해자가 송금 후 단시간 내에 그 외포상태에서 벗어날만한 사정이 없는 한 그가 갈취당한 위 금원을 같은 날 다시 인출한다는 것 자체가 경험칙에 비추어 선뜻 수긍이 가지 아니하고,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하여 피해자는 갈취당하였다는 위 1,500만 원을 다시 인출하여 간 사정에 관하여 소명을 하는 대신, 자신은 위 금원을 인출한 바가 없고 위 금원 인출이 피고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 다음날인 3. 13.과 3. 19. 및 3. 22.에도 자신은 계속하여 피고인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금원을 갈취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위 금원 인출이 피고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피해자가 위 금원을 인출하여 간 것이라면, 이와 같은 사정은 위 2002. 3. 12.자 금원 송금이 피고인의 협박에 외포당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서로 양립하기 힘든 것이라 할 것이어서, 위 금원 갈취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섣불리 믿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나머지 갈취의 점에 관한 피해자의 주장 또한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제1심법원이 채용한 증거들 중 신빙성이 없어 보이는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공갈의 점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나머지 사기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 |
80,715 | 살인(인정된 죄명 : 폭행치사) | 2001도1091 | 2001-06-29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71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살인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 폭행치사죄로 처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공소가 제기된 살인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그 증명이 없으나 폭행치사죄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도 살인죄의 구성요건이 반드시 폭행치사 사실을 포함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공소장의 변경 없이 폭행치사죄를 인정함은 결국 폭행치사죄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법원은 위와 같은 경우에 검사의 공소장변경 없이는 이를 폭행치사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 |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307조
형법 제13조
제250조 제1항
제262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도1489 판결(공1981, 1422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표재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2. 7. 선고 2000노254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및 살인죄에 있어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살인죄로 기소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과 피해자는 평소 절친하게 지내던 직장 동료로서 이 사건 해변으로 놀러와서 이틀 동안 연이어 지나치게 과음하는 바람에 피해자의 술주정으로 싸움이 벌어져 서로 폭행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고, 피고인에게 평소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며, 피고인이 술에 취해 피해자와 싸우던 중 모래사장에 엎어진 피해자의 뒷머리를 잠시 누르기는 하였으나 위 싸움의 과정에서 흉기를 사용하지는 아니하였고, 그다지 심한 방법으로 반복하여 폭행을 가한 것도 아니었으며,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의 뒷머리를 누를 당시 술에 만취한 데다가 순간적으로 격분한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인식까지 한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이 사건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범의가 있었던 것으로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에 어긋나 사실을 오인하거나 살인죄에 있어서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공소장변경의 요부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살인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그 증명이 없으나 폭행치사죄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도 살인죄의 구성요건이 반드시 폭행치사 사실을 포함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공소장의 변경 없이 폭행치사죄를 인정함은 결국 폭행치사죄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법원은 위와 같은 경우에 검사의 공소장변경 없이는 이를 폭행치사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할 것이다(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도1489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범의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살인죄에는 해당하지 아니하지만 폭행치사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점에 관하여 피고인 스스로도 자인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을 폭행치사죄로 인정하더라도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있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직권으로 검사의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피고인에 대하여 폭행치사죄를 유죄로 처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살인죄에 관한 것으로 폭행치사죄에 있어서의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에게 그 행위로 인한 사망이라는 결과의 예견가능성이 있었다는 요건에 관한 기재도 없어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기한 폭행치사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한 살인죄와의 사이에 공소사실의 동일성 또는 흡수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더구나 원심의 판시와 같이 피고인은 일관하여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서로 주먹다짐을 한 적은 있으나 위와 같이 술에 취해 잠시 기억을 상실하였다가 약간 정신을 차려 주위를 살펴보니 피해자의 상태가 예사롭지 아니하여 경찰에 신고하였더니 피해자가 질식사한 것으로 밝혀졌을 뿐이다."라고 진술하면서 공소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폭행치사죄, 특히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의 예견가능성까지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폭행치사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도 없다.
결국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에는 공소장 기재 범죄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 공소장변경의 요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윤재식 이규홍(주심) 손지열 |
82,183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폭행·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 | 2002도4586 | 2002-11-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183&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소정의 '위험한 물건'의 위험성 여부 판단 기준
[2] 실탄이 장전되지 아니한 공기총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서 말하는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이라 함은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총이나 칼과 같은 것은 물론, 그 밖의 물건이라도 사회통념상 이를 이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살상의 위험을 느낄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
[2] 피고인이 공기총에 실탄을 장전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범행 현장에서 공기총과 함께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고 피고인으로서는 언제든지 실탄을 장전하여 발사할 수도 있으므로 공기총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2]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도1046 판결(공1981, 14223),
대법원 1989. 12. 22. 선고 89도1570 판결(공1990, 424),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도2527 판결(공1992, 816),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도3411 판결(공1997상, 1021),
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597 판결(공1997하, 1961),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3421 판결(공1998상, 971),
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도4146 판결(공1999하, 255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정유 외 3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2. 8. 16. 선고 2002노84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서 말하는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이라 함은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총이나 칼과 같은 것은 물론, 그 밖의 물건이라도 사회통념상 이를 이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살상의 위험을 느낄 수 있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도2527 판결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피고인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공기총(구경 4.5㎜로 독일제인 다이아나 54이다)을 꺼내어 피해자를 향해 들이대고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 그 무렵 피고인은 위 승용차 트렁크에 공기총 실탄 474개를 위 공기총과 함께 보관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비록 피고인이 위 공기총에 실탄을 장전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범행 현장에서 공기총과 함께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고 피고인으로서는 언제든지 실탄을 장전하여 발사할 수도 있었던 것이므로 위 공기총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소정의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위의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의 주장과 같은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박재윤(주심) |
80,838 | 강도상해·준강도 | 2001도3447 | 2001-08-21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83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체포하려는 여러 명의 피해자에게 같은 기회에 폭행을 가하여 그 중 1인에게만 상해를 가한 경우, 그 죄수(=포괄하여 강도상해죄의 일죄) | 【판결요지】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체포하려는 여러 명의 피해자에게 같은 기회에 폭행을 가하여 그 중 1인에게만 상해를 가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포괄하여 하나의 강도상해죄만 성립한다. | 【참조조문】
형법 제37조
제335조
제337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66. 12. 6. 선고 66도1392 판결(집14-3, 형5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제환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 1. 6. 15. 선고 2001노256 판결
【주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한다. 제1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77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제1심은, 그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2001. 2. 2. 01:50경 대전 동구 삼성동 소재 평화빌라 내 지하주차장에서 A_01 소유의 대전 70가3937호 베스타 승합차의 조수석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공구함을 뒤지던 중 위 차에 설치된 도난경보장치의 경보음을 듣고 달려 온 A_01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절취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미수에 그친 후 A_01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전경찰서 소속 경장 공소외 1, 2가 자신을 붙잡으려고 하자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팔꿈치로 공소외 1의 얼굴을 1회 쳐 공소외 1을 폭행하고, 발로 공소외 2의 정강이를 1회 걷어 차 공소외 2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하퇴부좌상 등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심신미약 내지는 심신상실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기록상 피고인에 대한 체포과정에 위법사유가 있었음을 알아볼 자료는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도 정당하다.
그런데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공소외 1에 대하여는 준강도죄를, 공소외 2에 대하여는 강도상해죄의 죄책을 따로 인정한 후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고, 형이 더 무거운 강도상해죄에 경합범 가중을 하여 피고인을 처벌하고 있으며, 원심은 이를 유지하였다. 그러나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체포하려는 여러 명의 피해자에게 같은 기회에 폭행을 가하여 그 중 1인에게만 상해를 가하였다면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포괄하여 하나의 강도상해죄만 성립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66. 12. 6. 선고 66도1392 판결 참조),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위법을 면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91조, 제396조 제1항에 따라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기로 하되, 이 사건 소송기록에 의하여 이 법원이 판결하기에 충분하므로 직접 판결하기로 한다.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같은 법 제399조,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인용하고, 법률에 비추건대 피고인의 판시 행위는 포괄하여 형법 제337조에 해당하는바, 정해진 형 중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이는 심신미약자의 행위로서 형법 제10조 제2항,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감경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
80,434 | 횡령 | 2001도116 | 2001-03-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434&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원래의 공소사실과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 사이에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2]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 【판결요지】
[1] 피고인이 공소외인으로부터 피해자를 위한 합의금을 교부받아 보관 중 이를 횡령하였다는 원래의 공소사실과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임장 사본을 편취하였다는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 사이에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2]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의 사유로 공소장변경허가결정에 위법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장변경허가를 한 법원이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298조
[2]형사소송법 제298조 | 【참조판례】
[2]
대법원 1989. 1. 24. 선고 87도1978 판결(공1989, 32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12. 13. 선고 2000노292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원심은 검사가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였다가 공소장변경허가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으나, 원래의 공소사실과 추가한 공소사실 사이에는 동일성이 있으므로 공소장변경허가를 취소한 결정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1999. 6. 9. 판시 법무사사무실에서 공소외인으로부터 피해자를 위한 합의금 13,157,890원을 교부 받아 이를 보관 중, 1999년 6월말경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로부터 그 반환요구를 받고도 거부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고,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1999. 6. 7.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자와 관련된 수사사건에 관하여 진행사항을 알아 봐 줄 의사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다음 날 피해자로부터 위 수사사건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피고인에게 위임한다는 취지의 위임장을 팩스로 송부받아 위임장 사본 1매를 편취한 것이다."라는 것이어서, 위 각 공소사실은, 범행의 일시 및 장소가 서로 다르고, 그 수단, 방법, 범행의 목적물 등 범죄사실의 내용이나 행위도 별개이며, 행위의 태양이나 피해법익도 다를 뿐만 아니라 죄질에도 큰 차이가 있어, 원래의 횡령의 공소사실과 예비적으로 추가한 사기의 공소사실 사이에 그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의 사유로 공소장변경허가결정에 위법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장변경허가를 한 법원이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다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9. 1. 24. 선고 87도1978 판결),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을 취소한 원심의 결정에 소론과 같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
82,989 | 업무방해 | 2001도3429 | 2003-12-11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98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주체의 경영상 조치가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의 판단 기준
[3] 한국조폐공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주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2]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3] 한국조폐공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임금의 개선이라는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주된 목적은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조폐창 통폐합의 저지에 있다고 보아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20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제4조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31조
[2]형법 제20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제4조
제37조 제1항
[3]형법 제20조
제314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제4조
제37조 제1항 | 【참조판례】
[1][2][3]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공2002상, 1290)
[1]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도7225 판결(공2003하, 1798)
[2]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공1992, 927),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공1992, 1839),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공2001하, 1785) | 【피고인】 피고인 1 외 3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연수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1. 6. 8. 선고 2000노19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 1은 한국조폐공사(아래에서는 '공사'라고만 한다)의 노동조합(아래에서는 '노조'라고만 한다) 산하 (지부명 생략)지부의 지부장, 피고인 2는 같은 지부의 대의원, 피고인 3은 같은 지부의 쟁의부장, 피고인 4는 같은 지부의 사무장으로서
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8. 12. 17. 10:00경 공사의 (지부명 생략)에서 조합원들을 구내식당에 불러 모아 파업을 선동하고, 같은 날 10:30경 피고인 1이 은행권 생산라인의 지료 공급밸브를 폐쇄하여 약 1시간 30분 동안 용지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여 위력으로 위 조폐창의 업무를 방해하고,
나. 피고인 1은
(1) 같은 날 14:00경 위 조폐창의 조합원들로 하여금 작업에 임하지 아니하고 공사 정문 앞 집회에 참석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1999. 1. 8.까지 조합원들로 하여금 파업을 하고 각종 집회에 참석하게 함으로써 위력으로 위 조폐창의 업무를 방해하고,
(2) 다른 노조간부들과 공모하여 1998. 12. 18.부터 같은 달 26.까지 조합원들로 하여금 파업을 하고 공사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게 함으로써 위력으로 공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지부명 생략)의 지료 공급밸브를 폐쇄하여 위력으로 위 조폐창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쟁의행위와 관련된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의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1998. 2.경부터 시작된 노조와 공사 사이의 일련의 단체교섭 과정과 연결하여 파악할 때, 피고인들의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공사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시행하려는 옥천조폐창의 경산조폐창으로의 통폐합(아래에서는 '통폐합'이라고만 한다) 방침을 반대하려는 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임금의 개선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에 있었고, 노조가 통폐합 방침을 반대한 것은 경영상 불가피한 이유로 인한 해고의 경우 노조와 사전에 합의하도록 규정한 단체협약 제28조를 근거로 통폐합에 따른 해고를 반대하여 합의 거부의 의사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결국 피고인들의 위 부분 쟁의행위의 목적은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나아가 쟁의행위의 시기 및 절차, 수단 및 방법에도 위법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1심의 무죄판결을 유지하였다.
나. 그리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지부명 생략)의 지료 공급밸브를 폐쇄하여 위력으로 위 조폐창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은 (지부명 생략) 기계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파업을 시작하기 3시간 전에 지료 공급밸브를 막아 기계가동을 정지하기로 한 공사와의 사전 합의에 따라 지료 공급밸브를 폐쇄한 것이고, 단체협약 제140조의 대체근로금지 조항에 따라 기계의 가동이 대체근로자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죄로 인정된 나머지 쟁의행위와 마찬가지로 그 목적,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 쟁의행위의 수단 및 방법 등에 있어서 정당한 행위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한편,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정부 산하 기획예산위원회에서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998. 5.경 공사의 위 통폐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혁신안을 마련하자 공사는 인건비 50% 절감을 통하여 이를 막아보려고 기획예산위원회와 절충하는 한편, 노조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면서 공사의 임금삭감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였으나 노조는 여전히 공사가 수용할 수 없는 종전의 무리한 임금인상안만을 고집하는 한편, 1998. 7. 15.과 7. 16.에는 파업을 실시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최한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 집회에 참가하였고, 기획예산위원회가 결국 같은 해 8. 4. 통폐합을 2001.까지 완료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공사 구조조정안을 확정 발표하고 정부출자기관인 공사로서도 노조와의 임금협상 타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1998. 10. 2. 통폐합을 1999. 3.까지 조기완료하기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확정하자 이에 노조는 통폐합 실시 여부를 두고 공사와 교섭을 벌이다가 통폐합 저지를 내세워 1998. 12. 11. 쟁의행위에 돌입하였는데, 피고인들이 소속된 노조 부여지부는 노조 본부의 이러한 파업지침에 따라 1997. 12. 17.부터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쟁의행위에 돌입하였음을 알 수 있고, 노조 발행의 각종 유인물(노조속보 등)을 보면 공기업의 민영화 및 통폐합 등 구조조정 방침에 맞서 합법화된 테두리 안에서 쟁의행위를 하기 위하여 임금인상안을 내세웠음을 알 수 있으며, 피고인들도 수사기관에서 통폐합에 반대하는 노조 본부의 파업지침에 따라 그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쟁의행위에 돌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쟁의행위에 이르게 된 위와 같은 경위와 쟁의행위 당시의 상황 등을 종합하면, 적어도 공사의 통폐합 방침이 확정된 뒤에는 비록 임금의 개선이라는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통폐합의 저지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공사의 통폐합 방침이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결정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법리에 따라 피고인들의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공사와 노조가 체결하여 위 쟁의행위 당시 시행되던 단체협약 제28조 제3호에 "정리해고나 사업장조직 통폐합에 따른 직원의 해고시 노조와 사전에 합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나,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은 원래 사용자에게 있고, 위 단체협약 제21조에는 "공사의 조직개편 및 정원 변경시 조합과 사전에 성실히 협의한다."라고, 제22조 제1항에는 "공사는 합리적이며 공정한 인사제도를 확립·운영함으로써 직원의 인사관리에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인사결과에 대하여 조합이 이의가 있을 때에는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점 등 위 단체협약의 전체적인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 제28조 제3호 소정의 '합의'라는 용어는 공사와 노조의 합치된 의사에 따르게 함으로써 공사의 정리해고 내지 조직통폐합에 따른 조합원의 해고를 전반적으로 제한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 아니고, 이러한 해고에 있어 노조에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줌으로써 제시된 노조의 의견을 참고로 하게 하는 취지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공사는 수차 노조에 통폐합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며 그에 따른 직원의 해고문제를 협의하려고 노력하였으나 노조는 통폐합의 백지화만을 고집하면서 쟁의행위에 나아갔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 단체협약 제28조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도 없다( 위 대법원 99도5380 판결및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0도944 판결등 참조).
라. 또한, 기록에 의하면, 노조가 1994.경 (지부명 생략) 간부직원들과 사이에 기계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파업을 시작하기 3시간 전에 지료 공급밸브를 막아 기계가동을 정지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한 쟁의행위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단체협약 제104조에는 "공사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가 아닌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라고 규정되어 있어 당해 사업장의 비조합원이나 쟁의행위에 참여하지 아니하는 조합원의 대체근무마저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 없는데, 피고인들은 통폐합 저지를 주된 목적으로 한 정당성이 없는 파업을 준비하기 위하여 파업에 참여하지 아니하는 (지부명 생략) 직원들의 만류를 저지하면서 지료 공급밸브를 폐쇄하여 위 조폐창의 용지생산작업을 중단시켰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지부명 생략)의 지료 공급밸브를 폐쇄한 부분 쟁의행위는 나머지 쟁의행위와 마찬가지로 그 목적에 정당성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수단 및 방법의 측면에서도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의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 임금의 개선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는 결국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에 관한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해당한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박재윤(주심) |
80,708 | 업무방해 | 2000도2871 | 2001-06-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70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로 되기 위한 요건 및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 여부의 판단 기준
[2]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경우, 반드시 노동위원회의 조정결정 후에 쟁의행위를 하여야 절차상 정당한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로 되기 위하여는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고 그 절차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바,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
[2]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노동조합은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노동위원회가 반드시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하여야지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다. | 【참조조문】
[1]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제4조
제37조
형법 제20조
[2]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제37조
제45조
제54조
형법 제2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공1992, 927)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기덕 외 1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0. 6. 9. 선고 99노53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로 되기 위하여는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고 그 절차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바,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고(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참조), 한편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노동조합은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노동위원회가 반드시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하여야지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은 "전년 대비 6.6%∼9.0%의 임금인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약안의 체결, "정리해고시 노동조합과의 사전합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일정한 기금의 노사분담마련" 등을 내용으로 한 고용안정협약안의 체결, "인사징계위원회의 노사동수 구성, 노조활동보장, 산업안전장치제도 및 후생복지제도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단체협약안의 체결 등에 있고, 그 중 정리해고에 관한 사항은 여러 목적 가운데 주된 목적이 아니므로,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또한 이 사건 쟁의행위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친 뒤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절차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원심의 판단 역시 정당하며,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리고 원심의 위 판단이 정당한 이상 그에 부가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의 절차의 정당성에 관하여 한 판단의 당부는 판결에 영향이 없으므로 굳이 살펴볼 필요가 없어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유지담 박재윤 |
80,431 | 특수강도·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1도359 | 2001-03-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43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강도죄에 있어서 폭행·협박의 정도
[2] 공갈죄에 있어서의 폭행과 협박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강도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강도죄에 있어서 폭행과 협박의 정도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의 것이라야 한다.
[2] 공갈죄에 있어서의 폭행과 협박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강도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33조
[2]형법 제333조
제35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76. 8. 24. 선고 76도1932 판결(공1976, 9335),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2884 판결(공1993상, 118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찬주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12. 29. 선고 2000노244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제1심 및 원심 판단의 요지
제1심은, "피고인은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2000년 3월 초순경부터 4월 중순경까지 6회에 걸쳐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 공소외 1(남, 38세)에게 270만 원을 도박자금으로 빌려주었으나 이를 변제받지 못하자 평소 알고 지내던 제1심 공동피고인 3에게 부탁하여 피고인, 공소외 2 및 공소외 3 등을 소개받아 문제해결의 대가로 돈을 지급하기로 공모 공동하여, 2000. 5. 23. 12:30경 인천 동구 화수동에 있는 피해자의 동생 집 앞에서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고인과 위 공소외 3이 피해자의 허리를 잡고 미리 준비한 승합차에 강제로 태운 후 인천 부평동에 있는 부평공동묘지로 가면서 공소외 2는 피해자에게 '부평경찰서 형사인데 돈을 갚지 않았으니 같이 경찰서로 가자.'고 하고,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오늘 돈을 주지 않으면 풀어줄 수 없다.'는 등으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가 휴대전화로 자신의 고모인 공소외 4로 하여금 제1심 공동피고인 1의 농협통장으로 300만 원을 입금하게 하고, 이어 위 부평공동묘지에서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피해자에게 '당신을 찾는데 경비로 700만 원이 들어갔으니 700만 원을 더 주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여 피해자가 위 휴대전화로 위 공소외 4로 하여금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제1심 공동피고인 1의 통장에 입금을 하게 하는 등 피해자로부터 합계 금 1,000만 원을 강취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내세운 증거를 종합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은 제1심 공동피고인들과 공모 공동하여, 피해자가 기소중지되어 있는 약점을 알아채고 형사를 사칭, 피해자를 납치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빌려 준 도박자금을 강제로 회수하기로 결의하고, 미리 준비한 승합차를 타고 피해자의 거주지를 찾아가 대기하고 있다가 마침 그 곳에 나타난 피해자에게 '부평경찰서 형사인데 경찰서로 함께 가자.'고 요구하여 위 승합차에 태워 승합차 내부의 사방에서 몸을 밀착시켜 피해자를 꼼짝달싹하지 못하도록 한 다음,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여기에서 풀어줄 수 없다.'고 위협하면서 부평시 소재 부평공동묘지로 데려가서 협박을 계속하여 위 도박자금 및 기타 경비 회수 명목으로 2회에 걸쳐 금 1,000만 원을 입금받아 이를 빼앗은 사실, 피해자는 피고인 일행으로부터 구타와 같은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을 당하지는 아니하였지만 다른 사건으로 기소중지되어 있어 피고인 일행에 의하여 바로 경찰에 신병이 인계될 수 있는 약점이 있는데다가 위와 같이 승합차 내에서 꼼짝하지 못하도록 체포·감금되어 버리는 바람에 스스로 저항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피고인 일행의 피해자에 대한 위와 같은 유형력의 행사는 강도죄에서 말하는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협박'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강도죄에 있어서 폭행과 협박의 정도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의 것이라야 한다(대법원 1976. 8. 24. 선고 76도1932 판결, 1993. 3. 9. 선고 92도288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이 일어난 시각은 대낮이며(12:30경에서 14:23경 사이), 피고인 일행이 피해자를 데려 갔다는 공동묘지도 큰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거나 인적이 드물어 장소 자체에서 외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곳이라고는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인 일행은 공동묘지로 가는 도중 슈퍼마켓에 들러 피해자의 요구에 의하여 캔 맥주를 사 주었고, 휴대전화로 통장입금하라는 말을 듣고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기를 원하는 피해자 고모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모가 있는 장소까지 차를 몰고 가서 피해자와 고모를 대면시켜 주고 고모로부터 추가입금을 받았을 뿐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다음 그런 취지의 확인서까지 작성해 주었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일행이 피해자에게 어떠한 유형적인 물리력도 행사하지 아니하였음은 원심이 인정한 사실인바, 그렇다면 제1심과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 일행 4명이 피해자를 체포하여 승합차에 감금한 상태에서 경찰관을 사칭하면서 기소중지 상태의 피해자에 대하여 '경찰서로 가자.', '돈을 갚지 않으면 풀어줄 수 없다.' 또는 '돈을 더 주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등의 협박을 하였다는 정도만으로는, 공갈죄에 있어서의 폭행과 협박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다(경우에 따라 감금행위 자체를 강도의 수단인 폭행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에서의 감금행위가 위에서 말하는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강도죄에 있어서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
79,842 | 강도상해·특수절도·특수절도미수·도로교통법위반 | 2000도2704 | 2000-08-1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7984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소년법 제60조 제2항 소정의 '소년'인지 여부는 사실심 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소년법 제60조 제2항에서 소년이라 함은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소년법 제2조에서 말하는 소년을 의미하고, 소년법 제2조에서의 소년이라 함은 20세 미만자로서, 이는 심판의 조건이므로 범행시뿐만 아니라 심판시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소년법 제60조 제2항의 소년인지의 여부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심판시 즉 사실심 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 【참조조문】
소년법 제2조
제60조 제2항 | 【참조판례】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도2393 판결(공1992, 556),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241 판결(공1997상, 82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백양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5. 30. 선고 2000노20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심은 강도상해, 특수절도, 특수절도미수,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으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하여 그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후 형법 제53조에 의한 작량감경을 하여 그 형기의 범위 내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3년 6월, 벌금 150,000원의 형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이 심신미약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자, 원심은, 이 사건 각 범죄는 판결이 확정된 강도상해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형을 따로 정하여야 함에도 이를 간과하였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어 피고인이 1979. 9. 27.생 이어서 원심판결 선고시인 2000. 5. 30. 현재 이미 성년이 되었지만 소년법 제60조 제2항에 의한 감경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범행당시 피고인이 소년이었다고 하여 소년법 제2조, 제60조 제2항에 의한 감경을 하고, 다시 형법 제53조에 의한 작량감경을 하여 그 형기의 범위 내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 및 벌금 75,000원의 형을 선고하였다.
즉, 원심은, 소년법 제2조의 문언을 살펴볼 때, 이는 소년법상의 소년에 대하여 가능한 한 가장 간결한 문구를 사용하여 그 의의에 대하여만 정의하고 있을 뿐이고 그 이외에 다른 법적 효력이나 의미를 부여할 여지가 없는 것이고, 소년법 제2조의 규정만으로 위 조항이 심판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데다가 한편, 소년법상의 감경과 부정기형 제도 사이에 필연적 연관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따라서, 부정기형 선고의 기준시가 사실심판결 선고시이므로 소년법상 감경의 기준시도 사실심판결 선고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그 밖에 제1심판결 선고시에는 피고인이 소년이어서 제1심이 소년감경을 하였으나 항소심 판결선고시에는 피고인이 성년이 된 경우 '사실심선고시 기준설'에 의하면 소년법상의 감경을 할 수 없게 되어 구체적 타당성이 없으며, 사건처리기한의 제한이나 신속한 재판을 위한 법원의 노력만으로 위와 같은 불합리한 결과가 생기는 경우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법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위와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다면 법리해석의 당부를 떠나서라도 피고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가혹하기도 하고 납득할 수도 없는 결과이므로, 비록 피고인이 사실심 판결 선고시에는 성년이 되었다 할지라도 행위 당시 소년이었다면 소년법 제60조 제2항을 적용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소년법 제60조 제2항에서 소년이라 함은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소년법 제2조에서 말하는 소년을 의미하고, 소년법 제2조에서의 소년이라 함은 20세 미만자로서, 이는 심판의 조건이므로 범행시뿐만 아니라 심판시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소년법 제60조 제2항의 소년인지의 여부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심판시 즉 사실심 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로서(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241 판결, 1991. 12. 10. 선고 91도2393 판결 등 참조) 아직 그의 변경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그 판결 선고 당시 이미 성년이 된 피고인을 그가 범행시에 소년이었다고 하여 소년법 제60조 제2항에 의하여 법률상 감경을 한 조처는 소년법 제60조 제2항의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를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이용우 이강국 |
126,272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2도2243 | 2002-09-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2627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2]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근로자가 평소 출입이 허용되는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행위가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교섭태도와 교섭과정, 근로자의 쟁의행위의 목적과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받는 타격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만 사용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2]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평소 출입이 허용되는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행위가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 【참조조문】
[1]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6조
[2]형법 제319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6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다34331 판결(공2000하, 1493) | 【피고인】 피고인 외 11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선수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2. 4. 19. 선고 2001노100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교섭태도와 교섭과정, 근로자의 쟁의행위의 목적과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받는 타격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만 사용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될 수 있고(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다34331 판결참조),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평소 출입이 허용되는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행위가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그 판시와 같이 남서울대학교의 사무직 근로자로서 남서울대학교노동조합의 조합원인 피고인들이 쟁의행위를 하게 된 경위와 그 목적 및 방법, 그리고 쟁의행위에 참여한 조합원의 수가 소수이고 쟁의행위로 인하여 남서울대학교의 업무 수행에 특별한 지장이 초래될 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남서울대학교의 직장폐쇄는 피고인들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정당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남서울대학교 구내로서 특별히 일반 교직원들의 출입이 통제되지 아니한 주차장과 식당 또는 노동조합 사무실 등지에 출입한 행위가 주거침입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
82,724 | 강도상해 | 2003도2313 | 2003-07-11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724&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의 의미
[2] 강도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면,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강도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37조
[2]형법 제337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11. 4. 선고 94도1311 판결(공1994하, 3306),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도2673 판결(공1997상, 583),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도3099 판결(공2000상, 1096),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도5925 판결(공2002상, 509)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진희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4. 15. 선고 2002노3454 판결
【주문】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이유를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규정이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대법원 2003. 2. 20. 선고 2001도6138 전원합의체 판결등 참조).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도3099 판결, 2002. 1. 11. 선고 2001도5925 판결등 참조),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면,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4. 11. 4. 선고 94도1311 판결, 1996. 12. 23. 선고 96도2673 판결등 참조).
원심은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2002. 9. 15. 02:00경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고 강취한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수회 폭행하여 피해자의 얼굴과 팔다리 부분에 멍이 생긴 사실, 피해자는 간호사로서 이 사건 범행 다음날인 16. 직장이 휴무였으므로 출근하지 않았고 그 다음날인 같은 달 17.부터는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으며, 위 상처로 인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도 않았고, 같은 달 18.에는 몸 상태가 호전되어 진단서도 발급받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가 입은 상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고 나아가 그 회복을 위하여 치료행위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정도로서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
80,927 | 직무유기·공문서변조·변조공문서행사 | 2001도4091 | 2001-09-2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92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누락된 경우, 그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유무(소극)
[2]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의 정도
[3] 자백의 신빙성 유무의 판단 기준 |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57조 제1항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년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서명날인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 관하여 그 기재 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위 법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진술자인 피고인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다거나,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족할 뿐만 아니라,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
[3] 피고인의 제1심법정에서의 자백이 항소심에서의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증명력 내지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소정의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57조 제1항
제312조 제1항
[2]형사소송법 제310조
[3]형사소송법 제308조 | 【참조판례】
[2]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도2084 판결(공1998상, 17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공1998상, 1116),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도2890 판결(공1999상, 275),
대법원 1999. 3. 23. 선고 99도338 판결(공1999상, 810),
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도1858 판결(공1999하, 1988),
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214 판결(공2001상, 316)
[3]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120 판결(공1994상, 1035),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도1587 판결(공1995상, 1366),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도1957판결(공1995하, 3838),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공1998상, 1116),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공1999상, 322),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공2000상, 111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일신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동환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 1. 7. 9. 선고 2001노104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7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증거능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57조 제1항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년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서명날인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 관하여 그 기재 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위 법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진술자인 피고인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다거나,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에 관한 공소사실을 자백한 검사 작성의 제4회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506-513면)에는 진술자인 피고인과 참여자인 검찰주사보의 서명날인만이 되어 있을 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누락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는 공무원이 작성한 서류로서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피고인이 제1심법정에서 그 성립의 진정과 임의성을 인정하였으므로 그 증거능력이 곧바로 부인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그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한 공소범죄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사법경찰관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제1심 및 원심에서 사법경찰관(송용석)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수사기록 320-330면)는 증거로 제출되지 아니하여 그에 관한 증거조사를 실시하지도 아니하였고,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도 이를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거시하고 있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채증법칙 위배, 사실오인 및 심리미진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단, 위에서 거시한 증거능력 없는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제외함)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평소 글씨체와 다른 필체로 형사민원사무처리부의 기재 내용을 변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필적감정결과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의 기재 필적과 피고인의 평소 필적인 시필 필적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고 판명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를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원심이 피고인이 신청한 필적감정 신청내용 중 일부에 대한 감정을 실시하지 아니하였거나, 피고인의 필적과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의 필적에 관하여 재감정을 실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판결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족할 뿐만 아니라,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1심법정에서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한 사실, 이에 관하여 제출된 증거자료 중 형사민원사무처리부에 피고인이 변조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은 제1심에서 위 증거자료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는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 삼기에 족하다 할 것이고, 원심의 필적감정결과 피고인의 평소 필적과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에 기재된 필적이 서로 다른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하여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가 증거능력 또는 증명력이 없어 보강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를 증거로 채용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를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자백의 증명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의 제1심법정에서의 자백이 원심에서의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증명력 내지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소정의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법정에서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범죄사실을 자백하였다가 원심법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는바,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범행 당시 피고인은 자신에게 배당된 형사사건 중 여러 건을 기한 내에 처리하지 아니하고 계속 무단방치하고 있다가 사건관련 진정인들의 항의를 받는 등 궁지에 몰려 있 던 중 무단방치하고 있던 사건 중의 하나인 피의자 박용재 등에 대한 진정사건을 마치 다른 경찰서에 이송한 것처럼 형사민원사무처리부에 기재하였다는 제1심법정에서의 자백은 그 내용에 있어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달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검찰 수사 당시 자백을 하면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다는 등의 회유나 협박 등을 당하였다거나, 동료 경찰관들에게 피해를 주지 아니할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자백을 하였다는 등 그 자백을 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앞서 본 원심의 필적감정결과도 위 자백과 모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자백의 증명력이나 신빙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나머지 상고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원심판결 전체에 대하여 상고한다는 취지의 기재를 하였으나, 상고이유서에서는 앞서 본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상고이유를 제출하고 있을 뿐, 그 나머지 점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80조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할 것이나, 편의상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한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7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
82,485 | 배임미수 | 2002도7134 | 2003-03-25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48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부동산의 이중양도와 배임죄 실행의 착수 시기
[2]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부동산의 이중양도에 있어서 매도인이 제2차 매수인으로부터 계약금만을 지급받고 중도금을 수령한 바 없다면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이 제1차 매수인으로부터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의 금원을 교부받은 후 제2차 매수인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하고 계약금만을 지급받은 뒤 더 이상의 계약 이행에 나아가지 않았다면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2]형법 제355조 제2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3. 10. 11. 선고 83도2057 판결(공1983, 1683),
대법원 1984. 8. 21. 선고 84도691 판결(공1984, 158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02. 11. 27. 선고 2002노115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1996. 7. 1.경 이 사건 부동산을 피해자에게 금 6억 5,000만 원에 매도하기로 하면서 계약금과 중도금은 피해자가 위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는 돈으로 지급받고 잔금은 소유권이전등기 서류와 상환으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뒤, 같은 해 8. 1.경 피해자가 위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5억 7,000만 원을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교부받았으므로 피해자에게 잔금 수령과 동시에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주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같은 해 10. 21.경 공소외인에게 위 부동산을 7억 원에 매도하면서 즉석에서 계약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수령하고 추후 중도금과 잔금을 수령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기로 하여 위 부동산 시가 7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나 심오목과의 계약이 해제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것이라는 배임미수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차 매수인인 피해자로부터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의 금원을 교부받고 나서 제2차 매수인인 공소외인에게 위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하고 공소외인으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은 뒤 더 이상의 계약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부동산 이중양도에 있어서 매도인이 제2차 매수인으로부터 계약금만을 지급받고 중도금을 수령한 바 없다면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3. 10. 11. 선고 83도2057 판결, 1984. 8. 21. 선고 84도691 판결참조), 원심으로서는 과연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배임죄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제2차 매수인인 공소외인으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음으로써 배임죄의 실행착수에 이르렀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배임미수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의 실행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
191,909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배임·횡령)·업무상횡령 | 2003고합604 | 2004-02-11 | 서울중앙지방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항소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90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회사의 분식된 재무제표 제출행위와 이에 기한 금융기관의 대출행위 사이에 재물편취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2] 모기업이 충분한 담보나 손해보전방법을 확보하지 않은 채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한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3] 회사의 대표이사 등의 부외자금 조성을 통하여 회사의 자금을 유용함에 있어 그 부외자금의 조성이 단일한 범의하에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로 인한 피해법익이 동일한 경우, 이를 포괄하여 하나의 횡령죄로 의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금융기관들이 그 대출금 등의 회수가능성 및 여신한도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용도 평가가 필수적이라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진정하게 작성된 재무제표를 통한 재무상황의 분석이 불가결한 요소이고, 따라서 금융기관들이 해당 기업이 손실이 난 회사라는 사정을 알았다면 대출 및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거나 여신한도를 축소하여 대출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회계분식 및 그 분식된 재무제표의 제출행위와 금융기관의 대출 및 지급보증행위 사이에 사기죄에서 요구하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2] 모기업의 계열사 자금지원이 대기업의 오랜 관행으로 이어져 온 것으로 볼 수 있고, 또한 계열사와의 사이에 상호보증 내지 그로부터 부동산을 제공받아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서로 도움을 주는 등 공생하는 관계에서 모기업의 이익을 위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익은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충분한 담보나 손해보전방법을 확보하지 않은 채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한 이상 그 채권회수를 불가능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모기업에 손해를 입힐 수밖에 없으므로 법률상 당연히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3] 1개의 회사 내에서 이루어진 부외자금의 조성이 비록 그 조성 부서나 방법 및 태양 등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 조성 목적이 동일하고, 이를 하나의 단일회계로 통합·관리하여 왔으며, 그 사용처 또한 동일하다면, 이는 그 조성이 단일한 범의하에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로 인한 피해법익이 동일한 경우 이를 포괄하여 하나의 횡령죄로 의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 형법 제17조
제347조 제1항
[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3] 형법 제37조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 null | 【피고인】 A 외 2인
【검사】 소진
【변호인】 변호사 B 외 3인
【주문】
피고인 A를 징역 3년에, 피고인 C, D를 각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173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피고인 C, D에 대하여는 이 판결확정일부터 각 3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A는 주식회사{이하에서는 '주식회사'를 '(주)'로만 약칭한다} E의 대주주이자 1977. 11. 7.경부터 1996. 8. 25.경까지 (주)E의 회장(1977. 11. 7.경부터 1995. 11. 25.까지 대표이사로 등재) 겸 (주)E 및 (주)E가 대주주로 있던 (주)F 등 22개 계열사를 포함한 E 그룹의 회장으로서 위 회사들의 인사, 재무, 자금 등 경영에 관한 주요 정책을 최종 결정·집행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고,
피고인 C는 1989. 4. 1.부터 1996. 8. 25.까지 (주)E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총무, 경리, 공무, 자금 등 (주)E의 경영 전반에 관한 주요 정책을 결정·집행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며,
피고인 D는 1991. 12. 31.경부터 1996. 8. 25.까지 (주)E의 관리담당 이사로 근무하면서 (주)E의 총무, 경리, 공무, 자금 등 경영 전반에 관한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인바,
[E 그룹의 연혁 및 부실화 경위]
(주)E는 피고인 A가 1977. 11. 7. 대구에서 (주)G를 설립하고 1978. 9. 5.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 이후 1982. 3. 13. (주)E로 상호를 변경하였으며 1989. 7.경 상장된 다음, (주)F, (주)H, (주)I, (주)J, (주)K, (주)L, (주)M, (주)N 등 건설 및 유통 계열의 계열사를 설립, 인수함과 동시에 미국에 O 및 중국 상해에 P 등을 설립함으로써 1996년 말 현재 (주)E를 주력기업으로 국내 19개 및 해외 2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규모기업집단으로서,
1980년대 말 정부의 100만 호 신규주택 건설정책에 따라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급격히 성장하였으나, 향후 지방화시대에 대비, 지방 공사 수주의 원활화를 기한다는 명목으로 1도 1사의 원칙을 정하고 많은 계열사를 설립 또는 인수, 증자하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에 의존함으로써 1995. 2.경부터 시작된 덕산종합건설, 유원, 삼익, 우성건설 등 건설업체의 부도 이후 종금사들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자금사정이 어려워졌고, 특히 (주)E 및 계열사들이 공사한 주택, 아파트 등의 분양이 저조한 상태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영업이익으로는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1996년도 (주)E의 결산 결과 적자가 많이 발생하자 금융기관에서 신규자금을 빌려주지 않는 등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1996. 8. 19. 부도가 발생하고, 1997. 5. 19.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어 현재 회사정리절차 진행 중인 회사인바,
[(주)E의 회계분식에 따른 대출 사기]
1.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5. 2. 초순경 서울 영등포구 Q 소재 (주)E의 사무실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국내 건설경기 침체 및 차입금 과다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과중, 자생력 없는 계열사들에 대한 계속된 자금지원, 재고자산 과다 보유 등 부실요인이 가중되어 (주)E에 대한 199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수십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인 A는 피고인 C, D에게 당기순이익이 시현된 것처럼 결산, 공시하라고 지시를 하고, 피고인 D는 회계팀장인 R에게 회계분식을 지시하여 그로 하여금 당기 각 공사현장의 공사진행률을 과다하게 선인식함으로써 최소 14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과대계상하는 방법으로 마치 당기순이익이 136억 9,600만 원 상당 시현된 것처럼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1995. 3. 25. S신문에 그 재무제표를 공시하여 (주)E의 경영상태 및 재무구조가 양호한 것처럼 위장한 다음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및 회사채 발행에 대한 지급보증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신용대출과 관련하여》
가. 1995. 4. 13.경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10-1 소재 피해자 서울은행 국제금융부 사무실에서, 피고인들 등의 지시를 받은 (주)E의 자금부 직원으로 하여금 위 은행의 대출담당 직원에게 외화대출을 신청하면서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된 94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 위 재무제표에 기하여 평가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등급 등을 제출하도록 하여 이에 속은 위 은행으로부터 같은 날 7,696,000,000원(미화 10,000,000달러, 당시 환율 769.6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1 신용대출내역서 기재와 같이 그 때부터 1996. 3. 18.경까지 사이에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서울은행으로부터 합계 21,696,000,000원을, 피해자 대동은행으로부터 5,000,000,000원을 각 대출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각 편취하고,
《회사채 발행과 관련하여》
나. 1995. 8. 5. 서울 종로구 연지동 136-74 소재 피해자 대한보증보험(주) 본점 사무실에서, 피고인들 등의 지시를 받은 (주)E의 자금부 직원으로 하여금 위 회사의 회사채보증 담당자에게 (주)E의 제36회 공모보증회사채에 대한 지급보증을 의뢰하면서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된 94회계연도의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 위 재무제표에 기하여 평가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등급 등을 제출하도록 하여 이에 속은 위 대한보증보험(주)로 하여금 (주)E의 공모보증회사채 4,000,000,000원에 대한 보증채무 5,560,000,000원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다. 1995. 12. 22.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피해자 한국생명보험(주) 융자과 사무실에서, 피고인들 등의 지시를 받은 (주)E의 자금부 직원으로 하여금 위 회사의 회사채인수 담당자에게 (주)E의 제37회 무보증사모회사채의 인수를 의뢰하면서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된 94회계연도의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 위 재무제표에 기하여 평가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등급 등을 제출하도록 하여 이에 속은 위 한국생명보험(주)로부터 (주)E의 무보증사모회사채 인수대금 6,000,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고,
[(주)E의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 관련 업무상배임]
2.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주)E의 부실현황》
(주)E는 1990년대 초반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로 수도권 이외에서 신축한 아파트의 미분양분 증가, 1993년 12월에 착공한 일산 및 분당의 대단위 빌라 신축공사현장의 공기지연 및 관리비용의 증가 등으로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되었고, 한편 1990년을 전후하여 단기간에 16개의 계열사를 설립, 그 운영자금을 과다하게 지원함으로써 자금경색이 심화되어 오고 있었던바, 1994. 12. 말경 당해연도 경영실적 결산 결과 수십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음에도 약 1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시현된 것처럼 허위내용의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였고, 1995회계연도의 경우 690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으며, 1994회계연도의 경우 영업이익은 139억 원, 금융비용은 323억 원, 1995회계연도의 경우 영업이익은 (-)144억 원, 금융비용은 569억 원, 1996회계연도의 경우 영업이익은 (-)434억 원, 금융비용은 604억 원으로 나타나는 등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으며, 단기차입금 순증가액이 1994회계연도의 경우 932억 원, 1995회계연도의 경우 1,162억 원, 1996회계연도의 경우 1,053억 원으로 회사 재무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었으므로, 구조조정 등으로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 계열사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도 자력으로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계열사에 대하여는 더 이상의 지원을 즉시 중단하여야 할 상황이었고,
《계열사들의 부실현황》
(주)H의 경우 1995회계연도 자기자본이 (-)48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95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588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65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34억 원에 이르렀고, 1996회계연도의 경우 자기자본이 (-)120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82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495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82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4억 원에 이르는 등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었고,
(주)I의 경우 1995회계연도 자기자본이 (-)28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57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338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38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20억 원에 이르렀고, 1996회계연도의 경우 자기자본이 (-)82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54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279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42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10억 원에 이르는 등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주)J의 경우 1995회계연도 자기자본이 (-)10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33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541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55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33억 원에 이르렀고, 1996회계연도의 경우 자기자본이 (-)136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126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681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98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18억 원에 이르는 등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었고,
(주)K의 경우 1995회계연도 자기자본이 (-)47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79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297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41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56억 원에 이르렀고, 1996회계연도의 경우 자기자본이 (-)128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81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306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32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64억 원에 이르는 등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주)L의 경우 1995회계연도 자기자본이 (-)2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33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190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22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10억 원에 이르렀고, 1996회계연도의 경우 자기자본이 17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18억 원이었으며, 단기차입금이 250억 원,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27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9억 원에 이르는 등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등
위 5개 계열사 모두 재무구조가 지극히 취약해짐과 아울러 투자에 상응하는 이익을 거두지 못해 자력으로 흑자전환이 불가능한 상태로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어 자체적인 지급능력을 완전히 상실함은 물론 추가적인 외부 차입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계속적인 차입금 증가가 있을 경우 이를 자력으로 변제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는바,
《(주)E의 부실계열사 지원과정 및 지원내역》
(주)E의 임원들로서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는 물론, 자력으로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위 5개 계열사에 대한 더 이상의 지원을 즉시 중단하고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기울이도록 조치하거나 지원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5개 계열사가 장래 부도 위험에 직면할 경우, 별개의 법인체인 (주)E가 직접적인 재산상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연쇄적인 부도 위기를 맞을 수 있으므로 적어도 위 5개 계열사에 대하여 추가로 자금을 대여하는 등의 처분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고, 가사 추가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위 5개 계열사의 장래 사업전망, 변제능력, 정상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함은 물론 채권을 보전하기에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거나 위 계열사들이 부도나더라도 연쇄부도로는 이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여신규모를 조정하거나 그에 대한 손해보전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주)E의 재산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계열사 대표이사 등의 요청에 따라 계열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기로 마음먹고,
1996. 3. 27.경 위 (주)E 사무실에서, (주)E의 자금을 (주)H에게 대여하더라도 전혀 변제받을 가능성이 없어 (주)E의 재산에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추가적인 담보나 손해보전 방안을 강구하였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 (주)H에게 15,000,000,000원을 대여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2 계열사 부당지원 내역서 기재와 같이 1995. 8. 31.경부터 1996. 8. 일자불상경까지 사이에 (주)H에게 합계 31,078,685,407원을, (주)I에게 합계 10,007,522,400원을, (주)J에게 합계 16,124,455,110원을, (주)K에게 합계 31,704,162,188원을, (주)L에게 합계 15,400,000,000원을 각 대여하여 위 5개 계열사들로 하여금 위 각 대여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주)E에게 합계 104,314,825,105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부외자금 조성에 의한 업무상횡령]
3. 피고인들은 (주)E의 각 공사현장 노무비를 과대계상하거나 공사 자재 구입을 가장하여 회사자금을 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하여 사용하기로 공모하여,
1993. 7. 9.경 위 (주)E 사무실에서, 피고인 A는 피고인 D에게 부외자금을 조성할 것을 지시하고, 피고인 D는 자재관리부 이사인 T, 통합구매실장인 U에게 각 부외자금을 조성할 것을 지시하여, T 및 U로 하여금 같은 해 7. 6.자로 V로부터 철근을 구입하여 (주)E가 시공 중인 용인 수지 공사현장에 납품하는 것처럼 구매품의서, 세금계산서, 자재검수확인서 등을 각 허위로 작성한 다음 그 철근대금 지급 명목으로 42,284,000원의 회사자금을 인출하여 피고인 D에게 전달하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1996. 6. 11.경까지 사이에 별지 3 부외자금 조성내역서 기재와 같이 총 373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회사자금 10,215,801,029원을 인출하여 피고인 D가 보관하면서 그 때쯤 피고인 A와 피고인 C의 통제하에 피고인 A의 개인 증자대금, 현장 격려금 및 회사 임원들의 접대비, 판공비 등으로 사용하는 등 사적용도에 임의소비하여 이를 횡령하고,
[사주 특수관계인에 대한 급여 부당지급 관련 업무상횡령]
4. 피고인 A는 (주)E 및 그 계열사 등의 업무를 취급하지 아니하고 근무한 사실도 전혀 없는 자신의 친·인척들에게 해당 법인의 자금으로 매월 일정액을 월급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마음먹고,
{(주)W와 관련하여}
가. 1994. 1.경 피해자 (주)W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대표이사 및 급여지급 담당자 등에게 순차 지시하여, 위 회사에 근무한 적이 없는 자신의 아들 X를 위 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장부상 허위로 기재하고 1월분 급여 명목으로 735,000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1996. 8.경까지 사이에 별지 4 급여 부당지급 내역서 순번 1 내지 4 기재와 같이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친·인척인 X, Y, Z, AA에게 월급 등의 명목으로 합계 159,883,380원을 지급하여 이를 각 횡령하고,
《(주)E와 관련하여》
나. 1992. 9.경부터 1996. 8.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주)E 사무실에서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아버지인 AB에게 월급 등의 명목으로 합계 51,040,850원을 지급하여 이를 횡령하고,
《(주)F와 관련하여》
다. 1993. 3.경부터 1996. 8.경까지 사이에 별지 4 급여 부당지급내역서 순번 5 내지 7 기재와 같이 피해자 (주)F 사무실에서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친·인척인 AB, AC, X에게 월급 등의 명목으로 합계 433,043,700원을 지급하여 이를 각 횡령하고,
《J와 관련하여》
라. 1994. 10.경부터 1996. 8.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주)J 사무실에서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아들인 X에게 월급 등의 명목으로 합계 16,170,000원을 지급하여 이를 횡령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증인 R, AD, AE, AF, AG, AH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 D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및 피고인 A, C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AI, R, AJ, AK, AL, AM, AG, AD, AN, AO, AP, AQ, AR, AE,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 BF, BG, BH, BI, BJ, BK, BL, U, T, AH, BM, AF, BN, BO, BP, BQ, BR, BS, BT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1. 자금차입신청서 등 첨부보고(수사기록 제2권 제705 내지 852쪽, 이하 같은 수사기록으로서 쪽수만 표기한다), 분식회계에 의한 허위재무제표작성 관련 귀책사항조사보고서 및 이에 첨부된 분식회계일람표, 분식회계관련 수정재무제표 및 수정회계처리, 연도별 분식회계 집계표, (주)E의 분식회계 적출내용(제4권 제2 내지 119쪽), 제36, 37회차 각 회사채발행품의서, 이사회결의서, 사채보증보험약정서, 인수 및 매출계약서, 증권위원회보고서(제5권 제282 내지 327쪽), (주)E 계열사 대여금 부당지원 관련 귀책사항조사보고서 및 이에 첨부된 94, 95회계연도 (주)E 계열사들에 대한 대여금 현황, 대여금내역 및 대체전표 사본 등, 관계사 대여금 귀책대상자별 집계표, 계열사 유상증자 조사보고서, (주)E 계열사들의 유상증자 내역서, 증자대금 사용처 흐름도, 연도별 재무상황표(제6권 제453 내지 662쪽), 사주 특수관계인에 대한 급여 부당지급 관련 귀책사항조사보고서 및 이에 첨부된 각 확인서, 급여(상여금) 명세 및 내역 사본(제7권 제712 내지 778쪽), 자재구입을 빙자한 부외자금 조성 관련 각 조사보고서 및 이에 첨부된 부외자금 조성 확인 증빙 자료 및 계좌추적 증빙 자료(제9권 제1507쪽 내지 제16권 제4989쪽), 공판기록에 편철된 계열사 대여금 내역관련 보고서 및 이에 첨부된 관련 전표 사본 등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각 판시 제1의 가. 나. 다.의 각 사기의 점, 각 유기징역형 선택), 각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각 판시 제2의 업무상배임의 점, 각 유기징역형 선택), 각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제30조(각 판시 제3의 업무상횡령의 점, 각 유기징역형 선택)
피고인 A : 각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판시 제4의 가. 나. 다. 라.의 각 업무상횡령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7조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각 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2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피고인들 : 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각 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설시하는 유리한 정상 참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피고인 A : 형법 제57조
1. 집행유예
피고인 C, D : 각 형법 제62조 제1항(각 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설시하는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A, C의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A(이하 이 항에서는 '피고인'으로만 지칭한다)의 변호인들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가. 회계분식에 기한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1) 주장의 요지
첫째, 피고인은 상피고인 D, C 등으로부터 199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주)E(이하 'E'로만 표기한다)이 적자였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고, 따라서 이들에게 회계분식을 지시할 필요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를 지시한 사실도 없었으며, 둘째, E의 1994회계연도의 재무제표와 관련하여 그 분식의 규모를 산정함에 있어, 검사는 1994회계연도 당시 E가 시행하던 각 공사현장에 대한 공사예정원가에 관한 자료를 입수하지 못하자 위 각 공사가 준공된 시점인 1995회계연도 이후의 준공정산내역서상의 실행예산금액을 기준으로 1994회계연도의 공사진행률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분식의 규모를 산출하였는바, 이는 기업회계기준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방법으로는 E의 분식 여부를 확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도 특정할 수 없고, 셋째,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 및 지급보증은 그 기업의 재무제표만을 근거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매출규모, 장래 성장가능성 등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며, 더구나 이 사건 대출 및 지급보증의 경우 그 일부에 관하여 담보가 제공되었고 일부에 관하여 변제된 부분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회계분식과 대출 및 지급보증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은 회계분식으로 인한 사기죄의 죄책을 질 수 없다.
(2) 판 단
(가) 먼저 E가 1994회계연도 재무제표 작성시 적자를 흑자로 분식하였는지 여부 및 피고인이 이를 지시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① 앞에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면, 자체분양 및 외주 도급방식에 의한 일반주택 건축을 주력사업으로 하여왔던 E는 1980년대 말 정부의 100만 호 신규주택 건설정책에 따라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급격히 성장하였으나, 1990년대에 들어 인건비 및 건축자재비의 급등, 주택물량 과잉공급에 따른 미분양사태의 발생 및 동종업계의 경쟁심화 등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하였고, 그럼에도 향후 지방화시대에 대비 지방공사 수주의 원활을 기한다는 명목으로 1도 1사의 원칙을 정하고 무리한 계열사 설립 및 인수, 증자를 추진하다 보니 금융권차입은 점차 증대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1993. 말부터 시작된 일산 신도시 빌라 신축공사의 공사비가 예상보다 많이 소요되는 등 금융비용의 증가로 유동성 위기가 점차 심화되어 가고 있었던 사실, 또한 E는 문제가 된 이 사건 1994회계연도 바로 직후인 1995회계연도에 약 690억 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여 이를 흑자로 분식결산하려다가 담당 회계법인으로부터 제지 당하여 적자를 그대로 공시한 적이 있고, 1996회계연도에도 적자는 계속되어 금융기관에서의 신규차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1996. 8. 19. 부도에 이르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② 한편, 상피고인 D 및 R은 검찰 및 이 법원에서 일관되게 "199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적자로 나타나자 R이 상피고인 D에게 그 내용을 보고하고 위 D가 회장인 피고인 등에게 보고한 후 피고인으로부터 일정한 규모의 이익을 낸 것으로 결산하라는 지시를 받아 그에 따라 각 공사현장의 공사진행률을 선인식하는 방법으로 매출액을 늘려 당기순이익을 낸 것처럼 새로운 가결산서를 작성하여 피고인의 최종 결재를 받았다. 199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정확한 금액은 아니지만 분명히 몇 십억 원 수준의 적자가 난 것은 확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37억 원 상당의 당기순이익이 난 것으로 결산, 공시한 사실 또한 확실하다(수사기록 제1권 제256쪽)."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위 각 진술은 그 내용의 구체성이나 앞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진실성에 믿음이 가며 달리 위 각 진술이 허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충분하다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분식규모의 산출방법에 관한 위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검사가 제12회 공판기일에 이르러 E의 1994회계연도 분식규모에 관한 당초의 공소사실(1994회계연도 이후의 실행예산금액을 근거로 1994회계연도의 공사진행률을 산정한 후 당시의 적자규모를 산출하여 이를 자세히 특정하여 기재하였음)을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여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므로, 당초의 공소사실을 전제로 한 이 부분 변호인들의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기로 하되, 다만 변경된 이 부분 공소사실의 내용을 보면 "199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수십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상피고인 C, D에게 당기순이익이 시현된 것처럼 결산, 공시하라고 지시를 하고, 상피고인 D는 회계팀장인 R에게 회계분식을 지시하여 그로 하여금 당기 각 공사현장의 공사진행률을 과다하게 선인식함으로써 최소 14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과대계상하는 방법으로 마치 당기순이익이 136억 9,600만 원 상당 시현된 것처럼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였다."는 것으로 되어 있어, 분식의 규모 및 방법에 관하여 정확히 특정하여 기재하지 못한 면이 있기는 하나, 위 (가)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당시 가결산 결과 E가 적자였고 그에 따라 적자를 흑자로 분식하였다는 점은 명백히 인정되고, 또한 다음 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분식된 재무제표에 기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경우 재무제표의 제출과 대출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그 분식의 규모나 방법을 정확히 특정하여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정도의 사실관계의 적시로도 공소사실은 특정되었다 할 것이다.
(다) 나아가, 분식된 재무제표의 제출과 대출 등의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 금융기관들이 그 대출금 등의 회수가능성 및 여신한도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용도 평가가 필수적이라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진정하게 작성된 재무제표를 통한 재무상황의 분석이 불가결한 요소인 점, 따라서 피해 금융기관들이 E가 손실이 난 회사라는 사정을 알았다면 이 사건 각 대출 및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거나 여신한도를 축소하여 대출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각 피해 금융기관의 대출담당자의 진술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점(수사기록 제1권 제261, 362, 448, 501쪽), E가 적자를 그대로 공시한 1995회계연도에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더 이상의 신규 신용대출이 불가능하였던 점, 이 사건 대출 및 지급보증 당시 일부 담보가 제공되어 있기는 하나 대출금 전액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었고, 피해자 대동은행에 대한 50억 원의 대출금에 대하여는 E가 시공하는 위 피해 은행의 신축사옥에 대한 공사대금으로 상계하기로 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대출금에 대한 담보가 확보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점{뿐만 아니라, 분식된 재무제표를 제출하는 등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대출 등이 이루어진 이상 그로써 사기죄는 성립하는 것이고 그와 같은 대출 등에 별도의 담보를 제공하였다 하여 결론을 달리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도1408 판결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회계분식과 대출 및 지급보증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한편 차입한 대출금을 상환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범행 후의 정황에 관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러한 점만으로는 위와 같이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계열사 부당지원에 따른 배임의 점과 관련하여
(1) 주장의 요지
E가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계열사인 (주)H, (주)I, (주)J, (주)K, (주)L에게 자금을 대여한 것은 문민정부의 지방화 육성 정책에 따라 E가 이들 계열사를 통한 지방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일종의 영업정책의 일환으로 그 운전자금(대부분 토지구입을 위해 쓰여짐)을 대여한 것으로서, 이는 모두 E의 이익(지방에서의 건축물량 수주)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E는 위 운전자금대여의 대가로 위 계열사들로부터 부동산을 제공받고 이를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E의 운전자금으로 사용한 바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계열사 자금지원은 E와 계열사 간의 서로의 필요에 따른 대가관계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일방적으로 E에게 손해를 주고 계열사에게 이익만을 주었던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이 부분에 대하여 배임죄의 죄책을 질 수 없다.
(2) 판 단
살피건대,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그를 위하여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 등은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도1141 판결,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등 참조), 판시 범죄사실 제2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 A는 E의 대주주이자 E 그룹의 회장으로 E 및 그 계열사의 경영 전반에 관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를 사실상 지배하는 지위에 있던 사람이고, 피고인 C, D는 각 E의 대표이사 사장, 관리담당 이사의 지위에 있던 사람들인데, 자금을 대여하는 피해자 E는 위 각 대여행위 당시 영업수익 등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은행대출 등을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여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상대방인 (주)H, (주)I, (주)J, (주)K, (주)L 또한 부채비율이 높거나 적자상태가 지속되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들로서는 E의 자금을 위 각 회사에 대여하는 경우 그들 회사의 경영상황뿐만 아니라 재무상태도 검토하여 채권의 회수가능성에 대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하고, 그 판단 결과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여야 하는 등의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위 각 회사의 재무상태의 검토없이, 아무런 담보도 확보하지 아니한 채 계열사라는 이유로 만연히 대여행위로 나아갔으므로, 그러한 대여행위는 경영정책적 판단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E에 대한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또한 피고인들에게 그에 대한 인식이 있는 이상 배임의 고의도 인정된다 할 것이다.
물론, 이 사건 계열사 자금지원이 대기업의 오랜 관행으로 이어져 온 것으로 볼 수 있고, 또한 계열사와의 사이에 상호보증 내지 그로부터 부동산을 제공받아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서로 도움을 주는 등 공생하는 관계에서 모기업의 건축물량 수주를 위한 일종의 영업정책의 일환으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서, E의 이익을 위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그러한 이익은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피고인들이 충분한 담보나 손해보전방법을 확보하지 않은 채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한 이상 그 채권회수를 불가능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E에 손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계열사 자금지원 행위는 법률상 당연히 배임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부외자금 조성에 의한 횡령의 점과 관련하여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 각 부외자금 중 일부의 조성에 관여한 것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나, 위 각 부외자금 중 상당 부분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부분은 횡령액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한편 부외자금 조성으로 인한 횡령죄는 그 조성 목적과 태양에 따라 죄수를 달리 평가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에 있어서 2중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하도급 금액 중 일부를 부외자금으로 조성하였다는 부분(별지 3 부외자금 조성내역표 순번 365), E의 통합구매실에서 자재가공구매의 방법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하였다는 부분(같은 표 순번 1 내지 338), 공무부에서 노무비나 공사비 과대계상의 방법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하였다는 부분(같은 표 순번 339 내지 364, 366 내지 373)은 각 그 부외자금을 조성한 부서 및 조성의 목적, 태양 등을 달리하므로 각각 별도의 범죄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며, 따라서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에 의한 횡령의 점 중 상당 부분은 이 사건 공소제기 전인 2003. 5. 21.경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2) 판 단
(가) 먼저, 피고인 등이 조성한 부외자금의 규모에 대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① 우선, 공무부에서 조성한 35억 7,000만 원 상당의 부외자금(위 부외자금 조성내역표 순번 339 내지 373)에 대하여는 위 각 부외자금의 조성에 직접 관여한 회사 관계자들의 진술(수사기록 제2권 제939 내지 1166쪽, 각 해당 부외자금의 조성 경위에 관한 진술로서 그 내용이 구체적이다)을 종합할 때 그 범죄의 증명이 충분하다 할 것이고, ② 한편, 통합구매실에서 자재가공구매의 방법으로 조성한 부외자금(같은 표 순번 1 내지 338)에 대하여는 이를 총 취합하고 그 관리를 담당하였던 E의 자재관리부 직원 AH의 검찰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위 AH가 작성한 검수확인서(수사기록 제9 내지 16권에 첨부되어 있음)의 기재 등을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는데, 위 AH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작성한 검수확인서(원래 현장에 근무하는 자재관리부 직원들이 자필, 서명하여 작성하는 것이나, 부외자금 조성 목적으로 허위작성하는 경우에는 AH가 그들 명의로 대신 작성하였음)와 기타 전표 및 발주서 등을 면밀히 대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회에 걸친 확인작업을 통하여 이 사건 자재가공구매에 의한 부외자금의 액수를 확정하였는바, 비록 그 과정에 다소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오차의 범위는 수억 원을 넘지 아니할 것으로 보이고(제12회 공판기일에서의 AH의 법정진술 참조), 그 정도 범위 내의 오차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각 부외자금의 조성 목적 및 태양이 다르므로 그에 따라 각기 죄수를 달리 판단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각 부외자금은 모두 정상적인 회계절차가 아닌 비정상적인 회계절차를 통하여 조성된 것으로서 모두가 피고인 등을 포함하여 임직원들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조성된 것인 점, 위와 같이 조성된 부외자금은 모두 상피고인 D가 자금부 차장 AE 등을 통하여 이를 통합·관리하고 있었던 점, 위 부외자금은 E의 소유로서 원래 종합기획조정실 재무팀에서 단일회계로 통합·관리할 성질의 금원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부외자금은 비록 그 조성 방법 및 태양은 다르지만 그 조성 목적은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법익 또한 동일하며, 그 조성이 단일한 범의하에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를 포괄하여 하나의 횡령죄로 의율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친·인척에 대한 부당급여지급을 통한 횡령의 점과 관련하여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4항 기재 각 급여지급 당시 E 그룹의 대주주이자 회장의 지위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주)W, (주)F, (주)J 등 E의 계열사에는 모두 별도의 대표이사가 선임되어 있어 그들에 의하여 회사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이들 계열사의 운영자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할 뿐더러, 친·인척에 대한 급여지원은 피고인의 지시 없이 과거부터 회장에 대한 관행적인 예우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인과는 무관하고, 급여를 지급받은 사람 중 일부(AB, AC, X)는 실제로 각 회사를 위해 해당 업무에 종사하면서 근로를 제공하였고, 일부(AC, X, AA)는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이사로서 급여를 수령할 권리가 있어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두고 부당급여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은 이 부분에 대한 업무상횡령의 죄책도 질 수 없다.
(2) 판 단
살피건대, 앞에서 든 증거들, 특히 AF, BN, BO, BP, BQ, BR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각 급여지급 당시 피고인은 E의 대주주이자 E가 대주주로 있던 22개 계열사를 포함한 E그룹의 회장으로서 위 회사들의 인사, 재무, 자금 등 경영에 관한 주요정책을 최종 결정·집행하는 지위에 있었던 사실(E는 기획조정실을 통하여 각 계열사의 자금을 통제, 관리하였음), 위 (주)H 등을 포함한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는 모두 피고인에 의하여 고용된 경영인에 지나지 아니하여, 회사 명의로 자금을 집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룹 회장인 피고인의 의사와 지시에 따라 집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실(수사기록 제3권 제1359쪽), ② 이 사건 각 급여를 지급받은 X 등은 해당 회사들과 정식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기하여 계속적인 노무를 제공하거나 실질적으로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회사 업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고, 다만 피고인의 친·인척으로서 회사에 행사가 있을 경우 임원관계자로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거래처 납품시 외부에서 약간의 도움을 주는 정도로 회사를 도와주는 데 그친 사실, 한편 이들 중 일부는 해당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주)W의 X, AA, (주)F의 AC의 경우}, 그 등재의 주된 목적은 피고인의 친·인척인 이들에게 생활비 등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었던 사실(수사기록 제3권 제1382쪽), ③ 해당 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하였던 위 AF, BN, BP는 "회사에 근무하지도 않는 AB 등에 대한 급여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오너(회장인 피고인을 지칭)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되어 회사를 그만둘 생각이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사실(수사기록 제3권 제1367, 1368, 1384, 1386, 1416쪽)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친·인척에 대한 부당급여지급을 통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죄책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C의 변호인의 주장
가. 회계분식에 기한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1) 주장의 요지
피고인 C는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의 회계분식에 관하여 공식적인 보고를 받거나 이를 승낙한 사실이 없고, 나아가 위 범죄사실 기재의 대출 및 지급보증 당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위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인에게 위 대출 등의 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의 죄책을 지울 수 없다.
(2) 판 단
살피건대,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의 경리부 직원 R이 작성한 결산보고서의 결재라인은 재경담당 상무인 피고인 D를 거쳐 대표이사인 피고인 C, 회장인 피고인 A 순으로 순차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 점, 피고인 D는 검찰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199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를 부사장인 BU에게 보고하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장인 피고인 C와 회장인 피고인 A에게는 분명히 보고하였고, 따라서 피고인 C도 회계분식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1회계연도의 결산 결과 적자가 난 사실은 기업 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하부의 실무담당자가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이를 보고하지 아니하고 지나간다는 것은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일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C는 이 사건 회계분식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할 것이고, 나아가 위 피고인이 위와 같은 사정을 인식하고도 위 분식된 재무제표에 기한 대출 등의 행위에 결재 등을 통하여 관여한 이상 상피고인들과 이를 공모하였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며, 한편 분식된 재무제표를 제출하는 등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대출 등이 이루어진 이상 그와 같은 대출 등에 별도의 담보를 제공하였다 하여 사기죄의 성립을 방해하지 아니함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계열사 부당지원에 따른 배임의 점과 관련하여
(1) 주장의 요지
피고인 C는 E의 대표이사로서 오로지 위 회사의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지방계열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경영상의 판단하에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하게 된 것으로서, 위 피고인에게는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
(2) 판 단
살피건대, 위 1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록 위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고, 부실계열사에 대하여 아무런 담보나 변제계획 등의 확보 없이 만연히 거액의 운전자금을 대여하였다는 점에서 그 주된 의사는 위 계열사들의 이익을 위하고 E에는 손해를 입힌다는 점에 있었다 할 것이므로,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이 저지른 이 사건 분식회계에 기초한 대출 및 회사채보증 등의 사기 범행은 직접적으로는 각 피해 금융기관에게 수십,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인하여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고, 나아가 피고인들의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을 통한 무분별한 계열사 지원 또한 금융기관의 부실화에 기여하였으며, 피고인들은 약 100억 원대의 부외자금 조성을 통하여 회사 자금을 개인 돈처럼 함부로 사용하고, 피고인 A는 실제로 회사에 근무하지도 않는 위 피고인의 친·인척들에게 급료 명목으로 수 년간에 걸쳐 수억 원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수많은 이해관계인의 이해가 얽혀 있는 회사를 부실화시키는 등 피고인들이 저지른 이 사건 각 범행은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므로, 각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사건 분식회계에 기초한 편취액이 다른 대기업의 경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인 것으로 보이고, 편취액의 상당 부분이 상환되었으며, 일부 채무에 대하여는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되어 있었던 점, 계열사 지원의 경우 피해자인 E의 이익을 위하여 이루어진 면도 없지 않았던 점, 피고인들이 나름대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도 있는바, 이 모든 정상을 참작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되, 피고인 A의 경우 E그룹의 경영 전반에 최종적인 책임이 있는 최고경영자로서 이 사건 각 범행에서의 역할 및 가담정도가 다른 피고인들에 비해 중하다는 점에서 위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함과 아울러 위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여 재구금하기로 하고, 피고인 C, D에 대하여는 이 번에 한하여 각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승(재판장) 우관제 박민정 |
81,294 | 사기미수 | 2001도6669 | 2002-02-0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294&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이 임차건물에 거주하기는 하였으나 그의 처만이 전입신고를 마친 후에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기 위하여 임대차계약서상의 임차인 명의를 처로 변경하여 경매법원에 배당요구를 한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이 임차건물에 거주하기는 하였으나 그의 처만이 전입신고를 마친 후에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기 위하여 임대차계약서상의 임차인 명의를 처로 변경하여 경매법원에 배당요구를 한 경우, 실제의 임차인이 전세계약서상의 임차인 명의를 처의 명의로 변경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소액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 행사로서 배당금을 수령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어서, 경매법원이 실제의 임차인을 처로 오인하여 배당결정을 하였더라도 이로써 재물의 편취라는 결과의 발생은 불가능하다 할 것이고, 이러한 임차인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주택임대차보호법시행령 제3조
제4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 사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 1. 11. 16. 선고 2001노167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1997. 4. 8. 이 사건 건물 부분(이하 '위 건물'이라 한다)의 실질적 소유자인 공소외 1과 사이에 위 건물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3,000만 원, 존속기간 같은 달 11일부터 1999. 4. 11.까지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다음 가족들과 입주하였으나, 1997. 6. 5. 그 처인 공소외 2의 주민등록만 위 건물소재지로 전입신고하고, 피고인 및 그 자녀들의 주민등록은 피고인이 처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의 소재지인 광주 남구 (주소 생략)에 그대로 둔 사실, 그런데 공소외 1이 1997. 7. 16.경 위 건물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광주광역시 축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대출받은 합계 2억 3,000만 원을 상환하지 못함으로써 1998. 2. 13.경 광주지방법원 98타경7375호로 위 건물에 관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자, 이에 불안감을 느낀 피고인이 1998년 3월 초순경 공소외 1에게 공소외 2 명의로 전세계약서를 다시 작성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전세계약서를 다시 작성할 필요까지는 없다면서 직접 전세계약서 중 임차인란의 피고인 명의 부분을 지우고 공소외 2 명의로 변경한 사실, 이후 피고인이 1998. 3. 28. 위 변경된 전세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고, 같은 달 30일 위 경매법원에 위 변경된 전세계약서 등을 첨부하여 임대차보증금 3,000만 원의 배당을 요구한 사실, 그러자 위 경매법원은 1999. 7. 5. 공소외 2를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소액임차인으로 인정하여 공소외 2에게 광주광역시 축산업협동조합보다 우선하여 1,200만 원을 배당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에 의하면,피고인이 전세계약서상의 임차인 명의를 처인 공소외 2로 변경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소액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 행사로서 배당금을 수령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어서, 경매법원이 실제의 임차인을 공소외 2로 오인하여 배당결정을 하였더라도 이로써 재물의 편취라는 결과의 발생은 불가능하다 할 것이고,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불능미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윤재식 윤재식 |
80,428 |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의구성등) {예비적 죄명: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 2000도486 | 2001-03-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42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이 모두 유죄판결을 하였으나 상고심에서 그 중 일부가 파기환송된 경우, 환송 후 원심의 심판범위(=파기 부분) 및 그 경우 환송 후 원심이 파기환송된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면서 종전에 그 부분에 대한 형에 산입하였던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를 분리 확정된 다른 죄에 대한 형에 산입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컴퓨터 디스켓에 담긴 문건의 증거능력 | 【판결요지】
[1]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의 경우 확정판결 전·후의 각 죄는 각 별개로 심리·판단되고, 분리하여 확정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위 각 죄에 대하여 원심이 각 별개의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고를 하였는데, 대법원이 그 중 일부에 대한 상고만을 이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이를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 경우에는 위 상고가 기각된 유죄 부분은 분리·확정되고, 환송을 받은 원심의 심판범위는 위 파기된 부분에 한정된다. 그 경우 당초 환송 전 원심이 1심판결 선고전의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를 파기된 유죄부분에 대한 형에 산입하였으나, 환송 후의 절차에서 그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위 미결구금일수를 산입할 본형이 남아있지 않게 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이 판결 선고전 구금일수의 산입은 형의 선고와 동시에 판결로써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이를 이미 분리되어 확정된 위 유죄부분에 대한 형에 산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 컴퓨터 디스켓에 담긴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거나 또는 그 진술을 기재한 문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본문에 의하여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7조
제57조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
제364조
제397조
[2]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 【참조판례】
[2]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공1999하, 2140) | 【피고인】 피고인 1 외 3인
【상고인】 피고인 2및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부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문재인 외 5인
【환송판결】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8 판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0. 1. 13. 선고 99노897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한다.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의 경우 확정판결 전·후의 각 죄는 각 별개로 심리·판단되고, 분리하여 확정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위 각 죄에 대하여 원심이 각 별개의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고를 하였는데, 대법원이 그 중 일부에 대한 상고만을 이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이를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 경우에는 위 상고가 기각된 유죄 부분은 분리·확정되고, 환송을 받은 원심의 심판범위는 위 파기된 부분에 한정된다.
그 경우 당초 환송 전 원심이 1심판결 선고 전의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를 파기된 유죄부분에 대한 형에 산입하였으나, 환송 후의 절차에서 그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위 미결구금일수를 산입할 본형이 남아 있지 않게 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21조 제2항이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은 형의 선고와 동시에 판결로써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이를 이미 분리되어 확정된 위 유죄부분에 대한 형에 산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환송 후의 심판범위를 피고인 2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반국가단체가입죄 부분 및 예비적 공소사실인 이적단체가입죄 부분에 한정된다고 보고,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면서 별도로 1심판결 선고 전의 미결구금일수를 분리되어 확정된 종전의 형에 산입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 주장하는 바와 같이 환송 후 항소심의 심판의 범위 및 미결구금일수 산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한다.
가. 컴퓨터 디스켓에 담긴 문건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컴퓨터 디스켓에 담긴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거나 또는 그 진술을 기재한 문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본문에 의하여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판단은 대법원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압수된 컴퓨터 디스켓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을 유탈한 잘못이 없다.
논지는 이 사건 컴퓨터 디스켓에 담긴 문건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단서 또는 제314조, 제315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있다는 것이나, 위 문건들은 그 작성자조차가 명료하지 않은 것들로서 위 각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밖에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 중 일부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 및 대법원 환송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및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증거가치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윤재식 이규홍(주심) 손지열 |
67,135 | 사기 | 2003도1520 | 2003-09-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713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피고인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경우, 공소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한정 소극)
[2] 자백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판단 기준
[3]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는 진술을 피해자에게 피해를 변상하지 못한 입장에서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공소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없거나, 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null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308조
[2]형사소송법 제308조
[3]형사소송법 제308조 | 【참조판례】
[2]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공1999상, 322),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공2000상, 1118),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공2001하, 2408),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112 판결(공2001하, 2636),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1도2064 판결(공2002상, 922),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공2003상, 856),
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0도5442 판결(공2003하, 164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3. 2. 11. 선고 2002노308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A_01, A_02에 대한 각 사기의 점(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이라 한다)에 대하여, 피해자 A_01, A_02는 A_03, A_04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주택의 일부에 대한 임차인들로서 위 주택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자 함께 피고인을 고소하게 되었으나, 경찰에서 A_05과 대질하여 조사받으면서 A_01은 'A_05과의 사이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후에 피고인을 만났는데, 당시 피고인은 계약서 쓸 때 입회만 하였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A_02는 '계약 당시에는 피고인의 얼굴도 못 보았다가, 2000. 11. 28.경 위 주택에 대한 경매절차가 시작되면서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을 뿐, A_01, A_02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등을 살펴 보아도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에 관여한 정도나 행위분담의 정도 등을 엿볼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고, 비록 피고인이 제1심 법정에서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고 진술하였고, 검찰에서 피해자 A_03 등에 대한 사건과 함께 수사를 받으면서 결국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이 부분 범행만을 수사한 경찰에서는 피고인이 일관되게 그 범행을 부인하여왔고, A_05 역시 일관되게 피고인이 관여한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위와 같은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등은 손해를 본 A_01 등에게 피해를 변상치 못한 입장에서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의 진술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사기의 범행을 자백하는 취지로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는 진술이 피해자 A_01 등에게 피해를 변상하지 못한 입장에서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그 사기범행을 자백하는 취지로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경우, 사실심 법원으로서 그 진의가 의심된다면 피고인신문을 통하여 피고인의 진의를 확인하여야 할 것이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의로 피고인의 진술의 취지를 추단하여 공소사실을 자백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자백의 진술내용이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다른 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등을 고려하여 그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약 20년 가량 가구공장을 운영하다가 1993.경 부도를 내었고, 1996. 8.경부터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1979. 11. 15. 수원지방법원에서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1994. 11. 10. 같은 법원에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1996. 5. 13. 같은 법원 성남지원에서 유가증권위조 및 위조유가증권행사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인 사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하다가,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이르러서는 '공소사실 전부가 사실과 다름없다'고 진술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자백하였고,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도 재판장의 '피고인이 원심에서 진술한 내용은 사실과 다름이 없는가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예'라고 답변하였고, 국선변호인의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지요'라는 질문에도 '예'라고 답변한 사실, 또한 피고인은 원심 제3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변경된 공소사실로서 피고인을 신문함에 대하여 "변경된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고 대답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학력, 경력, 형사재판경험을 가진 피고인이 제1심 및 원심에서 수회에 걸쳐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하는 진술을 하였다면, 피고인의 제1심에서의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는 진술은 피해자 A_01 등에게 피해를 변상하지 못한 입장에서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나. 나아가, 위와 같은 원심 판단에는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은 신빙성이 없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그 자백의 신빙성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내용이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소정의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다가, 제1심 법정에서 이를 자백하고 검사가 제출한 모든 서류에 관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으며, 원심 법정에서도 이를 자백한 점, 피고인은 A_05의 사위로서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면서 이 사건 주택을 관리하고 이 사건 주택을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임대함에 있어서도 사전에 A_05과 피고인이 상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 A_01과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의 위 자백은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다고 보이고, 달리 자백을 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다고 볼 흔적도 엿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자백은 진실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신빙성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였고, 공범인 A_05 또한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는 진술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없다거나, 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의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는 자백의 해석 및 자백의 신빙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인바,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
127,009 | 사기미수·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 2001도5414 | 2004-01-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2700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허위의 채권을 양도한다는 취지의 공정증서를 작성하게 한 행위가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형법 제228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권리의무에 관한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장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 대하여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에 그 증명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한편 공증인법에 따르면 공증인은 당사자 기타 관계인의 촉탁에 의하여 법률행위 기타 사권에 관한 사실에 대한 공정증서의 작성 등을 처리함을 그 직무로 하고( 제2조), 공증인이 증서를 작성함에는 그 청취한 진술, 그 목도한 사실 기타 실험한 사실을 기록하고 또한, 그 실험의 방법을 기재하여야 하는바( 제34조), 공증인이 채권양도·양수인의 촉탁에 따라 그들의 진술을 청취하여 채권의 양도·양수가 진정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하고 채권양도의 법률행위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한 경우 그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사항은 채권양도의 법률행위가 진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일 뿐 그 공정증서가 나아가 양도되는 채권이 진정하게 존재한다는 사실까지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양도인이 허위의 채권에 관하여 그 정을 모르는 양수인과 실제로 채권양도의 법률행위를 한 이상, 공증인에게 그러한 채권양도의 법률행위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고, 따라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 【참조조문】
형법 제228조 제1항
공증인법 제2조
제34조 | 【참조판례】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2도638 판결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1. 9. 4. 선고 2001노264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 공소외 1이 허위로 작성하여 준 현금지불각서(아래에서는 '이 사건 각서'라고만 한다)에 기하여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각서의 허위의 채권을 양도함으로써 공소외 2로 하여금 공소외 1을 상대로 법원에 양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게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공소외 1에 대한 허위의 채권을 양도하여 공소외 2로 하여금 위와 같은 양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게 함으로써 법원을 기망하여 공소외 2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려다가 공소외 1이 응소하여 다투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사기미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한 판단
형법 제228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권리의무에 관한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장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 대하여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에 그 증명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2도638 판결참조),한편 공증인법에 따르면 공증인은 당사자 기타 관계인의 촉탁에 의하여 법률행위 기타 사권에 관한 사실에 대한 공정증서의 작성 등을 처리함을 그 직무로 하고( 제2조), 공증인이 증서를 작성함에는 그 청취한 진술, 그 목도한 사실 기타 실험한 사실을 기록하고 또한 그 실험의 방법을 기재하여야 하는바( 제34조), 공증인이 채권양도·양수인의 촉탁에 따라 그들의 진술을 청취하여 채권의 양도·양수가 진정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하고 채권양도의 법률행위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한 경우 그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사항은 채권양도의 법률행위가 진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일 뿐 그 공정증서가 나아가 양도되는 채권이 진정하게 존재한다는 사실까지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양도인이 허위의 채권에 관하여 그 정을 모르는 양수인과 실제로 채권양도의 법률행위를 한 이상, 공증인에게 그러한 채권양도의 법률행위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고, 따라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그 채권자인 공소외 2로부터 채무변제를 독촉받자, 사실은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피고인 소유의 임야를 매도하면서 공소외 1이 그 대금지급에 갈음하여 피고인이 위 임야를 담보로 다른 채권자로부터 차용한 원리금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하여 공소외 1로부터 매매대금을 더 받을 채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에게 임야 매매대금 잔금채무가 있다는 내용의 허위의 현금지불각서를 작성하여 주면 공소외 2에게 보여만 주겠다고 부탁하여 그와 같은 허위의 이 사건 각서를 작성받은 사실, 피고인은 허위의 이 사건 각서를 소지하고 있음을 기화로 공증인가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이 사건 각서의 허위의 채권을 공소외 2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공정증서(아래에서는 '이 사건 공정증서'라고만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그 공정증서에는 공증인이 당사자들의 촉탁에 따라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을 양도하는 법률행위에 관한 진술의 취지를 청취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고(제1조), 양도인은 채무자의 자력 등을 담보하며(제2조), 양수인이 채무자로부터 변제받지 못할 시에는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즉시 변제하되 변제를 지체할 시에는 강제집행을 승낙한다(제4, 5조)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사항은 공증인이 당사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부분 즉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을 양도하였다는 부분이고 피고인의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이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는 여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이 실제 공소외 2에게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을 양도하는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이상 이 사건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불실의 사실의 기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허위의 채권을 양도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정증서가 증명하는 것은 채권양도 사실뿐이고 피고인의 공소외 1에 대한 채권 자체의 존부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니어서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양도한 채권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정증서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한 이 사건 공정증서의 양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부수적인 약정들도 양도된 채권의 자체의 존부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 |
82,624 | 업무상횡령·무고·명예훼손·위증·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초·중등교육법위반·보조금의예산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사립학교법위반 | 2002도235 | 2003-05-3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624&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문서명의인의 추정적 승낙이 예상되는 경우 사문서변조죄의 성립 여부(소극)
[2] 학교법인 산하 대학교총장 등에 대한 형사재판의 변호사비용을 법인회계자금 및 교비회계자금에서 지출한 경우, 업무상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 【판결요지】
[1] 사문서의 위·변조죄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사문서를 작성·수정함에 있어 그 명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승낙이 있었다면 사문서의 위·변조죄에 해당하지 않고, 한편 행위 당시 명의자의 현실적인 승낙은 없었지만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명의자가 행위 당시 그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경우 역시 사문서의 위·변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가. 법인의 구성원은 적법한 방법으로 그 법인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므로, 법인의 구성원이 업무수행에 있어 관계 법령을 위반함으로써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그의 개인적인 변호사비용을 법인자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횡령에 해당하며, 그 변호사비용을 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관례라고 하여도 그러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만큼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보편화된 관례라고 할 수 없다.
나.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사립학교법 제29조및 같은법시행령에 의해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로 구분되고 학교회계 중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교비회계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자체로서 횡령죄가 성립한다. | 【참조조문】
[1]형법 제231조
[2]형법 제20조
제355조 제1항
제356조
사립학교법 제29조
사립학교법시행령 제13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3. 4. 12. 선고 83도328 판결(공1983, 860),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3101 판결(공1993상, 1186),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83 판결(공1998상, 937)
[2]
대법원 1990. 2. 23. 선고 89도2466 판결(공1990, 829),
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도1102 판결(공1990, 1632),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공2002하, 1448)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형선 외 3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01. 12. 28. 선고 2001노24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 중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1. 다. 및 피고인 1에 대한 3. 나. (2), (3) 변호사비용 지출에 의한 업무상횡령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교비회계 전출에 의한 사립학교법 위반의 점과 피고인 1의 초·중등교육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각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채무부담에 의한 사립학교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사립학교법 제73조가 학교법인에 있어서는 이사장만을 동법 제28조위반죄의 행위주체로 규정하고 있음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지만,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각 공소외 학교법인(이하 ' 공소외 학원'이라 한다)의 이사장인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위 법조 위반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공모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인들은 형법 제33조, 제30조에 의하여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은 공소외 학원의 이사 겸 공소외 학원이 설립한 제1대학교의 총장으로서 판시 행위로 인한 차입금 중 학교회계로 편입된 부분에 대하여 예산편성 및 집행을 하였으며 특히 일부의 채무부담행위에 있어서는 피고인 1 자신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를 공소외 학원에게 대여하였던 사실, 피고인 2는 공소외 학원의 법인사무국장 직을 떠난 1998. 3. 31. 이후에도 공소외 학원 소속 캠퍼스건설본부장으로 일하면서 공소외 1 이사장의 위임에 따라 이 건 채무부담행위의 실질적인 책임자로서 이를 주도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피고인 1이 교비회계자금 600만 원을 횡령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1이 교비회계자금에서 600만 원을 인출하여 자신에 대한 벌금을 납부하여 횡령한 사실을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처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피고인은 위 600만 원이 교비회계자금이 아닌 법인회계자금에서 인출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 600만 원이 법인회계자금이 아닌 교비회계자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단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자금이 교비회계에서 인출된 것인지 법인회계에서 인출된 것인지를 가려보지 아니한 채(만약 위 600만 원이 법인회계자금에서 인출된 것이라면 피고인 1은 법인회계자금의 업무상 보관자가 아니므로 법인회계자금의 업무상 보관자와의 공모관계가 인정되어야 횡령의 죄책을 물을 수 있을 터인데 검사는 피고인 1이 교비회계자금을 단독으로 횡령한 것으로 기소하였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피고인 2의 사문서 변조 및 변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2가 공소외 2로 하여금 공소외 학원과 각 건설회사들 사이에서 정당하게 작성된 공사계약 15장의 도급인란에 임의로 총장 피고인 1의 고무인을 찍은 다음 그 옆에 총장직인을 날인케 하여 위 공사계약서들을 변조하고, 교육부 감사반 직원에게 이를 제시하여 행사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사문서변조 및 변조사문서행사죄로 의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사문서의 위·변조죄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사문서를 작성·수정함에 있어 그 명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승낙이 있었다면 사문서의 위·변조죄에 해당하지 않고(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83 판결등 참조), 한편행위 당시 명의자의 현실적인 승낙은 없었지만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명의자가 행위 당시 그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경우 역시 사문서의 위·변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3101 판결참조).
기록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 문서는 공소외 학원이 공사업자들과 1997. 2.경부터 1999.까지 체결한 제1대학교 건물 신축관련 공사계약서들로서 공소외 학원 및 제1대학교는 원래 대학교건물 관련 건설공사는 제1대학교 총장인 피고인 1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여 그 공사비도 제1대학교의 교비회계에서 지출하였는데, 공소외 학원의 설립자로서 전 이사장인 공소외 3이 공소외 학원의 반환을 요구하면서 분규를 일으키고 그의 친인척을 중심으로 그를 추종하는 제1대학교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가 위 건물신축 관련 행정업무에 차질이 생기자 공소외 학원 측에서는 원활한 공사시행을 위하여 법인소속의 캠퍼스 건설본부를 설치한 후 피고인 2를 건설본부장으로 하여 건설공사를 진행하였고 공소사실 기재 계약서들은 그 이후 체결된 공사계약에 관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경위로 제1대학교 총장이 아닌 공소외 학원 명의로 작성되었던 사실, 그러나 제1대학교는 계약서 작성명의인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교비회계에서 공사비를 지출한 사실(검사가 이를 사립학교법 위반죄로 기소하였으나 원심이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가 상고이유에서 이 점을 다투지 않고 있다), 공사업자들 중 일부는 자신이 공사하던 도중 공소외 학원 및 제1대학교측 직원들과 사이에서 제1대학교가 공사를 맡긴 것으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고 공사를 시행하였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공사업자들은 제1대학교를 공급받는 자로 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고 제1대학교로부터 공사대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된 공사계약서의 명의인인 공소외 학원은 물론 대부분의 공사수급인들은 위와 같은 과정에서 제1대학교 총장인 피고인 1이 공사계약상 도급인의 지위를 병존적으로 인수하는 것을 승낙함으로써 계약서의 계약명의인란에 피고인 1을 추가하는 것 역시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러하지 아니한 공사수급인들의 경우에도 적어도 공소외 학원측으로부터 공사계약서란의 명의인 추가 요청을 받았더라면 당연히 이를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할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문제된 공사계약서의 명의인들이 모두 위와 같은 합의를 하고 공사를 시행한 후 제1대학교를 공급받는 자로 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는지 여부와 위 합의에 관여하지 아니한 공사수급인들이 있다면 그들이 공사계약서란의 명의인 추가 요청을 받았을 경우 당연히 이를 승낙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심리한 후 사문서변조죄의 성립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유죄를 인정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 위배 및 사문서변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 보조금의예산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이 상고장에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도 아니하였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무죄 부분 중 판시 3. 나. (1)의 변호사비용지출 및 판시 4. 가.의 벌금 납부에 의한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하여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판결 무죄 부분 중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1. 다. 및 피고인 1에 대한 3. 나. (2), (3)의 변호사비용지출에 의한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변호사비용의 지출이 공소외 학원 및 제1대학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거나 그 업무수행에 필요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우선 법인회계자금에서 변호사비용을 지출한 부분{판시 1. 다. (1), 3. 나. (2), (3)}에 관하여 살펴보면법인의 구성원은 적법한 방법으로 그 법인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므로, 법인의 구성원이 업무수행에 있어 관계 법령을 위반함으로써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그의 개인적인 변호사비용을 법인자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횡령에 해당하며, 그 변호사비용을 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관례라고 하여도 그러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만큼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보편화된 관례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0. 2. 23. 선고 89도2466 판결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학원의 설립자인 공소외 3이 이사장직을 사임한 후 공소외 학원을 되찾겠다면서 공소외 학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그를 추종하는 직원들이 노동쟁의를 일으킴으로써 공소외 학원 및 제1대학교가 심각한 분규에 시달리게 되자, 피고인 1이 이에 대항하여 공소외 3이 공소외 학원의 법인회계자금 중 95억여 원을 횡령하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쟁의기간 중 다른 운전기사를 채용하고 제1대학교 소속 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체납함으로 인하여 명예훼손죄 및 노동쟁의조정법위반 등으로 기소된 결과 벌금 및 선고유예의 판결이 각 선고되어 확정되었고 이 부분 변호사비용은 위 형사사건들을 위한 것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이 부분 변호사비용은 피고인 1이 공소외 학원 및 제1대학교의 분규 와중에서 제1대학교 총장의 업무수행 중 관계 법령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받게 된 형사재판을 위한 것으로서, 그 변호사비용은 법인회계자금에서 지출할 수 없는 것이라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피고인이 법인의 이사장인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그 변호사비용을 법인자금에서 인출하여 지출하였다면 이는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
다음 교비회계자금에서 변호사비용을 지출한 부분 {1. 다. (2), (3)}에 관하여 살펴보면,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사립학교법 제29조및 같은법시행령에 의해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로 구분되고 학교회계 중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교비회계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자체로서 횡령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참조), 피고인들이 교비회계자금에서 변호사비용을 지출한 행위는 그 자체로서 업무상 횡령죄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업무상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인 1의 무고 및 피고인 2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위증의 점에 대하여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심판결의 나머지 무죄 부분 및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상고장에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도 아니하였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피고인 1에 대한 교비회계자금 600만 원의 업무상횡령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사문서변조 및 변조사문서행사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들의 상고와,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1. 다. 및 피고인 1에 대한 3. 나. (2), (3) 변호사비용지출에 의한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는 각 이유 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는바, 이는 원심판결의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 전부와 무죄 부분 중 앞서 본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이는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고현철 |
81,096 | 살인·살인미수·사기·사기미수 | 2001도4392 | 2001-11-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09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간접증거의 증명력
[2]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피해자들을 살해한 것으로서 살인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3] 원심의 편취미수 금액의 오인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보험금을 수령하여 자신의 경제적 곤란을 해결하고 신변을 정리하는 한편, 그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을 승용차에 태운 후에 고의로 승용차를 저수지에 추락시켜 피해자들을 사망하게 한 것으로서 살인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3] 원심의 편취미수 금액의 오인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308조
[2]형법 제13조
제250조
[3]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도3327 판결(공1993상, 1333),
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공1994하, 2695),
대법원 1995. 5. 9. 선고 95도535 판결(공1995상, 2146),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도974 판결(공1997하, 2754),
대법원 1998. 11. 13. 선고 96도1783 판결(공1998하, 2908),
대법원 1999. 10. 22. 선고 99도3273 판결(공1999하, 2457),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공2000상, 890),
대법원 2000. 10. 24. 선고 2000도3307 판결(공2000하, 2473),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2524 판결(공2001상, 79)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허정훈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 1. 7. 27. 선고 2000노71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살인·살인미수의 점에 대하여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10. 22. 선고 99도3273 판결, 2000. 10. 24. 선고 2000도3307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의 불륜관계 및 이로 인한 가정의 파탄, 피고인의 채무규모와 경제적인 어려움,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2일 내지 5일 전에 종전에 가입한 보험의 기본계약을 변경하고 실효된 보험을 부활시키는 한편 피해자인 자녀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4개의 보험에 가입한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 공소외 2 사이의 건물 신축공사를 둘러싼 다툼,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당일의 행적(피해자인 자녀들과 조카들을 승용차에 태우고 다닌 경위, 이 사건 범행 현장인 저수지 주변의 도로를 수차 왕복하면서 피해자 공소외 2를 승용차의 조수석에 동승시킨 경위 등),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도로와 저수지의 상태, 이 사건 승용차가 저수지로 추락하기 직전의 상황, 위 승용차가 추락한 경위와 흔적, 피고인의 이 사건 사고 직후 및 그 이후의 행적 등에 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의 운전 부주의로 승용차가 저수지에 추락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피해자인 자녀들을 살해하고 보험금을 수령하여 자신의 경제적 곤란을 해결하고 신변을 정리하는 한편, 그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보험의 피보험자인 자녀들 외에 조카들과 피해자 공소외 2를 승용차에 태운 후에 고의로 승용차를 저수지에 추락시켜 피해자들을 사망하게 한 것으로서 피해자들에 대한 살인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사기·사기미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채택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제2항 별지 범죄일람표 제4항 기재의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가입한 무배당퍼펙트Ⅱ교통상해보험(피보험자 공소외 4· 공소외 5)에 관한 편취미수 보험금액이 각 1억 5천만 원, 합계 3억 원이라는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위 보험의 보험사고가 휴일의 자동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인 경우에는 그 보험금이 피보험자 1인당 1억 5천만 원이나 이 사건과 같이 평일의 자동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는 피보험자 1인당 8천만 원, 합계 1억 6천만 원인 사실을 알 수 있어, 피고인이 편취하려 한 보험금액은 합계 1억 6천만 원이 되어야 함에도 원심이 그 보험금액을 위와 같이 인정한 잘못이 있으나, 이 부분 범행은 사기미수죄로서 위 보험금액이 바로 피해액이 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 부분 범죄와 나머지 살인죄 등은 실체적 경합범으로 인정되고 원심이 그 경합범 처리를 함에 있어서 형이 가장 무거운 살인죄에 정한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터이므로 원심이 위와 같이 편취미수 보험금액을 잘못 인정한 것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없어 이 점을 들어 원심판결을 파기할 이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3.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살인 및 살인미수의 범행이 주로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저급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범행으로 말미암아 나이 어린 피고인의 자녀 2명과 그의 조카 2명이 희생되었으며 무고한 노인마저 희생될 뻔하였던 점, 피고인이 범행 후 자식 등을 살해한 부모로서 참회하기는커녕 범행일로부터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보험금을 빨리 타기 위하여 보험회사 직원에게 여러 차례 독촉하는 등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장과정, 성행, 가정환경, 경력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을 선고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 |
71,594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사기미수·위증·무고 | 2001노688 | 2002-03-21 | 광주고등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상고기각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71594&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의 담보권자가 정산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담보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채권자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부동산에 가등기를 경료하였다가 그 후 변제기까지 변제를 받지 못하게 되어 그 가등기에 기하여 소유권이전의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 피해자와 사이에 피해자가 변제기에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위 부동산의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채권자에게 귀속된다는 명시적 특약이 없는 한, 그 본등기는 정산절차가 필요한 이른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라고 할 것이므로, 채권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정산절차를 거치기 이전에 제3자에게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를 설정한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55조 제2항
민법 제372조
가등기담보등에관한법률 제1조
제2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다38113 판결(공1995상, 1416),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1900 판결(공1996하, 2625),
대법원 1996. 11. 15. 선고 96다31116 판결(공1997상, 9)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항소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이원배 외 1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1. 11. 22. 선고 2000고합490, 2000고합498, 2001고합244 판결
【대법원판결】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170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1년 6월에, 피고인 2를 판시 제1의 가, 나 죄에 대하여 징역 1년 4월에, 판시 제3의 죄에 대하여 징역 2월에 각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80일을 피고인 1에 대한 위 형에 산입한다.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들의 배임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제1항의 배임의 점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제1항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소정의 배임죄로 의율하였으니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였으며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
① 피고인 1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피해자 공소외 1 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가 없었다.
②피해자가 광주지방법원 96머19652 사해행위취소등 사건의 조정조항 내용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나머지 채무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이행기가 도래하여 피고인 1은 이 사건 부동산의 환가를 위하여 본등기를 경료함으로써 확정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므로 위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의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가 아니어서 그 후 피고인 2에게 가등기를 설정한 행위는 배임죄가 되지 아니한다.
③ 피고인 1은 담보목적물인 이 사건 부동산을 환가하기 위하여 자신이 피고인 2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금 2억 3천만 원의 채무 원리금을 포함하여 금 4억 원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고 가등기를 설정해 준 것으로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환원받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가등기를 설정한 것이 아니며, 나아가 위 가등기 설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피고인 1에 대한 피담보채무는 위 매매대금만큼 감소하고 피고인 1의 나머지 채무는 무담보가 된 것이므로 피고인 1은 이 사건 부동산 가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수 없다.
④가사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고 피고인 2 명의의 가등기를 경료한 것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 해도 이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이고 손해 발행의 위험이 없어 배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⑤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하고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 형법 제16조소정의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
(나) 피고인들의 사기미수에 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제2항의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제2항의 공소사실을 소송사기미수의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였으며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
① 피고인 1은 조정조항에 의한 양도담보의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공소외 2 명의의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를 경료하면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믿고 토지인도소송을 제기한 것이므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이 없었다.
② 피고인 1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담보권의 실행을 위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를 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이익을 편취하려는 범의가 없었다.
③피고인들의 행위는 사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위법성도 없음은 물론 형법 제16조소정의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
(다) 피고인 1의 위증에 관하여
피고인 1의 증언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기억에 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피고인의 증언이 위증이라고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위증의 범의에 관한 심리미진과 위증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라) 피고인 2의 위증에 관하여
① 위 피고인은 2000. 1. 18. 광주고등법원 법정에서 증언할 당시 변한규가 1991. 7. 26. 소를 제기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위 피고인의 증언 내용은 자신의 기억에 반한 허위의 공술이 아니고, ② 위 피고인의 위증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피고인의 위증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 1은 피해자로부터 채권을 변제받지 못한 점을 비롯하여,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피고인들의 전과, 피해자와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볼 때,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의 항소이유
(1) 사실오인
피고인 1은 차용금증서의 변조자가 공소외 1이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참고인들의 진술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를 미진하게 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이 사건 범행의 동기, 피해액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에 대한 유죄부분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본등기를 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여 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채권자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부동산에 가등기를 경료하였다가 그 후 변제기까지 변제를 받지 못하게 되어 그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의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는 당사자들 사이에 채무자가 변제기에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채권채무관계는 소멸하고 부동산의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채권자에게 귀속된다는 명시의 특약이 없는 한, 그 본등기도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경료된 것으로서 정산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이른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채무의 변제기가 도과된 후라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하여 정산절차를 마치기 전에는 채무자는 언제든지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에게 가등기 및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며, 양도담보권자가 변제기 후에 담보권실행을 위하여 담보물을 정당한 가격으로 타에 처분하거나 자기가 그 소유권을 인수하려면 그 대금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원리금을 충당하고 잔액이 있으면 이를 채무자에게 반환하는 등의 정산을 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직 그 피담보채권이 소멸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다38113 판결, 1996. 7. 30. 선고 95다11900 판결등 참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공소외 2 명의의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는 정산절차가 필요한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라 할 것이고, 피해자와 사이에 피해자가 변제기에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귀속된다는 명시적 특약이 없는 이 건에 있어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정산절차를 거치기 이전에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를 설정한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가등기를 경료함으로써 피고인 1이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 우 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채권자는 담보권을 실행하여 정산절차를 거치기 전에는 채무자가 그 채무를 변제하면 그 등기를 환원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 1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정산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 2에게 가등기를 설정하여 주었다면 그 담보가치 상당의 실해가 발생할 위험을 초래한 것이 되어 배임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9도1309 판결등 참조),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이 사건 가등기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므로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배임죄에 있어서 배임행위는 법률상 유효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므로, 비록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가등기설정 행위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법률상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법률착오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이 사건 배임 및 사기미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5)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공소외 1 등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환원받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위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인 2 명의의 가등기를 경료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 피고인 1은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가 없었고,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이 없었으며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이익을 편취한다는 범의가 없었다는 주장,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게 당시 이 사건 배임의 범의 및 손해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토지인도소송의 제기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 및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이익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은 물론, 이 사건 배임 및 소송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6) 피고인 1, 피고인 2의 위증에 대하여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각 위증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인 1 작성의 1992. 4. 17.자 차용금증서 하단에 ' 공소외 3 귀하'라는 문구를 기재한 사람이 공소외 4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선일인영필적지문감정원 작성의 필적감정서 사본의 증거능력을 배척하고, 증인 공소외 3, 공소외 4의 각 법정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사법경찰관 작성의 공소외 4에 대한 진술조서 사본의 각 진술기재, 제3회 및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각 진술기재, 증인 진명수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문서사진과 문서감정실 감정인 진명수 작성의 필적감정서 사본의 기재 등은 공소외 3과 공소외 4의 경찰에서의 진술이 서로 다르고, 그 후 공소외 3의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이 바뀐 점, 증인 최미숙은 원심법정에서 1999. 3. 24. 그의 남편 고만곤으로부터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한 점, 고만곤도 경찰에서 1997. 3. 26. 송종원 법무사사무실에서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하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한 점, 고부곤도 광주고등법원 98나7116 대여금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공소외 1로부터 그가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점, 서울인영필적감정원 감정인 한승희 작성의 감정서, 중앙인영필적감정원 감정인 고원배 작성의 감정서, 한국인작가협회 감정인 김춘두 작성의 감정서 등의 기재에 의하면 위 문구의 기재는 공소외 1의 필적과 유사하다고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려워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②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사법경찰관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사본의 각 진술기재, 사법경찰관 작성의 공소외 4에 대한 진술조서 사본의 진술기재, 각 재항고기록 사본, 각 불기소장표지 및 불기소이유서 사본, 불기소·기소중지 사건기록 사본, 각 고소장 사본, 사법경찰관 작성의 의견서 사본의 기재를 종합하여, 피고인 1은 공소외 1 및 고인곤이 1997. 2. 28.까지 5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같은 해 3. 5.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본등기를 경료하고 같은 달 6. 피고인 2에게 가등기를 경료하였으며,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2는 같은 달 14. 공소외 1을 상대로 토지인도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 공소외 1은 같은 달 22. 피고인 1, 공소외 2를 위하여 금 1,075,972,603원을 공탁하였고, 피고인 1은 같은 달 31. 위 공탁금 중 공소외 3, 고만곤 등에 의하여 가압류된 금액을 제외한 금 740,086,302원을 출급한 사실, 피고인 1은 같은 해 5. 6. 공소외 3이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동인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였다가 수사과정에서 공소외 4가 자신이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진술하여 공소외 3은 검사로부터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받고, 항고 및 재항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된 사실, 피고인 1은 1998. 9. 2. 공소외 4가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동인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고, 1999. 1. 26. 다시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동인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였으며 각 그 수사과정에서 고만곤이 위 문구를 기재한 사람은 공소외 1이라고 진술한 사실, 고부곤은 같은 해 10. 2. 광주고등법원 98나7116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증언한 사실, 피고인 1은 2000. 2. 7.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고소를 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은 이 사건 고소 당시 공소외 1이 위 문구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무고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 부분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심리미진 및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직권판단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 공판기록에 편철된 광주고등검찰청 검찰주사보 김영수 작성의 확정일자 확인결과보고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2는 1997. 9. 1. 광주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아 위 명령이 1997. 9. 11.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 2의 판시 제1의 가, 나 죄는 약식명령이 확정된 위 죄와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위 제1의 가, 나 각 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따로 형을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간과한 채 피고인 2의 원심 판시 각 죄 모두를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전체에 대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한 위법이 있고, 또한 원심은 피고인들의 배임의 점, 사기미수의 점 및 위증의 점을 각 유죄로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의 위 각 죄 상호간에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그 중 형이 가장 무거운 배임에 기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경합범 가중을 한 후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하였는바, 위 배임의 점에 적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되어 있어 여기에 경합범 가중을 할 경우에는 선고형의 단기가 3년 미만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위와 같은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첫머리 부분 제2행의 " 피고인 2는" 다음의 "노래연습장업에 종사하는 자인바"를 "1997. 9. 1. 광주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위 명령이 1997. 9. 11. 확정된 자인바"로 고치고, 증거의 요지 마지막 행 "확인결과보고" 다음에 "검찰주사보 김영수 작성의 확정일자 확인결과보고"를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0조(배임의 점), 형법 제352조, 제347조 제1항, 제30조(사기미수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152조 제1항(위증의 점, 피고인 1의 위증의 점은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처리
각 형법 제37조후단, 제39조 제1항( 피고인 1의 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판시 첫머리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상호간, 피고인 2의 판시 제1의 가, 나 죄와 약식명령이 확정된 판시 첫머리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상호간)
1. 경합범 가중
각 형법 제37조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피고인 1에 대하여는 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가중, 피고인 2의 판시 제1의 가, 나 죄에 대하여는 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가중)
1. 작량감경
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피고인들은 실형 및 동종 전과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제반 경위 등 참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피고인 1)
형법 제57조
1. 피고인 2에 대한 양형
피고인 2에 대한 판시 제1의 가, 나 죄에 대한 선고형은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징역 1년 6월 아래로 내려갈 수 없으나, 한편 판시 첫머리의 전과로 인하여 판시 제3의 죄에 대하여 따로 형을 정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하여 징역 2월을 선고하는 이상, 위 피고인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사소송법 제368조소정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판시 제1의 가, 나의 죄에 대하여는 징역 1년 4월의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박삼봉(재판장) 강신중 방승만 |
229,301 | 사기 | 2000도1660 | 2000-06-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930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항소심 판결에서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법령의 적용을 인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하고, 같은 법 제369조는 '항소법원의 재판서에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재하여야 하며 원심판결에 기재한 사실과 증거를 인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므로, 항소심 판결에서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범죄될 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인용할 수 있으나 법령의 적용은 인용할 수 없다. |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제364조
제369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선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00. 3. 30. 선고 99노2792 판결
【주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재판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변호인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에게는 기망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기망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인은 이 사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고서도 적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나, 원심은 직권으로 제1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항소를 하지 아니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실오인 및 채증법칙 위반을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의 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여전히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그 이유에서 집행유예에 관한 부분을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법령의 적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하고, 같은 법 제369조는 '항소법원의 재판서에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재하여야 하며 원심판결에 기재한 사실과 증거를 인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므로, 항소심 판결에서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범죄될 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인용할 수 있으나 법령의 적용은 인용할 수 없다할 것이어서, 원심판결 이유 중 위와 같이 법령의 적용을 인용한 부분은 법률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아무런 효력이 없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집행유예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법령의 적용을 전혀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유지될 수 없어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바, 이 사건은 소송기록과 원심에 이르기까지 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에 의하여 당원이 직접 판결을 하기로 한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고도 적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별다른 전과가 없고 제1심판결 선고 후에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제1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가.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 각 행위는 각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7조 제1항에 해당하는바, 정해진 형 중 징역형을 각 선택하고, 위 각 죄는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이므로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범정이 더 무거운 판시 제2의 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하며,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별다른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므로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이임수 윤재식 |
80,866 | 업무상횡령 | 2000도1743 | 2001-09-0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86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피고인의 자필진술서의 증거능력의 요건과 그 입증 정도
[2] 불법영득의사의 실현행위로서 횡령행위에 대한 입증 정도 | 【판결요지】
[1] 피고인의 자필로 작성된 진술서의 경우에는 서류의 작성자가 동시에 진술자이므로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인정되어 형사소송법 제313조 단서에 의하여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는 증거능력이 있고, 이러한 특신상태는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2]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만,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313조
[2]형법 제35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참조판례】
[2]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98 판결(공1994하, 2679),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도1962 판결(공1998상, 823),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57 판결(공2000상, 1005)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이원철 외 6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0. 4. 10. 선고 99노301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고인이 1997. 2. 26.부터 1998. 2. 3.까지 부산 사하구 하단동 소재 피해자 김희정 경영의 유치원에서 서무 및 경리업무를 담당하면서 1997. 3. 14. 위 유치원에서 원생 권수현으로부터 1997년 1학기 현장학습비 명목으로 금 45,000원을 교부받아 은행통장에 입급하여야 함에도 입금하지 않고 개인용도로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을 비롯하여 1998. 2. 3.까지 사이에 합계금 20,973,000원을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 중 피고인 작성의 각서는 피고인을 서재에 붙들어 둔 상태에서 횡령사실을 시인하지 않으면 집에도 보내주지 아니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김희정 등의 강요에 의하여 사회경험이 적은 피고인이 두려운 나머지 어쩔 수 없이 작성된 것으로 그 증거능력이 없고, 피해자 김희정의 검찰 및 법정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려우며, 나머지 납부현황대장, 일일수입대장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각서의 증거능력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의 자필로 작성된 진술서의 경우에는 서류의 작성자가 동시에 진술자이므로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인정되어 형사소송법 제313조 단서에 의하여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는 증거능력이 있고, 이러한 특신상태는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경영의 유치원에서 근무하기 전에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5년정도 경리업무에 종사한 적이 있다는 것이고, 이 사건 각서는 1998. 2. 4. 위 유치원 원장실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뿐만 아니라 유치원의 교사 4명과 공소외 송춘선 등이 함께 한 자리에서 피고인이 작성한 장부들과 학부모들의 교육비 등 납입내용을 일일이 피고인에게 확인시킨 다음에 피고인이 자필로 작성한 것이며, 그 각서의 내용도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내용의 진술이 자연스럽게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과 아울러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과 그 동안의 사회경험, 각서를 작성한 후에 피고인 측에서 피해자와 횡령금액에 관하여 합의를 시도하려고 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자필로 위 각서를 작성할 당시에 현장에 함께 있었던 목격자 등을 불러 그 작성경위를 알아보기 전에는 위 각서가 피고인의 주장처럼 김희정 등의 강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각서의 작성경위에 관하여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위 각서가 김희정 등의 강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는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각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채증법칙 위반의 점에 관하여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만,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9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사실기재의 교육비 등의 보관금을 유치원생의 학부모로부터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없어진 위 돈의 행방에 관하여 위 돈을 유치원의 필요경비로 사용하였거나 피해자에게 현금으로 건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한편 피고인이 작성한 일일수입노트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유치원생의 학부모로부터 받는 교육비와 수익자부담금은 모두 피해자의 통장에 입금시켰고, 피해자가 별도로 과외교습신고를 한 동화나라 수입금만 피해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건네주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유치원의 필요경비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는 보관금 등에 관해서는 그 사용내역이나 잔액 등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고, 그에 관한 영수증도 전혀 없는데 반하여, 피고인은 유치원의 경비를 피해자로부터 수일에 걸쳐 한번씩 건네받은 금 10만 원의 예비비로 지출하였고, 예비비의 지출내역과 그 잔액에 관하여 피해자로부터 결제를 받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유치원의 필요경비에 사용된 자금은 피고인이 수령한 교육비 등이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건네받은 예비비로 충당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필요경비 등으로 위 보관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없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보관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대한 주장은 납득할 수 없으며, 그에 비하여 김희정의 검찰 및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은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교육비 등의 자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해자 김희정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나머지 일일수입대장 등의 장부만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박재윤 |
82,596 | 사기·상해 | 2003도373 | 2003-05-1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59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소송사기죄 적용의 엄격성
[2] 이른바 소송사기를 사기죄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3]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피고인이 그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한 흔적이 있는 등의 경우 외에는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
[2] 소송사기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제소 당시에 그 주장과 같은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써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야만 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거나 법률적인 평가를 그르침으로 인하여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3]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2][3]형법 제347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도2666 판결(공1992, 1208),
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도2422 판결(공1997하, 2592),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2786 판결(공1998상, 963),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공1998하, 2476),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도1610 판결(공2002하, 1885),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도5190 판결(공2003상, 414),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851 판결(공2003상, 868)
[2]
대법원 1982. 9. 28. 선고 81도2526 판결(공1982, 1083),
대법원 1984. 4. 24. 선고 83도973 판결(공1984, 943),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2427 판결(공1992, 1637),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1941 판결(공1993하, 3018),
대법원 1995. 4. 21. 선고 95도357 판결(공1995상, 2005)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2. 12. 30. 선고 2002노34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외 1이 1999. 3. 5. 공소외 2로부터 차용금을 350만 원으로 하되 선이자를 공제하고 305만 원을 교부받으면서 공소외 2에게 발행인 공소외 1, 수취인 백지, 액면 350만 원으로 한 약속어음 및 차용자 공소외 1, 연대보증인 공소외 3, 대여자 백지, 차용금 350만 원으로 한 차용금지불합의각서와 소비대차 및 담보설정계약서(이하 위 각 서류들을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라 한다)를 교부한 사실, 피고인은 그 무렵 공소외 2에게 350만 원을 대여하면서 그로부터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를 담보조로 교부받은 사실, 공소외 1은 1999. 4. 5. 공소외 2에게 위 차용원리금 350만 원을 변제한 사실,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2가 위 차용원리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자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 중 약속어음의 수취인란에 피고인의 성명을 기재한 후 공소외 1, 공소외 3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0차724호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00. 4. 29. 위 지원으로부터 "공소외 1, 공소외 3은 연대하여 피고인에게 차용금 35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받은 후 2000. 7. 5. 공소외 1로부터 500만 원을 변제받은 사실, 그런데 공소외 4는 피고인이 지급명령을 신청하기 전인 1999. 4. 말경 피고인에게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위 차용원리금을 변제하였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차용금을 전액 변제한 사실을 알면서도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교부한 약속어음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기화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직접 대여금 채권이 있는 것처럼 법원을 기망하여 지급명령을 받아낸 후 공소외 1로부터 500만 원을 교부받은 이상, 이는 사기죄를 구성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소송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피고인이 그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한 흔적이 있는 등의 경우 외에는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도2422 판결,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2002. 6. 28. 선고 2001도1610 판결등 참조). 그리고소송사기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제소 당시에 그 주장과 같은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써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야만 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거나 법률적인 평가를 그르침으로 인하여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대법원 1982. 9. 28. 선고 81도2526 판결, 1993. 9. 28. 선고 93도1941 판결, 1995. 4. 21. 선고 95도357 판결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1999. 3. 5. 공소외 2로부터 차용금을 350만 원으로 하되 선이자 45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305만 원을 교부받으면서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를 교부하였고, 그 다음 날 공소외 2는 피고인으로부터 350만 원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들을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는데,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 중 공소외 1이 발행한 액면금 350만 원의 수취인 백지로 된 약속어음의 이면에는 공소외 3의 배서가 되어 있고, 그 나머지 서류들은 채권자나 대여자의 기재가 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공란으로 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법률에 밝지 아니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를 교부받음으로써 자신과 공소외 1 사이에 금전대차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뿐만 아니라, 공소외 1이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를 위와 같은 상태로 공소외 2에게 교부함으로써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외 2로 하여금 그 서류들을 제3자에게 담보조로 교부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 다음날 공소외 2가 피고인으로부터 350만 원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대출관련서류를 피고인에게 교부하여 피고인이 이를 취득한 이상, 공소외 1과 공소외 3은 공소외 2의 피고인에 대한 차용금채무를 보증하였거나 최소한 약속어음채무는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피고인이 판시 지급명령을 신청함에 있어 공소외 1에게 직접 대여금 채권이 있는 것처럼 지급명령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내용의 지급명령을 받아낸 후 공소외 1로부터 대여원리금과 비용조로 500만 원을 교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그 본질에 있어서 자신의 정당한 권리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허구의 주장과 증거조작을 통하여 법원을 기망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소송사기를 구성한다고는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급명령신청 당시 피고인에게 그 주장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소송사기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사기죄와 상해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조무제 유지담(주심) 이규홍 |
81,548 | 강도살인 | 2002도1187 | 2002-05-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54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또는 그 진술을 기재한 조서가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우,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피고인의 진술이 특신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문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사례 | 【판결요지】
[1] 전문진술이나 전문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으나, 다만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고, 그 전문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내지 314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함은 물론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위와 같은 조건을 갖춘 때에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의 진술이 특신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문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사례.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제316조 제1항
[2]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제316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3. 10. 선고 2000도159 판결(공2000상, 1001),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도4814 판결(공2000하, 2158),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공2001하, 249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윤길중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2. 2. 7. 선고 200 1노264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관악구 (이하 생략)빌딩 7층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자인바, 평소 동거녀인 공소외 2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용돈과 생활비가 궁하여 이를 마련하기 위하여 위 빌딩 경비원으로부터 그 곳 1층에 있는 서울은행의 열쇠를 빼앗아 위 은행에서 돈을 훔치기로 마음먹고 범행에 사용할 칼과 장갑을 미리 준비하여 위 회사 숙직실에 숨어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퇴근하기를 기다리며 기회를 보던 중, 2001. 4. 5. 00:55경 위 빌딩 1층 경비실 앞에서 경비원인 피해자 공소외 3(54세)에게 사무실 문을 열어 달라고 하면서 엘리베이터로 유인한 후 반항을 억압하기 위하여 주먹으로 위 공소외 3의 얼굴을 1회 강하게 때렸으나 그가 예상 외로 완강하게 반항하자 미리 준비한 칼로 그의 가슴을 비롯하여 온몸을 23회 찔러 위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다발성자창 등에 의한 실혈성 쇼크로 사망하게 하여 위 공소외 3을 살해하고, 위 공소외 3의 사체를 엘리베이터로부터 끌어내던 중 때마침 경비실에서 나와 이를 목격한 위 공소외 3의 부인 피해자 공소외 4(53세)를 발견하고 위 칼로 경비실로 도망가는 위 공소외 4의 등과 팔을 약 10여 회 찌르고 경비실에 있는 전기장판 전선줄을 잘라 그녀의 목을 감아 조른 다음 위 칼로 그녀의 목을 절개하여 위 공소외 4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경부절창 등에 의한 실혈성 쇼크로 사망하게 하여 위 공소외 4를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강도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은 검찰 이래 제1심 및 제2심 법정에서 위 피해자들을 살해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피고인에게 강도의 범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는바, 우선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 중 피고인의 강도의 범의에 대한 증거인, 제1심 3회 공판조서 중 공소외 2의 진술기재와 위 공소외 2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의 증거능력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1)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검거되기 전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피고인과 동거를 하여 왔던 위 공소외 2는 검찰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일인 2001. 4. 5. 02:00-03:00 무렵 그들이 동거하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녀에게 "내가 미쳤나 보다. 내가 사람을 죽였다. 부엌의 가방 속에 피묻은 청바지가 있다."고 말하였고, 이에 위 공소외 2가 깜짝 놀라 사람을 죽인 것이 정말이냐고 묻자, 피고인은 "정말로 사람을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경비원과 마주쳤고, 그가 열쇠 꾸러미를 가지고 있어서 은행열쇠도 있는 줄 알고 그의 얼굴을 가방으로 뒤집어 씌우고 때려 기절시키려고 하였으나, 경비원의 반항이 너무 심하여 그를 칼로 찔러 죽였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니까 여자와 마주쳐, 그 여자도 죽였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 후 위 공소외 2는 제1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처음에 "내가 미쳤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왜 그러느냐고 묻자 피고인이 한참 후에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였고, 다시 누구를 죽였느냐고 물었더니 피고인이 또 한참 후에 "경비원 아저씨를 죽였다."고 말하였는데, 당시 그들 사이의 대화는 약 1-2시간에 걸쳐 위 공소외 2의 물음에 대하여 피고인이 한마디씩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고 진술하면서, 위 공소외 2는 화도 나고 안절부절하여, 탈진해서 쓰러져 잠이 들려는 피고인을 약 1시간 동안 흔들어 깨우면서 무엇 때문에 사람을 죽였느냐고 추궁하면서 "혹시 나 때문에 그랬느냐. 1억이냐, 2억이냐."고 물었고, 그와 같이 물은 것은 당시 자신이 경제적으로 쪼들리던 형편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졸려하면서 귀찮은 듯이 "경비원이 열쇠 꾸러미를 가지고 있어서 은행 열쇠도 있는 줄 알고 그의 얼굴을 가방으로 뒤집어 씌우고 때려 기절시키려고 하였으나 반항하여 칼로 찔러 죽였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위 공소외 2가 경찰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후 위 공소외 2와 나눈 대화 내용을 진술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일 밤에 피고인과 나눈 대화의 내용은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과 동일하나, 그 대화의 방식은 제1심 법정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피고인과 위 공소외 2가 한마디씩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진술하고 있는바, 위 공소외 2의 위 경찰피의자신문조서와 검찰조서의 내용을 대조하여 보면 위 검찰조서는 위 경찰조서를 기초로 하여 문답식으로 되어 있던 대화 내용을 각 대화자 별로 모아 정리·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공소외 2의 검찰에서의 진술과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중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대체로 당시의 피고인과의 대화 상황을 정확하게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전문진술이나 전문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으나, 다만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고, 그 전문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내지 314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함은 물론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위와 같은 조건을 갖춘 때에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도4814 판결참조)
(3) 그런데 위 공소외 2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살인을 한 후 심리적으로 몹시 혼란스런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인이 은행의 돈을 훔치기 위하여 이 사건 살인을 하였다고 진술하게 된 것도, 밤 늦은 시간에 위 공소외 2가 주로 피고인에게 묻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마지못해 대답하는 형태로 거의 1시간 내지 2시간 정도 대화를 이어가던 중, 피고인이 은행을 털어 자신의 경제적 곤궁을 해결해 주기 위하여 이 사건 범행을 범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위 공소외 2가 집요하게 이 사건 범행 이후 탈진상태에서 잠들려는 피고인에게 그 살인의 동기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그와 같은 추궁을 귀찮게 여기거나 견디지 못한 피고인이 위 공소외 2가 짐작하고 있던 대로의 살인 동기를 밝힘으로써 위 추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사실과는 다르게 그 동기를 말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그와 같은 피고인의 허위진술의 가능성은 위 공소외 2가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는 피고인의 진술 중 상당 부분이 신빙성이 없어 보이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는바, 믿기 힘든 피고인의 진술 부분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다.
(가) 우선, 은행은 다액의 현금 등을 취급하는 곳으로서 항상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쉬우므로 업무시간이 종료된 후에는 현금 등을 견고한 금고에 보관하면서 독자적인 방범체제를 운영하고 있고, 일반 건물에 입주한 은행이 그 열쇠를 그 건물의 경비원으로 하여금 보관케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며, 돈을 훔치기 위하여 일단 은행에 침입한다 하더라도 특수한 장비 등으로 금고를 열지 않는 한 돈을 절취하기란 극히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인식이라 할 것이다.
이는 이 사건의 은행도 마찬가지로서, 피해자 공소외 3과 격일제로 위 ○○빌딩의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던 제1심 증인 공소외 5의 진술에 의하면, 위 서울은행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은행창구 쪽으로 들어가는 정문과 365일 코너로 들어가는 문, 그리고 경비실 옆 후문이 있는데, 퇴근 시간이 지나 정문을 닫은 후에는 365일 코너 쪽 문만 사용이 가능하고, 은행열쇠는 위 건물의 관리실이나 경비실에 맡기지 않고 은행직원과 경비회사에서 독자적으로 관리하며, 빌딩 내의 다른 사무실과 달리 별도의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나) 그런데 위 공소외 2가 들었다는 피고인의 말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시 건물 경비원인 피해자 공소외 3이 열쇠 꾸러미를 소지하고 있어 위 은행 열쇠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범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정상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홈페이지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는 웹디자이너로서 컴퓨터 관련 회사에 근무하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전과가 없는 피고인이, 일반인의 상식에 반하여 위 경비원이 은행 열쇠도 소지하고 있을 것으로 오인하고 특수장비 등의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은행을 털려고 하였다는 것이 되어 선뜻 수긍이 가지 아니한다.
(다) 또한, 위 공소외 2가 들었다는 피고인의 말에 의하면, 피고인은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피해자 공소외 3과 마주쳤다는 것이나, 수사기록에 편철된 CC TV 판독결과 보고에 의하면, 2001. 4. 5. 00:45에 피해자 공소외 3이 근무하던 1층 경비실 전등이 꺼졌는데, 그 후 피고인이 2001. 4. 5. 00:55:29에 1층 경비실 옆의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가 00:56:08에 다시 엘리베이터에 탔으며, 피해자 공소외 3은 약 1분 후인 00:57:12에 위 엘리베이터에 탄 것으로 나타나고, 이로 보아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공소외 3 사이에 어떤 대화가 있어 경비실에서 취침 중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위 피해자가 엘리베이터에 탔을 것으로 보여지는바, 이 점에 비추어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위 피해자와 마주쳤다는 피고인의 위 진술 부분도 믿기 어렵다.
(5) 한편, 위 공소외 2는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후에 경찰서에서나 면회시에 위 공소외 2에게 "네가 이 사건 살인의 동기에 관하여 너무 꼬치꼬치 캐물어오는 것이 귀찮아서 은행을 털려고 사람을 살해하였다고 말하였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또한 검찰과 제1심 법정에서, 자신이 위 공소외 2에게 사람을 죽였다고 하자 그녀가 "왜 죽였느냐. 은행을 털려고 죽였느냐."고 묻기에 귀찮아서 "그래, 그래."라고 말한 사실이 있을 뿐이고, 그 밖의 다른 말은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6) 위에서 본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위 공소외 2가 들었다는 피고인의 진술 중 강도의 범의와 관련된 부분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위 공소외 2의 이 부분 전문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피고인이 미리 범행에 사용할 칼과 장갑을 준비하여 이 사건 범행을 범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피고인은 경찰에서의 최초 피의자신문시에는, 이 사건 범행에 사용한 칼과 장갑은 미리 준비하였던 것이 아니고, 피고인 회사 사무실 옆의 숙직실에 있던 것을 우발적으로 가지고 나온 것인데, 위 장갑은 회사에서 난로를 수선하면서 쓰던 가죽장갑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였다가, 제2회 피의자신문시에는, 위 장갑은 검정색 가죽장갑이고 칼은 과도였으며 모두 2001. 3.경부터 피고 회사 숙직실에 있던 것이라고 진술하다가, 경찰의 계속된 심문에,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칼은 피고인이 평소 가지고 다니던 조각칼인데, 피고인은 평소 기회가 있으면 은행을 한번 털어볼 생각에서 항상 위 칼을 가지고 다녔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과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는 시종일관 위 칼과 장갑은 피고인 회사 숙직실에 있던 것으로, 그 중 장갑은 면장갑이었으며, 피고인이 2001. 2.경부터 회사 작업상 필요하여 조각칼을 가지고 다닌 적은 있으나 같은 해 3월 중순경에 위 칼을 동거녀인 공소외 2의 집에 놔둔 후로는 그 칼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2) 한편, 피고인의 회사 동료인 공소외 5는 경찰에서, 이 사건 범행 약 1달 전에 위 회사 숙직실의 텔레비전 위에 놓인 빨간색 과도와 그 옆 구석의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는 곳에 있던 면장갑 몇켤레를 보았으나 그 후에도 위 과도와 장갑이 그 곳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같은 동료인 공소외 6은 제1심 법정에서, 경찰에서 위 회사 숙직실에서 과도와 장갑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긴 하였으나, 그것은 위 숙직실에 여러 가지 짐더미가 많고 평소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아 그렇게 진술한 것이며, 실제로 이 사건 범행 무렵에 과도와 장갑이 숙직실에 있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평소 위 회사 직원들이 숙직실에서 과일을 깍아먹는 경우가 종종 있고 실제로 위 회사 디자인실 찬장에도 과도가 있으며, 컴퓨터 공사나 숙직실의 난방기 연료교체시에 면장갑을 사용하는 직원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3) 또한, 위 공소외 2는 검찰에서, 피고인이 평소 장갑이나 칼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제1심 법정에서는, 이 사건 범행 전에 피고인이 석고인형을 조각하기 위하여 조각칼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칼의 재질은 쇠가 아닌 나무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의 애인이었던 공소외 7은 경찰과 검찰에서, 2001. 3.경 낙성대역 부근 커피숍에서 피고인을 만나 점심을 먹던 중 피고인이 조각용 칼이라면서 가지고 있던 칼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 길이는 칼날을 폈을 때 약 20㎝ 정도였고 칼의 양쪽으로 칼날이 있었으며 칼집 안으로 칼날을 접어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고 그 구체적인 생김새에 대하여 진술하면서 그 칼의 그림까지 그려 보였으나, 제1심 법정에서는, 당시 그 칼을 자세히 보지 않아 손잡이가 나무로 되어 있었다는 것 외에는 칼날의 재질이나 모양새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다.
다만, 위 공소외 7은 수사기관과 제1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칼을 본 이후에는 피고인이 그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4) 피고인의 경찰에서의 위 진술 중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여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칼은 자신이 미리 준비한 조각칼이었다고 진술한 부분은, 그 후 피고인이 다시 검찰과 이 사건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수사경찰관의 엄문에 못이겨 허위로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엿보이고, 위 공소외 5, 공소외 6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 당시 위 회사 숙직실에 과도와 면장갑이 있었을 여지가 많아 보이며, 위 공소외 7의 경찰과 검찰에서의 진술 중 칼의 생김새에 관한 부분은 위 공소외 7과 공소외 2의 제1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비추어 볼 때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되고, 설사 그 진술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칼이 피고인이 평소 소지하고 있던 조각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위하여 미리 장갑과 칼을 준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오히려 위 공소외 2의 앞서 본 진술내용과 위 공소외 7의 진술 중 커피숍에서 위 칼을 본 이후에는 피고인이 그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진술내용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당시 그 변소와 같이 피고 회사 숙직실에 있던 장갑과 칼을 사용하여 이 사건 범행을 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 공소외 2의 전문진술을 채용하여 피고인의 강도의 범의를 인정한 것으로 보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전문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 할 것이고, 피고인이 미리 장갑과 칼을 준비하여 이 사건 범행을 범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달리 위 강도의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할 것인데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
172,511 | 사기(일부 인정된 죄명 : 횡령) | 2002도2939 | 2002-10-11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7251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목적,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에 관한 횡령죄의 구성
[2] 공소장이 변경된 경우 공소시효 완성 여부의 기준시점
[3]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되는 법정형(=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
[4] 포괄일죄의 공소시효 기산점
[5]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 【판결요지】
[1] 목적,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특히 그 금전의 특정성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 수탁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다른 금전으로 대체시킬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한 이를 일시 사용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고, 수탁자가 그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다른 용도에 소비할 때 비로소 횡령죄를 구성한다.
[2]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 변경시를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
[3]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
[4]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5]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일시는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55조 제1항
[2]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98조
[3]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98조
[4]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5]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1. 23. 선고 89도904 판결(공1990, 583),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462 판결(공1994하, 2674),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도2076 판결(공1995하, 3832),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공2002하, 1448)
[2][3]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1도2902 판결(공2001하, 2146)
[2]
대법원 1981. 2. 10. 선고 80도3245 판결(공1981, 13706),
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535 판결(공1982, 623),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도3105 판결(공1992, 1770),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도4014 판결(공2002상, 607)
[4]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088 판결(공1996하, 3493)
[5]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공1995상, 531),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도1211 판결(공1997하, 2970),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2119 판결(공2001상, 208),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도807 전원합의체 판결(공2002하, 175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한상철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5. 24. 선고 2002노218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3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횡령죄에 대하여
가.목적,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특히 그 금전의 특정성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 수탁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다른 금전으로 대체시킬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한 이를 일시 사용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고, 수탁자가 그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다른 용도에 소비할 때 비로소 횡령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도2076 판결,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등 참조)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판시 일시·장소에서 피해자들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여 주겠다는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보관하던 중 공소외 1의 금원 1억 4,400만 원을 1997. 5.경 피고인이 건축하는 자동차매매센터 건축비용 등에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고, 공소외 3의 금원 2억 4천만 원과 공소외 2의 금원 6천만 원을 1996. 12.경부터 1997. 1. 말경까지 사이에 주식매입 등에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소비하였다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위 금원의 임의소비 시점 등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나.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2002. 1. 12.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3, 공소외 2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여 주겠다고 속여 토지대금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을 공소사실로 하여 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가 2002. 5. 14.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위 가항 기재와 같은 내용의 횡령죄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원심법원은 2002. 5. 14.에 열린 제4회 변론기일에서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후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 변경시를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고( 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535 판결, 2002. 1. 22. 선고 2001도4014 판결등 참조),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고 보아야 하며(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1도2902 판결참조),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088 판결참조).
그리고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일시는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에 대한 변경된 공소사실인 횡령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이어서 범죄행위의 종료일로부터 5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는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하에 동종의 수법으로 피해자 공소외 3, 공소외 2에 대한 횡령행위를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하였다고 보여져 이는 각 포괄일죄로서 그 범행종료일이 각 1997. 1. 말경이라 할 것이고,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횡령죄의 종료일은 1997. 5.경이므로, 위 각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인 2002. 1. 12.에 최초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여 위 공소 제기 당시 변경된 공소사실인 횡령죄에 대하여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며, 기록 및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공소시효와 관련하여 공소사실 기재의 횡령 일시를 그대로 인정한 조치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에 위 횡령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음을 간과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사기죄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 사기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그 이유가 없다.
3. 양형부당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
81,097 | 강제집행면탈 | 2001도4759 | 2001-11-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09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허위양도' 또는 '은닉'의 의미 및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발생이 필요한지 여부(소극)
[2]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재산'의 범위
[3] 원심판결에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은닉행위를 허위양도행위로, 강제집행면탈의 대상이 된 재산의 일부에 대하여 각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으나, 그 위법이 경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 | 【판결요지】
[1]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허위양도라 함은 실제로 양도의 진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상 양도의 형식을 취하여 재산의 소유명의를 변경시키는 것이고, 은닉이라 함은 강제집행을 실시하는 자로 하여금 채무자의 재산을 발견하는 것을 불능 또는 곤란하게 만드는 것을 말하는바, 그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채권자를 해할 위험이 있으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가 야기되어야만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2]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재산에는 동산·부동산뿐만 아니라 재산적 가치가 있어 민사소송법에 의한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이 가능한 특허 내지 실용신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
[3] 원심판결에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은닉행위를 허위양도행위로, 강제집행면탈의 대상이 된 재산의 일부에 대하여 각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으나, 그 위법이 경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27조
[2]형법 제327조
[3]형법 제327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2. 7. 27. 선고 80도382 판결(공1982, 839),
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도1869 판결(공1983, 1635),
대법원 1986. 8. 19. 선고 86도1191 판결(공1986, 1272),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2056 판결(공1994하, 3039),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526 판결(공1996상, 848),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공1998하, 2476),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도2474 판결(공1999상, 592)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 1. 8. 24. 선고 2001노343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허위양도라 함은 실제로 양도의 진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상 양도의 형식을 취하여 재산의 소유명의를 변경시키는 것이고, 은닉이라 함은 강제집행을 실시하는 자로 하여금 채무자의 재산을 발견하는 것을 불능 또는 곤란하게 만드는 것을 말하는바, 그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채권자를 해할 위험이 있으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가 야기되어야만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등 참조), 한편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재산에는 동산·부동산뿐만 아니라 재산적 가치가 있어 민사소송법에 의한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이 가능한 특허 내지 실용신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할 것이다.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고인 명의로 등록된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피고인 명의로 특허출원 및 실용신안출원된 각 지적재산권을 양도할 진정한 의사도 없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도 모르는 사이에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공소외 1 회사의 법인 인감도장을 이용하여 위 각 지적재산권을 공소외 1에 30,000,000원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합의서, 양도증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하여 위 각 지적재산권을 양도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강제집행면탈죄로 처단하였음은 옳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재산 및 허위양도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 점에 관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실시할 기세를 보이자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공소외 3 주식회사 소유인 제1심판결 별지 비품목록 기재 사무용품 17점 중 사용가치가 있는 일부 사무용품을 공소외 3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1 회사 사무실로 옮겨 이를 은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심이 이와는 달리 피고인이 위 사무용품 17점을 공소외 1 회사에 허위양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일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는 할 것이나,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허위양도와 은닉을 나란히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허위양도도 넓은 뜻으로는 은닉의 일종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법조는 동일하여 위와 같은 일부 사실오인의 위법이 피고인에 대한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탈하였다고 인정되는 재산에 비하여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은닉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사용가치가 없는 사무용품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여 경미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으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
82,838 | 입찰방해·건설산업기본법위반·문화재보호법위반 | 2002도3924 | 2003-09-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83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소정의 '범죄행위'에 당해 범죄행위의 결과까지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구 문화재보호법 제92조 제3호위반죄의 공소시효 기산점
[3] 동종업자 사이의 무모한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질적으로 단독입찰을 하면서 경쟁입찰인 것같이 가장한 경우, 입찰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4] 자백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판단 기준
[5]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의 신빙성에 의심이 있다고 볼 충분한 자료가 있다고 판단한 사례
[6] 형법 제315조의 입찰방해죄 소정의 '입찰의 공정을 해한'의 의미 및 입찰방해미수죄의 처벌 여부(소극)
[7] 입찰자들의 전부 또는 일부 사이에서 담합을 시도하는 행위가 있었을 뿐 실제로 담합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위계 또는 위력 등의 정도가 타인의 응찰 내지 투찰행위를 저지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 입찰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의 '범죄행위'는 당해 범죄행위의 결과까지도 포함하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2] 구 문화재보호법(1999. 1. 29. 법률 제5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 제3호의 '문화재관리국에 등록하지 아니한 자로 하여금 지정문화재를 수리하게 한'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 등에게 그 수리를 하게 하는 도급 등의 행위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 등이 실제로 수리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므로, 수리하게 하는 행위 및 이에 따른 그 결과로서의 수리행위 전체를 하나의 구성요건 실현행위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 등이 수리에 착수한 때 곧바로 범죄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그 수리가 완료되거나 중단되는 등으로 사실상 마쳐질 때 그 범죄행위로서의 수리하게 하는 행위의 결과 발생이 종료되어 범죄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입찰방해죄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그 행위에는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되므로, 그 행위가 설사 동종(동종)업자 사이의 무모한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입찰가격에 있어 입찰실시자의 이익을 해하거나 입찰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단독입찰을 하면서 경쟁입찰인 것같이 가장하였다면 그 입찰가격으로써 낙찰하게 한 점에서 경쟁입찰의 방법을 해한 것이 되어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것으로 되었다 할 것이다.
[4]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정한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5]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의 신빙성에 의심이 있다고 볼 충분한 자료가 있다고 판단한 사례.
[6] 형법 제315조의 입찰방해죄는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죄인바,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한편, 입찰방해미수죄는 따로 처벌규정이 없어 처벌되지 아니한다.
[7] 입찰자들의 전부 또는 일부 사이에서 담합을 시도하는 행위가 있었을 뿐 실제로 담합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또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담합이 이루어진 것과 같은 결과를 얻어내거나 다른 입찰자들의 응찰 내지 투찰행위를 저지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역시 그 위계 또는 위력 등의 정도가 담합이 이루어진 것과 같은 결과를 얻어내거나 그들의 응찰 내지 투찰행위를 저지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였고 또 실제로 방해된 바도 없다면, 이로써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켜 그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는 입찰방해미수행위에 불과하고 입찰방해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2]구 문화재보호법(1999. 1. 29. 법률 제5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 제3호
(현행제92조 제1호 참조)형법 제315조
[4]형사소송법 제308조
[5]형사소송법 제308조
[6]형법 제315조
[7]형법 제315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3. 22. 선고 94도35 판결(공1994상, 1377),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도1231 판결(공1996하, 2937),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도1740 판결(공1998상, 184)
[3]
대법원 1988. 3. 8. 선고 87도2646 판결(공1988, 725),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도2142 판결(공1994하, 3316)
[4]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공1999상, 322),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공2000상, 1118),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공2001하, 2408),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112 판결(공2001하, 2636),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1도2064 판결(공2002상, 922),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공2003상, 856),
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0도5442 판결(공2003하, 164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박만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02. 7. 9. 선고 2001노354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가. 문화재보호법위반죄에 관하여
(1)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의 '범죄행위'는 당해 범죄행위의 결과까지도 포함하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도1740 판결등 참조).
한편, 구 문화재보호법(1999. 1. 29. 법률 제5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 제3호의 '문화재관리국에 등록하지 아니한 자로 하여금 지정문화재를 수리하게 한'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 등에게 그 수리를 하게 하는 도급 등의 행위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 등이 실제로 수리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므로, 수리하게 하는 행위 및 이에 따른 그 결과로서의 수리행위 전체를 하나의 구성요건 실현행위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 등이 수리에 착수한 때 곧바로 범죄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그 수리가 완료되거나 중단되는 등으로 사실상 마쳐질 때 그 범죄행위로서의 수리하게 하는 행위의 결과 발생이 종료되어 범죄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이라 한다)가 1997. 12.경 그 공사를 마치기 전인 1997. 2.경 또는 같은 해 3. 5.경 문화재관리국에 문화재수리업자로 등록한 것으로 보이므로(수사기록 717쪽) 이 때에 그 범죄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보면, 그 때부터 3년이 경과되기 전에 이 사건 문화재보호법위반죄의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그 공소시효가 경과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 회사가 1997. 12.경 그 공사를 마치기 전인 1997. 2.경 또는 같은 해 3. 5.경 문화재관리국에 문화재수리업자로 등록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심이 그 등록일 이후에 공사한 부분까지도 문화재보호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미등록 문화재수리업자가 지정문화재에 대해 일부라도 수리를 한 이상 그 수리를 하게 한 행위에 의한 문화재보호법위반죄의 기수에 이른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기수 후의 범죄행위의 결과나 종료시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오인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시효 완성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도 그 영향이 없다).
(3) 또한,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기림사 대적광전(보물 제833호) 보수공사를 낙찰받아 문화재수리업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공소외 1 회사에 하도급하여 지정문화재를 수리하게 한 사실을 인정한 조치는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입찰방해죄에 관하여
입찰방해죄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그 행위에는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되므로, 그 행위가 설사 동종(동종)업자 사이의 무모한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입찰가격에 있어 입찰실시자의 이익을 해하거나 입찰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단독입찰을 하면서 경쟁입찰인 것같이 가장하였다면 그 입찰가격으로써 낙찰하게 한 점에서 경쟁입찰의 방법을 해한 것이 되어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것으로 되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도2142 판결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97 덕봉정사 보수공사' 등 원심판결 [별지 1] 범죄일람표 기재내용과 같은 19회의 문화재보수·정비공사와 관련한 입찰에서 사전에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이라 한다)와 그 공사를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공소외 3 주식회사 (이하 '공소외 3 회사' 라 한다)에서 낙찰받기로 약속하고 공소외 3 회사의 직원인 공소외 4로 하여금 공소외 2 회사의 입찰대리인으로 참가시켜 낙찰가능성이 없는 높은 금액으로 응찰하게 하여 공소외 3 회사가 낙찰받는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고 판단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미진으로 사실을 오인하거나 입찰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대학교 △△병원 오수관로 공사'와 '□□농협 농산물창고 신축공사'를 각 도급받아 그 판시와 같이 그 각 공사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업자들에게 각 하도급하였다고 인정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정한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등 참조).
(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점에 관하여 검찰에서, "저는 ○○대학교 △△병원이 발주한 '○○대학교 △△병원 오수관로 공사'를 공사금액 221,100,000원에 주식회사 공소외 3 회사의 이름으로 도급받아 그 무렵 … ◇◇건설 대표 공소외 5에게 위 공사를 일괄 하도급을 준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농협에서 발주한 '□□농협 농산물창고 신축공사'를 공사금액 128,682,000원에 공소외 3 주식회사 의 이름으로 낙찰받아 그 무렵 … ☆☆건설 대표 공소외 6에게 위 공사를 일괄 하도급을 주었습니다."는 등으로 진술하여(수사기록 890-892쪽) 이를 자백하였다가, 제1심법정에서는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소외 7 회사와 ◎◎산업에 각 일부 하도급 준 것은 사실이나, 일괄 하도급 준 것은 아니다."고 진술하여(공판기록 267, 268쪽) 그 자백을 번복하였고, 원심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의 검찰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는, 공소외 8이 작성한 '1997년도 ◁◁건설수첩' 사본(수사기록 597쪽)과 사법경찰관 직무취급 검찰주사가 작성한 공소외 8에 대한 진술조서 중 "1) ○○대학병원에서 발주한 ○대병원 오수관로 공사를 수주받아 그 중 압입공사 부분은 정식으로 ▷▷▷▷에 하도급 주고 나머지 공사는 170,000,000원에 공소외 5(◇◇건설)에게 주었고(전체 공사금액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함), … 3) □□농협 에서 발주한 □□농협 창고 신축공사를 128,682,000원에 수주하여 ☆☆건설 공소외 6에게 105,300,000원에 준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 외에는 공소외 3 회사에서 수주한 공사가 아니거나 부금을 받고 공사를 준 것은 아니고, 제가 부금으로 처리할 경우를 생각하여 계산을 해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는 등의 진술기재가 있는바(수사기록 603, 604쪽), 공소외 8은 제1심법정에서의 증언시에는 그 진술조서의 진정성립은 인정하면서도 그 각 공사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다) 그런데 우선, 피고인의 검찰 진술과 공소외 8의 경찰 진술 중 '◇◇건설(대표 공소외 5)'은 '공소외 7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5)'를, '☆☆건설(대표 공소외 6)'은 '◎◎산업(대표 공소외 6)'을, '▷▷▷▷'는 '공소외 9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10)'를 각 잘못 진술한 것으로서 객관적 사실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일치하여 그와 같이 잘못 진술하였다는 점에서 특히, 피고인의 검찰 진술의 진지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것이다.
또, 공소외 8은 경찰에서 "… 2) 경주시에서 발주한 ♤♤마을 진입로 확포장공사를 95,275,180원에 수주하여 ♡♡토건 공소외 11에게 72,000,000원에 주었으며"라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은 이 점에 대해 전혀 진술을 한 바가 없으며, 위 '1997년도 ◁◁건설수첩' 사본에는 위 3건의 공사 외에 다른 공사 관련 사항도 다수 기재되어 있고, 그 기재 내용이나 형식이 위 3건의 공사와 전혀 차이가 없는데도, 유독 위 3건의 공사와 나머지 공사를 구분하여 그와 같이 달리 진술한 점 등은 공소외 8의 경찰 진술의 신빙성에도 의심을 갖게 한다고 할 것이다.
(라) 나아가 당시 공소외 3 회사의 토목과장 공소외 12, 공소외 9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10, 당시 공소외 3 회사의 현장소장 공소외 13, ◎◎산업 대표 공소외 6이 모두 제1심법정에서의 각 증언을 통하여 모두 일치하여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진술하였고, 무엇보다도 변호인이 제출한 '○○대학교 △△병원 오수관로 공사 관계 서류', '□□농협 농산물창고 신축공사 관계 서류'(공판기록 76-264, 561-689쪽)를 살펴보면, '공소외 3 회사 - 공소외 7 주식회사 사이의 건설공사 표준 하도급계약서', '●●건설 - ◎◎산업(공소외 6) 사이의 (시공·납품) 계약서' 등은 차치하고라도, ① 공소외 3 회사가 공소외 14 주식회사 등에게 발급한 아스콘대금 지급 등에 관한 세금계산서들 및 공소외 3 회사의 '○○대학교 △△병원' 공사현장에서의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 등과, ② 공소외 3 회사가 공소외 15 주식회사 등에게 발급한 철재대금 지급 등에 관한 세금계산서들 및 공소외 3 회사의 '□□농협 농산물창고' 공사현장에서의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문서들의 형식이나 내용을 보면 그 성립의 진정이나 신빙성에 의심을 갖게 할 만한 사정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검사도 이러한 관련 서류들의 성립의 진정이나 그 신빙성에 관하여 다툰 바가 전혀 없는데도, 이러한 원심의 관련 문서들에 대하여 증거조사를 하거나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하였는바, 만약 이러한 관련 서류들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면, 이는 앞서 본 피고인의 검찰 자백이나 공소외 8의 경찰 진술과 배치되는 내용으로서 그 자백 및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자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피고인의 검찰 자백과 공소외 8의 경찰 진술 등만을 채용하여 그 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1997. 10. 22.자 입찰에 관하여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8이 입찰에 참가한 일부 업체의 입찰대리인들에게 양보할 것을 부탁한 결과, 공소외 2 회사 등 4개 업체의 입찰대리인들은 '다른 모든 입찰대리인들이 양해를 하는 경우 양보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였으나, 공소외 16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6 회사'이라 한다)와 앞의 공소외 1 회사는 이를 거절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입찰에 참가하였고, 공소외 2 회사 등도 추첨결과 공사예정가의 90% 이하의 가격으로 입찰하여 탈락하기는 하였으나, 그 업체가 기재한 가격이 공사예정가의 90%에 매우 근접하고 있어 그 업체들이 낙찰받을 수도 있었으며, 공소외 8이 입찰참가업체에 양보해 줄 것을 제의하고 이를 거절한 업체들이 작성하는 입찰서의 기재내용을 보려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입찰시행자의 이익을 해함이 없이 자유로운 경쟁을 한 것과 동일한 결과로 된 이상 입찰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형법 제315조의 입찰방해죄는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죄인바,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한편, 입찰방해미수죄는 따로 처벌규정이 없어 처벌되지 아니한다.
우선,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8이 입찰에 참가한 일부 업체의 입찰대리인들에게 양보할 것을 부탁한 결과, 공소외 2 회사 등 4개 업체의 입찰대리인들은 '다른 모든 입찰대리인들이 양해를 하는 경우 양보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였음은 원심의 판시와 같지만,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2 회사 등 4개 업체 사이에서 일부 담합이 이루어져 이로써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는 취지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2 회사 등 4개 업체 사이에 실제로 일부 담합이 이루어져 그 업체들이 이러한 담합에 따라 응찰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당시 공소외 8이 공소외 16 회사와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양보를 받아내지 못하자 그들의 응찰가를 보려고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각 입찰대리인 공소외 17과 공소외 18이 응찰가를 보여 주지 않기 위해서 도망을 다녔으며, 그러다가 공소외 17이 앉아서 울기도 하였고, 공소외 8이 공소외 17이 투찰하려 할 때 투찰하지 못하도록 손을 잡고 가로막았다는 것인바, 이러한 행위는 입찰방해죄에 있어서의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공소외 8이 실제로 그들의 응찰가를 보지 못하여 그 회사들과의 사이에서 담합이 이루어진 것과 같은 결과가 되지 아니하였고, 또 그들의 투찰행위를 저지하지도 못하여 그 회사들의 응찰 내지 투찰행위가 실제로 방해된 바도 없다.
위와 같이입찰자들의 전부 또는 일부 사이에서 담합을 시도하는 행위가 있었을 뿐 실제로 담합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또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담합이 이루어진 것과 같은 결과를 얻어내거나 다른 입찰자들의 응찰 내지 투찰행위를 저지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역시 그 위계 또는 위력 등의 정도가 담합이 이루어진 것과 같은 결과를 얻어내거나 그들의 응찰 내지 투찰행위를 저지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였고 또 실제로 방해된 바도 없다면, 이로써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켜 그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는 입찰방해미수행위에 불과하고 입찰방해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사실을 오인하거나 입찰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문화재보호법위반죄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문화재보호법위반죄에 대하여 문화재보호법 제92조 제3호를 적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행위시의 법률인 구 문화재보호법(1999. 1. 29. 법률 제5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는 제3호의 '문화재관리국에 등록하지 아니한 자로 하여금 지정문화재를 수리하게 한 자'를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가,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여 법정형을 인상하였지만, 그 부칙 제4조는 '이 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구 문화재보호법(1999. 1. 29. 법률 제5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 제3호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법령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이 벌금형을 선고한 판시 문화재보호법위반죄 부분과 판시 각 입찰방해죄와 각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한 부분 등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
80,618 | 사기미수 | 2001도210 | 2001-05-29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61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전부명령에 있어서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2] 사기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을 그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는 강제집행면탈죄나 배임죄로 처단할 수 없다고 본 사례 | 【판결요지】
[1] 피고인이 채권자로서 법원으로부터 전부명령을 받았으나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거나 착오에 의하여 피전부채권을 편취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피전부채권에 이해관계를 가진 채무자의 일반채권자로부터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소송사기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2] 사기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을 그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는 강제집행면탈죄나 배임죄로 처단할 수 없다고 본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47조
[2]형법 제327조
제347조
제355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서경원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12. 27. 선고 2000노603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2점에 대하여
이른바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재판을 얻고 이에 기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바,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채권자로서 법원으로부터 받은 전부명령이 채무자인 주식회사 우리건설(이하 '우리건설'이라고만 한다)의 실질적인 사주로서 대표이사로부터 포괄적 대리권을 수여받은 피고인 1이 발행한 약속어음에 기한 것이라면 이를 우리건설의 의사에 반하거나 착오에 의하여 공사대금채권을 편취한 것이라고는 볼 수는 없을 것이고, 고소인 박태성이 위 전부된 공사대금채권에 이해관계를 가진 하수급인이라고 할지라도 전부명령에 의하여 피고인 2가 이전받은 공사대금채권은 우리건설의 채권으로 위 박태성은 우리건설의 일반채권자에 불과하므로 위 박태성으로부터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없음이 분명하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소송사기로 되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법원은 공소장에 명시된 특정사실에 관하여만 심리판단할 수 있을 따름이고 다만,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공소장기재 범죄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기죄로 기소된 이 사건에 있어 그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는 강제집행면탈죄나 배임죄로 처단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직권으로 심리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 |
82,078 | 살인·상해치사·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범인은닉·범인도피·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협박(인정된 죄명: 협박미수)·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 2002도4089 | 2002-10-25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07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상해 또는 중상해를 교사하였는데 피교사자가 살인을 실행한 경우 교사자의 죄책
[2] 살인죄에 있어서 범의의 인정 기준 | 【판결요지】
[1] 교사자가 피교사자에 대하여 상해 또는 중상해를 교사하였는데 피교사자가 이를 넘어 살인을 실행한 경우에, 일반적으로 교사자는 상해죄 또는 중상해죄의 죄책을 지게 되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 교사자에게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하여 과실 내지 예견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상해치사죄의 죄책을 지울 수 있다.
[2] 살인죄의 범의는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 예견하는 것으로 족하지 피해자의 사망을 희망하거나 목적으로 할 필요는 없고,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1조 제1항
제259조 제1항
[2]형법 제13조
제250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도1873 판결(공1993하, 3117),
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도1075 판결(공1997하, 2220)
[2]
대법원 1988. 2. 9. 선고 87도2564 판결(공1988, 548),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3612 판결(공1994상, 1373),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511 판결(공1995상, 733),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3231 판결,대법원 1998. 6. 9. 선고 98도980 판결(공1998하, 1932),
대법원 1998. 6. 9. 선고 98도980 판결(공1998하, 1932),
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2231 판결(공2000하, 2038),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590 판결(공2001상, 910),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3997 판결(공2001하, 2405) | 【피고인】 피고인 1 외 5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노영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2. 7. 12. 선고 2002노735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4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
교사자가 피교사자에 대하여 상해 또는 중상해를 교사하였는데 피교사자가 이를 넘어 살인을 실행한 경우에, 일반적으로 교사자는 상해죄 또는 중상해죄의 죄책을 지게 되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 교사자에게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하여 과실 내지 예견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상해치사죄의 죄책을 지울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도1873 판결등 참조).
원심이 제1심판결 적시의 각 증거를 인용하여, 피고인 1이 상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및 원심 공동피고인 7에게 피고인과 사업관계로 다툼이 있었던 피해자를 혼내 주되, 평생 후회하면서 살도록 허리 아래 부분을 찌르고, 특히 허벅지나 종아리를 찔러 병신을 만들라는 취지로 이야기 하면서 차량과 칼 구입비 명목으로 경비 90만 원 정도를 주어 범행에 이르게 한 사실, 피고인 2는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상 피고인들에게 범행을 지시할 때 그들에게 연락하여 모이도록 하였으며, " 피고인 1을 좀 도와 주어라" 등의 말을 하였고, 그 결과 상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종아리 부위 등을 20여 회나 칼로 찔러 살해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당시 상황으로 보아 피고인 2 역시 공모관계에 있고, 피고인 1과 피고인 2는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상해치사죄로 의율한 조치는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상해치사죄 또는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피고인 1는 원심의 양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에 그와 같은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하여
살인죄의 범의는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 예견하는 것으로 족하지 피해자의 사망을 희망하거나 목적으로 할 필요는 없고,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한 것인바(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3231 판결등 참조), 사실관계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다면, 피해자에 대한 가해행위를 직접 실행한 피고인 3, 피고인 4가 피해자의 머리나 가슴 등 치명적인 부위가 아닌 허벅지나 종아리 부위 등을 주로 찔렀다고 하더라도 칼로 피해자를 20여 회나 힘껏 찔러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과다실혈로 사망하게 된 이상 피고인 3, 피고인 4가 자기들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오히려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범행장소에서 위 피고인들을 지휘하던 피고인 5로서도 집단적인 보복을 할 목적으로 칼을 가지고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간 피고인 3, 피고인 4가 피해자를 살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피고인 3, 피고인 4는 물론 피고인 5에게도 살인의 범의가 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살인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나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여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될만한 모든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하여 각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은 상고이유가 들고 있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적정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그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을 비난하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 6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신체상의 위해를 가할 듯한 취지의 언사를 사용하여 피해자 공소외인을 협박하였다고 인정·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협박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4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강신욱(주심) 손지열 |
82,653 | 사기 | 2002도6410 | 2003-06-1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653&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가 사기죄를 구성하는 경우
[2]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정 일자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내용의 목격자진술서를 첨부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신청을 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이러한 행위는 그 자체로 이미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
[2]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정 일자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내용의 목격자진술서를 첨부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신청을 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이미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47조
[2]형법 제347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69. 12. 23. 선고 65도1544 판결(집17-4, 형36),
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도1405 판결(공1997하, 3551),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085 판결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부일 담당변호사 김종선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10. 25. 선고 2002노890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가. 제1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채택한 각 증거에 의하면, 그 요양신청서와 목격자진술서의 기재처럼 피고인이 1997. 9. 12. 15:00경 '○○○○통신공사'(공소외 1이 운영하는 개인업체였다)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경기지방경찰청 앞 한국통신프리텔 기지국 건설공사 현장에서 철탑 랙(rack) 교체작업을 하다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던 중 넘어져 우측 무릎을 다치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던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와 같은 내용의 산업재해를 원인으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등 합계 26,331,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그 판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통신공사에 고용되어 1997. 2.에는 3일간, 같은 해 3.에는 24일간, 같은 해 4.에는 26일간 일을 하였고, 다시 같은 해 7. 7.부터 일을 시작하여 7.에는 23일간, 같은 해 8.에는 26일간, 같은 해 9.에는 10일간 일을 한 사실, ○○○○통신공사가 같은 해 8.경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아 시공한 현장은 경기도 인근에 10여 개 정도 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이 피고인이 1997. 9. 12. 15:00경 그 공사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사실이 없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하여 그 금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인이 그 금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1997. 2.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그와 같이 ○○○○통신공사의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도중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은 사실이 전혀 없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과연 피고인이 그 기간 동안 ○○○○통신공사의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도중에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은 적이 없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에 부합하는 그 판시 증거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면, ① ○○○○통신공사의 부장인 공소외 3은 1997. 8. 중순경 작업현장을 돌다가 피고인이 수건을 무릎에 두르고 절뚝거리는 것을 보고, 동료 직원인 공소외 4로 하여금 피고인을 인근 병원에 데리고 가게 하였고, 공소외 4는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피고인을 경기 광주군(현 광주시) 실촌면 곤지암리에 있는 연세정형외과의원에 데려다 주고 그 날 치료비를 대신 지불한 다음 나중에 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사실, ② 피고인은 같은 날 연세정형외과의원에서 우측 슬내장증으로 진단받아 그 날부터 같은 해 9. 11.까지 통원하면서 투약, 주사 및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그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던 사실(그 후에 피고인은 1997. 9. 18.경부터 같은 해 10. 15.까지는 서안복음병원에서 '1. 우측 슬개골 아탈구, 2. 우측 외측원형연골판 파열'로 치료를 받다가, MRI 검사를 받고 같은 해 11. 5.경 세정병원에서 '우슬관절부 외측원형연골판 파열'로 수술을 받고, 다시 서안복음병원에서 1998. 3. 5.경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다), ③ 한편, 피고인은 1997. 9.경 공소외 3에게 산재처리를 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공소외 3은 임의로 사고 일시를 '1997. 9. 12.경 15:00경'으로, 사고장소를 '경기지방경찰청 앞 기지국 신축공사현장'으로 정하여 여직원으로 하여금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서를 작성케 하였고, 현장소장인 제1심 공동피고인은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목격자진술서를 작성해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여기에다 피고인은 비록 1994. 5. 4.경 교통사고로 우요골두탈구, 우경골원위부골절, 우제1중족골골절 등의 상해를 입은 적이 있으나, 이는 우측 슬내장증 또는 우슬관절부 외측원형연골판 파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과 피고인이 1997. 2.경부터 ○○○○통신공사에 고용되어 일을 해 오면서도 1997. 8. 19.경 이전에 다른 병원에서 그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아니한 점 등을 참작해 보면, 피고인은 1997. 8. 19.경 ○○○○통신공사의 공사현장에서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해 그와 같이 우측 슬개골 탈구 등의 상해를 입었고, 그 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 상처가 악화되어 결국 우슬관절부 외측원형연골판 파열로 수술을 받은 것이라고 보인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085 판결등 참조).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1997. 2.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그와 같이 ○○○○통신공사의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도중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은 사실이 있고, 이에 따라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 그 실제 사고 발생 일시·장소나 사고 내용과 달리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서나 목격자진술서 등을 허위로 작성·제출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아도 사기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선, 피고인이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상정하더라도 그와 같이 1997. 9. 12. 15:00경 그 건설공사 현장에서 그와 같은 내용의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내용의 목격자진술서를 작성하여 첨부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신청을 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이미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나. 더욱이, 피고인이 1997. 8. 중순경에 발생하였다는 사고가 "○○○○통신공사의 이천시 건설공사 현장에서 철탑 랙(rack) 교체작업을 하다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던 중 넘어져 우측 무릎을 다치는 사고"였는지에 관하여, 원심은 "○○○○통신공사의 부장인 공소외 3이 1997. 8. 중순경 작업현장을 돌다가 피고인이 수건을 무릎에 두르고 절뚝거리는 것을 보고"라고 하거나 "피고인은 1997. 8. 19.경 ○○○○통신공사의 공사현장에서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해 위와 같이 우측 슬개골 탈구 등의 상해를 입었던 것"이라고만 인정하고, 그 사고 내용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바, ① 피고인은 그 사고 일시·장소를 처음에 "1997. 8. 17. 14:00 - 15:00경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경기지방경찰청 앞 한국통신프리텔 기지국 신축공사현장"이라고 하였다가[수사기록(이하 '수'라고 한다) 33쪽], 다시 "사고난 날짜를 정확히 기억은 못하는데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어 온 날짜가 1997. 8. 19.이니까 그 날 다친 것 같고, 다친 장소는 이천시 소재 고속도로 주변 공사현장인데 전회에 잘못 진술했다."고 하였으나(수 171쪽), 소견서를 통해 연세정형외과의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은 날이 1997. 8. 19.임이 확인된 뒤인데도 그 날 다쳤는지 여부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철탑이나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친 장소를 잘못 기억하여 진술하였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고(1997. 8. 19. 그 이천시 공사현장 인근의 광주시 실촌면 곤지암리에 있는 연세정형외과의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기 때문에 수원시 공사현장과 혼동할 여지도 없다), ② 그 당시 사고현장에서 피고인 외에도 공소외 3, 제1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5, 공소외 5 등 7, 8명 정도가 함께 공사를 하였는데도(피고인의 진술, 수 172, 266쪽) 피고인이 사기 혐의로 고소한 바 있는 공소외 1, 공소외 3, 제1심 공동피고인은 물론 같은 현장 근로자인 공소외 5, 공소외 4 등이 모두 한결같이 1997. 8. 19.경의 사고 당시나 직후에 피고인이 철탑이나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던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은 당시 공소외 3은 약 10m 지점에서 오다가 보았고, 공소외 4이 다친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하였는바[수 172쪽. 그러나 제1심 법정에서는 "공소외 3은 피고인이 사다리에서 떨어졌을 때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못 봤을 것이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이하 '공'이라고 한다) 119쪽}], 그렇다면 공소외 5나 공소외 4로부터 목격자진술서를 받는 것이 사리에 맞지 굳이 제1심 공동피고인로부터 허위의 목격자진술서를 작성받을 필요가 없는 점, ④ 약 2m 정도의 높이에서 흙탕물이 고여 있는 곳에 떨어져(수 173쪽) 그와 같은 중상을 입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은 1992. 11. 6. 공소외 6 주식회사의 지하철 터널신설공사장에서 상지부를 다쳐(좌전완부염좌 및 혈종으로,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는 등 비교적 경미한 상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청구하여 지급받은 적도 있는 점(수 115, 251, 252쪽)에 비추어, 1997. 8. 19.경 그 이천시 공사현장에서 철탑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약 2m 높이에서 떨어져 그와 같은 상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처리 요청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그런데 피고인 등이 만일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1997. 9. 12.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을 하면서 "1997. 8. 19.경 ○○○○통신공사의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 우측 무릎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라고만 기재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허위 내용의 목격자진술서를 첨부하지 아니하였다면, 그와 같이 사고 경위 자체가 명확하지 아니하고, 사고 발생일로부터 3주 이상이 경과한 뒤에 요양신청을 한 점, 나아가 피고인이 1994. 5. 4.경 교통사고로 우경골원위부골절, 우제1중족골골절 등의 상해를 입은 적이 있고, 그 밖에도 1993. 3. 24. 공소외 6 주식회사의 지하철 터널신설공사장에서 약 6m 높이에서 떨어져 양측종골(종골 : 발꿈치뼈)분쇄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같은 해 10. 14.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 점(공 62, 225쪽, 수 253, 254쪽 등)과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 수원지사 직원들로서는 과연 피고인이 그 날짜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피고인의 위 각 기왕의 사고 내용과 그 후유증의 잔존 유무,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그 증상의 발현 경위 등에 관하여 더 면밀히 조사하여, 피고인의 업무 수행과 우측 슬내장증 또는 우슬관절부 외측원형연골판 파열과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를 신중하게 결정하였을 것이고, 그 결과 1997. 8. 19.경에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 교통사고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그 상태에서 피고인이 철탑조립공이라는 육체적으로 과중한 근로를 계속함으로써 그 후유증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인정되거나, 지하철공사장에서의 업무상 재해와는 별개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요양승인처분을 하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반면에 그 상당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마치 그와 같은 분명하고 전형적인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것처럼 허위 내용의 목격자진술서를 첨부하는 등으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여 이를 진실로 믿은 근로복지공단 수원지사 직원들이 그와 같은 점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요양승인처분을 하게 하고{1998. 4. 29.자 장해보상청구서(수 27쪽)의 '재해원인 및 발생상황'도 같은 내용이다}, 이에 따라 그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를 넘은 위법한 행위임이 분명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착오, 이에 따른 요양승인처분, 그 보험급여 지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 한편, 원심은, "피고인이 1997. 9.경 공소외 3에게 산재처리를 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공소외 3은 임의로 사고 일시를 '1997. 9. 12.경 15:00경'으로, 사고장소를 '경기지방경찰청 앞 기지국 신축공사현장'으로 정하여 여직원으로 하여금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서를 작성케 하였고, 현장소장인 제1심 공동피고인은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목격자진술서를 작성해 주었다."고 인정하였는바, 그와 같이 공소외 3이 요양신청서를 작성하고, 제1심 공동피고인이 목격자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 자체에는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요양신청서와 목격자진술서를 작성·제출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나아가 그 요양신청서와 목격자진술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임을 전혀 몰랐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피고인의 제1심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모를 곧바로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공소외 3은 "신청서를 작성할 때 피고인도 옆에 입회하고 있었다."거나 "신청서를 원청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제출하여 확인날인을 받아온 것도 피고인이었다."는 등으로 진술(공 114쪽, 수 45, 46, 242, 243쪽)하고 있는바, 피고인은 "서류를 대충만 읽어 봤고, 정확한 사고 일시·장소는 확인하지 않았다."는 등으로 진술하여(수 34쪽) 이에 일부 부합하는 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고 내용이 그 요양신청서상 사고내용(사다리에서 내려오며 작업 중 하부 약 2m 지점에서 다리를 헛디디며 바닥으로 떨어져 무릎을 다쳤다)과 비슷한 것(특히 '2m' 부분)에 비추어 적어도 사고 내용에 관하여는 피고인과 사전에 협의가 있었다고 추인되는 점, 피고인이 그 요양신청서 등에 기재된 사고 내용과 같은 내용의 사고를 청구원인으로 공소외 1을 피고로 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그와 같은 허위 내용의 요양신청서와 목격자진술서를 작성·제출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청구하는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
69,562 | 사기 | 2002노739 | 2003-07-16 | 청주지방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상고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956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백화점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기재된 피고인의 서명이 당해 신용카드 입회신청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서명과 상이하고, 각 매출전표상의 서명조차 동일인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위 신용카드가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승낙에 의하여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피고인이 직접 백화점 신용카드를 수령하였고 이를 분실하지도 않았으며, 현실적으로 신용카드와 비밀번호가 매장에서 제시되어 사용되었으며 그것도 단기간에 한정된 횟수만이 사용되었다면, 그 카드의 사용에 대한 입증의 정도는 신용카드 정보가 누출되어 인터넷 등에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등이 입력되어 사용되는 경우와는 달리 보아야 하는바, 위 백화점 신용카드는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승낙에 의하여 사용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매출전표상의 서명이 피고인의 필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정이 위 인정에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제1항 | null |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박봉희
【변호인】 변호사 김교형
【원심판결】 청주지법 2002. 7. 19. 선고 2001고단1725 판결 청주지법 2002. 11. 29. 선고 2002고단2080 판결
【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3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다만, 단수금액은 이를 1일로 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청주지방법원 2001고단1725 판결(이하 '제1원심판결'이라 한다)에 대한 항소(검사)
제1원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카드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합계 금 1,188,460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하고도 그 대금을 변제하지 않음으로써 위 금원 상당액을 편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잘못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나. 청주지방법원 2002고단2080 판결(이하 '제2원심판결'이라 한다)에 대한 항소(피고인 및 검사)
(1) 피고인
제2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당시 경남은행으로부터 발급받은 비씨카드를 이용하여 원심 판시 금원 상당액을 편취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원심 판시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2) 검사
제2원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의 형량이 피고인의 성행, 죄질 등에 비추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2. 판단
가. 제1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1999. 11. 10.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다음, 이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매하더라도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9. 12. 17.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4-2 소재 현대백화점 천호점 의류매장에서 위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외상으로 남성의류 맨스타 1점 시가 249,900원 상당을 구입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해 12. 22.까지 모두 9회에 걸쳐 위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합계 금 1,188,460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하고도 그 대금을 변제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위 금원 상당액을 편취한 것이다."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서, ① 현대백화점 신용관리팀 직원인 A_01의 진술은 이 사건 신용카드이용대금이 연체되자 신용카드 명의자인 피고인을 고소하면서 피고인이 그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물품을 구입하였을 것이라는 추정하에 피고인을 처벌하여 달라는 내용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고, ② 피고인의 성명이 기재된 신용카드 매출전표 8장은 원심의 직권감정결과 위 각 매출전표에 기재된 서명과 신용카드 입회신청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서명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위 각 전표에 기재된 서명조차 동일인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각 매출전표에 피고인의 성명이 기재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③ 위 공소사실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현대백화점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서울지방법원 2000가소216206호 사건의 민사판결은 피고인에 대한 소송관계서류의 송달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진 채 선고된 판결로서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신용카드이용대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하여 피고인이 위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 없어 보이고, ④ 나아가 검사 제출의 다른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공소사실에 기재된 물품을 구입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신용카드를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타인에게 신용카드를 교부하여 그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고도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기재된 피고인의 서명은 신용카드입회신청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서명과 상이하다는 점과 각 매출전표상의 서명조차 동일인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중시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타인으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9. 11. 10. 현대백화점에 신용카드 발급신청을 하여 같은 해 12. 8. 발급된 신용카드를 직접 수령한 사실, 위 신용카드는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1999. 12. 17.부터 같은 달 22.에 걸쳐 현대백화점 천호점 의류매장에서 9차례에 걸쳐 사용된 사실, 위 신용카드는 비밀번호가 1690으로 설정되어 있고 물품구입시마다 그 번호가 일치되어야 사용이 가능한 데, 위와 같이 9차례에 걸쳐 신용카드가 사용됨에 있어 매장에서 현실적으로 카드가 제시되고 비밀번호가 일치되어 사용승인이 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이 직접 이 사건 신용카드를 수령하였고(피고인은 1999. 11. 말경 그 아버지인 공소외 1이 이 사건 신용카드를 포함하여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던 신용카드들을 모두 가위로 잘라버려 이를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공소외 1 역시 수사기관에서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용카드는 1999. 12. 8. 피고인이 직접 수령하였던 것으로 위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이 사건 신용카드는 백화점 매장에서 현실적으로 제시되고 비밀번호가 일치되어 사용되었으며, 단기간에 걸쳐 9회만 사용되었다는 점과 기록상 피고인이 그 무렵 이 사건 신용카드를 비롯하여 경남은행 비씨카드, 롯데백화점 신용카드, 엘지신용카드, 하나은행 비자카드 등 신용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아 이를 이용하여 생활비 등을 조달해 왔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용카드는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승낙에 의하여 사용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매출전표상의 서명이 피고인의 필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정이 위 인정에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이 직접 신용카드를 수령하였고 이를 분실하지도 않았으며, 현실적으로 신용카드와 비밀번호가 매장에서 제시되어 사용되었으며 그것도 단기간에 한정된 횟수만이 사용되었다면, 그 카드의 사용에 대한 입증의 정도는 신용카드 정보가 누출되어 인터넷 등에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등이 입력되어 사용되는 경우와는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검사의 이 부분 항소는 그 이유 있다.
나. 제2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비씨카드를 발급받을 무렵 롯데백화점카드, 엘지신용카드, 하나은행 비자카드 등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그 수입을 초과하여 사용하여 왔음을 인정할 수 있어 편취 범의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직권판단
나아가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된 제1원심판결에 대하여 불복 항소하였고, 피고인 및 검사는 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불복 항소하였는바, 당심 변론절차에서 위 두 사건에 대한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결과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현대백화점 신용카드를 이용한 사기의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바이어서 결국 위 두 사건의 범죄사실은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38조에 따라 동시에 판결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각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제2원심판결은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에서 별지 범죄일람표를 인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지를 누락하여 그 범죄사실을 특정하지 못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위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각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제2원심판결에 대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0. 11. 22.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01. 6. 26. 이 판결이 확정된 자인바,
1. 1999. 11. 10.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다음, 이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매하더라도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9. 12. 17.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4-2 소재 현대백화점 천호점 의류매장에서 위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외상으로 남성의류 맨스타 1점 시가 249,900원 상당을 구입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달 22.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9회에 걸쳐 위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합계 금 1,188,460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하고도 그 대금을 변제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위 금원 상당액을 편취하고,
2. 1999. 10. 18.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경남은행 강남지점에서 사실은 위 은행 비씨카드를 발급받아 물품을 구입하더라도 그 대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은행 성명불상 직원에게 "비씨카드를 발급해 주면 물품을 구매하고 다음달 23.까지 그 대금을 틀림없이 결제하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위 피해자로부터 비씨카드를 발급받아, 같은 달 20.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434-5 소재 신세계백화점에서 50만 원 상당의 양복을 구매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11. 1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합계 금 1,888,150원 상당을 사용하고 위 금액 중 541,674원을 변제하고 나머지 1,346,476원을 결제치 않아 위 은행에서 대위변제케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이 법정에서의 일부 진술
1. 증인 고건곤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1. 원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A_01의 진술 기재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 기재
1. A_01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 기재
1. 고소장
1. 범죄경력조회, 미상전과확인통보(공판기록 제42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47조 제1항(각 사기의 점, 벌금형 선택)
1. 경합범 처리
형법 제37조후단, 제39조 제1항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판사 정형식(재판장) 최희준 김현정 |
81,492 | 사기 | 2001도6570 | 2002-04-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49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어음의 발행인들이 각자 자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금을 편법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서로 동액의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교환한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어음의 발행인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도 그러한 내용을 상대방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채 이를 속여 어음을 발행·교부하고 상대방으로부터 그 대가를 교부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지만, 이와 달리 어음의 발행인들이 각자 자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금을 편법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서로 동액의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교환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쌍방은 그 상대방의 부실한 자력상태를 용인함과 동시에, 상대방이 발행한 어음이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아니할 때에는 자기가 발행한 어음도 결제하지 않겠다는 약정 하에 서로 어음을 교환하는 것이므로, 자기가 발행한 어음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 없이 상대방으로부터 어음을 교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제1항 | 【참조판례】
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도2605 판결(공1982, 232),
대법원 1985. 3. 12. 선고 84도1461 판결(공1985, 576),
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85 판결(공1985, 136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 1. 11. 13. 선고 2001노32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어음의 발행인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도 그러한 내용을 상대방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채 이를 속여 어음을 발행ㆍ교부하고 상대방으로부터 그 대가를 교부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지만( 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85 판결등 참조), 이와 달리어음의 발행인들이 각자 자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금을 편법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서로 동액의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교환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쌍방은 그 상대방의 부실한 자력상태를 용인함과 동시에, 상대방이 발행한 어음이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아니할 때에는 자기가 발행한 어음도 결제하지 않겠다는 약정 하에 서로 어음을 교환하는 것이므로, 자기가 발행한 어음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 없이 상대방으로부터 어음을 교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제반 사정, 특히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이미 부도가 난 상태에서 서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하여 각자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상대방에게 교부하고 그 상대방은 이에 배서한 후 어음할인을 받기로 약정하였고, 그에 따라 피해자가 이 사건 어음을 피고인에게 발행하자 피고인도 동액 상당의 어음을 피해자에게 발행한 점, 위 어음교환 후 피해자는 추가 부도가 발생하지 않고 자금 사정이 원활하게 되어 이 사건 어음을 결제하였지만, 피고인은 타인으로부터 받아 둔 다른 어음 등이 추가로 부도처리되는 바람에 피해자에게 교부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게 된 점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어음을 교환할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
134,227 | 국가보안법위반·반공법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계엄법위반(아람회 사건) | 2000재노6 | 2009-05-21 | 서울고등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확정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3422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특별사면에 의하여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유죄판결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재심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2] 1개의 형이 확정된 경합범 중 일부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재심개시의 결정이 이루어졌으나, 재심법원 심리과정에서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도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 재심법원의 심리 범위
[3]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4조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나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이 이루어진 범죄사실에 대하여,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수사관들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으로 충분히 증명되었으나 위 직무에 관한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경우, 명백하고 새로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소정의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어서 재심의 심판범위가 유·무죄 판단을 포함한 나머지 범죄사실 전부로 확대된다고 한 사례
[4] 전두환 등이 1979. 12. 12. 군사반란 및 1980. 5. 18. 광주민주화항쟁을 전후하여 행한 일련의 행위는 내란죄로서 헌정질서파괴범죄에 해당하므로, 이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 사례
[5]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관한 법령이 재심대상판결 후 개정·폐지된 경우 적용할 법률(=재심판결 당시의 법률)
[6]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에 대한 벌칙조항을 삭제하면서 부칙에 그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관하여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위 집회 또는 시위까지 처벌대상으로 삼은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이어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게 되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직권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특별사면에 의하여 유죄판결의 선고가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면, 유죄 선고의 효력만을 다투기 위한 재심청구는 소송경제상 무익할 뿐만 아니라 재심청구의 대상도 존재하지 않아 부적법하다. 그러나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으로도 형의 선고에 의한 기성의 효과와 유죄 선고의 효력은 상실하지 않으며, 재심은 확정판결의 효과로서 누리는 법적 안정성을 희생시키더라도 구체적 정의를 세워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므로, 특별법상의 재심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4조에 의하여 재심절차가 이미 개시되었다면, 위 특별법에 의하여 재심의 대상이 되는 범죄사실뿐만 아니라 이와 하나의 형이 선고된 나머지 범죄사실도 재심의 심판대상이 된다.
[2]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 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으나, 비상구제수단인 재심제도의 본질상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이 그 부분을 형식적으로 심판의 대상에 포함하는 데 그치므로, 재심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심리하여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다. 그러나 재심청구의 이유가 없다고 본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한 재심법원의 심리과정에서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되었다면, 재심청구인으로 하여금 위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 새로운 재심청구를 하게 하는 것보다 진행중인 재심사건에서 이를 한꺼번에 심리·판단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송경제상 타당할 뿐만 아니라 인권보장을 위한 비상구제수단이라는 재심제도의 취지와 목적에도 부합하므로, 재심의 심판범위는 재심개시결정 당시 재심사유가 인정된 범죄사실뿐만 아니라, 유·무죄 판단을 포함한 나머지 범죄사실 전부에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4조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나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이 이루어진 범죄사실에 대하여,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수사관들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충분히 증명되었으나 위 직무에 관한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경우, 명백하고 새로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소정의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어서 재심의 심판범위가 유·무죄 판단을 포함한 나머지 범죄사실 전부로 확대된다고 한 사례.
[4] 전두환 등이 1979. 12. 12. 군사반란 및 1980. 5. 18. 광주민주화항쟁을 전후하여 행한 일련의 행위는 내란죄로서 헌정질서파괴범죄에 해당하므로, 이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 사례.
[5]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관한 법령이 재심대상판결 후 개정·폐지된 경우에는 그 범죄사실에 관하여도 재심판결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
[6]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문 개정된 것)이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에 대한 벌칙조항을 삭제하면서 그 부칙에 그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관하여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위 집회 또는 시위까지 처벌대상으로 삼은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이어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게 되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직권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4조,형사소송법 제420조,제435조 제1항
[2]형법 제37조,형사소송법 제420조,제435조 제1항,제438조
[3]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4조,형사소송법 제420조,제422조
[4]형법 제20조
[5]형법 제1조 제2항,형사소송법 제438조
[6]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4호,제14조 제1항,형법 제1조 제2항,형사소송법 제438조 | 【참조판례】
[1]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도2153 판결(공1997하, 2590)
[2]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239 판결(공2001하, 1898)
[4]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공1997상, 1303)
[5]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77 판결(공1996하, 2282)
[6]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6도9311 판결(공2009상, 387) | 【피고인】 피고인 1외 4인
【재심청구인】 재심청구인 4 ( 망 피고인 4의 배우자)외 4인
【항소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이종근
【변호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김승교외 1인
【재심대상판결】 서울고법 1983. 2. 16. 선고 82노2725 판결
【원심판결】 대전지법 1982. 2. 11. 선고 81고합3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2, 3, 4에 대한 구 국가보안법 위반, 구 반공법 위반, 구 계엄법 위반의 점 및 피고인 5는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2, 3, 4에 대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은 각 면소.
【이유】
1. 이 사건 재심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아래의 각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가. 공소제기
1981. 10. 6. 대전지방법원에 피고인 1, 2, 3, 4가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하 ‘집시법 위반’이라 한다), 계엄법 위반으로, 피고인 5가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계엄법 위반으로, 그 밖에 제1심공동피고인 6이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집시법 위반으로, 제1심공동피고인 7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제1심공동피고인 8이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으로, 제1심공동피고인 9와 제1심공동피고인 10 및 제1심공동피고인 11이 각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각 공소제기되었다.
나. 원심판결
1982. 2. 11. 대전지방법원 81고합393호로 피고인들 및 나머지 공동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되어, 피고인 1은 징역 10년 및 자격정지 10년을, 피고인 2는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피고인 3은 징역 5년 및 자격정지 5년을, 피고인 4는 징역 2년 및 자격정지 2년을, 피고인 5는 징역 2년 및 자격정지 2년을 각 선고받았고, 그 밖에 제1심공동피고인 6이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을, 제1심공동피고인 7이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제1심공동피고인 8이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제1심공동피고인 9, 10이 각 벌금 50만 원을 각 선고받았으며, 제1심공동피고인 11이 선고유예를 받았으나, 제1심공동피고인 6을 제외한 나머지 공동피고인들은 항소하지 아니하여 원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서울고등법원판결
피고인들과 제1심공동피고인 6이 1982. 2. 11. 및 검사가 피고인 3, 4, 5 및 제1심공동피고인 6에 대하여 같은 달 15. 각 항소한 결과, 1982. 6. 19. 서울고등법원 82노910호로 반국가단체 구성 및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등의 공소사실이 일부 무죄로 인정되어, 원심판결이 파기된 후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1은 징역 6년 및 자격정지 6년을, 피고인 2는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을, 피고인 3은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을, 피고인 4, 5는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제1심공동피고인 6은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을 각 선고받았다.
라. 대법원판결(파기환송)
피고인 1, 2, 3과 제1심공동피고인 6이 1982. 6. 19. 및 검사가 피고인들과 제1심공동피고인 6에 대하여 1982. 6. 21. 각 상고한 결과 1982. 9. 28. 대법원 82도2016호로 위 무죄 부분에 관하여 전부 유죄의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마.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
1983. 2. 16. 서울고등법원 82노2725호(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임)로 피고인들과 제1심공동피고인 6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되어 피고인 1, 2, 3은 각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 피고인 4, 5와 제1심공동피고인 6은 각 양형부당의 항소이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이 파기된 후 피고인 4, 5에 대하여 각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에 처한다는 판결이, 제1심공동피고인 6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에 처한다는 판결이 각 선고되었다.
바. 대법원판결(상고기각)
이에 피고인 4, 5는 각 상고하지 아니하여 1983. 2. 24. 상고기간 도과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4, 5 부분이 그대로 확정되었고, 피고인 1, 2, 3 및 제1심공동피고인 6은 1983. 2. 16. 상고한 결과 1983. 6. 14. 대법원 83도647호로 각 상고기각됨으로써 위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에 대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원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 특별사면·복권
피고인 1, 2, 3은 1988. 2. 27. 사면법 제5조 제1항 제2호본문에 의하여 각 형의 집행을 면제하는 특별사면 및 같은 항 제5호에 의하여 각 복권되었고, 피고인 4, 5는 1983. 12. 23. 사면법 제5조 제1항 제2호단서에 의하여 각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 및 같은 항 제5호에 의하여 각 복권되었다.
아. 이 사건 재심청구
피고인 4는 1998. 10. 18. 사망(이하 ‘망 피고인 4’이라 하지 않고 ‘ 피고인 4’이라고만 한다)하여 처인 재심청구인 4와 피고인 4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재심청구인 6(2004. 12. 31. 재심청구를 취하하였다)이 2000. 4. 21. 이 사건 재심을 청구하였는바, 그 요지는 전두환 등 이른바 신군부 세력이 정권을 찬탈할 목적으로 1979. 12. 12. 군사반란을 일으킨 후 1980. 5. 17. 24:00를 기하여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였고, 이에 반대하여 일어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함으로써 국헌을 문란하는 내란행위를 함에 대하여 피고인 1, 4, 5 및 재심청구인 재심청구인 6, 제1심공동피고인 6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생들이고, 피고인 2, 3은 피고인 1, 4, 5 및 재심청구인 6, 제1심공동피고인 6의 은사로서 1980년 말경 우연히 입수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에 관한 유인물인 ‘전두환 광주살륙작전’, ‘광주사태에 대한 진상’을 다량 등사·배포하여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널리 알려 내란으로 집권한 전두환 군사 정권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던 중에 1981. 7.경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재심청구인 6이 영장 없이 강제로 연행된 후 약 1개월간 불법감금되고 고문을 받은 끝에 위 유인물의 등사·배포 등 행위에 대하여는 계엄법 위반으로, 1981. 5. 17. 피고인들이 재심청구인 6의 딸 ‘아람’의 백일잔치에 모인 것에 대하여는 ‘아람회’라는 반국가단체를 구성하였다는 죄목(백일잔치 모임이 반국가단체로 둔갑)으로, 그 밖에 피고인 등이 시국 토론 내지 대화한 것에 대하여는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찬양고무, 불고지 등의 죄목으로 각 기소됨으로써, 일명 ‘아람회’ 사건이 탄생하였는데, 그 후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의한 1979. 12. 12. 및 1980. 5. 18.을 전후한 행위가 헌정질서파괴 범죄행위였고, ‘5·18 광주항쟁’은 ‘5·18 광주민주화항쟁’으로 그 정당성을 평가받았으며, 1997. 4. 17. 대법원이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대하여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정권을 장악한 경우(이른바 성공한 쿠데타)에도 처벌의 대상이 됨을 분명히 하는 한편, ‘1979. 12. 12.’에 대하여는 군사반란행위로, ‘1980. 5. 18.을 전후한 비상계엄 전국확대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행위 등’은 내란행위로 명백하게 인정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1995. 12. 21. 법률 제5029호, 이하 ‘특별법’이라 한다) 제4조및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소정의 각 재심사유가 존재하여 이 사건 재심청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자. 이 사건 재심 개시결정
그 후 이 사건 재심청구에 관하여 2006. 7. 26. 서울고등법원 2000재노6호로 “ 이 법원이 1983. 2. 16. 선고한 82노2725 판결중 피고인 1, 2, 3, 4, 5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재심을 개시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으나, 그 결정이유에서 재심청구인들이 주장한 재심사유는 특별법 제4조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이었는바, 첫째 피고인 1, 2, 3의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소정의 재심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1, 2, 3 부분은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항소를 기각한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청구는 그 확정판결 자체에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소정의 사유, 즉 같은 법 제420조 제1호, 제2호, 제7호소정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재심청구가 허용되는 점에 비추어 같은 법 420조 제5호소정의 재심사유 주장을 배척하였으며(다만, 제1심공동피고인 6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소정의 재심사유에 관하여도 재심청구가 허용되나, 심리한 결과 같은 법 제420조 제5호소정의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둘째 피고인 4, 5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이 내려졌으므로, 특별법 제4조소정의 재심사유를 제외한 형사소송법 제420조소정의 재심사유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고, 셋째 특별법 제4조소정의 재심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원심판결의 범죄사실들 중 계엄법 위반의 각 점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사실들에 관하여 특별법 제4조소정의 재심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원심판결에서 각 범죄사실을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여 그 전부에 관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사실 전부에 관하여 각 재심개시결정을 하였다.
차.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각결정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에 불복한 피고인들 및 재심청구인 4가 2006. 9. 6. 즉시항고하자, 같은 해 9. 12. 서울고등법원 2000재노6호로 항고인들의 항고를 기각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는데, 그 이유는 비록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계엄법 위반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의 사유가 존재하고,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재심의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에서 항고인들의 청구취지대로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사실 전부에 관하여 재심개시결정을 하였고, 위 각 계엄법 위반의 범죄사실을 제외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원심판결 중 나머지 각 범죄사실에 관하여도 차후 재심을 진행하면서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 당시에 발견하지 못한 재심사유를 발견한 때에는 이 부분에 관하여 별도의 재심개시결정을 할 필요 없이 이 부분을 다시 심리하여 유·무죄의 판단까지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항고인들의 이 사건 항고는 결국 항고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소정의 재심사유 주장 및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의 확정
피고인들을 비롯한 재심청구인들은 2006. 9. 21.자 즉시항고 이유보충서에서부터 피고인들이 영장 없이 불법으로 강제연행된 후, 수사관들에 의하여 장기간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고문으로 인하여 허위 자백을 하게 된 결과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소정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추가하였고,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각결정이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각 범죄사실 전부에 관한 유·무죄 판단까지 가능한 것으로 판시함으로써 재항고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07. 7. 9. 피고인 1의 신청에 따라 진실규명을 한 결과, 충청남도 경찰청 소속 수사관들이 피고인 1을 불법 연행한 후 장기간 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하여 허위 자백을 받았고, 그러한 임의성 없는 자백에 의존하여 징역 10년 및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한 것은 사법부의 책무를 저버린 처사이므로, 형사소송법 등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진실규명 결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의 심판 범위
가. 피고인 4, 5에 대한 재심판단의 대상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특별사면에 의하여 유죄의 판결의 선고가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면, 이미 재심청구의 대상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그러한 판결이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재심청구는 부적법함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판례( 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도2153 판결등 참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4, 5에 대하여 위 1.의 사.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후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특별사면이 내려진 결과, 원칙적으로 피고인 4, 5에 대하여는 재심청구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여기서 특별사면에 의하여 유죄의 판결의 선고가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될 경우, 재심청구의 대상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위 판례의 취지는 적어도 일반 형사범에 있어서 형의 선고가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된 마당에 유죄의 선고의 효력만을 다투기 위한 재심청구는 소송경제상 무익하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특별법 제4조(특별재심) 제1항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 또는 제2조의 범행(헌정질서파괴 범죄행위)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및 군사법원법 제469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제1항의 재심청구인이 사면을 받았거나 형이 실효된 경우에 재심관할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내지 제328조및 군사법원법 제381조내지 제383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종국적 실체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함으로써 특별법상의 재심사유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4, 5에 대한 범죄사실들 중 계엄법 위반의 각 점에 대해서만 이 사건 재심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재심은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는 것인바,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은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나 형의 선고에 의한 기성의 효과는 변경되지 아니하므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유죄의 선고와 형의 선고는 이를 준별하여 비록 특별사면의 효과로써 형의 선고가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유죄의 선고는 그 효력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그 밖에 재심이라는 것이 확정판결의 효과로서 누리는 법적 안정성을 희생시키더라도 구체적 정의를 세워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형사사법상의 비상적 구제수단이라는 제도의 목적과 취지, 특별법상의 재심사유를 명문으로 인정한 입법자의 결단과 그 취지 및 목적, 어차피 특별법상의 재심절차가 개시되었다는 소송경제적 측면 등을 종합하면, 단순한 일반 형사범이 아닌 피고인 4, 5에 대하여는 계엄법 위반의 각 점 뿐만 아니라 그와 하나의 형으로 선고된 나머지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집시법 위반의 각 점 등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전부가 위 특별사면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인들에 대한 재심의 심판범위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 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비상구제수단인 재심제도의 본질상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이 그 부분을 형식적으로 심판의 대상에 포함시키는데 그치므로, 재심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심리하여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고, 다만 그 부분에 관하여 새로이 양형을 하여야 하므로,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만 심리를 할 수 있음이 원칙인바(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239 판결등 참조), 위 판례에 의하면,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에서 재심사유가 유일하게 인정된 피고인들의 계엄법 위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사실로서 재심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집시법 위반의 각 점에 대한 이 법원의 이 사건 재심의 심리 내지 심판 범위는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그칠 뿐 유·무죄의 판단에까지 나아가서는 안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재심개시결정 당시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라도, 그 후 재심청구의 이유가 없다고 본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한 재심법원의 심리 과정에서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되었다면, 재심청구인으로 하여금 위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 새로운 재심청구를 하게 하는 것보다 진행 중인 재심사건에서 이를 한꺼번에 심리·판단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송경제상 타당할 뿐만 아니라 인권보장을 위한 비상구제수단이라는 앞서 본 재심제도의 취지와 목적에도 부합하고, 한편 앞서 본 판례는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개의 범죄사실 중 재심청구의 이유가 없다고 본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심법원의 심리과정에서도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발견되지 않은 경우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 같이 재심법원의 심리과정에서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된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 판례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에 대한 계엄법 위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각 범죄사실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소정의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되었으므로, 결국 피고인들에 대한 재심의 심판 범위는 이 사건 재심개시결정 당시 재심사유가 인정된 계엄법 위반의 점 뿐만 아니라, 나머지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집시법 위반의 각 점에 관한 유·무죄판단을 포함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사실 전부라고 봄이 상당하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
(1) 피고인 1의 사실오인 주장
(가) 피고인은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민족의 번영을 염원하는 사람으로서, 결코 북한괴뢰집단의 수괴를 찬양·고무하거나 위 집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을 한 일이 없는데도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나) 아람회는 단체의 실체를 갖추지도 못한 것으로서 재심청구인 6의 딸 ‘아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동창생 사이의 친목계에 불과한데도, 이를 반국가단체로 인정하고 이에 기하여 반국가단체의 구성 및 그 지도적 임무에의 종사, 그 구성원과의 회합죄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며, (다) 피고인은 1981. 7. 19. 대전경찰서 수사관에 의하여 같은 해 8. 19.까지 불법 연행되어 갖은 고문과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상태에서 원심 판시 각 공소사실을 허위로 자백한 것이고, 검찰 조사 단계에서도 수사관의 입회 아래 부당한 장기구금으로부터 오는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가 계속된 상황에서 한 자백으로, 이는 증거능력이 없는 것인데도 원심이 피고인 및 상피고인들의 검찰에서의 진술과 일관성 없는 원심 증인들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각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즉, 경찰에서의 자백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므로 증거능력이 없고,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수사관의 입회 아래 부당한 장기구금과 경찰에서 당한 고문, 회유, 협박으로 인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이루어진 임의성 없는 진술기재이므로 증거능력이 없으며, 나머지 증인들의 증언은 진술이 서로 모순되어 신빙성이 없음에도 위 증거능력이 없거나 증명력이 부족한 증거들을 채택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2의 사실오인 주장
(가) 피고인은 평화적 민족주의를 신봉하는 역사학도로서,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하여 주체적 자주평화통일과 한민족의 홍범문화 창달을 염원한 바는 있으나, 결코 공산주의 내지 사회주의 노선이나 반국가적, 반정부적, 반미적 입장에 서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을 가지고 북괴의 선전에 동조하여 북괴집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을 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은 피고인을 민족주의에 감화를 받은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서로 용납될 수 없는 국가보안법상의 찬양고무죄나 불고지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나) 피고인은 1981. 5. 17. 재심청구인 6의 딸 백일잔치에 참석하였다가 먼저 귀가한 일이 있을 뿐 ‘아람회’라고 명명된 모임을 조직하거나 후일 이를 추인한 사실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아람회’라는 모임도 1974년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순수한 동창 친목계로서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의 요건인 정부참칭과 국가변란의 목적을 가지고 이 목적 실현을 위한 비합법적인 수단을 가진 실체를 갖추고 있지 못한데도, 원심이 이를 반국가단체로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해 그 구성 및 지도적 임무종사죄, 그 구성원과의 회합죄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며, (다) 경찰에서의 자백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므로 증거능력이 없고,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수사관의 입회 아래 부당한 장기구금과 경찰에서 당한 고문, 회유, 협박으로 인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경찰에서의 자백을 근거로 하여 진술거부권의 고지도 아니한 채 임의성과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진술기재이므로 증거능력이 없으며, 나머지 증인들의 증언은 수사기관의 협박과 회유로 사전조작된 허위진술로서 신빙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증거능력 없는 증거들을 채택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3) 피고인 3의 사실오인 주장
(가) 피고인은 교사로서, 단지 민주회복과 평화적 정권교체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두환의 광주살륙작전”과 “반팟쇼 학우투쟁선언”이라는 두 가지 유인물을 수수한 사실이 있을 뿐이고, 그 밖에는 상피고인들과 몇차례 만나 그들의 진학, 취직, 결혼 문제 등을 연장자로서 조언한 사실이 있을 뿐으로, 결코 공산주의를 동경하거나 반정부적 사고를 갖고 북한괴뢰집단의 선전에 동조하거나 위 집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을 한 일이 없는데도, 원심은 피고인을 민족주의에 감화를 받은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민족주의와는 서로 용납될 수 없는 국가보안법상의 찬양고무죄나 불고지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나) 피고인은 ‘아람회’라는 이름을 들은 바 없고, 다만 1981. 5. 17. 재심청구인 6의 딸 김아람의 백일날이라 하여 모였는데, 피고인 1이 동창끼리 쌀 1말 값을 징수하여 여름방학 때 피고인 2의 대만유학 송별회 겸 모임을 갖자는 제의를 들은 사실이 있을 뿐 민족통일국가를 이룬다는 목적에 관하여는 그 개념도 모르는 바인데, 원심은 이를 반국가단체로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그 구성 및 지도적 임무종사죄, 그 구성원과의 회합죄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며, (다) 경찰에서의 자백은 불법연행 및 장기간의 불법구금과 모진 고문, 회유,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상태에서 허위로 진술된 것이고,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와 자술서 역시 고문 수사관들의 입회 아래 부당한 장기구금과 경찰에서 당한 고문으로 인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이루어진 임의성 없는 진술기재이어서 증거능력이 없으며, 나머지 증인들의 증언은 수사관들의 감시 아래 사건조작, 강요된 허위진술로서 신빙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증거능력 없는 증거들을 채택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4) 피고인 4의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공산주의자가 아니고 공산주의에 동조한 사실이 없으며, 1980. 6.경 유인물을 배부한 점 외에는 북한괴뢰집단을 이롭게 하거나 불고지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재심청구인 6의 딸 백일잔치에 가서 피고인 1이 쌀 1말씩을 거두어 여름방학에 놀러가자는 의견을 들은 적이 있을 뿐 결코 반국가단체인 ‘아람회’를 결성하여 회합 등의 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는데도, 원심이 수사 과정에서 고문, 불법 장기구금, 회유, 협박 등으로 인하여 임의성 없는 검찰에서의 피고인들의 진술만에 의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5) 피고인 5의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철저한 반공주의자로서 공소사실을 전혀 저지른 사실이 없는데도 원심이 수사 과정에서 고문, 불법 장기구금, 회유, 협박 등으로 인하여 임의성이 없어 증거능력 없는 검찰에서의 피고인들의 진술과 신빙성 없는 원심 증인들의 증언을 채택하여 반국가단체의 실체가 없는 ‘아람회’라는 결사를 반국가단체로 인정함을 비롯하여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국가보안법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6)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
제반 양형조건들에 비추어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선고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의 피고인 3, 4, 5에 대한 항소이유의 요지
제반 양형조건들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4. 판 단
가. 사건의 실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을 포함한 이 사건 기록을 종합하면, 아래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들의 사상과 언행
(가) 피고인 1
피고인 1은 피고인 4, 5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재심청구인 6과 ○○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일 때, 역사 담임교사이던 피고인 2와 그 당시 함석헌 선생이 간행하던 잡지 “씨알의 소리”의 금산보급소장으로서 ○○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피고인 3을 스스로 찾아가 배움을 청하면서 알게 되었다. 피고인 2가 민족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과 피고인 3이 민주회복에의 일관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감명을 받았다. 피고인 3은 피고인 1을 “제도권에 갇혀 있기에는 생각이 새롭고 역사와 민족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학생”으로 평가하였다. 피고인 4, 5 등은 피고인 1의 소개로 피고인 3을 1979. 12.경, 피고인 2를 1981. 1.경부터 만났다.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금산 지역의 ○○고등학교, ○○여자고등학교, ○○농업고등학교 대표들을 모아 “씨알의 모임”을 만들어, 금산문화원에서 피고인 3을 초청하여 시국강연을 듣고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토론회를 열기도 하였고, 교육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교육대학 졸업생으로 구성된 ‘송정회’를 민중교육운동의 중심으로 끌어 올리려고 노력하였다. 이승만이나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했고, 외세의 부당한 간섭에 대하여 우리나라도 독립국이라 저항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며,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할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 당시 유신독재, 12·12사태, 광주민주화운동 등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정치 상황에 대하여 외세의 영향력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생각하여, 예컨대 외채가 많은 것에 대하여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국채보상운동 같은 것으로 외채를 갚아 외세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하여 민주 회복을 희망한 사실은 있으나 북한이나 김일성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다. 민주 회복에 대한 생각은 했지만, 공산주의 사회를 동경한 사실이 없다. 민중 봉기는 생각하지 않았다. 분단의 책임이 다소 미국에 있다고 보았고, 독재정치에 대한 생각과 우리 민족의 불행과 비극을 극복하려면, 외세의 영향력이 없는 정치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며,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평소 학식이나 서예 등에 조예가 깊어 제1심공동피고인 6 등 동기생들로부터도 존경을 받았다. 미군 철수를 주장한 바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족국가로 되기 위해서는 외세로부터의 어떠한 간섭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사건 당시 ◇◇대학교 철학과에 재학 중이었으나, 집안 형편상 학업에만 정진할 수 없어 ◇◇중학교 도덕 과목을 담당한 임시교사로 일을 하는 등 주경야독하면서 열심히 다독을 하고, 평소 학구열이 높아 학업에 정진하여 자신의 꿈을 성취한다는 자신감과 행복감을 가지고 있었던 젊은이였다. 한편, 피고인 1의 셋집에서 압수한 송건호 저 “해방 전후사의 인식”, 강만길 저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장준하 저 “민족주의자의 길”, 박성수 저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 프란츠 파농 저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 이명영 저 “김일성 열전” 등은 오늘날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꼭 읽어야 할 교양서로 인정받고 있고, 특히 “김일성 열전”은 성균관대학교 법정대학 교수인 이명영이 북한 김일성이 가짜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1974. 12. 신문화사에서 출판한 책(이명영 교수가 1966년부터 만 6년 동안 김일성 연구에 몰두한 결과를 중앙일보에 “진위 김일성 열전”이라는 제목으로 1974. 3. 25.부터 1974. 9. 3.까지 격일제로 53회에 걸쳐 연재한 것을 보완하여 이 책을 발간하였다. 그 핵심 내용은 일제시대 항일투쟁을 한 김일성 장군은 여러 명인데, 그 중 함남 단천 출신 의병장 김창희와 일본 육사 23기 출신 김광서는 진짜이고 북한 김성주는 가짜라는 것이다)에 불과하므로, 오히려 반공서적에 해당한다.
(나) 피고인 2
민족사관이 뚜렷하고 평소 우리나라 역사발전 과정을 4·19까지는 민중의 역사였으나, 그 후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였다. 민족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남북통일이 되어야 하고, 통일 과정에서는 외세를 배격한 자주적 입장에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여기서 ‘외세’란 우리나라의 주권을 빼앗으려는 주변 나라로서 일본, 중공, 소련, 미국 등을 말한다. 피고인이 주창한 “한나라”는 선민사상에 입각한 민족관으로서, 이상국가인 ‘한나라’는 우리 민족과 민중이 주체가 된 봉건적 유습과 일제 잔재를 청산한 민중혁명에 의한 통일 민족국가를 상징한다. 민족주의 사상을 고취하고, 애국선열이나 애국지사 묘역의 참배 및 청소 등을 하여 애국적인 일을 하는 모임인 수양동우회에서 활동하였다. 카쓰라·태프트 미일 비밀협정, 6·25에 대한 휴전의 독단적인 체결로 남북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나, 공산주의자가 아니고 공산주의를 동경한 사실도 없다. ○○고등학교 재직시 역사교사였고, 이 사건 당시 ○○공업고등기술학교에도 역사와 도덕 과목의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 당시 태극기의 구성 내용에 관하여 학생들에게 특별 강의를 하기도 하였고, ○○공업고등기술학교는 정규 학력이 인정되지 아니한 관계로 학력 인정을 위한 검정고시반의 창설을 주도하여 원심 공동피고인이었던 제1심공동피고인 9, 10 교사와 함께 검정고시반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대한 비판 의식이 있었고, 조국의 민주화를 염원하였으며, 자유문인실천협의회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민족의 정체성이나 민족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투철한 민족의식을 강조하였다. 피고인 3은 피고인 2를 “민족사관을 가지고 위대한 우리 민족의 출발을 새롭게 조명해 주는 역사학도이자, 군사독재정권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고, 그를 통하여 역사의 주인은 민중이고 민중이 온몸으로 말해온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과 함께 그동안 지녀왔던 민족적 열등의식과 민중에 대한 경멸감이 깊은 신뢰감으로 바뀌어 식민사관을 극복하게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다) 피고인 3
부친이 국민학교 교장선생님이셨고, 형이 6·25 당시 학도의용대로 공비토벌에 앞장선 적도 있는 등 반공 집안이었으며, 민주회복을 갈망하고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되어 사회정의가 실현되기를 희구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이 민족주의인데, 민족문제에 관한 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함석헌 선생의 “씨알의 소리”와 장준하 선생의 “민족주의자의 길”이라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함석헌, 장준하 선생을 이 시대의 양심의 소리라고 생각하여 따랐고, 10·26 사태 후 김대중 선생을 민주 인사라고 생각하여 지지하였다. 1972. 4.부터 1974. 6.까지 금산 지역에 “씨알의 소리”를 보급하였고, 함석헌 선생이 아산 구화고등공민학교 재단이사로 재직할 때 1974. 7.부터 1976. 2.까지 책임교사로서 동교를 관리·운영한 적이 있다. 피고인 3을 자주 만난 함석헌 선생이 1982. 6. 3. 서울고등법원 제3차 공판에서, “ 피고인 3은 인간성이 자상하고, 사상이 건전한 사람이며, 따라서 그가 주장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속임 없는 양심의 소리일 뿐이지 결코 반국가적이거나 반민주적인 주장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3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제3.의 11 ⑵항의 금산군 (이하 생략)에 1978년경 왔다가 마을문고에 책을 몇 권 기증해 준 적이 있고, 1981. 6. 27. 무렵에도 책을 기증하는 등 평소 농촌의 계몽·발전에도 관심이 많았다. 피고인 3이 ○○여자중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할 때 피고인 1이 스스로 찾아와 배움을 청하였고, 피고인 1이 어려운 처지에서 대학에 다니는 점을 감안하여 격려해 주었으며, 대학 졸업 후 취직과 결혼 문제 등에 관심을 가져주는 한편, ◇◇대학교 철학과 교수 최명관, 제1심공동피고인 7 등에게 사사할 것을 권고하면서, 학원 문제에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평소 우리 사회가 진정한 민주사회로 성장하고 사회정의가 구현되기를 바랬으며, 우리의 경제적 현실이 빈부의 차가 심하고 노동자들의 생활이 빈약하다고 인식하였고, 광주민주화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어렵게 살더라도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자기수양에 힘써 왔다.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재심청구인 6 등으로부터 와룡(와룡) 선생이라고 불리면서 금산 지역에서 존경을 받았다.
(라) 피고인 4
부친이 금산군청에 재직 중인 공무원이었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육군에 입대하여 1979. 7. 22. 제대한 다음, 같은 해 12월경 금산새마을금고에 취직·근무하였다. 피고인 1, 5와는 ○○고등학교 동기동창이었고, 대학에 진학하고자 공부하던 중 피고인 1을 만났다. 피고인 1을 통하여 만난 피고인 2, 3의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감화를 받았다. 피고인은 새마을금고 직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있는 사람은 대부금을 잘 내나 없는 사람은 대부금을 못 갚아 없는 사람에게 동정심이 갔고, 복지국가제도에 대하여 생각을 한 적이 있으며, 다소 현실에 불만은 있었지만 반사회적인 의식은 없었다. 피고인 1, 2, 3과 만나 현실의 옳고, 그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바 있으나, 고려연방제라든지 민중 봉기 등의 뜻도 모르고, 다만 위 피고인들의 식견에 부러움을 느꼈다. 피고인 3은 피고인 4, 5를 정의감이 강하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오는 데 헌신코자 노력하는 든든한 청년이었다고 평가하였다.
(마) 피고인 5
부친이 6·25 당시 경찰로 참전하였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육군에 입대하여 1979. 4 17. 제대한 다음, 대전지방검찰청 금산지청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1973. 6. 14.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교내 반공웅변 대회에서 1등으로 입상하였고, ○○중학교 시절에도 교내 반공웅변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하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천주교 신자였다. 피고인 1을 통하여 피고인 2, 3의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감화를 받았고, 천주교 성당에서 입수한 ‘전두환 광주살륙작전’ 등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유인물을 통하여 광주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 사건의 발단
1981. 7. 12. □□고등학교 3학년 학생 공소외 1이 중학교 친구로서 ○○공업고등기술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제1심공동피고인 11의 소개로, 당시 ○○공업고등기술학교의 역사교사로 재직 중이던 피고인 2의 집을 방문하였는데, 피고인 1, 2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등이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다수의 시민들이 사망한 사실을 들어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고, 미국에 대하여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끝에 □□고등학교 교련교사 공소외 2에게 그 사실을 알리자, 공소외 2가 대전경찰서에 이를 신고하였으며, 그 당시 공소외 3 순경이 제보를 받았다. 공소외 3 순경이 이 사건을 인지하여 치안본부, 국가안전기획부, 검사에게 통보한 후 담당검사 공소외 4의 수사지휘를 받아 수사가 개시되었는바, 대전경찰서 정보2과 공소외 5 과장의 지휘 아래 보안2계장 공소외 6 경위와 수사팀 조장을 맡은 공소외 7 반장(경사)이 실무를 담당하였고,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전에는 피고인들을 대전경찰서 유치장에 구금시킬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보안유지의 필요성 때문에, 대전경찰서장이나 충청남도 경찰청, 치안본부에 보고를 거친 후 충청남도 경찰청 대공분실의 조사실을 이용하여 상근하면서 피고인들을 조사할 계획을 수립하였다.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죄 등 사상범 사건의 경우, 사상범을 영장 없이 강제연행한 다음 안가(안가 :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 이외의 수사장소)에서 장기간 조사하여 증거를 확보하는 불법적인 수사 관행이 존재하였다.
(3) 강제연행과 장기간의 불법구금 및 압수
피고인들과 일부 원심 공동피고인들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없었던 것은 물론, 범죄사실의 요지와 변호인 선임권 및 변명할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채 아래와 같이 불법적으로 보문산 근처 충청남도 경찰청 대공분실의 지하실로 강제연행되었다. 그 밖의 일부 원심 공동피고인들과 일부 참고인들은 대전경찰서 인근의 ○○여관으로 강제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가) 피고인 1
서울 ◇◇중학교의 도덕과목 임시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피고인 1은 1981. 7. 19. 밤늦게까지 학생들의 시험지를 채점하던 중 24:00경 대전경찰서 소속 공소외 8 경장, 공소외 3 순경 등 수사관 3~4명으로부터 피고인 2에 관하여 물어볼 것이 있다면서 연행되어, 버스 편으로 대전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지프차를 타고 눈이 가려진 채 대전 보문산 아래의 충청남도 경찰청 대공분실의 사방이 흰 지하실에 구금되었다. 1981. 8. 19.까지 32일간 불법구금되었다.
(나) 피고인 2
1981. 7. 16. ○○공업고등기술학교에서 정규 수업이 끝나고 보충수업을 하던 중, 한 학생으로부터 학부형이 면회왔다는 연락을 받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건장한 남자들이 피고인 1, 3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느냐고 질문하면서 권총 위협을 하므로, 검은 안대로 눈이 가려진 채 자동차에 실려 연행되었다. 1981. 8. 19.까지 35일간 불법구금되었다.
(다) 피고인 3
1981. 7. 22. 서울 △△중학교 재직 중,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님을 찾아 뵙고자 시골로 가던 길에 충남 금산군 금산읍에 도착하였고, 금산경찰서 정보과 소속 진모 순경으로부터 금산읍 소재 다방에서 연행되어 경찰차에 태워 진 다음, 눈이 가려진 채 위 대공분실에 구금되었다. 1981. 8. 19.까지 29일간 불법구금되었다.
(라) 피고인 4
1981. 7. 17. 금산새마을금고 사무실에서 연행되어 처음에는 여관으로 갔다가, 곧바로 눈이 가려진 채 위 대공분실로 연행되었다. 1981. 8. 19.까지 34일간 불법구금되었다.
(마) 피고인 5
1981. 7. 23. 대전지방검찰청 금산지청에서 연행되었다. 1981. 8. 19.까지 28일간 불법구금되었다.
(바) 압수(증 제1~22호)
대전경찰서 수사관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강제연행과 동시에 또는 그 이후 법관의 영장 없이 1981. 7. 18. 피고인 2의 집에서 책들과 노트 및 민족의식과 민중의식의 원고, 공소외 9, 제1심공동피고인 11의 각 수통리 수련회 여행기, 수통리 수련회시 촬영한 사진(증 제3 내지 8호), 같은 해 7. 19. 대전 동구 (이하 생략)에 있는 제1심공동피고인 11의 집에서 수련회 감상문과 관련된 작문노트(증 제17호증), 서울 동작구 (이하 생략)에 있는 피고인 1의 셋방에서 “맑스와 맑스주의자들” 책(증 제22호증), 같은 해 7. 20. 피고인 4의 집에서 “전두환 광주살륙작전”, “광주사태의 진상”, “전국민주내각 구성을 위한 성명서”, “통대 저지를 위한 국민선언” 등 유인물(증 제12 내지 15호증), 같은 해 7. 21. 충남 금산군 (이하 생략)에 있는 공소외 10의 집에서 제1심공동피고인 6의 편지(증 제19호증), 같은 해 7. 24. 서울 서대문구 (이하 생략)에 있는 피고인 3의 집에서 편지와 유인물 “인권을 강도당한 노동자들의 호소”(증 제1, 2호), 같은 해 7. 25. 대전 동구 (이하 생략)에 있는 제1심공동피고인 6의 집에서 패넌트(한나라 민중교육 청년협의회)와 아산만 방조제에서 촬영한 사진(증 제10, 11호), 같은 해 8. 5. 습득한 고려연방제 선전용 삐라(증 제20호증), 같은 해 8. 7. 충남 금산군 (이하 생략)에 있는 피고인 5의 집에서 김대중의 연설이 담긴 녹음테이프(증 제16호증), 충남 금산군 (이하 생략)에 있는 공소외 11의 집에서 “전두환 광주살륙작전” 유인물 1장(증 제18호증), 같은 해 8. 12. 피고인 1의 셋방에서 카세트 라디오(증 제9호)를 각 압수하였다.
(4) 고문, 회유와 협박
(가) 고문과 조작
대전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은 피고인들을 강제연행한 후 처음 약 1주일간은 24시간 내내 조명등을 켠 채 잠을 재우지 않았고, 책상에 앉아 잠시라도 졸면 핀으로 몸을 콕콕 찔러 잠을 못 자게 하였다. 피고인들이 피의사실을 부인할 경우, 옷을 벗기고 수갑을 뒤로 채운 뒤 무릎 밑 오금에 곤봉을 넣고,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한 다음, 두 명이 발로 양쪽에서 곤봉을 밟아 누르기도 하였다(무릎 골절빼기). 손과 발에 수갑을 채우고 꽁꽁 묶은 다음 그 사이로 막대기를 끼우고, 마치 팔려가는 돼지처럼 양쪽 책상에 걸쳐 거꾸로 매달아 놓은 후, 머리를 거꾸로 하여 얼굴에 수건을 덮고 코에 물을 부었다(이른바 통닭구이를 동반한 물고문, 수막현상으로 거의 숨을 쉴 수 없다). 수갑을 등 뒤로 채우고 뒤의 쇠창살에 손목을 묶어 놓고 그대로 무릎을 꿇려 정강이에 방망이를 끼운 채 몇 시간씩 방치하였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뒤에서 줄이 손목을 잡아당기고, 앉자니 방망이로 인하여 정강이가 아파서 매우 고통스럽다). 대공분실 지하실 복도에 설치된 욕조 물속에 머리를 처박히기도 하였다(물고문). 뺨을 때리고 몽둥이로 사정없이 머리를 때렸다. 머리카락을 쥐어 뜯고(머리카락 뽑기), 발톱을 슬리퍼로 밟아 눌렀으며(발톱 짓이기기), 머리를 바닥에 대게 한 후 ‘엎드려뻗쳐’를 시켰다(원산폭격). 강제로 유서를 쓰도록 강요하였다. 고문을 통하여 원하는 내용의 자술서가 만들어지기까지 자술서를 여러 번 쓰도록 강요하였다. 다른 피고인들의 비명소리도 들렸다. 5~6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집단 구타를 하기도 하였다. 입 주변의 양쪽 턱을 뽑듯이 손가락 2~3개로 세게 잡아 누르며(턱 빼기), 피고인들에게 자백을 강요하였다. 수사관들은 연장자 순으로 그려진 조직 체계도를 만들어 와 조직 이름을 대라고 다그쳤다. 자술서 작성시 쪽지에다 내용을 적어 오거나, 다른 피고인들의 자술서를 보여주면서 그것과 일관성 있게 자술서를 쓰도록 강요받았다. 고문을 당하면서, 피고인들은 삶의 의지도 친구에 대한 우정도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도 모두 사라지는 것을 느꼈고, 그 순간부터 인격이 상실된 피고인들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것인가, 이 지옥을 어떻게 하면 탈출할 수 있을까에 본능적으로 매달렸으며, 고통을 피하기 위하여 체념하면서 시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수사관이 불러주는 대로 자술서 내지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국가안전기획부에서 나온 조정관이 피고인 1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읽어본 후, 학생들의 자술서와 비교하여 범죄사실을 빠뜨렸다고 하면서 조서를 다시 받으라고 하여 피의자신문조서를 다시 작성한 적도 있다. 위와 같은 고문을 통하여 재심청구인 6의 딸 ‘아람’이의 백일잔치는 반국가단체 ‘아람회’를 구성한 자리로, 언론통제로 진상이 왜곡된 광주민주화항쟁에 관한 이야기는 유언비어 유포의 계엄법 위반으로, 일제시대 만주의 항일무장투장과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비방, 미국에 대한 비판, 김일성의 경력에 관한 이야기는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각 조작되었다.
(나) 회유와 협박
대공분실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수사관들에게 피의사실에 관하여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면, 다른 피고인들이 작성한 자술서 내지 진술서를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은 다 시인하는데, 왜 너만 부인하느냐는 취지로 자백할 것을 강요받았다. 수사관들은 피고인들에게 죽여서 산에 갖다 묻어 버린다고 협박하였다. 피고인들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될 때 수사관들이 경찰서 진술과 같이 진술하고 용서를 빌면 큰 벌을 받지 않고 용서를 받을 것이라고 회유하였다.
(다) 나머지 원심 공동피고인들과 참고인들
원심 공동피고인이었던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도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강제연행되어 장기간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제1심공동피고인 6은 1981. 7. 18. 천안경찰서 남부파출소에 근무 중, 천안경찰서 정보과 형사 세명이 동행을 요구하여 눈이 가려진 채 위 대공분실로 연행되었다. 제1심공동피고인 9와 제1심공동피고인 10은 1981. 7. 여름방학 전에 ○○공업고등기술학교에서 경찰에 의하여 각 위 대공분실로 연행되었다. 제1심공동피고인 11은 1981. 7. 19. 경찰에 연행되어 ○○여관 2층에서 약 11일간 조사를 받았다. 참고인 겸 원심 증인 공소외 12는 1981. 7. 19. 경찰에 연행되어, ○○여관을 거쳐 경찰서로 연행된 후 8일 가량 조사를 받았고, 경찰서 내 사무실에 있다가 밤에는 책상 위에서 잠을 잤다. 참고인 겸 원심 증인 공소외 13, 14도 경찰에 연행되어, ○○여관에서 공소외 13은 9일간, 공소외 14는 7일간 각 조사를 받았다. 제1심공동피고인 9는 팬티만 입은 채 조사를 받은 적이 있고, 수사관들의 질문에 부인하다가 뺨을 4~5대 맞았으며, 다른 조사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공포심을 느꼈다. 제1심공동피고인 10은 피고인 2의 비명소리를 들었고, 수사관들이 죽어나갈 수 있다고 협박하여 전혀 모르는 북한 노래를 들었다고 허위로 자술서를 작성하였다. 제1심공동피고인 11은 수사관들의 질문에 부인하면, 수사관들이 그의 머리를 때리거나 물이 들어차 있던 욕조로 들어가게 한 뒤 손들고 앉아 있으라고 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고, 조사가 끝난 후에도 담당 수사관이 여러 차례 전화하여 어디 가려면 연락하고 가야한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며,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던 중 자신을 담당한 수사관과 함께 법정으로 갔는데, 그 수사관이 제1심공동피고인 11에게 잘못 진술하면 재판이 길어지고, 또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부담을 준 사실이 있다. 수사관들은 나이 어린 아이들이 있었던 제1심공동피고인 8에게 시험지 같은 용지에 다른 피고인들이 진술한 대로 진술서를 작성하라고 강요하였고, 검찰에 가서도 경찰에서의 진술과 같이 일관성 있게 진술하고 선처를 구하면 아이들에게 보내준다고 회유하여 허위로 자백하게 하였다. ○○여관에서도 다른 방에서 비명소리,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등 공포 분위기였다. 그 밖의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도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참고인들이 다른 사람들이 진술한 대로 진술할 것을 강요받았고, 참고인들이 모르거나 기억이 안난다고 대답하면 다른 사람들이 진술한 대로 진술하도록 유도하였으며, 여러 명의 참고인들 중 한 참고인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다른 참고인들은 앞서 조사받은 참고인에 대한 조사 내용이 옳다고 대답함으로써, 조사가 대체로 형식적으로 진행된 적도 있었다. 일부 참고인들은 며칠 간 조사를 받았고, 잘 모르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할 경우에는 수사관한테서 머리와 얼굴 등을 맞기도 하였다. 경찰수사관들은 피고인들이 피의사실을 모두 인정하였다고 말하면서 참고인들에게도 조작된 진술을 강요하여, 당시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이를 그대로 인정하도록 강요하였다. 이 사건은 처음에는 정부를 비방하거나 불온한 발언을 한 사건, 즉 반공법 위반 사건 정도로 끝낼 생각이었으나, 공무원, 교사, 군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청와대, 내무부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대전경찰서에 격려 전화를 하게 되면서 사건이 확대되었다. 수사관들은 매일 저녁 모임을 하면서 김한규 계장, 공소외 6 계장 등이 자술서나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읽어보면서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을 보완하여 수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수사관들은 이러한 지시에 따라 고문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들의 진술을 조작시켰다.
(5) 구속영장 발부와 대전경찰서 유치장에의 인치
대전지방검찰청은 1981. 8. 18. 대전경찰서로부터 정보사범(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사건) 발생 및 검거보고를 받은 후, 같은 해 8. 19. 대전지방법원에 피고인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여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다음, 같은 날 밤경 피고인들이 대전경찰서 유치장으로 인치되었고, 같은 해 9. 7. 대전지방검찰청에 송치되었다. 1981. 8. 19. 밤에 대전경찰서 유치장으로 인치된 후, 수사관들은 수시로 피고인들을 불러내어 숙직실에서 대형 녹음기를 켜놓고 검사에게 가서 자연스럽게 진술하도록 녹음 연습을 시켰다. 즉, 수사관들은 피고인들로 하여금 검사 앞에서의 피의자신문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연습할 수 있도록 대공분실의 지하실에서 조사받은 자료들의 목록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녹음을 시키면서, 수사자료의 암기와 반복 질의응답 등 여러 번 연습을 반복시켰다. 경찰수사관들은 피고인들에게 대공분실의 지하실에서 진술한 대로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기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협박하는 한편, 검사 앞에서 피의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면 선처를 바랄 수 있다고 회유하였다. 검찰에 조사받으러 가는 도중에도 경찰수사관들은 ‘대공분실의 지하실에서 진술한 대로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으면, 다시 대공분실로 가서 병신이 될 것이니, 진술을 잘하라’고 협박하였다. 특히, 경찰수사관은 피고인 3에게는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올 때 말이 달라 일본말로 야리나우시(다시 고친다는 뜻, 했던 것을 다시 한다는 의미로서 다시 대공분실 지하실로 끌려가서 조사를 받게 된다는 것)되면, 법관의 영장도 필요 없고 1년이 걸릴지 몇 년이 걸릴지를 모른다고 하여 진술이 같아야 한다고 협박하였다.
(6) 검찰수사
이 사건의 주임검사는 대전지방검찰청 소속의 공소외 4 검사였는데, 그 당시 수사 관행에 따라, 피고인들이 피의사실을 부인하면 담당 수사관이 검찰에 가서 부인하는 피고인들과 대질하거나 보강 조사를 받게 하였다. 대공분실 지하실에서 피고인들을 고문한 공소외 6 계장, 공소외 7 반장, 공소외 3 순경, 공소외 8 경장이 공소외 4 검사실로 가서, 피고인들이 조사받는 동안 검사실 한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 검사는 조서를 작성하면서 “나쁜 놈”이라면서 피고인들의 뺨을 때리기도 하였다. 당시 이 사건 뿐만아니라 다른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소매치기 사건 등에서 송치 경찰관이 검사실에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가 조사가 끝난 뒤 구치소까지 데려다 주는 수사 관행이 존재하였다.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피의사실을 부인하면, 검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자리에 있던 수사관들이 피고인들을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과 동일한 진술을 하도록 협박하여 나중에 검사의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사실대로 진술할 수가 없었다.
(7) 조작된 진실(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가) 반공법 위반(1980. 12. 31.까지)
① 1980. 10. 초순경 피고인 2의 반공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2.의 1항)
피고인 2는 수업시간 중에 광주 사태는 현 대통령 때문에 일어났기 때문에 현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고, 앞으로 북한이 우리를 통일시킬 것이며, 김일성을 찬양한다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고, 북한이 우리의 적이 아니고 미국이 우리의 적이라는 말을 한 바 없다.
② 1980. 11. 초순경 ○□식당에서 피고인 1, 3, 4의 반공법상 찬양·고무·동조,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항, 제3.의 2항, 제4.의 2항)
피고인 1은 자신의 ◇◇대학교 철학과 졸업논문 주제인 일제시대 독립운동사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던 중, 북한의 김일성이 아닌 북간도에서 활약한 김일성 장군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고, 민족사에서 독립운동의 중요성을 주장하였으며, 광주항쟁을 화제로 올리면서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이 사람을 많이 죽였다고 비방하였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김일성을 찬양·고무하는 등의 행위를 한 바 없었다.
③ 1980. 10. 중순경 피고인 3의 집에서 피고인 1, 3, 4, 5의 반공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2항, 제3.의 3항, 제4.의 3항, 제5.의 3항)
그날이 피고인 3의 생일이어서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당시 피고인 1이 신문에서 본 대로 미국에 망명한 공소외 15, 16이 북침이라고 말한 것을 피고인 3이 자신이 6·25전쟁을 체험한 결과 북침이 아닌 남침이라고 말하였고, 이란의 회교혁명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으며, 피고인 3의 건강과 장수를 위하여 건배하였을 뿐, 북한의 김일성을 위하여 건배한 사실이 없었다.
④ 1980. 12. 중순경 피고인 3의 집에서 피고인 1, 3, 4, 5의 반공법상 찬양·고무·동조,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3항, 제3.의 4항, 제4.의 4항, 제5.의 4항)
피고인 3이 금산 출신의 유명 인물은 공소외 17, 18, 19가 있는데, 그 중 공소외 19는 6·25전쟁 때 잔인하기로 유명한 빨치산으로서 빨치산들의 잔학성을 이야기하였을 뿐 공소외 19의 빨치산 활동을 찬양한 바 없었다.
⑤ 1980. 12. 하순경 피고인 3의 집에서 망년회 중 피고인 1, 3, 4, 5의 반공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4항, 제3.의 5항, 제4.의 5항, 제5.의 5항)
망년회를 하면서 피고인 1의 식민지 해방운동에 관한 졸업논문과 대학원 진학 문제, 재심청구인 6의 진급 문제, 취직, 결혼 문제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화제로 삼았다. 피고인 3이 광주민주화항쟁이 우리 민족에 대한 비극적인 사태라고 언급한 후, 이란의 호메이니옹이 진정한 민족주의자라는 말을 하면서 이란처럼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피고인 1이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반팟쇼 학우투쟁선언문에서 민중이 역사의 주체가 되는 통일 민족국가의 수립을 주장하였다는 말을 하였다. 피고인 3이 재심청구인 6에게 언제 소령이 되느냐고 질문하니, 재심청구인 6이 광주고등군사반에 입교하면 진급이 빨리된다는 답변을 하였고, 피고인 3이 ‘광주사태의 진상’이라는 유인물의 내용이 신빙성이 있고 광주민주화항쟁을 세계 역사상 없을 민족적 비극이라고 탄식하면서 살인마 전두환을 응징하여야 한다고 말할 때 재심청구인 6이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였으며, 피고인 3의 건강을 위하여 건배를 하였을 뿐 북한의 김일성을 위한 건배 제의를 한 사실이 없고,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노선이나 김일성의 활동 등을 찬양·고무·동조한 사실이 없었다.
⑥ 1980. 12. 하순경 제1심공동피고인 8의 집에서 피고인 1의 반공법상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5항)
제1심공동피고인 8이 북괴애국가를 부르려고 하는 것 같아 남편인 제1심공동피고인 7이 “쌍년아”하고 욕설을 하면서 제지하자, 피고인 1 등 학생들이 영문도 모른 채 제1심공동피고인 8이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중단하였을 뿐 반공법상 고지할 사실이 없었다.
(나) 국가보안법 위반(반공법이 폐지되고 국가보안법이 개정된 1981. 1. 1.부터 같은 해 5. 17. 반국가단체 ‘아람회’ 구성 이전까지)
① 1981. 1. 초순경 피고인 1의 자취방에서 피고인 1, 3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6항, 제3.의 6항)
피고인 1이 북한 방송을 듣고 북괴애국가를 들은 사실은 있으나,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일 뿐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 3은 무슨 노래인지도 몰랐다.
② 1981. 1. 일자미상 피고인 3의 집에서 피고인 1, 3, 4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7항, 제3.의 7항, 제4.의 6항)
피고인 3은 정권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 노동자들은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고,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형편없는 대우를 하고 있으며, 소수는 잘 살고 다수는 못 산다는 말을 하였고, 피고인 1은 북한의 김일성이 제3세계의 지도자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였으며, 노들강변 민요를 따라 불렀다. 그 당시 주된 화제는 피고인 1이 대학교 졸업 후 충남 지방에 내려와 교편을 잡는다는 이야기였다.
③ 1981. 1. 일자미상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1, 2, 4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8항, 제2.의 2항, 제4.의 7항)
피고인 1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비동맹국가들의 활동이 활발하고, 중공, 북한은 비동맹국가들과의 외교가 활발하니, 우리도 미국 등 강대국들과만 외교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제3세계와의 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반팟쇼 학우투쟁선언문에서 ‘광주항쟁으로 죽은 혼령들에게 바친다’고 되어 있는데, 당시 대통령 전두환을 지칭하면서 광주사태로 죽은 혼령이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이고, 7년 임기가 지나기 전에 피의 값을 치를 것이라는 말을 하였을 뿐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④ 1981. 2. 일자미상 대전역 승강장에서 피고인 1, 2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9항, 제2.의 3항)
피고인 1은 피고인 2가 민족이나 통일에 관심이 많아 고려연방제를 소개하였을 뿐 그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을 한 바 없고, 피고인 2는 그것이 상투적인 북한의 수법이라고 말하였다.
⑤ 1981. 4. 일자미상 비비미 고개에서 피고인 1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0항)
피고인 1과 제1심공동피고인 6은 위 공소사실 일시에 비비미 고개에 간 사실이 없었다.
⑥ 1981. 5. 초순 일자미상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1, 2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 불고지(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1항, 제2.의 4항)
피고인 1은 광복군은 우리나라로 왔으나, 만주에서 활동하던 독립군은 우리나라로 많이 오지 않고, 북한으로 간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또한, 제1심공동피고인 7의 집에 갔다는 말을 한 끝에 북한의 “조선의 노래” 가사를 알려주었을 뿐 독립투쟁의 전통이 북한에 있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⑦ 1981. 5. 중순 일자미상 제1심공동피고인 8의 집에서 피고인 1, 3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2항, 제3.의 8항)
제1심공동피고인 7은 그날 오후 5시경까지 강의를 한 후 공소외 20과 만나 ◇◇대학교 앞에서 소주를 마시고, 저녁 식사를 위하여 공소외 20을 집으로 데려갔으며, 그 후 피고인 1, 3과 연락이 되어 그들이 제1심공동피고인 7의 집으로 와서 소주, 고량주, 나폴레온, 알렉산더 보드카 등 여러 가지 술을 많이 마셨다. 피고인 1이 자신의 대학원 진학 문제와 헤겔에 관하여 ‘자유란 어떤 것이냐’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고, 피고인 1이 북괴애국가를 불러 달라고 권유하여 제1심공동피고인 8이 가사를 낭송하려는 순간 제1심공동피고인 7이 이를 제지하였으며, 제1심공동피고인 7이 북괴 치하에서 국민학교를 다닐 때 매일 듣다시피한 빨치산의 노래 중 기억나는 일부분만을 부른 사실이 있을 뿐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한 사실이 없었다. 피고인 3은 4·19 당시 이기붕을 풍자한 노래 ‘세무십년’을 불렀다.
⑧ 1981. 5. 16. 피고인 4의 집에서 피고인 1, 2, 3, 4, 5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3항, 제2.의 5항, 제3.의 9항, 제4.의 8항, 제5.의 6항)
피고인 4가 제시한 “전두환의 광주살륙작전” 등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유인물을 열람하였고, 피고인 2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방미하여 별반 얻어온 것이 없으며, 미국의 카터 대통령 때보다 레이건 대통령 정부가 더 보수적이라고 미국을 비난하였고, 피고인 1도 미국과 레이건 대통령을 비난한 사실이 있을 뿐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피고인 3은 그날 11시경 집으로 귀가하였다.
⑨ 1981. 5. 중순 일자미상 ○○공업고등기술학교 교무실에서 피고인 2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2.의 6항)
피고인 2는 위 학교의 운동장 농구대 있는 곳에서 제1심공동피고인 11에게 배불리 먹고 있는 사람들을 괴롭혀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을 뿐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다)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아람회’ 구성, 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4항, 제2.의 7항, 제3.의 10항, 제4.의 9항, 제5.의 7항)
피고인 1은 1981년 봄경 금산에 남아 있는 피고인 4가 친구들끼리 모여 친목계를 하자고 하던 차에, 재심청구인 6 대위가 군위탁교육을 마치면 하반기에 군으로 복귀하고, 1981. 9.경 피고인 2가 대만으로 유학을 가기 때문에 앞으로 친구들과 피고인 2, 3 등 선생님들이 함께 모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때마침 1981. 5. 17. 재심청구인 6 대위의 집에서 열린 딸 ‘아람’의 백일잔치에 피고인들이 모두 모인 기회에 피고인 1을 중심으로 하여 ○○고등학교 동기동창생들끼리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한 친목회를 결성할 것을 제의하였다. 일단 무주 구천동, 소백산맥 등지로 1981. 7, 8.경 4박 5일의 일정으로 놀러가기로 하여 회비 명목으로 회원들로부터 매월 쌀 1말값을 징수하자고 제의하였다. 이에 재심청구인 6 등이 친목회의 결성에 동의하였고, 재심청구인 6이 회비를 관리하기로 하였다. 그러한 친목회의 명칭은 정해진 바 없으나, 대전경찰서 수사관들이 피고인들을 강제연행한 후 수사 과정에서 위 친목회의 명칭을 ‘아람회’라고 붙여주었다. 피고인들이 강제연행된 후 조직이나 그 목적을 부인하자, 이미 도표로 작성하여 놓은 체계도를 제시하면서 허위 자백을 강요하기에 피고인 1은 처음에 ‘민중교육회’라고 하였으나, 수사관들이 그러한 명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아람회’라는 명칭을 붙여 주었다. 수사관들은 ‘아람회’라는 조직 이름에 가상의 체계도를 만든 후 피고인들을 체계도에 짜맞추는 작업을 하였는데, 피고인 3은 최고령이므로 수괴, 피고인 2가 그 다음, 피고인 1은 활동책, 재심청구인 6은 군인이므로 동원책, 피고인 4는 새마을금고에 근무하므로 재정책, 피고인 5는 검찰에 근무하므로 조직책, 제1심공동피고인 6은 경찰에 근무하므로 연락책으로 각 지정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아람회’라는 반국가단체를 구성한 바 없다.
(라)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아람회’ 구성 후)
① 1981. 5. 하순 피고인 4의 집에서 피고인 1, 4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항, 제4.의 10 ⒧항}
피고인 4가 모은 회비를 이용하여 돈을 불리는 것이 어떠냐고 하니, 피고인 1이 돈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는 말을 하였고, 피고인 1이 피고인 4에게 대학교 진학을 권한 사실이 있을 뿐이다. ‘아람회’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다.
② 1981. 6. 초순 일자미상 피고인 1의 자취방에서 피고인 1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⑵항}
피고인 제1심공동피고인 6은 피고인 1에게 학비를 주려고 자취방에 갔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피고인 1이 요사이 튀기들이 너무나 외국가요를 많이 불러 보기가 안좋고, KBS 방송이 너무 광고를 많이하여 좋지 않다는 말을 하였을 뿐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③ 1981. 6. 7. 아산만 방조제에서 피고인 1, 2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⑶항, 제2.의 8 ⒧항}
제1심공동피고인 6의 애인인 공소외 12를 만나는 데에 피고인 1, 2와 공소외 12의 친구들인 공소외 72, 73이 합류하여 아산만 방조제에서 함께 야유회를 가졌는바, 점심을 먹고 방조제를 거닐면서 당시 피고인 1이 운동권 가요인 정의가와 정의파가를 부른 사실과 피고인 2가 용인자연농원에 근무하는 공소외 73에게 삼성 이병철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들이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④ 1981. 6. 13. 수원산성에서 피고인 1, 2, 3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⑷항, 제2.의 8 ⑵항, 제3.의 11 ⒧항}
등대회는 대전공업기술학교와 대전성남여자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친목 모임으로서 ○○공업고등기술학교 재학생으로서 회장 공소외 14, 서기 공소외 13, 그 밖에 공소외 21, 22, 23, 24 등 7명 및 성남고등학교 재학생으로서 부회장 공소외 25, 그 밖에 공소외 26, 27, 28, 29 등 여학생 7명의 합계 14명이 그 회원이었다. 피고인 2가 1981. 9.에 유학 관계로 학교를 사직하니, 평소 친한 ○○공업고등기술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몇 명과 함께 야유회를 할 만한 장소를 문의하자, 피고인 1이 충남 금산군 (이하 생략) 강변을 추천하면서 같이 가자고 하였고, 피고인 2에게 ‘민족의식과 민중의식’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⑤ 1981. 6. 24.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1, 2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⑸항, 제2.의 8 ⑷항}
피고인 2는 피고인 1에게 위 수통리 야유회에 원심 공동피고인으로서 ○○공업고등기술학교 교사인 제1심공동피고인 9, 10과 학생 3~4명이 참가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유학으로 인하여 검정고시반이 없어질까 염려한 바 있고, 야유회 때 피고인 3이 최연장자이므로 개회사를 하고, 피고인 1이 ◇◇교육대학을 다닐 때 아카데미 써클에 관여하여 경험이 많으니 사회를 맡기로 하였으며, 피고인 1이 제1심공동피고인 6에게 물놀이나 천렵을 하자고 하면서 천막과 부식을 준비해 줄 것을 부탁하는 등 대체로 위 수통리 야유회의 참석 인원과 야유회 준비 등을 협의하였다.
⑥ 1981. 6. 27. 위 수통리 강변에서 개최한 야유회 관련 피고인 1, 2, 3, 4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사실왜곡 전파,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⑹항, 제2.의 8 ⑸항, 제3.의 11 ⑵항, 제4.의 10 ⑵항}
피고인 3이 위 수통리 야유회 개회사를 하면서 수통리 마을의 변천과정을 이야기하였다. 즉, 피고인 3은 수통리 마을이 전에는 벽촌이었으나, 마을사람들의 새마을사업으로 논을 개간하고, 사방사업을 하였으며, 마을문고와 국민학교의 분교 설치, 전기시설을 하여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었는바, 학생들이 농촌봉사를 한다는 말은 순전히 헛된 말이고 오히려 학생들이 농촌에서 배워가야 한다는 말을 하였으며, 농업경영의 수지가 여의치 않아 농민들이 꽁보리밥에 된장국만 먹고, 일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데 무슨 복지국가냐 라는 취지의 인사말을 하였다. 피고인 2가 민족의식과 민중의식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면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 당시 대통령 전두환을 비방한 바 있고, “김선생아(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칭) 빨리오소”, “반동이다. 반동이다”, “양키들은 물러가라”, “전두환은 물러가라”, “민주인사 석방하라”, “세상살기 어렵구나”, “물러갈 것 물러가라” 등 선창에 따라 모두가 “쾌지나 칭칭나네”의 후창으로 합창한 사실이 있으며, 여자들에게 “여성동무 이리오시오” 말한 사실 있으나, 단순한 농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피고인 1은 위 수통리 야유회 사회를 보면서, 진정한 안보는 민족을 외세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안 보이므로 동포는 적이 될 수 없고,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외세가 적이며, 제3세계는 북한이 주도하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 당시 제1심공동피고인 6은 노들강변, 피고인 3은 애수의 소야곡, 피고인 1은 아리랑과 운동권 가요인 정의파가를 불렀다. 수통리 야유회는 수련회가 아닌 공부에 대한 피로를 자연과 함께 풀어보는 야유회였고, 모닥불을 피워 놓고 그 주위에서 놀았다. 피고인 2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학생들이 시끄럽게 놀아 주의를 주려고 모닥불에서 장작개비를 쳐들은 사실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 2가 북한의 김일성을 찬양하기 위하여 장작개비를 번쩍 쳐든 것으로 묘사되었다.
⑦ 1981. 7. 9. △△냉면집에서 피고인 1, 2, 3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허위사실 날조·유포{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⑺항, 제2.의 8 ⑹항, 제3.의 11 ⑶항}
피고인 1은 원심의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시인하였고, 피고인 3도 피고인 5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반팟쇼 학우 투쟁선언”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의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은 사실을 인정하나, 오늘날의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이 민중을 억업 착취하는 매판 군사팟쇼정권이라는 취지로 된 위 유인물의 내용이 전혀 터무니없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⑧ 1981. 7. 11. ○○공업고등기술학교 교실에서 피고인 1의 국가보안법상 허위사실 날조·유포,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⑻항}
피고인 1은 학생들이 토론을 하던 중 제1심공동피고인 11이 개인윤리가 중요하냐고 묻자, 참고가 될 것 같아 시드니 후크 저, 양호민 역의 “맑스와 맑스주의자들”의 제290면부터 제292면까지 수록된 레닌의 글을 읽어준 사실이 있으나, 이 책은 당시 지성인이라면 읽어보았던 교양서적으로 공산주의를 찬양·고무·동조하는 내용이 아니다. 피고인 1이 농민이 착취당하여 모순이 많다는 말을 한 바 있으나,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자는 취지였을 뿐이다.
⑨ 1981. 7. 12. ○○공업고등기술학교 교실에서 피고인 1의 국가보안법상 허위사실 날조·유포,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⑼항}
피고인 1이 공산주의는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하는 이상적인 이론이라며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비교하여 이론적으로 설명한 것일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바 없고, 70년대와 같은 민중을 외면하는 독재자가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⑩ 1981. 7. 12.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1, 2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 사실왜곡전파,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1.의 15 ⑽항, 제2.의 8 ⑺항}
공소외 1이 피고인 1에게 폭력의 윤리적인 면에 관하여 묻자, 피고인 1이 프란츠 파농의 저서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이 참고가 된다고 하면서, 알제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에 대항하여 싸워서 겨우 독립을 했고, 후진국 식민지들은 폭력이 없었다면 독립을 할 수 없었다라는 말을 하였으며, 공소외 1이 북한을 폐쇄적인 사회로 표현하자, 프랑스 미테랑 후보가 김일성을 만난 사실과 남한이 좋았으면 남한을 방문하였을 텐데 왜 북한을 방문했겠느냐는 말을 하면서 북한이 완전히 폐쇄적인 사회인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을 하였다. 피고인 2는 12·12 사태가 순리에 따른 정치를 바꾸어 놓아 전두환을 “밭말뚝”이라고 지칭하면서 죄인이 이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고 비방하였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공산주의 계획 경제를 모방한 것이며, 월맹통일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이념 논쟁을 그만두고 통일을 하여야 한다는 말을 하였고,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말도 하였다.
⑪ 1981. 6. 중순 일자미상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2의 국가보안법상 허위사실 날조·유포,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2.의 8 ⑶항}
피고인 2가 김재규가 사형선고 3일 전에 미국에 망명했고, 민족분단의 비극으로 인하여 감방 안에는 영웅이 많이 있다는 말을 하였으나, 김재규의 망명설은 그 당시 국민들 사이에 널리 유포된 바 있어 위 피고인이 그런 말을 하는 것에 대한 범의가 없었고,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⑫ 1981. 7. 13. 피고인 2의 집에서 피고인 2의 국가보안법상 허위사실 날조·유포,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2.의 8 ⑻항}
피고인 2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전두환을 제일 먼저 부른 것은 전두환이 레이건의 선거자금을 대주었기 때문이고, 지금 정치를 하고 있는 자들은 그들의 강한 힘으로 민족보다 국가를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민족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공산주의냐 민주주의냐의 이념적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정치체제는 자유체제가 좋고 경제 체제는 공산주의가 좋으며, 남한에 우리와 같은 민주세력의 힘이 강대해지면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고, 국기 게양식에서 경례를 하거나 대통령에게 각하라고 존칭을 붙이는 것은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 허위사실을 날조·유포하거나 북한을 찬양·고무·동조한 바 없었다.
⑬ 1981. 7. 15. ○○공업고등기술학교 교무실에서 피고인 2의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2.의 8 ⑼항}
학생이 주워 온 불온전단의 내용 중에 고려연방제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 제1심공동피고인 9가 피고인 2에게 고려연방제가 무엇이냐고 묻기에 피고인 2가 피고인 1로부터 들은 바가 있어 남북지도자가 모여 통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라는 말을 하였을 뿐, 북한이 주장하는 고려연방제를 찬양한 바 없었다.
⑭ 1981. 7. 13. 서울 봉천우체국에서 피고인 3, 5의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통신{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제3.의 11 ⑷항, 제5.의 8항}
피고인들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이 아니고, 오늘날의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이 민중을 억업 착취하는 매판 군사팟쇼정권이라는 취지로 된 “반팟쇼 학우 투쟁선언”의 유인물 기재 내용이 전혀 터무니 없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8) 공소제기, 재판 과정과 원심의 판단
(가) 공소제기
대전지방검찰청 공소외 4 검사는 1981. 10. 6. 대전지방법원에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을 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기재와 같이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집시법 위반, 계엄법 위반으로 각 기소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2, 3의 반국가단체 구성의 점(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4항, 피고인 2의 제2.의 7항, 피고인 3의 제3.의 10항)은 각 구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전문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항 제2호를, 피고인 4, 5의 반국가단체 구성의 점( 피고인 4의 제4.의 9항, 피고인 5의 제5.의 7항)은 각 구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3호를, 사실왜곡 전파의 점{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5 ⑹, ⑽항, 피고인 2의 제2.의 8 ⑸, ⑺항, 피고인 3의 제3.의 11 ⑵항} 및 허위사실 날조·유포의 점{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5의 ⑺ 내지 ⑼항, 피고인 2의 제2.의 7 ⑶, ⑻항}은 각 구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6호를, 찬양·고무·동조의 점{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6 내지 13 및 15 ⑵, ⑶, ⑹, ⑻ 내지 ⑽항, 피고인 2의 제2.의 5, 6 및 8의 ⒧, ⑶, ⑸, ⑺ 내지 ⑼항, 피고인 3의 제3.의 7 내지 9 및 11 ⑵항, 피고인 4의 제4.의 6, 8 및 10 ⑵항, 피고인 5의 제5.의 6항}은 각 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을,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의 점{ 피고인 1의 제1의 15 ⒧ 내지 ⑺, ⑽항, 피고인 2의 제2.의 ⒧, ⑵, ⑷ 내지 ⑺항, 피고인 3의 제3.의 11 ⒧ 내지 ⑷항, 피고인 4의 제4.의 10 ⒧, ⑵항, 피고인 5의 제5.의 8항}은 각 구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을, 불고지의 점( 피고인 2의 제2.의 2 내지 4항, 피고인 3의 제3.의 6항, 피고인 4의 제4.의 7항)은 각 구 국가보안법 제10조를, 반공법상의 찬양·고무·동조의 점( 피고인 1의 제1.의 1, 2, 4항, 피고인 2의 제2.의 1항, 피고인 3의 제3.의 3 내지 5항, 피고인 4의 제4.의 3, 5항, 피고인 5의 제5.의 3, 5항)은 각 구 반공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 제1항전문을, 반공법상의 불고지의 점( 피고인 1의 제1.의 3, 5항, 피고인 3의 제3.의 2항, 피고인 4의 제4.의 2, 4항, 피고인 5의 제5.의 4항)은 각 구 반공법 제8조, 구 국가보안법(1962. 9. 24. 법률 제1152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9조를, 집시법 위반의 점{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5 ⑹항, 피고인 2의 제2.의 8 ⑸항, 피고인 3의 제3.의 11 ⑵항, 피고인 4의 제4.의 10 ⑵항}은 각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제1항본문, 제3조 제1항 제4호를, 계엄법 위반의 점(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항, 피고인 2의 제2.의 1항, 피고인 3의 제3.의 1항, 피고인 4의 제4.의 1항, 피고인 5의 제5.의 1, 2항)은 각 구 계엄법(1981. 4. 17. 법률 제344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를 각 적용하였다.
(나) 피고인들의 재판 과정에서의 진술
1981. 11. 2. 대전지방법원 제2회 공판기일에서 제1심공동피고인 6은 고통을 피하기 위하여 시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다.
1981. 11. 9. 같은 법원 제3회 공판기일에서 제1심공동피고인 6은 1981. 7. 18. 연행되었고, 대공분실에서 수사관들이 “다른 사람들은 다 시인하는데, 너만 왜 부인하느냐” 라고 말하면서 수갑을 채우고 무릎 밑에 곤봉을 넣고 얼굴에 수건을 놓고 그 위에 물을 부었으며, 이런 고문을 밤 10시경에 2번 정도 당했다고 진술하였다.
1981. 11. 16. 같은 법원 제4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1은 1981. 7. 19. 충청남도 경찰청 대공분실의 사방이 흰 지하조사실에 영장 없이 연행되어 수사관이 머리를 거꾸로 하여 수건으로 코를 막고 물을 다섯 번가량 붓는 물고문을 하였고, 몽둥이로 머리를 때렸으며, 유서를 쓰라고 협박하였고, 피고인 2, 3의 비명소리를 들었으며, 같은 해 8. 19.경 대전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된 뒤, 수사관들이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목록으로 작성한 다음, 목록 그대로 자연스럽게 진술하도록 연습을 시키고 진술을 녹음하였고,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때 수사관들이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3은 대공분실에서 수사관들이 함석헌, 장준하, 김대중은 용공분자라고 하면서, 자신도 그 사람들과 가까이했으니 마찬가지라고 말한 후 물고문, 구타 등을 하였고, 수사관들이 검찰로 넘어올 때 말이 다르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하였으며, 검찰에 조사받으러 갔을 때 담당수사관이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1981. 12. 10. 재심청구인 6에 대한 육군 제3관구 보통군법회의 제2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1, 2, 4, 5 및 제1심공동피고인 6은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여, 경찰에서 장기간 구금된 상태로 조사받았다고 진술하였다.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인 대전지방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1981. 10. 26. 제1회 공판기일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1982. 1. 18. 제11회 공판기일을 거쳐, 같은 해 2. 11. 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과 원심 공동피고인들 등이 계속·일관되게 대전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에 의한 불법강제연행과 불법구금 및 고문, 회유와 협박 등을 호소하였음에도, 원심은 이 모든 주장을 무시한 채 고문과 회유, 협박으로 조작된 증거능력 없는 증거들을 그대로 받아들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 밖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을 고문한 수사관들이 법정에 출석·방청하였고, 원심 공동피고인이었던 제1심공동피고인 11이 원심 제2회 공판기일이 끝난 후 경찰수사관과 함께 법정 밖으로 나간 사실도 밝혀졌다.
나. 당심의 판단
(1)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의 발견
이 법원이 이 사건 재심의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위 “2. 이 사건 재심의 심판범위”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즉시항고 이유보충서에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소정의 재심사유를 주장한 바 있고, 이 사건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대전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을 포함한 수사관들이 피고인들을 불법체포, 구금, 고문, 회유와 협박을 함으로써 그 직무에 관하여 형법 제123조내지 제125조소정의 직권남용, 불법체포, 불법감금, 폭행, 가혹행위죄를 범한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었으나, 위와 같이 직무에 관한 범죄를 저지른 경찰들에 대하여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됨으로써 이 사건은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22조에 의하여 이 사건 재심에는 같은 법 제420조 제7호소정의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재심의 심판 범위는 유·무죄 판단을 포함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 전부로 확대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의 본질과 성격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밝혀진, 이른바 ‘아람회’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의 본질과 성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은 12·12 군사반란과 계엄령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무력진압을 통하여 집권한 내란주동자 전두환 등 이른바 신군부 세력이 그들이 정권을 사실상 장악한 1979년 말경부터 자신들의 취약한 권력 기반의 안정을 기할 목적 아래, 우리 사회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국민들의 저항 의지를 꺾으려고 하던 중, 교사, 대학생, 대학교 강사, 새마을금고 직원, 경찰공무원, 검찰공무원, 주부, 고등학생 등 우리 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무고한 시민들인 피고인들을 비롯한 원심 공동피고인들에 의한 민족통일의 염원과 민주주의의 갈망을 내용으로 하는 민족민주운동을 불법강제연행, 장기간의 불법구금, 고문, 협박, 회유 등의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고등학교 동기동창생들끼리의 친목회를 반국가단체로 조작하고, 피고인들을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서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회합하거나 북한에 찬양·고무·동조하는 좌익용공세력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3) 증거능력과 증거가치(증명력)
(가) 검사가 제출하였거나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조사한 증거들
①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제1심공동피고인 7, 8, 10, 11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이 작성한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 피고인 2 작성의 반성문의 기재, ② 공소외 9, 22, 23,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③ 경찰 수사 과정에서 공소외 10, 11, 22, 23, 30, 31, 32, 33, 34, 35, 36,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9, 60, 62, 63, 64, 65, 66, 67, 68, 69, 70이 작성한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 ④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⑤ 공소외 11, 31, 51, 66, 68, 69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⑥ 각 압수물과 경찰 작성의 각 압수조서의 각 기재, ⑦ 증인 공소외 1, 12, 13, 14, 21, 24, 25, 26, 27, 28, 29, 61,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⑧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⑨ 공소외 1, 12, 13, 14, 21, 24, 25, 26, 27, 28, 29, 61, 71, 72, 74, 75, 76, 77, 79, 80, 81, 82, 83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⑩ 공소외 1, 12, 13, 14, 21, 24, 25, 26, 27, 28, 29, 61,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작성의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 ⑪ 원심법원의 검증조서( 재심청구인 6에 대한 수사 및 공판기록)의 기재가 있는바, 위 각 증거들의 증거능력 구비 여부 내지 증거가치(증명력)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들
①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제1심공동피고인 7, 8, 10, 11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이 작성한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 피고인 2 작성의 반성문의 기재는 피고인들 및 원심 공동피고인들이 모두 내용을 부인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제5항에 의하여 각 증거능력이 없다.
② 공소외 9, 22, 23,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피고인들이 이를 증거로 삼는 데에 부동의 하는데다가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하였으며, 위 4.의 가. ⑷항 기재와 같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술이 행하여졌다고 볼 수 없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조사가 행하여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의하여 각 증거능력이 없다.
③ 경찰 수사 과정에서 공소외 10, 11, 22, 23, 30, 31, 32, 33, 34, 35, 36,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2, 63, 64, 65, 66, 67, 68, 69, 70이 작성한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는 피고인들이 이를 증거로 삼는 데에 부동의 하는데다가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하였으며, 위 4.의 가. ⑷항 기재와 같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술이 행하여졌다고 볼 수 없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조사가 행하여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제5항에 의하여 각 증거능력이 없다.
④ 피고인들 및 제1심공동피고인 6, 7, 8, 9, 10, 1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의하여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고, 한편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 및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의 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의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에는 그 조서의 형식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위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면 되는 점(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도8238 판결등 참조)에 비추어 위 4.의 가. ⑷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들과 원심 공동피고인들이 대전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에 의하여 충청남도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장기간의 불법구금, 고문, 폭행, 회유와 협박에 의하여 허위 자백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경찰에서 피고인을 조사한 경찰관이 검사 앞에까지 피고인을 데려갔을 뿐만 아니라 입회까지 한 경우라면, 검사 앞에서 한 자백도 임의성이 없는 심리 상태가 계속된 경우라고 할 수 밖에 없어( 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도1 판결등 참조) 검사 작성의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각 증거능력이 없다.
⑤ 공소외 11, 31, 51, 66, 68, 69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피고인들이 이를 증거로 삼는 데에 부동의 하는데다가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하였으며, 위 4.의 가. ⑷항 기재와 같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술이 행하여졌다고 볼 수 없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조사가 행하여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의하여 각 증거능력이 없다.
⑥ 각 압수물과 경찰 작성의 각 압수조서의 각 기재는 위 4.의 가. ⑷항 기재와 같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고, 한편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하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수사기관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은 이를 통하여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나, 다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으로서,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 재심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의하여 각 증거능력이 없다.
(다) 그 밖의 증거들
⑦ 증인 공소외 1, 12, 13, 14, 21, 24, 25, 26, 27, 28, 29, 61,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서 각 증거로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없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한 증거들이다.
○ 증인 공소외 71은 원심법정에서 1981. 5. 중순경 제1심공동피고인 7의 집에서 술을 많이 마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여 경찰에서의 진술을 대체로 부인하였다. 진술서는 경찰이 별일 아니라고 하여 피고인 1, 3의 진술서를 보여 주기에 겁도 나고 부인하면 고생할 것 같아서 거기에 맞추어 작성하였을 뿐 그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또한 수사관이 시인하고 나면 별일 아니고 바로 피고인들이 석방된다고 하여 허위로 진술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함으로써 오히려 피고인들의 진술에 부합한다. 증언 후 경찰 유치장에서 1~2일 가량 강제로 구금되었고, 반성문을 쓴 후 석방되었다.
○ 증인 공소외 12는 제1심공동피고인 6의 애인으로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나, 원심법정에서 1981. 6. 7. 아산만 방조제 및 1981. 7. 12. 피고인 2의 방에서 여성동무라는 소리를 들은 사실이 없었다. 제1심공동피고인 6이 아산만 방조제로 놀러오라 해서 친구 공소외 72와 공소외 73과 함께 갔고, 북괴를 찬양·고무하기 위한 모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2는 1981. 7. 19. 경찰에 연행되어 8일간 조사를 받은 상태였고, 공포심으로 인하여 원심법정에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증인 공소외 72와 공소외 73은 공소외 12의 친구로서 1981. 6. 7. 아산만 방조제에서 제1심공동피고인 6이 여성동무라고 불렀다는 것을 비롯하여 대체로 공소사실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나, 원심법정에서 공소외 12가 제1심공동피고인 6에게 전화하자, 친구들을 데려와 함께 놀자고 하여 천안으로 가서 다방에서 피고인 2, 제1심공동피고인 6을 만난 후 아산만 방조제에 12시경 도착해 점심을 먹고 놀다가 5시경 떠났는데, 방조제 뚝길을 걸으며 놀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72는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무서워서 계속 울고만 있었다.
○ 증인 공소외 14는 원심법정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여관에서 약 7일간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고, 경찰의 강요로 시인하였으며, 법정에서 부인할 경우 다시 조사받게 될까 봐 두려워 경찰 조사 내용대로 시인하였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른다고 하면 수사관으로부터 뺨을 3~4대 맞고, 감옥에 가고 싶냐는 협박을 받았으며, 친구인 공소외 14는 공소외 13과 같이 1981. 4.경 피고인 2 집에 갔는데, 텔레비전에서 한국과 중공의 여자배구 경기를 하길래 자유 진영인 홍콩이 중공을 응원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 2가 민족의식에 관하여 말하면서, 만약 북한과 일본이 경기를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 몇 명이나 같은 민족인 북한을 응원할 것인가, 민족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으나 국가 없는 민족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였고, 수통리 모임은 민중 봉기, 정권 타도, 미군 축출을 지향하는 모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 증인 공소외 13은 공소외 14 친구로서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약 7~9일 가량 구금되어 잠을 자지 못한 채 경찰의 강요로 허위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원심법정에서도 부인할 경우 다시 조사받을까 두려운 나머지 사실대로 진술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잠을 자지 못한 채 갇혀있는 것이 힘들어서 허위사실을 인정하였고, 조사기간 동안 여관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다.
○ 증인 공소외 21은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수통리 모임은 ○○공업고등기술학교 및 성남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등대회원들과 피고인 2 및 제1심공동피고인 9, 10이 놀러간다고 해서 참석한 것이고, 19:00경 도착하여 일부는 텐트치고 일부는 저녁식사 준비를 하였으며, 상견례는 저녁식사 후 모닥불 피워놓고 진행하였다. 1981. 8. 4. 대전경찰서에서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연락을 받아 공소외 22, 24 등 친구 5~6명이 함께 조사를 받았고, 수사관이 공소외 21에게 엎드려뻗쳐를 시켰으며, 공소외 22가 수사관으로부터 뺨을 맞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경찰진술조서의 내용대로 검찰이나 법정에서 진술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법정에서 진술 내용을 부정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증인 공소외 24는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단순한 야유회로만 알고 갔고, 등대회원들과 피고인 2가 놀러간다고 공소외 14가 말해서 가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 증인 공소외 74도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여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옆 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서 긴장한 적이 있었다.
○ 증인 공소외 75도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경찰이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증인 공소외 1은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며칠 동안 ○○여관에 출·퇴근하여 조사를 받았고, 그동안 다른 방에서 비명소리,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 우당탕하는 소리, 패는 소리, 잘못 안 했다, 그런 사실 없다고 항변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등 전체적으로 험악한 분위기에서 당시 고등학생이어서 경찰들의 요구를 거부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으며, 질문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여, 예컨대 동무라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고, 동지라고 한 것 같다라고 하면, 동무라고 한 것으로 하라고 시키고, 잘 기억이 안 나거나 명확하지 않다고 하면, 생각 안 나면 그냥 들었다고 하면 된다고 시켰다. 원심법정에서도 분위기상 경찰에서 인정하였던 점에 대하여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해도 부인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고, 경찰 조사가 끝난 후에도 두 번가량 경찰에 다시 불려가 그전에 인정한 대로 말하라는 다짐을 받았으며, 법원에 출석하기 전에 경찰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경찰에서 조사받고 인정한 내용 그대로 말하라는 당부도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 증인 공소외 80도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으로부터 얼굴을 1~2대가량 맞은 적이 있고, 피고인 2 선생님이 그런 적 없다고 하면, 다른 학생들은 다 기억난다고 했는데, 왜 너만 기억이 안 나느냐는 식으로 강압적으로 요구하여 그 사실을 인정한 적이 있다고 한다.
○ 증인 공소외 78은 피고인 1 등의 고등학교 친구로서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기록에 의하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우리회’가 친목 모임이라고 진술하자, 수사관이 결재판으로 머리를 3~4대 때렸고, 제1심공동피고인 6이 나는 이제 뜻을 세웠다라고 한 말을 확대 해석하기에 그런 뜻이 아니라 그냥 열심히 살겠다는 의미였다고 정정해 주었으며, 수사관이 요구하는 대로 다시 작성하라고 하여 진술서를 2회 수정한 적 있고, 원심법정에서 진술할 때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을 조사한 수사관을 본 적이 있었다고 한다.
○ 증인 공소외 25, 26, 27, 28, 29, 61, 76, 77, 79, 81, 82, 83도 원심법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강압적인 분위기가 원심법정에까지 이어져서 진술한 것이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증거가치가 부족하다.
○ 증인 공소외 84, 85, 86은 각 교도관들로서, 그들의 진술 중에 신빙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증명력이 부족하다.
⑧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와 ⑨ 공소외 1, 12, 13, 14, 21, 24, 25, 26, 27, 28, 29, 61, 71, 72, 74, 75, 76, 77, 79, 80, 81, 82, 83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및 ⑩ 공소외 1, 12, 13, 14, 21, 24, 25, 26, 27, 28, 29, 61,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작성의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는 모두 원심법정에서 진술한 증인들에 관한 수사기관의 진술조서 내지 직접 작성한 진술서 내지 자술서로서 위에서 이들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살펴 본 바와 같이 모두 증거로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없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한 증거들이다.
⑪ 원심법원의 검증조서( 재심청구인 6에 대한 수사 및 공판기록)의 기재는 이것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소결론
위 ⑦항 기재 각 증인들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⑧항 기재 공소외 1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⑨항 기재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⑩항 기재 각 진술서 내지 자술서의 각 기재, ⑪ 원심법원의 검증조서의 기재만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계엄법 위반, 집시법 위반의 점에 대한 직권판단
(가) 계엄법 위반의 점에 대한 직권판단
기록에 의하면, 전두환 등이 1979. 12. 12. 군사반란 및 1980. 5. 18. 광주민주화항쟁을 전후하여 행한 일련의 행위는 내란죄가 되어 헌정질서파괴범죄에 해당하고(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판결참조), 피고인들의 원심 판시 각 계엄법 위반의 행위(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항, 피고인 2의 제2.의 1항, 피고인 3의 제3.의 1항, 피고인 4의 제4.의 1항, 피고인 5의 제5.의 1, 2항)는 전두환 등의 이러한 헌정질서파괴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각 행위는 형법 제20조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함에도,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나) 집시법 위반의 점에 대한 직권판단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관한 법령이 재심대상판결 후 개정·폐지된 경우에는 그 범죄사실에 관하여도 재심판결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77 판결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5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판시 각 집시법 위반의 행위{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5 ⑹항, 피고인 2의 제2.의 8 ⑸항, 피고인 3의 제3.의 11 ⑵항, 피고인 4의 제4.의 10 ⑵항}에 관하여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제1항본문, 제3조 제1항 제4호를 적용하였으나, 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4호“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를 삭제하면서 부칙에 그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관하여 아무런 경과 규정을 두지 않았고, 이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4호에 의한 집회 내지 시위까지 처벌대상으로 삼은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이어서(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6도9311 판결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5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판시 각 집시법 위반의 점은 ‘범죄 후 법률의 개폐에 의하여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5)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의 각 점에 대한 판단
위 “가. 사건의 실체” 중 “⑺ 조작된 진실(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항 및 위 “⑶ 증거능력과 증거가치(증명력)”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의 각 점은 이를 유죄로 인정할 만한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므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각 국가보안법 위반과 반공법 위반 및 계엄법 위반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고, 또한 피고인 1, 2, 3, 4에 대한 각 집시법 위반의 공소사실은 ‘범죄 후 법률의 개폐에 의하여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하여 면소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은 모두 이유 있다.
5. 이 사건 재심의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국가보안법 위반과 반공법 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있고, 또한 계엄법 위반과 집시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계엄법 위반의 점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5 ⑹항, 피고인 2의 제2.의 8 ⑸항, 피고인 3의 제3.의 11 ⑵항, 피고인 4의 제4.의 10 ⑵항의 각 가운데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를 개최하고” 부분을 제외한 피고인들의 나머지 공소사실 전부의 기재와 같은바, 위 “4. 판단”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계엄법 위반의 점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면소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2, 3, 4에 대한 각 집시법 위반의 점의 요지는 별지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1의 제1.의 15 ⑹항, 피고인 2의 제2.의 8 ⑸항, 피고인 3의 제3.의 11 ⑵항, 피고인 4의 제4.의 10 ⑵항의 각 가운데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를 개최하고” 부분의 기재와 같은바, 위 각 공소사실에 적용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본문, 제3조 제1항 제4호중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4호는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문 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폐지되었음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다.
【맺는 말】
법치주의는 민주시민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이념적 가치이자 제도적 기반이고, 법관으로 대표되는 사법부는 법치주의의 이념을 구현하는 최후의 보루이다. 법관이 수행하는 법치주의의 여러 과제들 중 소수자 보호는 그 핵심적 과제인바, 그 뜻은 절대 권력자나 힘을 가진 다수가 진실에 반하는 요구를 하더라도 법원은 진실을 말하는 힘없는 소수의 편이 되어 그러한 소수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그러한 행위로 인하여 극심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법관은 진실을 밝히고 반드시 이를 지켜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 민족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박한 신념을 가진 교사, 대학생, 마을금고 직원, 검찰공무원 등 각자의 직역에서 일상을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시민들에 불과하였던 피고인들이 이 사건 재심대상 재판 과정에서 국가기관에 의하여 저질러진 약 한 달간의 불법구금과 혹독한 고문 끝에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조작·둔갑되어 허위 자백을 하였다고 절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대상 재판 당시 법관들은 그 호소를 외면한 채 진실을 밝히고 지켜내지 못함으로써 사법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다.
오늘 그 시대 오욕의 역사가 남긴 뼈아픈 교훈을 본 재판부의 법관들은 가슴 깊이 되새겨 법관으로서의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으면서, 선배 법관들을 대신하여 억울하게 고초를 겪으며 힘든 세월을 견디어 온 피고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뜻을 밝힌다.
이제 망 피고인 4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쉬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땅에서의 여생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호(재판장) 강상덕 이언학 |
80,477 | 사기·근로기준법위반·직업안정법위반 | 2000도4901 | 2001-04-1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47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직업안정법상 고용계약이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과 그 의미가 동일한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구 직업안정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은, 국내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 제2호는, '직업소개'라 함은 구인 또는 구직의 신청을 받아 구인자와 구직자 간에 고용계약의 성립을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고용계약'이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은 모두 노무제공의 종속성을 전제로 하는 점에서 다를 바 없고,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직업안정법상 고용계약도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과 그 의미가 같다고 보아야 한다. | 【참조조문】
[1]근로기준법 제14조
제17조
[2]구 직업안정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2호
제19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7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공1995상, 448),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공1995하, 2685),
대법원 2000. 1. 28. 선고 98두9219 판결(공2000상, 598)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최승진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10. 18. 선고 2000노968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 1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사기의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에게 징역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양형이 과중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ㆍ원자재ㆍ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 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등 참조).
그리고 구 직업안정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은, 국내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ㆍ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 제2호는, '직업소개'라 함은 구인 또는 구직의 신청을 받아 구인자와 구직자 간에 고용계약의 성립을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고용계약'이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은 모두 노무제공의 종속성을 전제로 하는 점에서 다를 바 없고,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직업안정법상 고용계약도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과 그 의미가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 1과 피해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이나 고용계약이 아닌 차량임대차계약서라는 형식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차량임대금액으로 월 2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한 사실, 피해자들은 지입회사 명의로 등록된 차량을 가지고 사업자등록을 한 지입차주 겸 운전기사인 사실, 엔진오일ㆍ유류대금ㆍ도로이용료를 제외한 차량지입료ㆍ각종 보험료ㆍ자동차세ㆍ타이어대ㆍ부품대 등 트럭의 운행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피해자들이 부담하고, 대체근무가 가능하며, 일직이나 당직근무도 하지 아니한 사실,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도 적용되지 않고 상여금 지급에 대한 약정도 없으며, 근로소득세나 의료보험료가 공제된 바도 없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피고인 1과 피해자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관계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이나 직업안정법상의 고용계약이라고 보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2에 대한 직업안정법위반의 점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이나 직업안정법상 고용계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주심) 윤재식 손지열 |
191,872 | 간통 | 2002도2312 | 2002-07-09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87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승소하였으나 아내가 상고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 아내가 남편의 간통을 종용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아내가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 남편의 간통행위에 대한 아내의 간통죄 고소가 고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하였으나 아내가 이에 불복 상고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었다면 아내가 간통을 종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아내가 재판상 이혼원인에 해당하는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아내의 간통죄 고소가 고소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 | 【참조조문】
[1]형법 제241조 제2항
[2]형법 제241조 제2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2245 판결(공1997하, 3913),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868 판결(공2000하, 1909) |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2. 5. 2. 선고 200 1노351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원심이,피고인이 고소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하였으나 고소인이 이에 불복 상고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었다면 고소인이 간통을 종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또고소인이 재판상 이혼원인에 해당하는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고소인의 이 사건 고소가 고소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간통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
81,896 | 위계공무집행방해 | 2002도2131 | 2002-09-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89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당사자가 허위의 신청사유를 주장하면서 이에 들어맞는 거짓 소명자료를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행정청이 인·허가요건의 해당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심사하였으나 신청사유 및 소명자료가 거짓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인·허가처분을 하게 된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개인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를 위하여 허위의 신청사유를 주장하면서 의사로부터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이를 소명자료로 제출하여 행정청으로부터 양도·양수 인가처분을 받은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인·허가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신청사유가 사실과 들어맞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인·허가 여부를 심사·결정하는 것이므로, 행정청이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사실과 다른 신청사유나 소명자료를 믿고 인·허가를 하였다면, 이는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으로서 신청인의 위계에 의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당사자가 행정청에 사실과 다른 신청사유를 주장하면서 이에 들어맞는 거짓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행정청이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심사하였으나 신청사유와 소명자료가 거짓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인·허가처분을 하게 되었다면 이는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에 의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2] 피고인이 개인택시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지 5년이 지나지 아니하여 원칙적으로 개인택시운송사업을 양도할 수 없는 사람 등과 공모하여 질병이 있는 노숙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개인택시운송사업을 양도하려고 하는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게 한 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의사로부터 개인택시운송사업의 양도인이 1년 이상의 질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고 이를 소명자료로 삼아 행정청에 개인택시운송사업의 양도·양수 인가신청을 하여 그 진단서를 믿은 행정청으로부터 인가처분을 받은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137조
[2]형법 제137조 | 【참조판례】
[1][2]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도2064 판결(2002하, 2379)
[1]
대법원 1975. 7. 8. 선고 75도324 판결(공1975, 8635),
대법원 1982. 12. 14. 선고 82도2207 판결(공1983, 318),
대법원 1988. 5. 10. 선고 87도2079 판결(공1988, 966),
대법원 1989. 1. 17. 선고 88도709 판결(공1989, 324),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도2825 판결(공1997상, 1032) | 【피고인】 피고인 1 외 3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4. 16. 선고 2001노11475, 2002노1642(병합)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의 점의 요지
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은 공소외 1, 공소외 2 등과 공모하여 2001. 6. 12. 서울 강남구청 교통행정과에서 질병이 있는 노숙자로 하여금 개인택시 운전사인 공소외 1을 대신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게 하여 발급받은 허위 진단서를 첨부하여 공소외 1이 1년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걸려 있음을 이유로 그 개인택시운송사업에 대한 양도·양수 인가신청을 하는 등으로 위계로써 담당 공무원의 개인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 인가업무를 방해하고,
나.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1) 공소외 3, 공소외 4 등과 공모하여 2001. 8. 20. 서울 ○○○구청 교통과 운수관리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3의 개인택시운송사업에 대한 양도·양수 인가신청을 하고, (2)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등과 공모하여 2001. 8. 26. 서울 동대문구청 교통과 운수관리팀에서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5의 개인택시운송사업에 대한 양도·양수 인가신청을 하는 등으로 위계로써 담당 공무원의 개인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 인가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면허를 받은 날부터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개인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의 인가 신청이 있는 경우 행정청은 과연 양도인이 관계 법령에 정하여진 양도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심사하여 그 인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그 신청서에 첨부된 소명자료가 진실한 것인지 여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무조건 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관청이 개인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 인가신청서에 소명자료로 첨부된 허위의 진단서에 대하여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을 인가하였으면, 그 인가처분은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위계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의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인·허가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신청사유가 사실과 들어맞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인·허가 여부를 심사·결정하는 것이므로, 행정청이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사실과 다른 신청사유나 소명자료를 믿고 인·허가를 하였다면, 이는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으로서 신청인의 위계에 의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75. 7. 8. 선고 75도324 판결및 1997. 2. 28. 선고 96도2825 판결등 참조).그러나 당사자가 행정청에 사실과 다른 신청사유를 주장하면서 이에 들어맞는 거짓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행정청이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심사하였으나 신청사유와 소명자료가 거짓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인·허가처분을 하게 되었다면 이는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에 의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15조 제2항, 같은법시행령 제10조, 같은법시행규칙 제17조 제6항, 제35조 제4항에 따르면, 개인택시운송사업의 면허를 받은 사람이 그 사업을 양도하려면 면허를 받은 날부터 5년이 경과되어야 하고, 다만 면허를 받은 사람이 1년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으로 인하여 본인이 직접 운전할 수 없는 경우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러한 제한 없이 사업을 양도할 수 있는데, 면허를 받은 날부터 5년 이전에 개인택시 운송사업 양도·양수의 인가를 받으려면 그 인가신청서에 진단서 등 양도의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개인택시운송사업 면허를 받았으나 면허를 받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이 1년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으로 인하여 직접 운전할 수 없다는 사유로 개인택시운송사업의 양도·양수인가신청을 하면서 그 양도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로 진단서를 제출한 경우 행정청으로서는 양도인이 1년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으로 인하여 본인이 직접 운전할 수 없는지의 여부를 심사하여 그에 따라 인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양도인이 1년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걸려 직접 운전할 수 없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의학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데, 이러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행정청으로서는 의사의 진단이나 소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 의사가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때에는 형법 제233조에 따라 형벌을 받게 되어 진단서는 일반적으로 그 기재 내용을 신뢰할 수 있으므로, 행정청의 업무담당자가 양도인이 소명자료로 제출한 진단서를 믿어 양도인이 1년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걸려 직접 운전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개인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 인가처분을 하였다면, 설령 나중에 그 진단서의 내용이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행정청으로서는 인가요건의 존부에 관하여 충분히 심사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행정청이 개인택시운송사업의 양도·양수에 대한 인가처분을 한 것이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출원인의 위계에 의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
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개인택시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지 5년이 지나지 아니하여 원칙적으로 개인택시운송사업을 양도할 수 없는 사람 등과 공모하여 질병이 있는 노숙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개인택시운송사업을 양도하려고 하는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게 한 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의사로부터 개인택시운송사업의 양도인이 1년 이상의 질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고 이를 소명자료로 삼아 행정청에 개인택시운송사업의 양도·양수 인가신청을 하여 그 진단서를 믿은 행정청으로부터 인가처분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정청의 인가처분은 피고인들의 위계에 의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같은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
81,011 | 사기 {인정된 죄명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 2000도2968 | 2001-10-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01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소정의 알선수재죄에서 공무원이나 그 직무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2]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3] 범죄인지서를 작성하여 사건수리 절차를 밟기 전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유무(한정 적극) | 【판결요지】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에서 말하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한다 함은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는 행위로서 반드시 알선의 상대방인 공무원이나 그 직무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는 없다.
[2] 공소사실의 특정은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공소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3] 검찰사건사무규칙 제2조 내지 제4조에 의하면, 검사가 범죄를 인지하는 경우에는 범죄인지서를 작성하여 사건을 수리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사기관이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친 때에 범죄인지가 된 것으로 볼 것이나, 범죄의 인지는 실질적인 개념이고, 이 규칙의 규정은 검찰행정의 편의를 위한 사무처리절차 규정이므로, 검사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기 전에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아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이 때에 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뒤 범죄인지서를 작성하여 사건수리 절차를 밟은 때에 비로소 범죄를 인지하였다고 볼 것이 아니며, 이러한 인지절차를 밟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수사가 장차 인지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하에서 행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지절차가 이루어지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수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그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 등의 증거능력도 이를 부인할 수 없다. | 【참조조문】
[1]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2]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3]검찰사건사무규칙 제2조 제1호
제3조
제4조
형사소송법 제195조
제199조 제1항
제312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7도2353 판결(공1989, 36),
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367 판결(공1997하, 1957),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도3115 판결(공2000하, 2470)
[2]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도2260 판결(공1987, 325),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도2496 판결(공1992, 722),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197 판결(공1996하, 2087),
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도1097, 97감도34 판결(공1997하, 2581),
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도82 판결(공1999상, 1095),
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도1900 판결(공1999하, 1560),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3]
대법원 1989. 6. 20. 선고 89도648 판결(공1989, 1105),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252 판결(공1995상, 1512)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임채균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6. 14. 선고 99노288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제1, 2점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에서 말하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한다 함은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는 행위로서 반드시 알선의 상대방인 공무원이나 그 직무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는 없다.
또한,공소사실의 특정은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공소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도190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인 알선수재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이거나, 이 공소사실에 죄가 될 만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제3점에 대하여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장차 정부 임명직 자리와 같은 좋은 직책을 맡을 수 있도록 피고인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을 통하여 알선해 주겠다는 취지로 1억 원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채증법칙과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제4점에 대하여
검찰사건사무규칙 제2조 내지 제4조에 의하면, 검사가 범죄를 인지하는 경우에는 범죄인지서를 작성하여 사건을 수리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사기관이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친 때에 범죄인지가 된 것으로 볼 것이나, 범죄의 인지는 실질적인 개념이고, 이 규칙의 규정은 검찰행정의 편의를 위한 사무처리절차 규정이므로, 검사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기 전에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아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이 때에 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뒤 범죄인지서를 작성하여 사건수리 절차를 밟은 때에 비로소 범죄를 인지하였다고 볼 것이 아니며(대법원 1989. 6. 20. 선고 89도648 판결 참조),이러한 인지절차를 밟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수사가 장차 인지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하에서 행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지절차가 이루어지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수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그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 등의 증거능력도 이를 부인할 수 없다(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252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른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제5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유모순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주심) 손지열 |
81,731 | 절도 | 2002도745 | 2002-07-12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73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가 절도죄의 객체로서 재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를 복사하거나 출력해 간 경우 절도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2] 컴퓨터 속의 정보를 빼내갈 목적으로 종이에 출력하여 가져간 경우 그 정보가 기재된 그 문서에 대한 절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절도죄의 객체는 관리가능한 동력을 포함한 '재물'에 한한다 할 것이고, 또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재물의 소유자 기타 점유자의 점유 내지 이용가능성을 배제하고 이를 자신의 점유하에 배타적으로 이전하는 행위가 있어야만 할 것인바,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 그 자체는 유체물이라고 볼 수도 없고, 물질성을 가진 동력도 아니므로 재물이 될 수 없다 할 것이며, 또 이를 복사하거나 출력하였다 할지라도 그 정보 자체가 감소하거나 피해자의 점유 및 이용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므로 그 복사나 출력 행위를 가지고 절도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인이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출력하여 생성한 문서는 피해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생성되어 피해 회사에 의하여 보관되고 있던 문서가 아니라, 피고인이 가지고 갈 목적으로 피해 회사의 업무와 관계없이 새로이 생성시킨 문서라 할 것이므로, 이는 피해 회사 소유의 문서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를 가지고 간 행위를 들어 피해 회사 소유의 문서를 절취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29조
[2]형법 제329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6. 9. 23. 선고 86도1205 판결(공1986, 2996),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도192 판결(공1996하, 2931)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장건상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2. 1. 26. 선고 2001노344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2000. 10. 초순경 피고인 2 가 피고인 1에게 피해자 공소외인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고 한다)에 보관되어 있는 직물원단고무코팅시스템의 설계도면과 공정도를 빼내오도록 요구하고, 피고인 1은 이를 승낙한 후, 피고인 1이 2000. 10. 14. 15:00경 피해 회사 연구개발실에서 그 곳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위 시스템의 설계도면을 A2용지에 2장을 출력하여 가지고 나와 이를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노트북 컴퓨터는 피해 회사가 그 직원인 피고인 1에게 업무용으로 지급한 것이고, 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위 시스템의 설계도면은 피해 회사의 업무로서 피고인 1이 작성한 것인 사실, 위 시스템은 피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하였고, 당시 피해 회사 외부에는 알려져 있지 아니하여 피해 회사의 입장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피해 회사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이를 비밀로서 관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위 컴퓨터에서 출력한 위 시스템의 설계도면은 절도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절도죄의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인들의 항소를 각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위와 같이 위 시스템의 설계도면이 절도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하여 절도죄의 유죄를 인정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우선절도죄의 객체는 관리가능한 동력을 포함한 '재물'에 한한다 할 것이고, 또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재물의 소유자 기타 점유자의 점유 내지 이용가능성을 배제하고 이를 자신의 점유하에 배타적으로 이전하는 행위가 있어야만 할 것인바,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 그 자체는 유체물이라고 볼 수도 없고, 물질성을 가진 동력도 아니므로 재물이 될 수 없다 할 것이며, 또 이를 복사하거나 출력하였다 할지라도 그 정보 자체가 감소하거나 피해자의 점유 및 이용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므로 그 복사나 출력 행위를 가지고 절도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도 없다할 것인바,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만약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위 시스템의 설계 자료를 절취하였다는 것이라면, 이는 절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는 '정보'를 절취하였다는 것이 되어 절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위 시스템을 종이에 출력하여 생성된 '설계도면'을 절취한 것으로 본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1이 위 시스템의 설계도면을 빼내가기 위하여 위 컴퓨터에 내장되어 있던 위 설계도면을 A2용지에 2장을 출력하여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어서, 이와 같이피고인 1에 의하여 출력된 위 설계도면은 피해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생성되어 피해 회사에 의하여 보관되고 있던 문서가 아니라, 피고인 1이 가지고 갈 목적으로 피해 회사의 업무와 관계없이 새로이 생성시킨 문서라 할 것이므로, 이는 피해 회사 소유의 문서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를 가지고 간 행위를 들어 피해 회사 소유의 설계도면을 절취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할 것이다(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이 위 설계도면을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한 사실을 문제삼는 것이 명백하다 할 것이고, 위 설계도면을 생성시키는 데 사용된 용지 자체를 절취하였다고 기소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자체로서 절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러하지 아니한 채 위 시스템의 설계도면이 절도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절도죄의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절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재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
80,709 | 수리방해 | 2001도404 | 2001-06-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70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법 제184조 수리방해죄에 있어 '수리(수리)'와 '수리를 방해'의 의미 및 수리방해죄의 성립 요건
[2] 원천 내지 자원으로서의 물의 이용이 아니라, 하수나 폐수 등 이용이 끝난 물을 배수로를 통하여 내려보내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 수리방해죄의 성립 여부(한정 소극)
[3] 농촌주택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의 배수관(소형 PVC관)을 토사로 막아 하수가 내려가지 못하게 한 경우, 수리방해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 【판결요지】
[1] 형법 제184조는 '제방을 결궤(결궤, 무너뜨림)하거나 수문을 파괴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수리를 방해'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여 수리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수리(수리)라 함은, 관개용·목축용·발전이나 수차 등의 동력용·상수도의 원천용 등 널리 물이라는 천연자원을 사람의 생활에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을 가리키고(다만, 형법 제185조의 교통방해죄 또는 형법 제195조의 수도불통죄의 경우 등 다른 규정에 의하여 보호되는 형태의 물의 이용은 제외될 것이다), 수리를 방해한다 함은 제방을 무너뜨리거나 수문을 파괴하는 등 위 조문에 예시된 것을 포함하여 저수시설, 유수로(유수로)나 송·인수시설 또는 이들에 부설된 여러 수리용 장치를 손괴·변경하거나 효용을 해침으로써 수리에 지장을 일으키는 행위를 가리키며, 나아가 수리방해죄는 타인의 수리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수리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법령, 계약 또는 관습 등에 의하여 타인의 권리에 속한다고 인정될 수 있는 물의 이용을 방해하는 것이어야 한다.
[2] 원천 내지 자원으로서의 물의 이용이 아니라, 하수나 폐수 등 이용이 끝난 물을 배수로를 통하여 내려보내는 것은 형법 제184조 소정의 수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러한 배수 또는 하수처리를 방해하는 행위는, 특히 그 배수가 수리용의 인수(인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배수의 방해가 직접 인수에까지 지장을 초래한다는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수리방해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3] 농촌주택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의 배수관(소형 PVC관)을 토사로 막아 하수가 내려가지 못하게 한 경우, 수리방해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184조
제185조
제195조
[2]형법 제184조
[3]형법 제184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홍태 외 1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0 1. 1. 11. 선고 2000노82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직권으로 살펴본다.
형법 제184조는 '제방을 결궤(결궤, 무너뜨림)하거나 수문을 파괴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수리를 방해'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여 수리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수리(수리)라 함은, 관개용·목축용·발전이나 수차 등의 동력용·상수도의 원천용 등 널리 물이라는 천연자원을 사람의 생활에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을 가리키고(다만, 형법 제185조의 교통방해죄 또는 형법 제195조의 수도불통죄의 경우 등 다른 규정에 의하여 보호되는 형태의 물의 이용은 제외될 것이다.), 수리를 방해한다 함은 제방을 무너뜨리거나 수문을 파괴하는 등 위 조문에 예시된 것을 포함하여 저수시설, 유수로(유수로)나 송·인수시설 또는 이들에 부설된 여러 수리용 장치를 손괴·변경하거나 효용을 해침으로써 수리에 지장을 일으키는 행위를 가리키며, 나아가 수리방해죄는 타인의 수리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수리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법령, 계약 또는 관습 등에 의하여 타인의 권리에 속한다고 인정될 수 있는 물의 이용을 방해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원천 내지 자원으로서의 물의 이용이 아니라, 하수나 폐수 등 이용이 끝난 물을 배수로를 통하여 내려보내는 것은 여기서의 수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러한 배수 또는 하수처리를 방해하는 행위는, 특히 그 배수가 수리용의 인수(인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배수의 방해가 직접 인수에까지 지장을 초래한다는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수리방해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집(농촌주택)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의 배수관(소형 PVC관)을 토사로 막아 하수가 내려가지 못하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수리방해죄로 다스려 유죄를 선고를 한 것은 앞에서 설명한 법리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위법하므로 그대로 둘 수 없다(다만, 피고인의 행위가 하수도법이나 경범죄처벌법 등 다른 법률규정에 해당할지 여부는 별도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
81,449 | 공무집행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일반교통방해·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업무방해 | 2000도3485 | 2002-04-12 | 대법원 | null | 특허 | 400,106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44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의 의미
[2] 공무집행방해죄의 전제가 되는 공무집행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 기준
[3] 노사분규 동향을 파악하거나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대기중이던 근로감독관을 폭행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4] 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관계의 성립 요건 및 결과적가중범인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의 주관적 성립 요건
[5]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노동조합원 중 일부가 시위진압 경찰관들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입게 한 사안에서 금속연맹 지역 본부장의 직책을 가지고 그 집회 및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피고인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의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인정한 사례 | 【판결요지】
[1] 형법 제136조 제1항에 규정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직무를 집행하는'이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하고, 직무의 성질에 따라서는 그 직무수행의 과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부분적으로 각각의 개시와 종료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한 경우가 있으며, 나아가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는 않다 하더라도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업무의 집행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역시 직무집행 중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직무 자체의 성질이 부단히 대기하고 있을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일 때에는 대기 자체를 곧 직무행위로 보아야 할 경우도 있다.
[2]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전제가 되고, 그 공무집행이 적법하기 위하여는 그 행위가 당해 공무원의 추상적인 직무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또한 직무행위로서의 중요한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3] 노동조합관계자들과 사용자측 사이의 다툼을 수습하려 하였으나 노동조합측이 지시에 따르지 않자 경비실 밖으로 나와 회사의 노사분규 동향을 파악하거나 파악하기 위해 대기 또는 준비 중이던 근로감독관을 폭행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4] 어느 범죄에 2인 이상이 공동가공하는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암묵적으로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가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지며, 또 결과적가중범의 공동정범은 기본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있으면 성립하고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는 필요 없는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협박을 하여 공무원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결과적가중범으로서 행위자가 그 결과를 의도할 필요는 없고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으면 족하다.
[5]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노동조합원 중 일부가 시위진압 경찰관들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입게 한 사안에서 금속연맹 지역 본부장의 직책을 가지고 그 집회 및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피고인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의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인정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136조 제1항
[2]형법 제136조 제1항
[3]형법 제136조 제1항
[4]형법 제15조 제2항
제30조
제144조 제2항
[5]형법 제30조
제144조 제2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383 판결(공1999하, 2273)
[2]
대법원 1991. 5. 10. 선고 91도453 판결(공1991, 1678),
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도2797 판결(공1992, 1074),
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도506 판결(공1992, 2059),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도2673 판결(공1997상, 583),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공2000하, 1851)
[4]
대법원 1980. 5. 27. 선고 80도796 판결(공1980, 12894),
대법원 1987. 9. 8. 선고 87도1507 판결(공1987, 1605),
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도1114 판결(공1988, 1294),
대법원 1990. 6. 26. 선고 90도765 판결(공1990, 1636),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도1674 판결(공1993하, 2682),
대법원 1994. 3. 8. 선고 93도3154 판결(공1994상, 1225),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1831 판결(공1994하, 2690),
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도2842 판결(공1995상, 947),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도1269 판결(공1995하, 3458),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720 판결(공1997하, 3537)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부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문재인 외 4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0. 7. 12. 선고 99노1018, 2000노24(병합)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무집행방해의 점
(1)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1999. 1. 15. 14:00경 노사분규 중이던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 정문을 통과하여 그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노사분규 현장지도업무를 수행 중이던 ○○북부 노동사무소 소속 근로감독관인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회사의 요구대로 신분을 확인하고 들어가자.'는 말을 들은 뒤 피해자의 팔을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얼굴을 1회 때려 근로감독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자신이 근로감독관이라고 신분을 밝혔다는 내용의 공소외 2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일부 진술에 비추어 믿을 수 없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공무집행 중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한 일은 피고인을 비롯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 산하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금속연맹'이라 한다) 지역본부 소속 노동조합 대표 등이 공소외 1 회사의 노사분규에 개입하려는 목적에서 그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제지하였던 것에 지나지 아니하는바, 이는 근로감독관의 임무에 해당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우선 기록[공소외 2의 검찰 진술(법정 진술과 다른 부분은 제외)과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및 공소외 3의 검찰과 제1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수사기록 2책 1권 44, 45, 49, 50쪽, 공판기록 34∼37, 44, 45쪽]에 비추어 보면, ○○북부 노동사무소 소속 근로감독관인 피해자 공소외 2가 공소외 1 회사의 3∼4평 정도 되는 경비실 안에 들어가자 직원 6, 7명과 피고인 등 민주노총 관계자 약 15명이 서로 멱살을 잡고 가슴을 밀고 당기는 등 실랑이를 하고 있어, 피해자가 '저는 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입니다. 여러분 질서를 지킵시다. 신분증 제시하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회사 요구대로 신분이 확인되면 들어가도록 합시다.'고 하자, △△중공업 노동조합위원장 공소외 4가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네가 근로감독관이면 근로감독관이지, 네가 그 따위로 말할 수 있어.'라고 하고, 다른 민주노총 관계자들도 공소외 4를 거들어 큰 소리를 쳤으며, 이에 옆에 있던 공소외 5가 '당신네들 너무하는 것 아니요.'라고 하여 다시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이에 피해자가 경비실을 나가자, 피고인과 공소외 4가 피해자 뒤를 따라나가 팔을 한 쪽씩 잡아 경비실 부근의 공소외 1 회사 노동조합원들이 모인 곳으로 끌고 가려 하여 피해자가 뿌리치자 피고인이 '이 새끼 너 죽을래.'라고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으며, 다만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따로 자신이 근로감독관이라고 밝힌 바 없었을 뿐임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당시의 상황, 피고인 등이 피해자를 폭행한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늦어도 폭행 당시에는 피해자가 근로감독관인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나) 그리고 형법 제136조 제1항에 규정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직무를 집행하는'이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 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하고, 직무의 성질에 따라서는 그 직무수행의 과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부분적으로 각각의 개시와 종료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한 경우가 있으며(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383 판결참조),나아가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는 않다 하더라도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업무의 집행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역시 직무집행 중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직무 자체의 성질이 부단히 대기하고 있을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일 때에는 대기 자체를 곧 직무행위로 보아야 할 경우도 있다.
또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전제가 되고, 그 공무집행이 적법하기 위하여는 그 행위가 당해 공무원의 추상적인 직무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또한 직무행위로서의 중요한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1도453 판결 참조).
그런데 근로감독관 집무규정(1997. 6. 4. 노동부장관 훈령 제453호, 공판기록 66쪽 이하) 제2조(근로감독관의 직무) 제1항 제5호에 의하면, '노동동향의 파악 및 집단체불·노사분규의 예방과 그 수습지도에 관한 업무'도 근로감독관의 직무로 규정되어 있고, 기록(공판기록 71, 72쪽)에 의하면, 피해자는 공소외 1 회사 노동조합이 1998. 12. 29.부터 파업에 들어가자 노동동향 파악 및 노사분규 수습지도를 위해 1999. 1. 15. 12:30∼17:00 그 회사에 출장하여 노사분규의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같은 날 14:00∼15:00경 그 회사에서 개최된 '단체협약체결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가하려는 피고인 등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 지역본부 관계자들 약 15명과 이들이 그 결의대회에 참가하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신분증의 제시를 요구하는 회사 직원들 사이에 경비실에서 몸싸움 등 실랑이가 벌어지자, 이를 말리려는 목적으로 그 금속연맹 관계자들에게 회사측의 요구대로 신분을 확인받고 들어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뒤 피고인 등이 이에 따르지 않자 경비실 밖으로 나오다가 피고인에게 폭행을 당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피해자의 그와 같은 행위는 그 회사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 권한을 위임받았음을 이유로 그 결의대회에 참가하려는 피고인 등 금속연맹 관계자들과 사용자측 사이의 다툼을 수습할 목적으로 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할 당시에는 피고인 등이 그러한 피해자의 요구에 따르지 않자 경비실 밖으로 나와 그 회사의 노사분규 동향을 파악하거나 파악하기 위해 대기 또는 준비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는 그러한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근로감독관으로서 일련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단체교섭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한 교섭기일과 시간에 그 교섭장소에서 근로조건 및 집단적 노동관계에 관한 사항을 협상하는 것이므로, 비록 피고인이 속한 금속연맹이 공소외 1 회사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하더라도, 당시 그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단체협약체결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데에 피고인 등이 참가하는 것은 정당한 단체교섭행위라고 보기 어렵고[기록(공판기록 26쪽)에 의하면, 피고인 등 금속연맹 □□□□지역본부의 간부 4명이 교섭위원으로 교섭에 임하여 왔는데, 같은 날 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약 15명이 온 사정도 엿보인다.], 따라서 그 회사 직원들이 피고인 등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며, 피해자가 이러한 회사의 요구에 따르라고 권유하는 것이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근로감독관의 직무범위 및 공무집행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
(1) 원심은 또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금속연맹 노동조합원들과 공모공동하여, 1999. 2. 27. 13:30경 서울 종묘공원에서 개최된 결의대회에 참석한 후 같은 날 16:15경 노동조합원 4,500여 명과 함께 편도 4차로 도로의 2개 차로를 점거한 상태로 행진을 시작하여 같은 날 17:25경 을지로 입구에서 4차로 도로를 완전히 점거하고 서울역까지 행진을 강행하면서 피고인이 투쟁열기를 고취시켜 이에 고무된 근로자 4,500여 명이 을지로 입구, 상업은행 앞, 한빛은행 본점 앞 등 도심의 왕복 8차로 도로를 완전 점거한 상태로 시위진압 경찰과 대치하다가 일부 근로자들이 각목과 깃대 등을 경찰관들에게 휘두르는 등 다중의 위력으로 경찰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그로 인하여 시위진압 경찰관 10명에게 각 상해를 입게 함과 아울러, 집단적인 폭행, 손괴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것이 명백한 시위에 참가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그 시위 도중에 행렬의 후미에 있던 ◇◇자동차 노동조합원 100여 명을 중심으로 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진압 경찰관들과 대치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고 각목 등으로 구타한 사실 등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그러한 폭력행위에 참가하였다거나 또는 피고인이 당초부터 그러한 폭력행위를 예상 내지 용인하고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사전에 피고인과 다른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그 폭력행위에 대한 의사의 연락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 역시 수긍할 수 없다.
어느 범죄에 2인 이상이 공동가공하는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암묵적으로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가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지며, 또 결과적가중범의 공동정범은 기본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가 있으면 성립하고 결과를 공동으로 할 의사는 필요 없는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협박을 하여 공무원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결과적가중범으로서 행위자가 그 결과를 의도할 필요는 없고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으면 족하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720 판결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올바른 구조조정 촉구 금속산업연맹 결의대회'라는 이름의 집회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의 주최로 그 연맹 산하 노동조합원 5,000여 명이 참석한 집회로서, 집회신고를 마친 것이기는 하나, 피고인은 서울 종묘공원에서 개최된 집회를 마치고 그 날 16:15경 금속연맹 노동조합원 4,500여 명과 함께 편도 4차로 도로의 2개 차로를 점거한 상태로 행진을 시작하여 광교로터리에서는 행진을 멈추고 도로에 드러눕는 등 교통을 방해한 후 다시 행진을 시작하여 17:25경 을지로 입구에 도착하여 시위진압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지하도 이용을 거부한 채 그 곳 4차로 도로를 완전 점거하고 서울역까지 1시간 가량 행진을 강행하면서 피고인은 다른 금속연맹 간부들과 함께 선두에 서서 구호를 제창하였으며, 이에 고무된 근로자 4,500여 명이 그 일대 왕복 8차로 도로를 완전 점거한 상태로 시위진압 경찰관들과 대치하면서 주로 행렬의 중간에 있던 ☆☆자동차 노동조합원들과 행렬의 후미에 있던 ◇◇자동차 노동조합원 100여 명 등 근로자들[원심은 행렬 후미에 있던 ◇◇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이 주로 폭력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하였지만, 기록(수사기록 2책 2권 115쪽 이하, 140쪽, 2책 1권 81쪽)에 의하면, ☆☆자동차 노동조합원들도 다수가 폭력행위를 하였고, ☆☆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은 행렬의 중간 정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이 소지하고 있던 각목과 깃대 등을 경찰관들에게 휘두르고, 경찰관들의 방패 등 장비를 빼앗아 휘두르는 등 불법적인 시위를 전개하였고, 그로 인하여 시위진압 경찰관 10명이 상해를 입었음을 알 수 있는바, 비록 피고인은 금속연맹 본부의 간부는 아니어서 이 사건 집회 및 시위를 주최하는 지위에 있지는 않았고, 시위행렬의 선두에 서서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행위만을 하였으나, 그 시위 도중에 행렬의 중간과 후미에 있던 ☆☆자동차와 ◇◇자동차 노동조합원 등을 중심으로 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진압 경찰관들과 대치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고 각목 등을 경찰관들에게 휘두르는 등 폭력행위에 나아간 이상, 피고인은 금속연맹 □□□□지역본부장 이라는 간부의 직책을 갖고 있어 그 지역 내 노동조합원 45명을 대동하고 상경하여 그 집회 및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였고, 일부 노동조합원들이 각목을 휴대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며, 나아가 약 4,500명이나 되는 시위자들이 3시간 동안 도심 한복판의 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을 하고 차로에 드러눕는 등으로 시위를 계속할 경우 시위진압 경찰관들이 이를 제지하려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시위자들과 경찰관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특히 각목이나 깃대 등을 휴대한 일부 시위자들이 이를 휘두르는 등으로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입게 할 수 있으리라는 것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피고인과 다른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는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이 사건 특수공무집행방해의 범행에 대한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나아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의 점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도 면할 수 없으며, 또 집단적인 폭행·손괴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것이 명백한 시위에 참가한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결과적가중범에 관한 공모공동정범 및 집회 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각 업무방해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 지역 본부장 겸 민주노총 ○○지역 부본부장으로서 민주노총 및 금속연맹이 정한 파업결의대회, 단위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시한부파업, 총파업 등의 일정을 통보받아 이를 산하 단위노동조합들에 시달하고, 각 단위노동조합에서는 그 일정에 맞추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결의대회에 참가하고 파업에 돌입하였던 사실, 민주노총이나 금속연맹 또는 단위노동조합 등이 쟁의행위의 주된 대상으로 내세운 것 중에는 실업대책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 정경유착과 재벌 해체, 아이엠에프(IMF) 재협상 등과 같이 정당한 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각 단위노동조합이 그와 같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들을 내세워 파업을 결의하고 이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상, 각 단위 사업장에서의 파업 등이 그 노동조합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위법한 것으로서 업무방해에 해당하고, 비록 ▽▽정밀이 노동조합원에 대한 교육시간의 할애를 빙자하여 파업결의대회 등에 참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진정으로 교육시간으로 할애할 의사에서 나온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교육시간으로 사용한 바도 없으므로, 이는 파업에 동참하려는 의사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고 그 결과로 ▽▽정밀의 업무수행이 지장을 받은 이상 그것 역시 업무방해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그러한 단위 사업장에서의 파업 등이 민주노총이나 금속연맹의 총파업투쟁의 일정에 맞추어 이루어졌고, 피고인도 그 일정을 단위노동조합들에 시달하고 파업결의대회를 개최한 이상, 피고인과 파업 등에 참가한 단위노동조합의 조합원들 사이에는 적어도 묵시적인 의사의 연락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은 업무방해죄의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방해죄 및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일반교통방해의 점
원심은, 이 사건 집회 및 시위는 금속연맹이 주최, 주관하는 것이고 집회 후 인도와 횡단보도 및 지하도 등을 이용하여 평화적인 시위를 하겠다고 신고하여 이루어진 것인 사실, 피고인은 금속연맹 지역 본부장으로서 산하 노조원 45명 가량을 대동하고 상경하여 그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집회 후 행렬의 선두그룹에 합류하여 그 신고된 내용에 따라 인도와 지하도 등을 이용한 시위행진을 하였던 사실, 그런데 그 날 17:25경 을지로 입구 부근에 이르러 행렬의 선두부터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4개 차선을 점거한 채 이동하기 시작하였던 사실을 인정하고서, 이는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도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피고인의 유죄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으나,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무죄로 인정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
215,939 | 횡령 | 2000도3013 | 2000-11-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1593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동업재산의 횡령의 경우, 그 횡령금액의 산정방법
[2] 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동업재산의 횡령의 경우, 동업재산에 대한 지분 내지 손익분배의 정산을 통해 잔여재산분배로써 지급하여야 할 금원을 횡령금액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횡령금액에 대한 심리미진 등의 이유로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아니하였다면 동업자의 한 사람이 임의로 동업자들의 합유에 속하는 동업재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는 것이므로, 동업자의 한 사람이 동업재산을 보관 중 임의로 횡령하였다면 지분비율에 관계없이 임의로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부담한다.
[2] 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동업재산의 횡령의 경우, 동업재산에 대한 지분 내지 손익분배의 정산을 통해 잔여재산분배로써 지급하여야 할 금원을 횡령금액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횡령금액에 대한 심리미진 등의 이유로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55조 제1항
[2]형법 제355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2. 9. 28. 선고 81도2777 판결(공1982, 1039),
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도2824 판결(공1996상, 146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창훈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0. 6. 20. 선고 99노20 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함께 공소외인으로부터 주택신축공사를 도급받아 위 공사에 관하여 피해자는 공사비를 투자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를 시행하되 그 공사로 인한 이익금을 피고인과 피해자가 절반씩 나누어 가지는 내용의 동업계약을 체결한 후,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 등으로 위 공사를 시행하고 건축주인 공소외인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은 피해자와 정산하거나 동인의 승낙을 받아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1996. 2. 22.부터 1997. 4. 10.까지 사이에 공소외인으로부터 합계 금 101,600,000원을 교부받아 위 금원 중 피해자에게 지급할 이익금 또는 투자금의 상환액 금 73,890,000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 중 피고인이 별도로 개인적으로 도급받아 시공중인 건물신축공사대금 등으로 임의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를 동업한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해자가 투자금 명목으로 금 98,180,000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의 설계비로 금 10,000,000원을 지출하였으며, 건축주인 공소외인이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합계 금 101,6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금 6,580,000원의 손해를 보았는데, 피고인과 피해자가 부담하여야 할 손해액은 각 금 3,290,000원이고, 한편 피해자는 공소외인으로부터 금 21,000,000원을 직접 수령하였으므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투자금의 회수 명목으로 지급받아야 할 금원은 금 73,890,000원(금 98,180,000원-21,000,000원-3,290,000원)인데, 달리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투자금의 상환 또는 이익분배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금원을 지급한 것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은 위 금 73,890,000원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여 처벌하고 있다.
3. 당원의 판단
그러나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아니하였다면 동업자의 한 사람이 임의로 동업자들의 합유에 속하는 동업재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는 것이므로, 동업자의 한 사람이 동업재산을 보관 중 임의로 횡령하였다면 지분비율에 관계없이 임의로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부담하는 것이다( 대법원 1982. 9. 28. 선고 81도2777 판결, 1996. 3. 22. 선고 95도2824 판결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손익분배에 관한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익금 또는 투자금의 상환으로써 지급하여야 할 금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과 공소외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공사대금을 동업자인 피고인과 피해자의 합유에 속하는 동업재산으로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러한 경우 피고인이 보관하던 동업재산 중 일부를 동업체를 위하여 사용하지 아니하고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임의로 소비하였다면 피해자에게 상환하여야 할 이익금 또는 투자금의 액과 관계없이 피고인이 임의소비한 금액을 바로 횡령금액으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피해자가 투자한 금원이나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한 후 공소외인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중 일부를 피고인이 별도로 개인적으로 도급받아 시공중인 건물신축공사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사실을 엿볼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의 횡령금액을 밝히기 위하여 피고인이 원심에 제출한 장부가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장부의 기재내용까지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석명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합유에 속하는 동업재산을 사용한 내역을 조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동업재산 중 동업에 속하는 이 사건 공사 이외에 다른 용도로 임의 소비한 금액을 밝혀 이를 피고인의 횡령금액으로 산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의 횡령금액을 산정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이 사건 공사에 투자한 금액에서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입은 손해액의 부담부분과 피해자가 이미 회수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인 금 73,890,000원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투자금의 상환 또는 이익분배금 명목으로 지급하여야 할 금원으로 산정하고, 피고인이 위 금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 피해자에게 위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금원을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위 금원은 동업재산에 대한 피해자의 지분이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익분배의 정산을 통하여 동업의 잔여재산의 분배로써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바로 피고인이 위 금원 전부를 동업체를 위하여 사용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더욱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위 금원만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금원을 피고인의 횡령금액으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는 횡령금액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
229,645 | 횡령 | 2000도565 | 2000-04-11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22964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관한 횡령죄에 있어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및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상속 부동산을 혼자 점유하던 중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지분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소극)
[2] 적법한 변론종결 후 검사가 변론재개신청과 함께 공소장변경신청을 한 경우, 법원은 반드시 변론을 재개하여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부동산에 관한 횡령죄에 있어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는 동산의 경우와는 달리 부동산에 대한 점유의 여부가 아니라 부동산을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의 유무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므로, 부동산을 공동으로 상속한 자들 중 1인이 부동산을 혼자 점유하던 중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그에게는 그 처분권능이 없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2] 적법한 변론종결 후 검사가 변론재개신청과 함께 공소장변경신청을 한 경우, 법원이 반드시 변론을 재개하여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55조 제1항
[2]형사소송법 제298조 | 【참조판례】
[1]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1607 판결(공1987, 477),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도1368 판결(공1989, 563),대법원 1989. 12. 8. 선고 89도1220 판결(공1990, 297),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도784 판결(공1996상, 705)
[2]대법원 1984. 5. 15. 선고 84도564·84감도90 판결(공1984, 1060),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691 판결(공1986, 3075),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도1756 판결(공1994하, 317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준열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0. 1. 13. 선고 99노381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부동산에 관한 횡령죄에 있어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는 동산의 경우와는 달리 부동산에 대한 점유의 여부가 아니라 부동산을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의 유무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므로(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1607 판결, 1989. 12. 8. 선고 89도1220 판결등 참조),부동산을 공동으로 상속한 자들 중 1인이 부동산을 혼자 점유하던 중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그에게는 그 처분권능이 없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해자 1, 2의 계모인 피고인이 위 피해자 등과 공동으로 상속한 이 사건 건물에 거주·관리하면서 이를 ○○○에게 매도하였어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점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검사는 원심이 적법하게 변론을 종결한 후에 변론재개신청과 함께 이 사건 횡령의 공소사실을 ○○○을 피해자로 한 사기의 공소사실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지만, 법원은 이와 같은 경우 반드시 변론을 재개하여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대법원 1984. 5. 15. 선고 84도564·84감도90 판결, 1994. 10. 28. 선고 94도1756 판결등 참조), 원심이 위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하지 아니하였어도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점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지창권 서성(주심) |
190,082 | 업무상과실치사·건설기계관리법위반 | 2002노513 | 2002-12-18 | 춘천지방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확정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008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가스관 운반에 관한 도급계약에 따라 수급인의 책임하에 수급인의 보조자가 가스관을 운반하다가 가스관에 깔려서 사망한 경우, 도급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가스관 배관공사의 현장대리인 및 시공기술관리자로 임명되어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가스관의 배관·매설공사의 기술적 운영과 시행을 지시·감독하는 한편, 그 매설공사의 안전관리업무를 담당한 피고인이 제3자와 사이에 사용하다 남은 가스관의 운반약정을 체결하고 그 제3자로 하여금 가스관의 운반작업을 할 구체적인 위치를 특정하여 주었다 할지라도, 가스관의 상·하차작업은 수급인의 의무로서 그와 같은 작업은 통상적으로 수급인의 책임 아래 행하여지는 점, 가스관 배관공사 매설기술상의 안전관리의 책임이 본무인 피고인의 업무범위나 실제 가스관 하적작업에 관여한 정도가 미미한 점, 그 운반작업의 실제 감독자, 담당자가 따로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제3자의 보조자가 가스관의 운반작업을 하다가 가스관에 깔려 사망한 경우, 피고인이 그 가스관의 하적에 관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지고 있었다거나 피고인의 어떤 주의의무 위반이 그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268조 | 【참조판례】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도6083 판결 |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A 외 2인
【원심판결】 춘천지법 강릉지원 2000. 1. 26. 선고 99고단301 판결
【환송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도608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과 원심판결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H 주식회사(이하 'H'라고 한다)에서 시공하는 강릉시 B아파트 가스공급관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는 자인바, 1998. 8. 29. 20:30경 강릉시 죽헌동 소재 I 주식회사(이하 'I'이라고 한다) 내에서, 위의 도시가스 배관공사를 마치고 남은 잔여 배관 10m 짜리 6개를 운반·적하함에 있어 피해자 C가 11t 카고화물트럭에 실어온 그 배관을 공소외 1로 하여금 지게차를 이용하여 하차하는 작업을 지시·감독하게 되었으면 위 트럭 화물칸에서 배관이 굴러 떨어질 수 있으므로 고임목을 고여 추락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작업을 하게 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하여 고임목받침을 하지 아니한 채로 면허 없이 운전하는 공소외 1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한 과실로 때마침 적재함에서 굴러 떨어진 배관이 트럭 바퀴부분에서 타이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던 피해자의 등부분을 충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흉강출혈 등으로 사망하게 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D, 공소외 1, E의 각 법정진술, 공소외 1, F에 대한 경찰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사망진단서의 기재를 증거로 채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가스관 하역작업을 하고 있던 트럭운전사와 지게차운전자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이들의 하역작업에 있어서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있어서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3. 판 단
원심이 채용한 증거와 이 사건에 나타난 자료를 종합하면, H는 I로부터 강릉시 B아파트 단지 내의 가스관 배관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였고, H의 직원인 피고인이 그 배관공사의 현장대리인 및 시공기술관리자로 임명되어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그 가스관의 배관·매설공사의 기술적 운영과 시행을 지시·감독하는 한편, 그 매설공사의 안전관리업무를 담당한 사실, 1998. 8. 29. 19:30경 가스관 매설작업이 끝난 다음 피고인은 남은 가스관을 강릉시 J 소재 I에 반환·보관케 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H의 D에게 그 가스관을 운반·반환할 것을 지시한 사실, 그 지시에 따라 D는 스스로 지정한 K 주식회사(이하 'K'라고 한다)에 가스관의 운반을 의뢰하였고, K는 트럭 1대와 지게차 1대를 보내기로 하고 그 요금은 트럭에 대하여 8만 원, 지게차에 대하여 시간당 4만 원으로 약정한 사실, K는 지게차조종사인 G와 K에 트럭을 지입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가스관을 운반하라고 연락하였고, 피해자와 G는 가스관 매설공사 현장에서 트럭과 지게차를 이용하여 잔여 가스관을 트럭에 적재하여 I 야적장으로 이를 운반한 다음, 같은 날 20:30경 I의 구내에서 G로부터 지게차를 인계받은 공소외 1로 하여금 그 트럭적재함의 열린 난간을 통하여 지게차의 발을 적재함에 쌓여 있던 가스관 아래에 넣고 들어내려 하적장소로 옮기도록 하였으며, 그 때 피해자와 I 직원 2명이 적재함에 남은 그 가스관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방법으로 하차작업을 하게 된 사실, 공소외 1이 트럭의 적재함에 있던 가스관 중 2개를 한꺼번에 지게차로 들고 옮기려다 그 중 1개가 땅에 떨어지자 공소외 1은 떨어지지 않은 1개를 다시 적재함에 올린 후 땅에 떨어진 가스관을 지게차로 들어 하역장소로 옮기고 있었고, 피해자는 공소외 1이 다시 적재함으로 올려놓은 가스관이 불안정한 상태로 적재함에 놓여 있자 스스로 적재함에 올라가 굴러 떨어지지 않게 이를 발로 받쳐 밀고 있었으며, 그때에는 I 직원 2명은 그 가스관을 붙잡아 주던 동작을 이미 멈추고 부근에 서 있었는데, 공소외 1이 땅에 떨어진 가스관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조작 미숙으로 지게차 발 부분으로 트럭의 뒷바퀴를 충격하자 피해자는 가까이 있던 그 직원 등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가스관 고정조치를 부탁하지도 아니한 채 발을 가스관에서 떼면서 뒷바퀴의 파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지면으로 뛰어 내려와 뒷바퀴 부근에서 그 바퀴의 파손 여부를 점검하는 순간 피해자가 발을 떼어낸 그 가스관 1개가 적재함에서 지면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피해자의 등 부위를 충격하여 피해자는 불가역성 출혈성 쇼크로 사망한 사실, 화물의 운송 및 상·하차작업은 통상적으로 트럭운전사와 지게차운전자의 책임 아래 행하여지는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그 작업에 관여한 것도 사고가 발생할 무렵 사고발생 장소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는 곳인 가스관을 하차할 장소에서 위치를 지정하여 주면서 그 장소에 놓을 고임목을 준비한 정도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에다가 D가 K나 피해자, 공소외 1측과 체결한 운송계약은 가스관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으로 볼 것인 점, 따라서 가스관의 상·하차작업은 수급인의 의무로서 그와 같은 작업은 통상적으로 트럭운전사와 지게차운전자의 책임 아래 행하여지는 점, 가스관 배관공사 매설기술상의 안전관리의 책임이 본무인 피고인의 업무범위나 실제 이 사건 하적작업에 관여한 정도, 그 운반작업의 실제 감독자, 담당자가 따로 있는 점 등까지 함께 고려할 때, 피고인은 그 가스관의 하적에 관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지고 있었다거나 피고인의 어떤 주의의무 위반이 그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I의 요청에 따라서 사고현장에서 하역해야 할 구체적인 위치를 특정하여 준 사실은 있으나, 그러한 사실이 피고인이 피해자나 공소외 1의 하차작업을 감독해야 할 업무범위 내의 일이어서 감독할 의무를 진다거나 실제 그 일을 지휘·감독하였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가스관 하역작업에 있어서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있어서의 업무상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항소이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한용(재판장) 유영현 홍진표 |
81,817 | 사기 | 2001도6876 | 2002-08-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81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실제 사기 피해자와 공소장 기재의 피해자가 다른 경우 법원의 조치 | 【판결요지】
기소된 공소사실의 재산상의 피해자와 공소장 기재의 피해자가 다른 것이 판명된 경우에는 공소사실에 있어서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는 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 기재의 사기피해자와 다른 실제의 피해자를 적시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야 한다. |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도2168 판결(공1988, 381),
대법원 1992. 10. 23. 선고 92도1983 판결(공1992, 333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 사
【변호인】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 이한조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 1. 11. 29. 선고 2001노81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침구류 사업을 하다가 1994. 8.경 부도를 낸 후 처 공소외 1 명의로 다시 사업을 시작하기는 하였지만 영업실적은 부진한 반면에 이미 부도난 수표와 어음을 회수하는 데 많은 자금을 소요하여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끝에 사실은 피해자로부터 카페트를 납품받아 이를 판매하더라도 그 대금을 피해자에게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5. 10. 24. 서울 노원구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 경영의 ○○상회에서 피해자 공소외 2에게 카페트를 납품하여 주면 그 카페트를 판매하는 즉시 그 대금을 결제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즉석에서 카페트 22장 시가 352만 원 상당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11. 29.까지 카페트 5,393장 합계 금 71,406,000원 상당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고인의 검찰(대질신문)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 원심 증인 공소외 2, 공소외 3의 진술, 공소외 2, 공소외 3에 대한 각 검찰진술조서의 기재 및 청구서 사본(수사기록 7쪽), 지불각서 사본(수사기록 32쪽)의 기재가 있는데,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고인의 검찰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은 비록 피고인에게 이 사건 카페트를 공급한 사람은 공소외 2가 아닌 공소외 3이지만, 결국 어느 누구에게건 피고인이 카페트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어서 그와 같이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카페트를 공급받은 상대방은 공소외 3임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검찰(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은 그 자백의 동기 및 경위에 비추어 보아 신빙성이 없어 이를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각 진술은 믿을 수 없으며, 청구서 사본 및 지불각서 사본의 각 기재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기소된 공소사실의 재산상의 피해자와 공소장 기재의 피해자가 다른 것이 판명된 경우에는 공소사실에 있어서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는 한 공소장변경절차없이 직권으로 공소장 기재의 사기피해자와 다른 실제의 피해자를 적시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도2168 판결, 대법원 1992. 10. 23. 선고 92도1983 판결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공소외 3은 이 사건 카페트의 자재인 부직포를 생산하고, 공소외 4는 화학사원단을 공소외 3에게 대주어 공소외 3이 카페트 완제품을 만들었으며, 공소외 2는 그 과정에서 봉제를 담당했음에 불과했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카페트를 공급한 사람은 공소외 3이라고 인정한 것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카페트를 공급한 사람에 관하여 공소사실과 인정되는 사실을 대비하여 보면, 사기범행의 피해자가 공소외 2냐 공소외 3이냐의 점에 관하여만 차이가 있을 뿐 그 밖의 피해목적물 자체나 기망의 일시, 방법 및 금액이 모두 동일하여 그 기본적 사실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데다가, 피고인이 처음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와 원심 법정에서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카페트를 공소외 3이 공급한 것이고, 카페트 대금을 공소외 3에게 주어야 한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면에서도 어떠한 실질적인 불이익을 준다고도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있어서 동일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지 아니하는 이상 그 피해자가 공소장 적시의 공소외 2가 아니라 하여 막바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피해자를 가려내어 그 피해자에 대한 사기죄로 처벌하는 것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카페트를 공급한 자가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공소외 2가 아니라 공소외 3이라는 사정에 치중한 나머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데에는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공소사실의 동일성과 심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
82,891 | 준강도 | 2003도4417 | 2003-10-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89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준강도의 주체로서 절도의 의미 및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2]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3] 야간에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하에 아파트의 베란다 철제난간까지 올라가 유리창문을 열려고 시도하였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준강도의 주체는 절도 즉 절도범인으로, 절도의 실행에 착수한 이상 미수이거나 기수이거나 불문하고,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할 목적으로 사람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에 침입한 단계에서 이미 형법 제330조에서 규정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라는 범죄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주거침입죄의 경우 주거침입의 범의로써 예컨대, 주거로 들어가는 문의 시정장치를 부수거나 문을 여는 등 침입을 위한 구체적 행위를 시작하였다면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2]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들어가는 행위 즉, 구성요건의 일부를 실현하는 행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구성요건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
[3] 야간에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하에 아파트의 베란다 철제난간까지 올라가 유리창문을 열려고 시도하였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19조 제1항
제330조
제335조
[2]형법 제319조 제1항
[3]형법 제319조 제1항
제33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73. 11. 13. 선고 73도1553 판결(집21-3, 형44),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도2532 판결(공1990, 836),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도2561 판결(공1995하, 347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사】 변호사 김형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7. 15. 선고 2003노136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위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준강도의 점에 관한 부분은 "피고인은 2003. 3. 2. 19:45경 부천시 (주소 1 생략) 소재 ○○○ ○○아파트 1909동 뒤편에 이르러 금품을 절취할 목적으로 난간을 잡고 1909동 202호 뒤쪽 베란다로 올라가 미리 준비한 소형손전등을 창문에 비추면서 내부를 살피던 중, 때마침 위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인 피해자 공소외인(58세)에게 발각되어 그 곳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다가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미리 소지하고 있던 드라이버를 위 피해자의 얼굴에 들이대면서 "너 잡지마, 잡으면 죽여"라고 말하여 이에 불응하면 위 피해자의 신체 등에 어떠한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피해자를 협박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위 ○○아파트 1909동의 1층 베란다 난간을 이용하여 2층 202호 베란다 난간을 잡고 미리 준비한 소형손전등을 202호 창문에 비추면서 창문이 잠겨져 있는지를 살피던 중 위 ○○아파트 경비원 공소외인에게 발각되었을 뿐(피고인이 손으로 난간을 잡고 202호 뒤쪽 베란다로 이미 올라갔다는 공소사실 부분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이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만으로는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예비단계에 불과할 뿐, 나아가 피고인이 위 202호 주거에 침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위를 시작하여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피고인이 위 아파트 202호 뒤쪽 베란다로 이미 올라갔다고 인정할 수 없고, 또 그 당시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준강도의 주체는 절도 즉 절도범인으로, 절도의 실행에 착수한 이상 미수이거나 기수이거나 불문하고( 대법원 1973. 11. 13. 선고 73도155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도2532 판결등 참조),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할 목적으로 사람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에 침입한 단계에서 이미 형법 제330조에서 규정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라는 범죄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689 판결등 참조),주거침입죄의 경우 주거침입의 범의로써 예컨대, 주거로 들어가는 문의 시정장치를 부수거나 문을 여는 등 침입을 위한 구체적 행위를 시작하였다면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도2561 판결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아파트를 둘러보니 2층 집에 불이 꺼져 있어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고 그 아파트 뒤로 돌아가 1층 베란다 난간을 통해 2층 난간을 잡고 2층 집 베란다 창문이 잠겨 있는지 들고 있던 손전등으로 비춰보고 있는데 경비원이 와서 도둑이야 라고 소리쳐 그 곳에서 바로 뛰어 내린 것입니다."(수사기록 27면, 49면)라고 진술하다가 법정에서는 "불이 꺼져 있는 1층 집을 골라 물건을 훔치고 길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로 가 둘러보니 불이 꺼져 있는 2층집이 있어 1층 베란다 난간 위에 올라서서 2층 난간을 잡고 베란다창문이 잠겨 있는지 손전등으로 비춰보고 있는데 도둑이야 하는 소리를 들었다."(공판기록 35면), "1층 중간까지 가서 2층 베란다 문이 잠긴 것을 손전등으로 확인하고 내려오는 중에 들켰습니다."(공판기록 143면), "손으로 2층 난간을 잡고 비춰보았습니다."(공판기록 144면)라고 진술하여 그때 그때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사실, 피고인은 2003. 3. 2. 19:30경 부천시 (주소 2 생략) 소재 △△마을 □□아파트 1618동 102호에서 미리 준비한 드라이버를 창문 틈 사이에 넣어 문고리를 젖혀 문을 열고 위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쳤고, 곧 이어서 같은 날 19:45경 인근에 있는 같은 동 (주소 1 생략) 소재 ○○○ ○○아파트 1909동 202호의 불이 꺼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위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치려고 한 사실, 위 202호 아파트의 구조(공판기록 123면)에 의하면 아파트 뒤쪽 베란다 외부에 알루미늄 샷시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고, 그 외부에 높이 약 1~1.5m 정도의 철제난간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2003. 3. 2.의 일몰시각은 18:26경으로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무렵 이미 해가 져서 주위가 어두운 상태였던 사실, 위 아파트관리인으로서 피고인을 처음 발견하였던 제1심 증인 공소외인은 같은 날 19:45경 위 아파트 1909동 2라인에서 적외선 감지기센서가 작동하여 현장에 달려가 보니 피고인이 베란다 난간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도둑이야라고 소리를 쳤고(공판기록 59면), 그 때 피고인이 그 소리에 놀라 2층 베란다 난간에서 밑으로 뛰어내려 도망하였다(수사기록 20면)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와 같다면, 피고인이 위 아파트 202호의 유리창문이 잠겨 있는 경우에도 그 유리창문을 열고 위 아파트 안으로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1층 아파트 철제난간을 밟은 채 문이 잠겼는지 여부를 확인할 이유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1층 아파트의 철제난간을 밟고 2층 아파트의 철제난간을 잡은 상태에서는 위 아파트의 구조상 위 202호 아파트의 유리창문이 잠겼는지 여부를 알기 위하여 손전등으로 비춰보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위 공소외인이 피고인이 2층 베란다 난간에서 밑으로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202호 아파트의 철제난간부분까지 올라가 그 철제난간을 잡고 유리창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아파트경비원에게 발각되었을 개연성이 더 많다고 할 것이다.
또,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들어가는 행위 즉 구성요건의 일부를 실현하는 행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구성요건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202호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하에 위 202호 아파트의 베란다 철제난간까지 올라가 유리창문을 열려고 시도하였다면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할 객관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아파트의 적외선 감지기가 어떤 경우에 작동하는지, 공소외인이 적외선 감지기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피고인을 발견할 때까지 걸린 시간, 공소외인이 피고인을 발견하였을 당시 피고인의 행위태양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야간주거침입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야간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이강국 |
82,840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3도3000 | 2003-09-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84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법 제20조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의 의미 및 정당행위의 성립 요건
[2] 간통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상간자의 주거에 침입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형법 제20조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2] 간통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상간자의 주거에 침입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20조
[2]형법 제20조
제319조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공1986, 3159),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도2899 판결(공1994하, 1555),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도2118 판결(공1997하, 3914),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공1999상, 405),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도4273 판결(공2000상, 997),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공2000상, 1345),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공2003상, 555) |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3. 5. 13. 선고 2002노254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인정 사실 및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2002. 1. 13. 20:30경부터 21:30경까지 사이에 피고인 1의 남편인 공소외 1이 공소외 2와 사귄다는 이유로 창원시 (주소 1 생략) 소재 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한다) 내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2의 방에 침입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1) 피고인 1은 공소외 1의 전처,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동생, 피고인 3은 피고인 1과 공소외 1의 아들인 사실, (2) 공소외 1은 2000. 8.경부터 외출 및 외박이 많아지다가 2001. 1. 4. 피고인 1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2001. 1. 5.에는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하여 둔 채 차안에서 공소외 2와 30여분 간 이야기를 하고 포옹을 하였으며, 피고인 1이 이를 목격한 사실, (3) 공소외 1은 2001. 2.경 가출하여 창원시 (주소 2 생략)에 방을 얻어 생활하였고 공소외 2 역시 공소외 1의 위 거주지 부근에 있는 이 사건 주택 내에 방 1칸을 임차하여 생활한 사실, (4) 피고인 1, 피고인 2는 2002. 1. 13. 20:30경 공소외 2가 공소외 1과 함께 외출하였다가 이 사건 주택 내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들의 간통현장을 확보하기 위하여 근처의 가음정동 파출소에 가서 경찰관에게 동행을 요구하였으나 고소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행을 거절당한 사실, (5) 그 직후 피고인 2가 시정되어 있는 공소외 2의 집 현관문을 노크하자 공소외 2는 "잠깐만요"하면서 공소외 1의 신발을 감추고 문을 열어 주었고, 이에 피고인들이 공소외 2의 방에 들어가 피고인 1은 공소외 2에게 욕설을 하고, 피고인 2, 피고인 3은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함께 있는 것, 공소외 1의 옷가지, 부엌 살림살이 등에 관하여 사진 촬영을 한 사실, (6) 피고인 1, 피고인 3은 2002. 1. 20. 위 (주소 2 생략)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으로부터 공소외 1이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만 위 방에서 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공소외 2의 집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으로부터는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부부같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 (7) 피고인 1은 2002. 1. 18. 창원중부경찰서에 공소외 1과 공소외 2를 간통으로 고소하였으나, 공소외 1과 공소외 2는 2002. 3. 27. 창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 (8) 2002. 7. 19. 위 이혼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공소외 1의 이혼 청구는 기각되고 피고인 1의 이혼 및 위자료 청구의 반소가 받아들여져 그 인용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2의 방에 침입하게 된 동기는 공소외 2 및 공소외 1의 간통 현장을 목격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고, 공소외 2의 방에 들어간 방법도 문을 부수거나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공소외 2로 하여금 시정된 문을 열게 한 것으로서 그 수단이나 방법 역시 상당하며, 위와 같은 간통 현장에서 다른 법적 조치를 강구하여 실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긴급성이 인정되고, 위 간통 현장을 목격하기 위하여 가음정동 파출소에 경찰의 입회를 요청하였으나 경찰이 이를 거절하였으므로 부득이 피고인들이 현장을 목격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에 비추어 보충성도 인정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피고인들의 이 사건 주거침입 행위가 정당행위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형법 제20조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73.경 공소외 1과 혼인을 하였는데 2000. 8.경부터 공소외 1이 휴대폰으로 여자와 자주 전화를 하고 외출, 외박을 하게 되자 공소외 1의 여자관계를 의심하게 되었고 이후 공소외 1과 이 문제로 심하게 다투다가 공소외 1을 폭행하여 그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 이로 인하여 공소외 1이 피고인 1을 상대로 위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인 1은 혼인파탄의 책임이 공소외 1에게 있음을 이유로 공소외 1을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으며, 공소외 1은 위 이혼소송 제기 직후인 2001. 2. 가출한 이래 따로 방을 얻어 살면서 피고인 1과 별거를 한 사실, 피고인 1은 공소외 1과의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1과 공소외 2 사이의 불륜관계를 의심하고 공소외 1과의 이혼소송에 제출할 증거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공소외 1과 공소외 2를 미행한 사실, 한편 공소외 2는 1999. 남편과 이혼을 한 후 창원시 ○○동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공소외 1의 위 주거지에 인접한 이 사건 주택 중 부엌이 딸린 방 1개를 임차하여 가끔 그 곳에서 잠을 자는 등으로 이를 사용하였는데, 이 사건 주택은 담장 안에 마당이 있고 4가구가 각기 구분된 현관문을 통하여 출입하면서 따로 거주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공소외 2의 방은 현관문을 통하여 부엌을 거쳐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들은 2001. 1. 13. 공소외 1과 공소외 2를 미행하다가 이들이 함께 공소외 2의 집으로 올 것을 예상하여 미리 이 사건 주택으로 와서 피고인 3은 먼저 이 사건 주택으로 들어가 마당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고 피고인 1, 피고인 2는 이 사건 주택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함께 승용차를 타고 와서 이 사건 주택의 대문을 잠그고 공소외 2의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피고인 3이 그 대문을 열어 피고인 1, 피고인 2가 대문안으로 들어오도록 한 다음 공소외 2의 방문을 두드렸고, 공소외 2가 방문을 열어주자 함께 방안으로 들어가 피고인 1은 공소외 2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그 곳의 서랍장을 열어 보았고, 피고인 2는 부엌과 방안 내부 등에 관하여 사진 촬영을 하였으나,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그 장소에서 간통행위를 하였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이 사건 주택 내의 공소외 2의 방에서 간통을 할 것이라는 추측하에 피고인 1과 공소외 1 사이의 이혼소송에 사용할 증거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그들의 간통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이 사건 주택에 침입한 것으로서 그러한 목적이 공소외 2의 주거생활의 평온이라는 법익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이유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원심이 내세운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가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간통 또는 불륜관계에 관한 증거수집을 위하여 이와 같은 주거침입이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주거침입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정당행위라고 보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그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
83,026 | 무고·특수절도 | 2003도5255 | 2003-12-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302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 있어서 공소사실에 대한 거증책임 및 증명력의 정도와 민사재판상의 입증책임과의 관계
[2] 피고인이 증거로 하는 데 동의하지 아니한 재전문진술의 증거능력 유무(소극) | 【판결요지】
[1] 형사재판에 있어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민사재판이었더라면 입증책임을 지게 되었을 피고인이 그 쟁점이 된 사항에 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입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여 위와 같은 원칙이 달리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2] 재전문진술은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308조
[2]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3081 판결(공1996상, 1315)
[2]
대법원 2000. 3. 10. 선고 2000도159 판결(공2000상, 1001)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동부제일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진종삼 외 2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3. 8. 20. 선고 2003노159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각 고물중개업에 종사하는 자인바,
가. 합동하여, 2002. 8. 20.경 시흥시 (주소 생략) 소재 피해자 공소외 1 경영의 ○○스텐 고물상에서 그 곳에 적치되어 있던 위 피해자 소유의 스텐 고물 약 780㎏ 시가 금 500만 원 상당을 화물차량에 싣고 가 이를 절취하고,
나. 공모하여,
(1) 2002. 8. 30.경 서울 노량진경찰서 민원실에서 위 공소외 1이 위 ○○스텐 고물상을 단독으로 운영하여 피고인들은 위 고물상을 공소외 1과 동업으로 운영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공소외 1의 부모인 공소외 2, 공소외 3이 피고인들의 고물상 영업을 방해하거나 피고인들의 재물을 강취한 사실 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8.경 위 ○○스텐 고물상에서 위 공소외 2, 공소외 3이 피고인들에게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고 밖으로 끄집어 내는 등 위력으로써 피고인들의 고물상 영업을 방해하고, 위 고물상 출입문 자물쇠를 손괴하고, 피고인들을 협박하여 피고인들의 소유인 고물 등 재산을 강취하였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기재한 고소장을 접수하여 위 공소외 2, 공소외 3을 무고하고,
(2) 2003. 2. 6. 안산시 소재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405호 검사실에서 피고인들이 위 ○○스텐 고물상에서 위 공소외 1 소유의 스텐고물을 절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외 1이 2002. 8. 24.경 시흥경찰서 민원실에서 '피고인들이 2002. 8. 20.경 위 ○○스텐 고물상에서 스텐고물 시가 금 500만 원 상당을 절취하였다.'라는 취지로 고소장을 접수하여 피고인들을 무고하였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기재한 고소장을 위 405호 검사실 조사관에게 제출하여 위 공소외 1을 무고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의 쟁점은 과연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계약이 존재하였는지 여부라 할 것인바, 제1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들에 판시 각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공소외 1과 동업관계에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합동하여 공소외 1 소유의 스텐 고물 780㎏을 절취하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1을 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 및 변호인이 동업계약 존재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주장들에 대하여는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계약이 체결되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그 채용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본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나.형사재판에 있어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민사재판이었더라면 입증책임을 지게 되었을 피고인이 그 쟁점이 된 사항에 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입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여 위와 같은 원칙이 달리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3081 판결참조), 나아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① 특수절도 및 공소외 1에 대한 무고의 점에 있어서는 절도목적물인 스텐 고물 약 780㎏(이하 '이 사건 고물'이라 한다)이 공소외 1의 소유라는 사실이, ② 공소외 2, 공소외 3에 대한 무고의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들과 공소외 1이 동업약정을 체결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각 입증되어야 할 것이므로, 다음에 이를 차례로 살펴본다.
다.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의 고물상 운영에 관한 동업계약 체결 여부
(1)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2002. 6. 15. 공소외 1의 통장으로 금 190만 원을 송금한 사실, 피고인 2가 2002. 6. 12.경 공소외 1에게 교부한 농협 발행의 100만 원권 자기앞수표 3장이 공소외 1에 의하여 ○○스텐 부지 임대보증금 등으로 지급된 사실, 실제 공소외 1은 2002. 6. 14.경 ○○스텐 부지 임대차계약의 잔금을 지급한 사실, ○○스텐 시설공사를 함에 있어서 피고인들이 자재를 구입하고, 인부를 고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하였고, 그 비용 지출에 관한 증빙자료인 영수증들을 소지하고 있는 사실, 공소외 1의 부(부)인 공소외 2가 피고인들 앞에서 공소외 1이 ○○스텐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으로 지출한 내역을 적은 내역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피고인 1이 소지하고 있는 사실, 피고인 1 또한 ○○스텐 시설자금 지출내역에 관한 내역서를 작성한 적이 있고 이를 공소외 1 측에서 소지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반면 위와 같은 송금경위, 피고인들이 ○○스텐 시설공사에 관여하고, 그 영수증들을 소지하고 있는 경위, 내역서들의 작성경위에 관한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의 진술은 피고인 1의 송금시기나 피고인 2의 수표 교부시기가 ○○스텐 부지 임대보증금 등의 지급시기와 거의 일치하는 점, 피고인 1이 공소외 1을 거치지 아니하고도 공소외 4에게 직접 송금한 적이 있는데다가 당시 피고인 1이 공소외 4에 대하여 어떠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피고인들이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단순히 공소외 1 등의 부탁에 따라 위와 같이 ○○스텐 시설공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점, 나아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었다면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에 위와 같은 내역서가 작성될 리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려운바, 이러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에 고물상 운영에 관한 동업계약이 체결되었고, 피고인들이 그 동업계약의 이행으로서 ○○스텐 부지 임대자금 및 시설자금의 일부를 각 지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또한,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이 피고인들에게 ○○스텐 고물상의 열쇠를 교부한 사실, 피고인 1의 창씨 개명이 '△△''으로서 공소외 1과의 동업이전부터 '○○스텐'이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었던 사실, ○○스텐 고물상에 걸린 간판에 피고인 1의 휴대폰 전화번호만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동업약정 체결 무렵인 2002. 5. 6.부터 종전 사용하던 금전출납부와는 별개의 새로운 금전출납부를 작성하였고, 그 금전출납부에는 종전에 사용하던 금전출납부와는 달리 ' 공소외 2 차입금', ' 공소외 1 차입금 상환', ' 공소외 1 차입금'이란 명목하의 금전출납사항이 기재되어 있음에 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차량사용료나 중개료 등의 지출내역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는 사실, 공소외 1은 2002. 8. 초순경 피고인 1이 새로운 금전출납부를 가지고 와 "고물상 내의 물건 현황에 대하여 서로 알고 있을 필요가 있으니 2002. 8. 1.부터는 여기에다 고물상의 물건 현황에 대하여 기재하고 업무에 참고하도록 하자."고 제의하자, 그 금전출납부 표지에 피고인들과 함께 서명한 사실, 공소외 1은 2002. 8. 17. 피고인 1의 "우리 땅에 대하여는 당연히 공동 아닙니까."라는 말에 대하여 "예 그거야 그렇죠."라고 대답한 사실 등을 알 수 있고, 반면 피고인들에게 열쇠를 교부한 경위, 상호를 ○○스텐으로 정하게 된 경위, 2002. 5. 6.부터 새로운 금전출납부를 작성하고, 거기에 위와 같이 이례적인 기재를 하게 된 경위, 2002. 8. 초순경 새로운 금전출납부에 공소외 1이 피고인들과 함께 서명하게 된 경위, 간판에 피고인 1의 휴대폰 전화번호만이 기재된 경위, 피고인 1에게 ○○스텐 부지에 대하여 피고인들에게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말을 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의 진술은 경험칙상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은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쉽게 떨쳐버리기 어렵다.
(3) 나아가, 원심 판시와 같이 동업계약체결 경위나 동업계약의 내용이나 그 이행방법, 공소외 1 등이 피고인들과의 동업계약을 부정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이 다소 이례적이라거나, 피고인들의 주장사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거나, ○○스텐 부지의 임대인이 피고인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인들과 공소외 1 사이에 피고인들 주장과 같은 동업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고물이 공소외 1의 소유인지 여부
(1) 먼저, 원심은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1심에서의 공소외 5의 법정진술을 들고 있는바, 그 진술 중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은 " 공소외 1이 피고인들과의 전화통화를 녹음한 내용을 들었다."는 것으로서 이는 재전문진술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재전문진술은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2000. 3. 10. 선고 2000도159 판결참조).
나아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들은 위 공소외 5의 진술과 같은 내용으로 공소외 1과 전화통화를 한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위 공소외 5의 진술을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전화통화 내용에 관한 위 공소외 5의 진술부분은 증거능력이 없다 할 것이다.
(2) 한편,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고물은 2002. 8. 중순경 피고인들이 공소외 6으로부터 매수하여 ○○스텐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서 피고인들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등은 이 사건 고물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로부터 받은 200만 원으로 사온 것으로서 공소외 1의 소유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2002. 8. 중순경 □□□□금속 공소외 6으로부터 이 사건 고물과 유사한 중량의 스텐 고물을 매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인들의 변소와 부합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고물이 공소외 1의 소유라는 점에 관하여 피고인들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각 진술 외에는 이를 뒷받침할 다른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이 사건 고물이 공소외 1의 소유인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들의 이 부분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의 변소를 배척하고, 증거능력이 없거나, 그 증거가치가 부족한 판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재전문진술의 증거능력 및 형사재판에 있어서의 입증책임 및 입증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
81,103 | 사기·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2001도5225 | 2001-11-3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103&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파기환송 사건에 있어 구속기간 갱신 및 구속으로 인하여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검사가 양형에 관한 의견진술을 하지 않은 것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검사의 구형에 법원이 구속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의하여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92조 제1항에 따라 2월의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특히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2차(대법원이 형사소송규칙 제57조 제2항에 의하여 구속기간을 갱신한 경우에는 1차)에 한하여 결정으로 구속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 것이고, 한편 무죄추정을 받는 피고인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 구속의 사유가 있어 구속영장이 발부, 집행된 이상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이러한 조치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2] 검사가 양형에 관한 의견진술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검사의 구형은 양형에 관한 의견진술에 불과하여 법원이 그 의견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다.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92조 제1항
형사소송규칙 제57조 제2항
헌법 제12조
제27조 제4항
[2]형사소송법 제302조
제383조 제1호 | 【참조판례】
[2]
대법원 1977. 5. 10. 선고 74도3293 판결(공1977, 10070)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환송판결】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1도1423 판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9. 18. 선고 2001노140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36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명시된 증거들에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 사기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의하여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92조 제1항에 따라 2월의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특히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2차(대법원이 형사소송규칙 제57조 제2항에 의하여 구속기간을 갱신한 경우에는 1차)에 한하여 결정으로 구속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 것이고, 한편 무죄추정을 받는 피고인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 구속의 사유가 있어 구속영장이 발부, 집행된 이상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이러한 조치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원심 제7회 공판기일에서 작성된 공판조서를 보면, 그 기일에 원심 재판장은 피고인 신문과 증거조사가 종료되었음을 선언한 후 검사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었음이 명백한바, 이러한 경우검사가 양형에 관한 의견진술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대법원 1977. 5. 10. 선고 74도3293 판결참조),검사의 구형은 양형에 관한 의견진술에 불과하여 법원이 그 의견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판결에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공소장의 변경은 항소심에서도 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부분을 사기죄로 그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를 변경하는 내용의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하여 이에 따라 재판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이나 상고 후의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여 달라는 취지의 주장은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36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주심) |
82,688 | 사기·고등교육법위반 | 2001도3003 | 2003-06-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68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구 고등교육법 제64조 제1항 제1호소정의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다'의 의미 및 그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2] 구 고등교육법 제24조에 의하여 분교를 설치할 수 있는 '학교의 설립·경영자'에 외국 학교의 설립·경영자도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구 고등교육법(2001. 1. 29. 법률 제64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4조 제1항 제1호소정의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다'고 함은 교육을 위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여 학생을 모집하고 그 학생으로 하여금 계획적으로 정비된 교육내용을 가르침 받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설립목적과 명칭, 조직과 학제, 교육내용과 방법, 입학자격과 교수진의 구성, 수업료의 납부와 졸업에 따른 학위수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반드시 대학설립·운영규정(대통령령)에서 정한 학교설립인가의 기준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구 고등교육법(2001. 1. 29. 법률 제64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에 따라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국내·외에 분교를 설치할 수 있는 '학교의 설립·경영자'란 같은 법 제3조가 학교의 설립·경영 주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국내 학교의 설립·경영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여기에 외국 학교의 설립·경영자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 【참조조문】
[1]구 고등교육법(2001. 1. 29. 법률 제64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2항
제24조
제64조 제1항 제1호
[2]구 고등교육법(2001. 1. 29. 법률 제64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4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윤형한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1. 5. 23. 선고 2000노789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고등교육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구 고등교육법(2001. 1. 29. 법률 제64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아래에서도 같다) 제64조 제1항 제1호는 같은 법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학교설립인가 또는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분교설치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다'고 함은 교육을 위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여 학생을 모집하고 그 학생으로 하여금 계획적으로 정비된 교육내용을 가르침 받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설립목적과 명칭, 조직과 학제, 교육내용과 방법, 입학자격과 교수진의 구성, 수업료의 납부와 졸업에 따른 학위수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반드시 대학설립·운영규정(대통령령)에서 정한 학교설립인가의 기준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교육부장관(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러시아유라시아대학교 한국사무소(아래에서는 '유라시아대학'이라고만 한다)라는 명칭으로 사무실과 강의실을 마련하고 30명 정도의 교수들을 확보한 뒤 학과와 학년별로 300여 명의 학생들을 선발한 다음 등록금을 받고 과제물을 부여하고 강의를 받게 하였고 과정을 이수하면 학위를 수여하기로 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고의 또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고등교육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구 고등교육법 제24조에 따라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국내·외에 분교를 설치할 수 있는 '학교의 설립·경영자'란 같은 법 제3조가 학교의 설립·경영 주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국내 학교의 설립·경영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여기에 외국 학교의 설립·경영자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며,따라서 외국 학교가 국내에 분교를 설립하기 위하여는 고등교육법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학교설립인가를 받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의 위 행위는 국내에 외국 학교의 분교를 설립한 것이지 국내 학교의 설립·경영자가 다시 분교를 설치한 것이 아니므로 고등교육법 제4조 제2항의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경우에 해당할 뿐 같은 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분교설치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이 고등교육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분교설치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유라시아대학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고등교육법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학교설립인가와 같은 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분교설치인가는 모두 교육부장관이 하는 것이고 그 인가의 기준이 같으며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같은 법 제64조 제1항 제1호로 같아 법정형이 같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어, 결국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고등교육법 위반의 범행을 유죄로 판단한 조치는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2. 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유라시아대학은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여 유라시아대학을 졸업하고 학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을 하거나 학사편입학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이 가능한 것처럼 지원자들을 기망하여 입학하게 한 다음 입학생들로부터 입학금 등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이 사건 사기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
126,448 | 특수절도·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절도·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점유이탈 물횡령 | 2002도2134 | 2002-07-12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2644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한 경우의 죄책(=절도죄)
[2]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를 형법 제347조의2소정의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항소심에서의 미결구금일수의 산입과 법원의 재량
[4]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유죄의 판결을 하는 경우 이외에 항소심판결의 판결이유에 범죄사실이나 증거의 요지 및 법령의 적용을 기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소극)
[5]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달리 사실인정을 하기 위한 요건 및 명백한 오기의 정정과 공소장변경 요부(소극)
[6] 공판조서의 증명력 | 【판결요지】
[1]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경우, 비록 카드회사가 피고인으로부터 기망을 당한 나머지 피고인에게 피모용자 명의로 발급된 신용카드를 교부하고, 사실상 피고인이 지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 의한 현금대출(현금서비스)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할지라도, 카드회사의 내심의 의사는 물론 표시된 의사도 어디까지나 카드명의인인 피모용자에게 이를 허용하는 데 있을 뿐, 피고인에게 이를 허용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대출을 받는 행위는 카드회사에 의하여 미리 포괄적으로 허용된 행위가 아니라, 현금자동지급기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지배를 배제한 채 그 현금을 자기의 지배하에 옮겨 놓는 행위로서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형법 제347조의2에서 규정하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객체는 재물이 아닌 재산상의 이익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를 이 법조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
[3] 제1심의 유죄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본형에 산입된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항소심법원에서 줄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이와는 달리 피고인만의 항소를 기각하는 경우에 항소심에서의 구금일수 중 그 전부를 본형에 산입할 것인가 그 일부만 산입할 것인가의 여부는 항소심법원의 자유재량에 속한다.
[4] 형사소송법 제369조의 해석상 항소심판결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재함으로써 충분하고,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유죄의 판결을 하는 경우 외에는 판결이유에 범죄사실이나 증거의 요지는 물론이고 그에 관한 법령의 적용을 따로이 기재할 필요가 없다.
[5]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다르게 사실을 인정하거나, 오기임이 분명한 것을 증거에 의하여 바로잡아 인정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6]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29조
[2]형법 제347조의2
[3]형법 제57조
형사소송법 제482조
[4]형사소송법 제369조
[5]형사소송법 제254조
제298조
[6]형사소송법 제56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997 판결(공1995하, 3034),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도2466 판결(공1996상, 1475)
[3]
대법원 1983. 7. 26. 선고 83도1470 판결(공1983, 1386),
대법원 1983. 11. 22. 선고 83도2528 판결(공1984, 134),
대법원 1987. 6. 9. 선고 87도691, 87감도63 판결(공1987, 1164),
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도2500 판결(공1996상, 708)
[4]
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642, 82감도557 판결(공1983, 398),
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371 판결(공1992, 2613)
[5]
대법원 1988. 6. 14. 선고 88도592 판결(공1988, 1048),
대법원 1989. 5. 9. 선고 87도1801 판결(공1989, 933),
대법원 1990. 5. 25. 선고 89도1694 판결(공1990, 1407),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888 판결(공1995상, 535),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도2527 판결(공1995상, 743),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197 판결(공1996하, 2087),
대법원 1999. 4. 15. 선고 96도1922 전원합의체 판결(공1999상, 970),
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도2530 판결(공1999하, 2545),
대법원 2000. 7. 28. 선고 98도4558 판결(공2000하, 1958),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5358 판결(공2001상, 693),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도970 판결(공2002상, 935)
[6]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2도571 판결(공1983, 1776),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도2505 판결(공1994상, 228),
대법원 1995. 6. 13. 선고 95도826 판결(공1995하, 2433),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공1996상, 1477),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도1252 판결(공1996하, 3088),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도2890 판결(공1999상, 275),
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도1908, 2000감도62 판결(공2000하, 1855)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국선) 김규복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4. 19. 선고 2002노97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제1심 판시 각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제2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경우, 비록 카드회사가 피고인으로부터 기망을 당한 나머지 피고인에게 피모용자 명의로 발급된 신용카드를 교부하고, 사실상 피고인이 지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 의한 현금대출(현금서비스)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할지라도, 카드회사의 내심의 의사는 물론 표시된 의사도 어디까지나 카드명의인인 피모용자에게 이를 허용하는 데 있을 뿐, 피고인에게 이를 허용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대출을 받는 행위는 카드회사에 의하여 미리 포괄적으로 허용된 행위가 아니라, 현금자동지급기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지배를 배제한 채 그 현금을 자기의 지배하에 옮겨 놓는 행위로서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도2466 판결등 참조).
한편, 형법 제347조의2에서 규정하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객체는 재물이 아닌 재산상의 이익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를 이 법조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사실 중 5의 라, 차, 타항 부분을 절도죄 내지 특수절도죄로 다스린 조치는 옳고, 거기에 법률적용을 그르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제3점에 대하여
제1심의 유죄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본형에 산입된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항소심법원에서 줄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이와는 달리 피고인만의 항소를 기각하는 경우에 항소심에서의 구금일수 중 그 전부를 본형에 산입할 것인가 그 일부만 산입할 것인가의 여부는 항소심법원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이다( 대법원 1983. 7. 26. 선고 83도1470 판결, 1996. 1. 23. 선고 95도2500 판결등 참조).
따라서 원심이 항소심인 원심에서의 구금일수 중 일부인 70일만을 본형에 산입하였다고 하여 위법이라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제4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69조의 해석상 항소심판결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재함으로써 충분하고,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유죄의 판결을 하는 경우 외에는 판결이유에 범죄사실이나 증거의 요지는 물론이고 그에 관한 법령의 적용을 따로이 기재할 필요가 없다( 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642, 82감도557 판결참조).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그 이유가 없다고만 판시하여 항소를 기각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여기에 어떤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제5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다르게 사실을 인정하거나, 오기임이 분명한 것을 증거에 의하여 바로잡아 인정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도970 판결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6. 나. (1), (2)항의 '공소외 1 명의의 (○○)백화점 카드'는 그 범행의 일시나 장소, 편취한 재물 등에 비추어 보거나, 공소사실 6. 가항과 대조하여 보더라도 '공소외 2 명의의 (○○)백화점 카드'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원심이 판결이유에서 '공소외 1'을 '공소외 2'로 정정한 것은 공소장의 오류를 바로잡아 그 내용을 명백히 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여지가 없어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제6점에 대하여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하였고, 제3회 공판기일에 변호인의 최종변론 및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있은 후 변론이 종결되었으며, 제4회 공판기일에 재판장이 판결을 선고하면서 상소기간, 상소장 제출법원 및 상소법원에 대하여 고지한 것으로 공판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기재가 명백한 오기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7.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
67,172 | 모해위증·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위반 | 2003도3885 | 2003-12-12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717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위증죄에 있어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의 판단 방법 및 증언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 증언의 허위성 여부의 판단 방법
[2]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및 간접증거의 증명력
[3] 구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금융거래의 내용에 관한 정보 또는 자료'의 의미
[4] 금융기관 종사자가 특정인에 관한 입금자료라고 하여 작성하여 준 확인서의 내용 중 실제로 그 특정인이 입금하지 않은 수표들의 입금에 관한 사항은 구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거래정보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null | 【참조조문】
[1] 형법 제152조 제1항
[2] 형사소송법 제308조
[3] 구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2002. 3. 30. 법률 제66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6조 제1항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시행령 제6조
[4] 구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2002. 3. 30. 법률 제66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6조 제1항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시행령 제6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12. 6. 선고 88도935 판결(공1989, 121),
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도1044 판결(공1993하, 2203),
대법원 1996. 3. 12. 선고 95도2864 판결(공1996상, 1324),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도5252 판결(공2002상, 431)
[2]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공2000상, 890),
대법원 2000. 10. 24. 선고 2000도3307 판결(공2000하, 2473),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2524 판결(공2001상, 79),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도4392 판결(공2002상, 228)
[3]
대법원 1997. 6. 27. 선고 95도1964 판결(공1997하, 2221)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송진훈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3. 6. 25. 선고 2002노8255 판결
【주문】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상고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1996. 6. 21.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에서 같은 법원 95고단1539호 명예훼손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신한은행 울산지점에서 근무할 당시인 1992. 3. 25. A_01의 부도취소자금으로 A_01의 심부름을 온 그의 아들 A_02로부터 A_03를 통하여 경남은행 전하동지점 발행 6,000만 원의 자기앞수표 1장을 교부받고, A_01으로부터 직접 합계 5,000만 원의 수표들과 A_01이 보는 앞에서 울산신협 직원 A_04으로부터 경남은행 옥교동지점 발행 100만 원의 자기앞수표 20장을 교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A_01으로 하여금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증인이 이건 부도 당일인 1992. 3. 25. 울산신협 직원인 A_04으로부터 부도수표결제금으로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라는 변호인의 신문에 대하여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증인은 당일 19:00을 전후하여 A_01으로부터 직접 받은 같은 명목의 돈은 울산투자금융에서 잘못 입금되었다는 5,000만 원을 제외하면 6,880만 원밖에 되지 않는 것은 틀림없는가요"라는 변호인의 신문에 대하여 "예, 그렇습니다"라고 말하여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공술로 위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1) 6,000만 원의 자기앞수표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① A_01은 1992. 3. 23. 자신이 발행한 어음 및 수표 5장 합계 7,100만 원이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지급제시되자 이에 대하여 피사취 신고를 하였고, 그에 따라 A_01은 그 다음 영업일인 1992. 3. 25.(1992. 3. 24.은 공휴일이었다) 16:30까지는 위 7,100만 원에 대한 사고신고담보금을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입금해야만 되었다.
② 1992. 3. 25. A_01이 발행한 합계 1억 6,400만 원의 당좌수표 11장이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또다시 지급제시되었는데, A_01은 그 결제자금을 같은 날 16:30까지 입금시키지 못하였고, A_01은 당시 신한은행 울산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던 피고인 1에게 위 수표들에 관하여 부도취소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③ A_01은 1992. 3. 25. 피사취 신고를 한 어음 및 수표 중 울산투자금융으로부터 지급제시된 1,500만 원의 어음 1장을 포함한 합계 4,500만 원의 어음 및 수표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위 피사취 신고를 철회하여 나머지 피사취 신고액은 2,600만 원(7,100만 원 - 4,500만 원)이 되었다.
④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전표에는 1992. 3. 25. A_01의 별단예금에 7,100만 원이 피사취 신고에 따른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입금되었다가 전액 인출된 후, 즉시 2,600만 원이 재입금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는 1992. 3. 27.까지 모두 인출되었다.
⑤ 한편, A_01은 피고인 1에게 부도취소 조치를 요청하였던 수표 가운데 2,700만 원의 수표 1장과 2,500만 원의 수표 1장을 1992. 3. 25. 회수하였다.
⑥ 1992. 3. 25. A_01이 발행한 6,000만 원의 수표 1장이 방어진신용협동조합에 교부되었고, 방어진신용협동조합은 같은 날 17:35경 경남은행 전하동지점에서 6,000만 원의 자기앞수표 1장(아래에서는 '이 사건 수표'라고 한다)을 인출하여 이를 A_01의 아들인 A_02에게 주었다. 위 수표는 같은 날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입금되었는데, 교환인 이외에는 아무런 배서가 없다.
⑦ 피고인 1은 A_01으로부터 부도취소 조치를 취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위와 같이 A_01이 회수한 2,700만 원의 수표 1장과 2,500만 원의 수표 1장을 제외한 나머지 수표들의 부도취소를 위하여 지급제시 은행 직원과 연락하는 등 조치를 취하였고, 그러한 조치에는 피고인 1 이외의 다른 사람은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 1은 이 사건 수표는 A_01이 1992. 3. 23.자 피사취 신고에 따른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입금한 7,100만 원 중 일부이지, 같은 피고인에게 부도취소 자금으로 교부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위와 같은 정황사실들에 비추어 볼 때 당시 A_01은 피사취 신고에 따른 사고신고담보금으로 2,600만 원만을 입금하면 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1이 A_01의 1992. 3. 23.자 피사취 신고에 따른 사고신고담보금이 모두 입금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1992. 3. 25. 지급제시된 A_01 발행의 수표들에 대한 부도취소 조치를 취하여 준다는 것은 은행업무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사정 등을 근거로 피고인 1이 A_02을 통하여 A_01으로부터 부도취소 자금으로 이 사건 수표를 교부받은 것으로 인정하였다.
(2) 5,000만 원의 수표들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과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A_01으로부터 직접 부도취소 자금으로 합계 5,000만 원의 수표들을 교부받은 것으로 인정하였다.
(3) 2,000만 원의 수표들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들과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A_01의 부도취소 자금으로 A_04을 통하여 합계 2,000만 원의 수표들을 교부받은 것으로 인정하였다.
(4) 결 론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A_01의 부도취소 자금으로 합계 1억 3,000만 원을 받았음에도 6,880만 원밖에 받지 않았다고 허위의 공술을 하였다고 인정한 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그 채용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1) A_04으로부터 부도수표결제금으로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진술이 허위인지 여부
(가)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의 문맥·신문의 취지·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도5252 판결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95고단1539 명예훼손 사건에서 변호인이 증인인 피고인 1에게 "증인이 이건 부도 당일인 1992. 3. 25. 울산신협 직원인 A_04으로부터 부도수표결제금으로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라고 신문하고, 피고인 1이 이에 대하여 "없습니다"라고 답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신문은 피고인 1이 A_01으로부터 부도취소 자금으로 6,880만 원을 교부받았음을 인정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A_01이 이 사건 고소 후 검찰에서 6,880만 원과는 별도로 2,000만 원을 교부하였는데도 피고인 1이 허위의 증언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신문의 취지는 단순히 피고인 1에게 A_04으로부터 A_01의 부도취소 자금으로 2,000만 원을 교부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이 아니고, 같은 피고인이 부도취소 자금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하는 6,880만 원과는 별도로 A_04으로 부터 2,000만 원을 교부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에서 A_01은 피고인 1에게 지급한 부도취소 자금의 정확한 내역을 밝히지 못하다가 최종적으로 공소사실과 같이 5,000만 원, 2,000만 원, 6,000만 원(이 사건 수표금임) 합계 1억 3,0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은 A_01으로부터 부도취소 자금으로 6,880만 원만을 지급받았을 뿐이고, A_01이 부도취소 자금으로 교부되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수표는 1992. 3. 23.자 피사취 신고에 따른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입금된 것이라고 다투고 있는데, 피고인 1이 인정하는 6,880만 원 속에 이 사건 수표금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위 6,880만 원과 나머지 2,000만 원, 5,000만 원의 합계액이 거의 일치하고 있으므로, 피고인 1이 A_01으로부터 지급받았다고 인정하는 위 6,880만 원 속에는 A_01이 A_04을 통하여 교부하였다는 합계 2,000만 원의 수표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A_01도 위 1억 3,000만 원과 피고인 1이 인정하는 6,880만 원이 별개의 자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따라서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을 위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 피고인 1에게 합계 2,000만 원의 수표들을 교부하였다는 A_04이 검찰에서는 A_01의 부탁으로 최병한으로 부터 합계 2,000만 원의 수표들을 받아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창구 밖에서 피고인 1에게 교부하여 주었는데, 당시 창구 안의 응접용 소파에 A_01과 신한은행 직원 2명이 앉아 있었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당시 합계 2,000만 원의 수표들을 A_01이 옆에 있는 상태에서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직원에게 교부하여 주었는데 그 직원이 피고인 1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이 2,000만 원을 A_04을 통하여 지급받았음에도 A_01으로부터 직접 지급받은 것처럼 그 경위에 관하여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원심이 위와 같이 A_01이 A_04을 통하여 피고인 1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한 후,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이 위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위증죄에 있어서 진술의 허위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2) 부도취소 자금으로 6,880만 원만을 지급받았다는 진술이 허위인지 여부
(가)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와 같은 심증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시켜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1992. 3. 25.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입금된 이 사건 수표는 A_01의 피사취 신고에 따른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입금된 것이 아니고, A_01이 부도취소 자금으로 피고인 1에게 교부한 것일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난 부도취소 업무의 성격과 절차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부도취소 자금으로 교부받은 이 사건 수표를 입금처리를 하게 된 이유가 명백하지 아니하여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이 사건 수표가 A_01의 당좌거래계좌에 입금된 것도 아니다), 피고인 1이 처음부터 이 사건 수표를 부도취소 자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이 횡령하려고 한 것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또,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입·출금전표상에는 A_01이 1992. 3. 25. 사고신고담보금으로 현금 850만 원, 타점권 6,250만 원 합계 7,1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이와 관련하여 원심이 판시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실제로는 2,600만 원만을 입금하면서 형식적으로 전표들을 위와 같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것은 설득력이 있다), 피고인 2가 작성한 확인서에 따르면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1992. 3. 25.자 마이크로필름에는 이 사건 수표 등 17매의 수표 합계 6,250만 원이 연속하여 촬영되어 있다는 것인데, 위 마이크로필름의 내용이 정확한 것이라면 위와 같은 입금표의 기재와 관련하여 이 사건 수표의 입금 경위가 달리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위 마이크로필름에 의하여 이 사건 수표의 입금일자가 1992. 3. 25.인 것으로 인정되는 것만으로도 앞서 본 이 사건 수표의 입금 경위에 관한 의문이 더욱 커지게 된다. 다만, 이 사건 수표가 1992. 3. 26. 이후에 입금된 것임에도 마치 1992. 3. 25. 입금된 것처럼 위 마이크로필름이 변조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 사건 수표는 그 입금일자에 비추어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입금된 것으로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하여 다른 뚜렷한 직접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위 마이크로필름의 조작 여부와 그 구체적 내용 등은 충분히 심리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심은 이와 관련하여 위 마이크로필름에 연속하여 촬영되었다는 수표 중에는 그 뒷면에 찍힌 일부인이 위 사고신고담보금이 입금되었다는 시점으로부터 5년 후인 '1997. 3. 25.'인 것도 있고, A_01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배서한 것도 있으며, 위 마이크로필름에 절단 및 접착의 흔적이 보이는 점에 비추어 이는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 인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이는 위 마이크로필름이 누군가에 의해 사후에 조작된 것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1992. 3. 25.자 마이크로필름에 연속하여 촬영되어 있는 수표 중에는 그 뒷면에 찍힌 일부인이 위 사고신고담보금이 입금되었다는 시점으로부터 5년 후인 '1997. 3. 25.'인 것도 있기는 하나, '1997. 3. 25.'과 '1992. 3. 25.'이 순차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점(공판기록 980쪽)에 비추어 사후조작이 아닌 어떤 다른 원인에 의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빚어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부분을 심리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위 마이크로필름이 사후조작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 A_01은 가구대리점을 운영하였다는 것이므로 1992. 3. 25.자 마이크로필름에 촬영된 수표들의 뒷면에 A_01과 무관한 사람들의 배서가 되어 있다는 사유만으로 위 수표들이 A_01과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마이크로필름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보고(수사기록 1,671쪽 이하)에는 "누군가가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마이크로필름 중 '92. 3. 25.자는 별도분리'라고 기재를 한 후 92. 3. 25.자 필름을 절단하여 이를 따로 보관하여 놓았는데, 별도로 보관된 마이크로필름을 보면 여러 등분으로 절단하여 테이프로 이어놓은 것임을 알 수 있고, 필름의 내용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는데 이는 누군가에 의하여 고의로 훼손된 것으로 의심이 든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위 마이크로필름의 조작 여부와 그 구체적 내용 등이 명백하지 아니하다.
이상의 점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 마이크로필름의 조작 여부 및 그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하여 심리를 다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이러한 상태에서 곧바로 위 마이크로필름의 증명력을 배척하고 판시와 같은 정황들만으로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기에는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으로 확신을 가지게 할 만큼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라) 따라서 원심이 위와 같은 점들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대부분 판시와 같은 정황들에 근거하여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 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2의 상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2000. 9. 8. 피고인 2가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신한은행 울산지점에서 A_01으로부터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1992. 3. 25.자 선퍼니쳐 울산대리점(대표 A_01)의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입금된 자기앞수표 금 6,250만 원에 대한 마이크로필름을 확인해 본 결과 총 17매가 연속으로 촬영되어 있음을 확인하오며"라고 기재하고, 각 수표 17장의 수표번호, 액면금, 발행일, 발행은행을 기재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한 다음 위 문서를 변호사 A_05에게 팩스로 전송하고 동인을 통하여 서울지법 동부지원에 제출하여 명의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금융거래의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피고인 2를 구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2002. 3. 30. 법률 제66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아래에서는 '금융실명법'이라고만 한다)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위반죄로 처벌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원심이 이 사건 수표가 A_01에 의하여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입금되었음을 전제로 공소사실의 합계 6,250만 원인 17매의 수표 중 이 사건 수표에 관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에 관한 해석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없다.
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의 행위가 긴급피난이나 정당행위에 해당하거나, 법률의 착오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 중 이 사건 수표를 제외한 나머지 수표들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금융거래의 내용에 관한 정보 또는 자료'라 함은 특정인의 금융거래사실과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거래에 관한 기록의 원본·사본 및 그 기록으로부터 알게 된 것(아래에서는 '거래정보 등'이라 한다)을 말하고 다만, 금융거래사실을 포함한 금융거래의 내용이 누구의 것인지를 알 수 없는 것(당해 거래정보 등만으로 그 거래자를 알 수 없더라도 다른 거래정보 등과 용이하게 결합하여 그 거래자를 알 수 있는 것을 제외한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금융실명법시행령 제6조).
원심의 채용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2가 A_01으로부터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같이 사고신고담보금의 입금에 관한 확인서를 작성하여 이를 변호사 A_05에게 팩스로 전송한 사실이 인정되나, 기록상 A_01의 피사취 신고에 대한 사고신고담보금의 입금과 관련하여 작성된 신한은행 울산지점의 입·출금전표상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수표를 제외한 나머지 수표들도 A_01이 소지하고 있다가 이를 신한은행 울산지점에 입금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한편, 검사도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이 사건 수표를 제외한 수표들은 A_01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 2가 제공한 정보 중 이 사건 수표를 제외한 수표들의 입금에 관한 사항은, A_01의 거래정보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위 확인서만으로 실제 입금자를 알 수도 없으며, 다른 거래정보 등이 위 확인서의 기재 내용과 용이하게 결합하여 그 실제 거래자를 알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실제 거래자들의 거래정보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위 확인서 중 이 사건 수표를 제외한 나머지 수표들에 관한 부분도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에서 보호하는 거래정보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의 해석적용을 잘못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3.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은 일부에 파기사유가 있으나 포괄하여 일죄를 이루고 있어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배기원 이강국(주심) 김용담 |
67,152 | 배임 | 2003도4027 | 2003-10-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715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하는 경우
[2] 동업으로 인한 배임죄의 신분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배임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자에 대하여 심리 결과 동업관계는 인정되지 아니하나 동업관계가 없는 자가 비신분자로서 신분이 있는 자와 공모하여 배임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면 공소장 변경 없이도 비신분자에 대하여 형법 제33조본문에 의하여 배임죄의 공범으로 처단할 수 있다 | null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254조,제298조
[2]형법 제33조,제355조 제2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10. 26. 선고 90도1229 판결(공1990, 2475),
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676 판결(공1991, 1831),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도3058 판결(공1994상, 587),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공1995하, 3652),
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755 판결(공1996하, 1952),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2234 판결(공1997상, 841),
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도3674 판결(공1999하, 2549),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도4013 판결(공2002상, 324),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도3881 판결(공2003상, 109),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419 판결(공2003상, 262),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공2003상, 1411)
[2]
대법원 1965. 8. 24. 선고 65도493 판결(집13-2, 형9),
대법원 1990. 11. 13. 선고 90도1848 판결(공1991, 13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3. 6. 18. 선고 2002노349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1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2000. 4. 3. 이 사건 임야를 A_05, A_06, A_07, A_08, A_01(2001. 7. 25. A_08으로 지분이전)으로부터 3억 6,000만 원에 매입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임야를 전원주택단지로 조성하여 분양대금 등으로 잔대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계약 당일 매매계약금 4,000만 원을 지급한 후, 같은 해 5. 20. A_01 외 4인을 수허가자로 하여 형질변경허가를 받았으나 자금부족으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2000. 6. 일자불상경부터 공소외 1과 동업으로 이 사건 임야에 대한 택지개발조성사업을 추진하였으나 매매잔금 및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매도인 및 공사수급인으로부터 변제독촉에 시달리자, 공소외 1과 택지개발 대상토지를 분양하여 매매잔금 및 공사대금에 충당하기로 마음먹고, 2001. 5. 2. 공소외 1이 '공사기간은 2개월로 하고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는 매도인이 부담한다'는 조건하에 이 사건 임야 9,197㎡ 중 494㎡(가분할 택지 5호)를 피해자 A_02에게, 578㎡(가분할 택지 7호)를 피해자 A_03에게 각 6,000만 원에 매도하여 매매대금 전액을 교부받고, 2001. 12. 5.경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이 사건 임야의 매도인들에게 등기명의를 피고인의 형인 공소외 2 앞으로 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공소외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다음, 택지개발조성을 완료하여 피해자들에게 분양택지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같은 날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수원새마을금고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채무자를 공소외 2, 근저당권자를 수원새마을금고, 채권최고액을 7억 원(2002. 2. 5. 채권최고액을 5억 6,000만 원으로 변경)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2002. 2. 5. A_04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채무자를 피고인, 근저당권자를 A_04, 채권최고액을 3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액 합계 8억 6,000만 원 중 가분할 택지 5, 7호에 해당하는 피담보채무액인 채권최고액 약 9,296만 원 상당의 담보가치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들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으로부터 가분할 택지 5호, 7호를 매수한 피해자 A_02, A_03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관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관계가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다음,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법원으로서는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419 판결,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등 참조).
원심은, 공소외 1이 2000. 4. 3. A_05, A_06, A_07, A_08, A_01(2001. 7. 25. A_08에게 지분을 이전하였다)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3억 6,000만 원에 매수하여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1. 5. 2. 이 사건 임야 중 피해자 A_02에게 가분할 택지 5호를 6,000만 원에, 피해자 A_03에게 가분할 택지 7호를 6,000만 원에 각 매도하고, 그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받은 사실, 공소외 1은 2001. 5. 11.경 이 사건 임야에 관한 택지개발조성공사를 A_09에게 도급주었으나 공사진척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2001. 10. 26.경 공유지분권자인 A_05 등은 공소외 1 앞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내고, A_09에게 택지개발조성공사 및 분양을 위임한 사실, 이에 공소외 1은 공유지분권자들에게 "계약해제는 불가하고, 약정대로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는 취지의 회신을 보냈고, 피고인, 공소외 1, A_09과 공유지분권자인 A_05 외 3인은 2001. 12. 5.경 택지개발조성에 따른 공사대금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이 A_09과 사이에 해결하고,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등기명의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요구하는 대로 피고인의 형인 공소외 2 명의로 이전하기로 약정하여, 2001. 12. 18.경 공소외 2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고, 같은 날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채무자를 공소외 2로 하여 수원새마을금고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채권최고액 7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에 대출금 중 3억 2,000만 원을 매매잔금으로 지급한 사실, 그리고, 피고인은 2002. 2. 5. A_04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채권최고액을 3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함께 이 사건 임야의 매도인들에게 요청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그의 형인 공소외 2 명의로 이전받아 공소외 2 명의로 수원새마을금고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채권최고액 7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에 대출금 중 3억 2,000만 원을 매매잔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피고인 명의로 2002. 2. 5. A_04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채권최고액을 3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줌으로써 피해자 A_02, A_03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공소외 1의 배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라 할 것이고, 한편 원심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여 이를 분양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한 후 피해자 A_02에게 가분할 택지 5호를, 피해자 A_03에게 가분할 택지 7호를 각 매도하여 그 대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위와 같이 배임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과 공소외 1과의 공모관계도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신분관계가 없는 자는 형법 제33조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공동정범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므로( 대법원 1965. 8. 24. 선고 65도493 판결, 1990. 11. 13. 선고 90도1848 판결등 참조), 동업으로 인한 배임죄의 신분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배임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자에 대하여 심리 결과 동업관계는 인정되지 아니하나 동업관계가 없는 자가 비신분자로서 신분이 있는 자와 공모하여 배임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면 공소장 변경 없이도 비신분자에 대하여 형법 제33조본문에 의하여 배임죄의 공범으로 처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은 객관적 사실관계는 대체로 동일하고 다만 그 법률적 평가를 달리한다는 점과 이 사건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형법 제33조본문에 의하여 공소외 1의 배임행위에 가공한 것으로 처벌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단순히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배임행위에의 가담정도가 아주 무거운 피고인을 처벌하지 아니하는 것은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따로 공소사실의 변경이 없었더라도 피고인을 형법 제33조본문에 의하여 배임죄로 처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만연히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만을 심리한 끝에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장 변경 없이 심판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 김용담 |
82,345 | 사기 | 2002도5265 | 2003-01-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34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에 있어서 편취 범의의 판단 기준시점(=거래 당시)
[2] 일시적인 자금 압박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피고인에게 거래 당시부터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1] 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일시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계속적인 물품거래 도중 일시적인 자금 압박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불과한 피고인에게 거래 당시부터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보아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47조
[2]형법 제347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754 판결(공1985, 1215),
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도249 판결(공1997상, 1518),
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180 판결(공1998상, 1111),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682 판결(공1999하, 1826)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2. 9. 12. 선고 2001노312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그의 형인 공소외 1이 운영하는 ○○당의 영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1999. 5. 말 무렵부터 ○○당이 별도의 공장을 설립함에 따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게 되어 자금의 압박을 받고 있어 공소외 1로부터 일본산 향을 취급하지 말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받았으므로 그 무렵부터는 일본산 향을 취급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일본산 향을 구입하더라도 정상적으로 그 대금을 결제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하여 물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1999. 5. 26. 피해자가 운영하는 △△당에서 '일본산 향을 외상으로 주면 2달 내에 반드시 그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그 날 30만 원 상당의 일본산 향을 납품받고 그 해 6. 24. 3,458,000원 상당, 그 해 7. 8. 2,448,000원 상당, 그 해 7. 24. 1,125만 원 상당과 120만 원 상당 합계 17,276,000원 상당을 납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를 마친 증거들에 의하여, ○○당은 향의 제조, 판매업을 하는 회사로서 명의상 대표는 공소외 3이나 실제의 업주는 공소외 1이고, 피고인은 그 동생으로서 영업을 담당하였던 사실, ○○당은 1995. 무렵부터 피해자가 운영하던 △△당으로부터 일본산 향을 도매로 구입하여 타에 소매로 판매하는 등으로 △△당과 거래를 해 왔으나 1997. 말에 그 거래가 중단되었던 사실, 그 후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일본산 향을 취급하지 말라고 지시하였음에도 피고인은 1998. 4. 무렵 자신의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개인적으로 △△당과의 사이에 일본산 향의 거래를 재개한 사실, ○○당은 1999. 3.경부터 공장 이전을 위한 준비를 하였는데, 그 해 5. 무렵부터는 위와 같은 공장 이전을 위한 자금의 지출 및 향 판매 실적의 저조로 인하여 회사의 재정상태가 어려워지게 되자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사용한 사실, ○○당의 국민은행 통장의 잔고는 1999. 5.경부터 같은 해 8.까지 적자를 면하지 못하였던 사실, 이 사건 납품 당시 피고인의 재산으로는 시가 30,000,000원 상당의 천안시 직산면 부송리 소재 아파트 104호가 있었으나, 그 부동산에는 근저당권자 씨티은행, 채권최고액 20,800,000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 경위, 당시 ○○당 및 피고인의 재산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일본산 향을 납품받을 당시 피고인에게는 그 향의 대금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는 ○○당이 아닌 피고인 개인과 △△당 사이의 거래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 당시 ○○당은 공장 이전을 위한 자금의 지출로 재정상태가 어려워져 ○○당의 재산이 피고인이 구입한 이 사건 일본산 향의 대금을 지급하는 데에 사용되어 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웠다고 보아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일본산 향의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원심은 피고인이 그의 형인 공소외 1이 운영하던 ○○당과는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일본산 향을 납품받았음을 전제로 하여 그 당시 피고인의 재산상태에 비추어 보아 피고인에게는 그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하였으나 그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되지 아니한다.
기록에 의하니,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의자로 조사받으면서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는 ○○당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한 거래라고 진술하였던 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록 중의 증거들에 의하니, 원래 피고인의 아버지가 ○○당이라는 상호로 국산향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하여 왔는데 피고인의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자 피고인의 형인 공소외 1은 ○○당의 사장으로서 국산향의 제조와 연구를 담당하고, 피고인은 영업이사로서 ○○당의 영업을 전담하여 온 사실, 피고인은 차량에 국산향과 일본산 향을 싣고 전국의 거래처를 돌아다니면서 영업을 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거래처에 돈을 보내라고 하면 ○○당의 경리를 맡고 있던 공소외 1의 처인 공소외 3이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거래처에 돈을 입금시켜 온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일본산 향을 납품받아 오던 중 이 사건 거래 이후에도 계속하여 공소외 3에게 피해자에 대한 일본산 향의 대금을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공소외 3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일본산 향의 거래를 한 사실을 알면서도 1999. 5. 27. 3,225,000원, 그 해 6. 12. 800만 원, 그 해 7. 7. 600만 원, 그 해 7. 24. 300만 원을 피해자에게 그 대금으로 지급한 사실, 공소외 1은 피해자와의 일본산 향의 거래가 종료되고 난 후 1999. 8. 무렵부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이 구입한 일본산 향의 대금을 감액하여 달라고 하다가 1999. 9. 28.에는 피해자측에게 그 동안 피해자로부터 납품받은 일본산 향의 수입가격에 변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당의 세무 보고 이전에 납득할 수 있는 제품인상요인에 대한 자료를 보내주고 그 동안 거래한 일본산 향의 대금을 정산하자는 통지를 보낸 사실, 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피해자와 일본산 향의 거래를 하여 오던 중 공소외 1으로부터 피해자에게서 일본산 향을 구입하여 판매하지 말고 ○○당에서 생산하는 국산향만을 판매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영업을 담당하는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일본산 향과 국산향을 함께 찾는 거래처가 있어 일본산 향을 가지고 다니지 아니하면 ○○당에서 생산한 향도 팔기 어려워 공소외 1의 지시를 무시하고 계속하여 피해자로부터 일본산 향을 구입하여 거래처에 판매하였는데 1999. 7. 무렵 공소외 1이 다시 일본산 향을 더 이상 거래하지 말라고 하여 그 때부터 피해자와 더 이상 거래를 하지 아니하였다고도 진술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당을 형인 공소외 1과 공동으로 운영하였거나 아니더라도 공소외 1로부터 ○○당의 영업을 전적으로 위임받아 ○○당의 영업을 담당하여 왔고, 피해자와의 일본산 향 거래 역시 피고인이 담당하고 있던 ○○당의 영업과 관련하여 부수적으로 수행한 것으로서 이는 ○○당과 피해자간의 거래라고 할 것이지 피고인의 개인적인 거래라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이 검찰에서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를 피고인 개인의 거래라고 진술한 것은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과 공소외 1을 사기죄의 공범으로 고소하자 형인 공소외 1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공소외 1에게 유리하도록 허위로 진술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심이 피해자와의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가 피고인의 개인적인 거래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개인의 재산상태를 기준으로 그 당시 이 사건 일본산 향의 대금을 지급할 능력의 유무를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나.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일시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180 판결, 1999. 7. 23. 선고 99도1682 판결등 참조).
위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를 할 당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로부터 일본산 향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물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본 것은 수긍되지 아니한다.
우선,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의 일시에 피해자로부터 일본산 향을 납품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하여 물품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기록 중의 증거들에 의하니, 원래 피고인의 아버지가 ○○당이란 상호로 향을 제조하여 판매하여 왔는데, 피고인의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자 피고인과 그의 형인 공소외 1이 ○○당을 가업으로 이어받아 운영하여 온 사실, ○○당은 피해자가 운영하던 △△당과 1995. 무렵부터 일본산 향의 거래를 하여 오던 중 1997. 12. 말에 이르러 거래를 중단하였는데 그 때까지의 거래대금이 모두 결제된 사실, ○○당은 1998. 4. 무렵 다시 △△당과의 거래를 재개하여 그 후 계속하여 거래를 하여 왔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일본산 향을 제외한 나머지 향의 대금을 거의 다 지급한 사실, 공소외 1은 1999. 무렵 ○○당의 공장을 이전하기로 계획하고, 그 해 9. 무렵 국민은행으로부터 2억 원을 대출받아 그 돈으로 다른 공장을 인수하여 그 해 10. 무렵 ○○당의 공장을 이전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자금이 많이 들어가 ○○당의 자금사정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사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일본산 향을 납품받을 당시 ○○당의 거래처가 여러 군데이었을 뿐 아니라, 그 거래처로부터 받지 못한 미수대금이 4,000만 원을 상회하고 있었던 사실, 또한, 이 사건 일본향의 납품 당시 ○○당의 사장인 공소외 1에게는 시가가 1억 원을 넘은 아파트가 있었으며, ○○당이 세무서에 제출한 대차대조표에는 ○○당의 자산이 1998. 12. 31. 현재 1억 여 원, 1999. 12. 31. 현재 1억 3,000여 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 이후에도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에게 1999. 5. 27. 3,225,000원, 그 해 6. 12. 800만 원, 그 해 7. 7. 600만 원, 그 해 7. 24. 300만 원을 계속하여 지급한 사실, 한편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와의 거래를 종결하도록 한 다음 피해자에게 일본산 향의 납품단가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납품단가의 인상요인을 밝혀달라고 하면서 납품대금의 지급을 거절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도중에 납품대금의 일부를 감액하는 것으로 하여 피고인측과 화해를 한 사실, 피해자도 검찰에서 피고인은 그의 아버지가 생존하였을 때부터 ○○당이라는 상호로 향을 제조하여 팔아왔고, 피고인의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는 그의 아들인 공소외 1과 피고인이 ○○당을 공동으로 운영하였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당과 거래를 하면서 외상대금을 잘 갚아 신용이 좋은 편이었는데, 1999. 7.경부터 외상대금을 갚지 않고 있으나, 공소외 1이 1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피해자가 이를 가압류하여 두어 외상대금을 받는 데에 별 지장이 없다고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당은 이 사건 일본산 향의 거래 이후 공장의 이전과 관련하여 자금 수요가 많아져 일시적으로 자금 압박을 받아 이 사건 일본산 향의 대금을 일시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당의 영업을 담당한 피고인이 그 거래 당시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대금을 곧 지급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이 사건 일본산 향을 피해자로부터 편취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 그럼에도 견해를 달리한 나머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일본산 향을 주문하여 납품받을 당시 피고인에게는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속이고 물품을 납품받아 이를 편취하고자 하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증거법칙을 위법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며,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더욱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
80,377 | 살인 | 2000도5590 | 2001-03-09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37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살인죄에 있어서 범의의 인정 기준 및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 살인의 범의에 대한 판단 기준
[2] 건장한 체격의 군인이 왜소한 체격의 피해자를 폭행하고 특히 급소인 목을 설골이 부러질 정도로 세게 졸라 사망케 한 행위에 살인의 범의가 있다고 본 사례
[3]대한민국과아메리카합중국간의상호방위조약제4조에의한시설과구역및대한민국에서의합중국군대의지위에관한협정의 합의의사록 제22조 '제9항에 관하여' (나)목에 의한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이 법정통산인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미결구금일수의 본형에의 산입을 주문에서 선고한 판결의 효력 | 【판결요지】
[1] 살인죄에 있어서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건장한 체격의 군인이 왜소한 체격의 피해자를 폭행하고 특히 급소인 목을 설골이 부러질 정도로 세게 졸라 사망케 한 행위에 살인의 범의가 있다고 본 사례.
[3]대한민국과아메리카합중국간의상호방위조약제4조에의한시설과구역및대한민국에서의합중국군대의지위에관한협정의 합의의사록 제22조 '제9항에관하여'는 그 첫머리에서 '대한민국 당국에 의하여 재판을 받는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군속 또는 가족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법률상 부여한 모든 절차상 및 실체상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본조 본항 (가) 내지 (사)목에 열거된 권리에 부가하여 대한민국 당국에 의하여 소추된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군속 또는 가족은 다음의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 다음 (가) 내지 (카)목으로 그 권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나)목은 '대한민국이나 합중국의 구금시설에서의 판결 선고 전의 구금기간을 구금형에 산입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바, 위 (나)목의 규정은 그 규정 취지 및 위 규정이 '산입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표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미결구금일수의 전부가 당연히 본형에 통산되는 이른바, 법정통산을 규정한 것이라고 보여지고 이러한 경우 법원은 미결구금일수의 본형에의 산입을 주문에서 선고할 필요가 없는 것이어서 이를 간과하고 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를 본형에 산입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주문에서 그 산입을 선고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법률상 의미 없는 조치에 불과하므로 이 때문에 판결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 【참조조문】
[1]형법 제13조
제250조
[2]형법 제13조
제250조
[3]형법 제57조
형사소송법 제482조 제1항
대한민국과아메리카합중국간의상호방위조약제4조에의한시설과구역및대한민국에서의합중국군대의지위에관한협정의 합의의사록 제22조
대한민국과아메리카합중국간의상호방위조약제4조에의한시설과구역및대한민국에서의합중국군대의지위에관한협정 제22조 제9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2. 9. 선고 87도2564 판결(공1988, 548),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3612 판결(공1994상, 1373),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511 판결(공1995상, 733),
대법원 1998. 6. 9. 선고 98도980 판결(공1998하, 1932),
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2231 판결(공2000하, 2038)
[3]
대법원 1963. 5. 15. 선고 63도95 판결(집11-1, 형40),
대법원 1968. 9. 5. 선고 68도1010 판결(집16-3, 형1),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공1996상, 841),
대법원 1997. 5. 23. 자 97모56 결정(공1997하, 1948)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종표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11. 7. 선고 2000노174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본다.
살인죄에 있어서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2231 판결참조),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과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건장한 체격의 군인으로서 키 150㎝, 몸무게 42㎏의 왜소한 피해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였고 특히 급소인 목을 15초 내지 20초 동안 세게 졸라 피해자의 설골이 부러질 정도였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폭력의 태양 및 정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최소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살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이 폭력을 행사한 후 피해자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살인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직권으로 본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미합중국 군대의 구성원으로서의 이 사건 범행으로 2000. 2. 22.부터 평택시 소재 험프리즈 미군기지내 구금시설에 수용되어 있으면서 불구속 기소가 된 피고인에 대하여, '대한민국과아메리카합중국간의상호방위조약 제4조에의한시설과구역및대한민국에서의합중국군대의지위에관한협정의 합의의사록'(이하 '한미행정협정 협의의사록'이라 한다) 제22조 '제9항에관하여' (나)목 및 형법 제57조를 적용하여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15일을 본형에 산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미행정협정 협의의사록 제22조 '제9항에관하여'는 그 첫머리에서 '대한민국 당국에 의하여 재판을 받는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군속 또는 가족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법률상 부여한 모든 절차상 및 실체상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본조 본항 (가) 내지 (사)목에 열거된 권리에 부가하여 대한민국 당국에 의하여 소추된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군속 또는 가족은 다음의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 다음 (가) 내지 (카)목으로 그 권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나)목은 '대한민국이나 합중국의 구금시설에서의 판결 선고 전의 구금기간을 구금형에 산입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위 (나)목의 규정은 그 규정 취지 및 위 규정이 '산입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표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미결구금일수의 전부가 당연히 본형에 통산되는 이른바, 법정통산을 규정한 것이라고 보여지고 이러한 경우 법원은 미결구금일수의 본형에의 산입을 주문에서 선고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원심이 이를 간과하고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를 본형에 산입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주문에서 그 산입을 선고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법률상 의미 없는 조치에 불과하므로 이 때문에 원심판결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1997. 5. 23. 자 97모56 결정등 참조).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
81,292 | 협박 | 2001도6468 | 2002-02-0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29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친권자가 자에게 야구방망이로 때릴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죽여 버린다."고 말한 경우, 협박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고( 민법 제913조)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민법 제915조) 인격의 건전한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행사되어야만 할 것인데, 스스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야구방망이로 때릴 듯이 피해자에게 "죽여 버린다."고 말하여 협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해자의 인격 성장에 장해를 가져올 우려가 커서 이를 교양권의 행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 【참조조문】
형법 제283조
민법 제913조
제915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11. 13. 선고 2001노45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고( 민법 제913조)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민법 제915조) 인격의 건전한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행사되어야만 할 것인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스스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야구방망이로 때릴 듯이 피해자에게 "죽여 버린다."고 말하여 협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해자의 인격 성장에 장해를 가져올 우려가 커서 이를 교양권의 행사라고 보기도 어렵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윤재식 |
69,701 | 위계공무집행방해 | 2003고단10035 | 2004-02-06 | 서울중앙지방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항소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970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변호사와 구치소 수용자가 상호 공모하여 구치소에 재판준비라는 허위 명목으로 접견신청서를 제출하고, 접견하면서 휴대전화기를 구치소 시설로 몰래 반입하여 외부인과 통화하고 증권거래용 단말기를 몰래 반입하여 증권거래를 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된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변호사와 구치소 수용자가 상호 공모하여 구치소에 재판준비라는 허위 명목으로 접견신청서를 제출하고, 접견하면서 휴대전화기를 구치소 시설로 몰래 반입하여 외부인과 통화하고 증권거래용 단말기를 몰래 반입하여 증권거래를 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형법 제30조
제137조 | null |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검사】 김덕길
【변호인】 변호사 김홍엽 외 3인
【주문】
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피고인 2를 징역 10월에 각 처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이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44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휴대폰 1대(증제1호), 휴대폰 1대(증제2호), 휴대폰용 이어폰 1개(증제3호), PNS II(데이터통신용 무선기기) 1대(증제7호), PNS II(데이터통신용 무선기기) 1대(증제8호), PNS II(데이터통신용 무선기기) 1대(증제9호)를 피고인 1로부터 각 몰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 1은 2003. 2.경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친구 공소외 1의 사무실을 빌려 '변호사 피고인 1 법률사무소'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인 자, 피고인 2는 2003. 2. 27.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같은 해 6. 24.경 위 판결이 확정되어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중인 외 2003. 11. 14. 서울고등법원에서 증권거래법위반 등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 재판 계속중인 자로 주식회사 삼애인더스, 주식회사 지앤지구조조정 등 소위 '지앤지그룹'을 운영하던 자인바,
2003. 2.경 공소외 1로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아버지를 매일 접견해 주고 심부름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피고인 1은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이던 공소외 1의 아버지 공소외 2를 접견하게 되면서 동인의 소개로 소위 '사회 물의 사범'들인 피고인 2, 공소외 3 내지 9를 소개받게 되자 동인들을 대상으로 소송사건의 변론 활동과는 무관하게 매달 300만 원 내지 400만 원 상당의 보수를 받고 단지 말상대가 되어주거나 혹은 수감 생활 편의를 위한 잔심부름, 외부 사람들과의 연락 및 재산 관리 등을 해 주는 소위 '집사 변호사'로서 활동하면서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을 수시로 접견하던 중,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은 행형법 규정에 따라 외부와의 전화연락이나 물품반입이 금지되어 있고, 이에 따라 변호사가 접견할 경우에도 불필요한 물품을 꺼내놓고 접견실에 들어가야 하고 접견실 내에는 교도관들이 배치되어 규정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가 접견 후 수감동으로 들어가자면 재차 신체검사를 하여 부정물품 반입이나 외부 전화연락을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 피고인 2로부터 "수감중에 회사 일을 보려니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다, 접견할 때 회사 직원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게 해 주고 증권조회용 단말기를 가져와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승낙한 다음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가. 재소자는 허가없이 전화로 다른 사람과 연락해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2003. 5. 13.경 피고인 1은 피고인 2의 변호인도 아니고 변호인이 될 의사도 없이 서울구치소장에게 재판준비 명목으로 피고인 2에 대한 접견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의왕시 포일동 소재 서울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실에 들어가면서 휴대전화기를 접견실 내로 가져갈 수 없도록 제지하는 교도관들의 눈을 피해 검은색 가방 속에 휴대전화기를 몰래 넣어 들어간 다음 피고인 2를 접견하면서 접견실 관리 담당 교도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소지하고 있던 검은색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 놓아 외부의 감시를 차단한 다음 몰래 가지고 들어간 휴대전화기로 피고인 2가 운영하는 회사 직원 송태석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고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 피고인 2와 이마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척하면서 상의 소매 속으로 숨긴 휴대전화용 핸즈프리에 부착된 고성능 송화기를 통해 피고인 2와 송태석이 서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방법으로 재소자로 하여금 허가 없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하게 함으로써 위계로써 허가 없는 전화 통화 감시에 관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03. 11. 5.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1( 피고인 2 부정통화 내역) 기재와 같이 피고인 2로 하여금 모두 435회에 걸쳐 외부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게 하여 위계로써 허가 없는 전화 통화 감시에 관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나. 서울구치소장의 허가 없이는 수감자와 물품을 주고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3. 5. 26.경 피고인 2의 변호인도 아니고 변호인이 될 의사도 없이 서울구치소장에게 재판준비 명목으로 피고인 2에 대한 접견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의왕시 포일동 소재 서울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실에서 피고인 2를 접견하면서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담당교도관의 눈을 피해 몰래 가지고 들어간 증권거래용 무선 데이터통신 단말기(PNS)를 피고인 2에게 건네주고 피고인 2는 이를 이용하여 감시 교도관의 눈을 피해 엘지증권에 개설된 동인의 계좌를 이용 증권 시황 조회 및 주식거래를 하는 방법으로 위 증권거래용 무선 데이터통신 단말기(PNS)를 사용함으로써 위계로써 금지 물품 수수감시에 관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10. 29.까지 사이에 모두 41회에 걸쳐 위 증권거래용 무선 데이터통신 단말기(PNS)를 반입하여 모두 10,200회에 걸쳐 증권현황 조회 및 증권거래를 함으로써 서울구치소장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물품을 수수하여 위계로써 금지 물품 수수 감시에 관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2. 피고인 1은,
서울구치소 수감자인 위 8, 7, 6, 2, 5, 3, 4, 9로부터 "접견할 때 외부 사람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됨을 기화로, 재소자는 허가 없이 전화로 다른 사람과 연락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위 8, 7, 6, 2, 5, 3, 4, 9와 공모하여,
2003. 5. 14.경 동인들의 변호인도 아니고 변호인이 될 의사도 없이 서울구치소장에게 재판준비 명목으로 동인들에 대한 접견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위 서울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실로 들어가면서 위 제1의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몰래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들어간 다음 공소외 2를 접견하면서 접견실 관리 담당 교도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소지하고 있던 검은색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 놓아 외부의 감시를 차단한 다음 소지하고 있는 휴대전화기로 공소외 2의 아들 공소외 1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고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 공소외 2와 이마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척하면서 상의 소매 속으로 숨긴 휴대전화용 핸즈프리에 부착된 고성능 송화기를 통해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서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방법으로 재소자로 하여금 허가 없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하게 함으로써 위계로써 허가 없는 전화 통화 감시에 관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3. 11. 4.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공소외 2로 하여금 190회, 공소외 8로 하여금 45회, 공소외 7로 하여금 17회, 공소외 6으로 하여금 33회, 공소외 5로 하여금 8회, 공소외 3으로 하여금 39회, 공소외 4로 하여금 54회, 공소외 9로 하여금 17회 등 모두 550회에 걸쳐 외부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게 하여 위계로써 허가 없는 전화 통화 감시에 관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전부 또는 일부 각 검사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 임한수의 각 진술서
1.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각 수사보고(첨부서류 포함)
1. 범죄경력조회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137조, 제30조
1. 누범가중
피고인 2 : 형법 제35조
1. 경합범 가중
피고인 1 : 형법 제37조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산입
피고인 1 : 형법 제57조
1. 몰수
각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유죄의 이유
1. 피의자 또는 피고인은 그에게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였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형사소송법 제201조, 제70조규정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구속이 될 수가 있는데, 이러한 구속제도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자유를 제한하여 형사소송에의 출석을 보장하고, 증거인멸을 방지하여 수사와 심리의 방해를 제거하며, 확정된 형벌의 집행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하여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속영장의 집행을 받은 미결수용자는 외부와는 격리된 구치소 또는 그 지소에 수용된다. 그리고 수형자는 외부와의 격리를 통한 교정과 사회복귀를 도모하기 위하여 교도소에 수용된다.
따라서 수용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형법 제45조 제1항에서는 "수용자는 교도소 등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규율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행형법 제18조의 3에서는 수용목적의 달성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용자에게 외부와의 전화통화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수용자규율및징벌에관한규칙(법무부령) 제3조는 수용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제9호에서 허가 없이 물품을 제작·소지·수수·교환 또는 은닉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제21호에서 허가 없이 서신·접견·전화 등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과 연락하거나 우편물 등을 이용하여 소지가 금지된 물품을 취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교도관과 구치소장 등은 구치소 등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 수용자의 규율위반행위를 감시, 단속, 적발하여 상관에게 보고하고 징벌에 회부되도록 하여야 할 일반적인 직무상 권한과 의무가 있다.
2. 한편 헌법 제12조 제4항본문에서는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검사와 피고인의 대립된 당사자를 전제로 하는 당사자주의 소송구조하에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공정한 재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존재의의가 있는데, 그 필수적인 내용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과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이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4조에서는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할 수 있으며 의사로 하여금 수진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접견(접견)·교통(교통)·수진권(수진권) 중에서도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어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행형법 제18조 제3항단서와 행형법 제66조 제1항에서도 교도소 등 수용자에 대한 변호인의 접견시 교도관이 참여하거나 그 내용을 청취 또는 녹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다만, 보이는 거리에서 미결수용자를 감시할 수는 있다).
3. 형법 제13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려면 당해 행위가 위계에 해당하고 그 행위가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그 오인, 착각, 부지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공무집행방해'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지장을 주거나 곤란하게 만드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 구치소나 교도소 또는 그 지소 등은 외부와의 격리를 통하여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수용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점,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시설의 수용자에게는 허가 없이 전화 등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과 연락하거나 금지된 물품을 반입하는 등의 규율위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될 금지의무가 부과되어 있고, 교도관 등은 구치소 등의 질서를 유지하고, 수용자의 규율위반행위를 감시, 단속, 적발하여 상관에게 보고하고 징벌에 회부되도록 하여야 할 직무상 권한과 의무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교도관 등의 직무집행에 지장을 주거나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임이 명백한 것으로 보이고, 다만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이다.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변호사라는 신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에게 인정되는 것인데, 피고인 1은 위 범죄사실에 인정된 바와 같이 대가를 받고 빈번하게 피고인 2 등을 접촉하면서도 변호인으로 선임된 것도 아니고 변호인이 될 의사도 없이 단지 위 시설 수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잔심부름과 외부인들과의 연락통로 역할을 하면서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호인에게는 아무런 제한 없이 위 시설의 수용자들에 대한 접견이 허용됨을 악용하여 외관상 접견교통권에 기한 접견인 것처럼 재판준비를 명목으로 변호인접견신청서를 작성하여 구치소장에게 제출하고, 변호인 접견실에서 피고인 2 등과 접촉하면서 휴대전화기를 위 구치소 등 시설로 몰래 반입하여 외부인과 통화하게 하고, 증권거래용 단말기를 몰래 반입하여 증권거래를 하게 한 것으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변호사 신분을 보유한 일반인의 접견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 없이 피고인 2 등과 접촉하기 위하여 그 목적을 숨기고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에 기한 접견인 것처럼 그 내용을 허위로 한 접견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피고인 2 등과 접촉하면서 휴대전화기를 위 구치소 등 시설로 몰래 반입하여 외부인과 통화하게 하고, 증권거래용 단말기를 몰래 반입하여 증권거래를 하게 한 것은 위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피고인 2 등은 위와 같이 피고인 1을 자신의 피의 또는 피고 사건의 변론을 위한 변호인으로 선임하지도 변호인으로 선임할 의사도 없으면서 피고인 1이 변호사인 점을 악용하여 대가를 지급하고 재판준비를 명목으로 피고인 1로 하여금 접견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하여 그와 접촉하면서 피고인 1이 몰래 반입한 휴대전화기로 외부인과 통화하거나 피고인 1이 몰래 반입한 증권거래용 단말기로 증권거래를 한 것으로 이 역시 피고인 1과의 공모에 의한 위계행위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이러한 것은 위와 같은 행위들로 인하여 피고인 1이 변호사로서 징계를 받거나 피고인 2 등이 행형법에 따른 징벌을 받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판사 김재환 |
83,330 | 사기미수(인정된 죄명 : 사기) | 2002도4151 | 2004-06-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333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이른바 소송사기를 사기죄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증거를 조작함이 없이 허위의 내용으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경우, 사기죄의 기망수단이 되는지 여부(적극)
[3] 지급명령신청에 대해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소극)
[4] 허위의 내용으로 신청한 지급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 사기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1]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제3자의 재물을 편취할 것을 기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제소 당시 그 주장과 같은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요한다.
[2] 허위의 내용으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법원을 기망한다는 고의가 있는 경우에 법원을 기망하는 것은 반드시 허위의 증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당사자의 주장이 법원을 기만하기 충분한 것이라면 기망수단이 된다.
[3] 지급명령신청에 대해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지급명령은 이의의 범위 안에서 그 효력을 잃게 되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게 되는 것이지만 이로써 이미 실행에 착수한 사기의 범행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4]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가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5조에 따라 지급명령은 확정되고, 이와 같이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해서는 항고를 제기하는 등 동일한 절차 내에서는 불복절차가 따로 없어서 이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거나 위 법 제505조에 따라 청구이의의 소로써 강제집행의 불허를 소구할 길이 열려 있을 뿐인데, 이는 피해자가 별도의 소로써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허위의 내용으로 신청한 지급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에는 소송사기의 방법으로 승소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기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것이다. | 【참조조문】
[1]형법 제347조
[2]형법 제347조
[3]형법 제347조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9조
(현행제470조 참조)형법 제347조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5조
(현행제474조 참조)제505조(현행민사집행법 제44조 참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4. 4. 24. 선고 83도973 판결(공1984, 943),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2427 판결(공1992, 1637),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1941 판결(공1993하, 3018),
대법원 1995. 4. 21. 선고 95도357 판결(공1995상, 2005),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도373 판결(공2003상, 1415)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형선
【원심판결】 전주지법 2002. 7. 11. 선고 2000노117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원심은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인용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공소외 2가 발행한 액면 2,000만 원의 당좌수표 1장을 할인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수표가 부도나서 할인해 준 금원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공소외 1을 피고인에게 소개시켜 준 피해자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이유로, 마치 피해자에게 그 수표를 할인해 준 것처럼 허위 주장을 하며 전주지방법원 김제시법원에 피해자를 상대로 그 법원 98차1524호로 "채무자(이 사건의 피해자)는 채권자(이 사건의 피고인)에게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급명령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과 독촉절차비용을 지급하라."는 허위의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이에 속은 그 법원 판사로부터 같은 해 12. 15.경 위와 같은 취지의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후 지급명령정본에 집행문을 부여받아 1999. 2. 12. 강제경매개시결정을 받는 등 방법으로 위 2,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 등 상당을 편취하였다는 요지의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 중 공소외 2에 대한 검찰진술조서 가운데 '공소외 1로부터 들은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는데도 이 부분을 제외하지 않은 채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지만, 그 밖에 다른 증거인 공소외 1에 대한 2, 3회 각 검찰진술조서 및 증인 공소외 3의 제1심 법정진술만으로도 이 사건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이상, 원심의 판단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줄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증거법칙을 위반하였던 잘못이나 판결이유를 갖추지 못하였다는 잘못이 없다.
또한,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제3자의 재물을 편취할 것을 기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제소 당시 그 주장과 같은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요하는 것임은( 대법원 1984. 4. 24. 선고 83도973 판결, 대법원 1995. 4. 21. 선고 95도357 판결등 참조)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수표를 할인해 준 것이 아니라 공소외 1에게 할인을 해주었는데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그 후 피해자가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송에서 공소외 1을 내세워 위증을 교사하기까지 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피고인이 허위의 내용으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법원을 기망한다는 고의가 드러났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 법원을 기망하는 것은 반드시 허위의 증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당사자의 주장이 법원을 기만하기 충분한 것이라면 기망수단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지급명령신청에 대해 상대방이 이의를 하면 지급명령은 이의의 범위 안에서 그 효력을 잃게 되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게 되는 것이지만 이로써 이미 실행에 착수한 사기의 범행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가 없다.
그리고지급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가 2주일 이내에 이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5조에 따라 지급명령은 확정되고, 이와 같이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해서는 항고를 제기하는 등 동일한 절차내에서는 불복절차가 따로 없어서 이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거나 위 법 제505조에 따라 청구이의의 소로써 강제집행의 불허를 소구할 길이 열려 있을 뿐인데, 이는 피해자가 별도의 소로써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허위의 내용으로 신청한 지급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에는 소송사기의 방법으로 승소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기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범죄사실이 기수에 이른 시기를 판시함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것은 명백하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그 판결 금액 상당의 사기죄의 기수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물취득 사기와 이익취득 사기의 구분, 사기죄의 기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준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서와 상고보충이유서의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조무제(주심) 이용우 박재윤 |
80,895 | 강도살인미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강도)·강도상해·강도치상·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절도·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보호감호 | 2001도3911 | 2001-09-1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089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사회보호법 제5조 소정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의 판단 기준 및 시기
[2] 피감호청구인에 대하여 장기의 실형을 선고한다고 하여 피감호청구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사회보호법 제5조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감호청구인의 연령, 성행, 직업과 환경, 가족관계, 전과내용, 범행의 동기, 횟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상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2] 피감호청구인의 전과내역,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피감호청구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감호청구인에 대하여 장기의 실형을 선고한다고 하여 피감호청구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사회보호법 제5조
[2]사회보호법 제5조
제2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2. 6. 22. 선고 82감도142 판결(공1982, 719),
대법원 1984. 9. 11. 선고 84감도179 판결(공1984, 1687),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감도69 판결(공1995상, 1655),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도791, 99감도22 판결(공1999상, 1222) |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상고인】 검사 및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변호인】 변호사 곽동헌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7. 3. 선고 2001노1110, 2001감노76 판결
【주문】
감호사건에 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그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5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 사건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강도살인미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술에 취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거나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감호사건에 대한 검사의 상고에 관하여
원심은, 피감호청구인이 잘못을 뉘우치면서 이 사건과 같은 범행을 다시는 저지르지 아니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그에 대하여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가 형의 집행을 마친 후에도 다시 동종의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보호감호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사회보호법 제5조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감호청구인의 연령, 성행, 직업과 환경, 가족관계, 전과내용, 범행의 동기, 횟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상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1995. 3. 10. 선고 94감도69 판결 참조),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82. 6. 22. 선고 82감도142 판결, 1984. 9. 11. 선고 84감도17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피감호청구인은 강도상해죄 등으로 4회에 걸쳐 합계 11년 8월의 형을 선고받고 그 최종형기를 마친 뒤 일정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2개월도 안 되어 다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하여 체포될 때까지 불과 23일 동안 15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으며, 그 수법이 계획적이고 그로 인한 피해결과도 크며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변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은 피감호청구인의 전과내역,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피감호청구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감호청구인에 대하여 장기의 실형이 확정되고,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공사장을 전전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오다가 자신을 버린 부모와 사회에 대한 원망으로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으나 그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감호청구인에게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판시와 같은 사유로 피감호청구인에 대한 재범의 위험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렀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감호 사건에 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그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 후의 구금일수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유지담 박재윤 |
191,889 | 재정신청기각에대한재항고 | 2002모81 | 2003-03-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결정 | 자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88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긴급체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는 경우
[2] 긴급체포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 【결정요지】
[1]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사후에 밝혀진 사정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 할 것이다.
[2]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건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재항고인이 그 후 혐의 없음을 주장함과 동시에 수사경찰관의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청에 제출함으로써 이루어진 진정사건을 담당한 검사가, 재항고인에 대한 위 피의사건을 재기한 후 담당검사인 자신의 교체를 요구하고자 부장검사 부속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재항고인을 위 도로교통법위반죄로 긴급체포하여 감금한 경우, 그 긴급체포는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당시의 상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 【참조조문】
[1][2]형법 제124조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제2호
제3호
제200조의3 제1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공2002하, 1720) | 【재항고인】 재항고인
【원심결정】 서울고법 2002. 2. 28.자 99초455 결정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소속 검사인 공소외 1(이하 '피의자'라 한다)이, 재항고인에 대한 위 지청 98형제48965호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건(이미 기소유예처분이 되어 있던 위 지청 96형제22801호 피의사건이 재항고인의 진정에 의하여 재기된 사건)을 수사하던 중, 1999. 2. 18. 16:30경 위 지청 형사 제2부 부장검사실 부속실에서, 마침 담당검사의 교체를 요구하고자 위 부장검사를 방문하여 기다리고 있던 재항고인을 직권 남용하여 긴급체포한 후 그 다음날 17:25경까지 마포경찰서 유치장에 불법 구금하였다."라는 이 사건 피의사실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한 다음, 재항고인에 대하여 수사 중이던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은 장기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죄로서, 재항고인의 출석 불응 및 조사거부 행위, 재항고인에 대한 체포ㆍ구금의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재항고인에 대한 긴급체포ㆍ감금이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제2호, 제3호소정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 및 도망의 염려나 긴급체포 사유를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어 검사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의 이 사건 재정신청을 기각하였다.
2.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은 "피의자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제70조 제1항 제2호및 제3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긴급을 요하여 지방법원 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유를 알리고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이 경우 긴급을 요한다 함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긴급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며, 여기서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사후에 밝혀진 사정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① 재항고인은 1996. 6. 15. 22:25경 서울 서대문구 주소 생략 앞 편도 4차로 도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여 그 3차로에서 2차로를 가로질러 1차로로 진행하던 중 마침 1차로를 진행하던 피해자 공소외 2 운전의 승용차 우측 앞 펜더 부위를 위 버스 좌측 뒷바퀴 앞 부위로 충격하여 수리비 25만 원이 들도록 손괴하고도 정차하여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 없이 도주하였다는 피의사실로 서대문경찰서에 입건되어 조사를 받은 다음, 1996. 7. 23.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서 '위 피의사실이 인정되지만 재항고인 운전의 버스 왼쪽 뒤 모서리 부분과 피해자의 승용차 오른쪽 앞바퀴 부분이 경미하게 접촉된 사고로 피해자의 과실도 적지 아니하고 그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참작되어 기소유예 처분(96형제22801호)을 받은 사실, ② 재항고인은 1998. 2. 9. 위 검찰청에 '담당 경찰관이 공권력을 남용하여 피해자인 재항고인을 가해자로 입건하였다.'는 취지의 진정(98진정제38호)을 하였으나, 2. 18. 원결정을 뒤집을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건이 종결되었고, 그 후 다시 1998. 7. 13. 같은 취지의 진정(98진정제258호)을 하였으나, 같은 해 9. 8. 기록을 보아도 종전 결정을 번복할 자료가 없고 피진정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의 부당한 일처리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역시 사건이 종결되자, 9. 16. 이의신청을 한 사실, ③ 이에 위 진정사건을 담당하게 된 피의자는 참고인 공소외 2에게 1998. 12. 2. 출석하도록 요구하였으나 당일 위 공소외 2가 출석하지 아니하자, 다시 위 공소외 2와 재항고인에게 1998. 12. 16. 출석하도록 요구한 결과, 당일 위 공소외 2가 출석하지 아니한 반면 재항고인은 출석을 하였으나, 대질조사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에 대하여 진술조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다음, 이미 기소유예 처분으로 종결되어 있던 재항고인에 대한 위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건을 1998. 12. 24.자로 재기(98형제48965호)한 사실, ④ 그 후 재항고인은 1999. 1. 14. 피의자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다른 검사가 위 사건을 담당하게 하여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다음, 1999. 2. 18. 11:00경 피의자의 사무실에 다시 전화를 걸어 피의자로부터는 조사를 받을 수 없다고 하고, 같은 날 16:30경 위 지청 형사 제2부장검사 부속실에서 담당검사의 교체를 요구하고자 부장검사와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던 중 담당검사인 피의자에 의하여 위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실에 기하여 긴급체포된 후 마포경찰서 유치장에 감금되기에 이른 사실, ⑤ 한편, 재항고인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 당시 수사기록에는 실황조사서, 재항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경찰), 공소외 2의 진술서, 목격자 공소외 3의 명함, 합의서 및 반성문 등이 첨부되어 있으며, 그 후 담당검사인 피의자는 1999. 2. 3. 공소외 2를 상대로 진술조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공소외 2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재항고인의 잘못으로 위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던 사실, ⑥ 그 후 담당검사인 피의자는 위 긴급체포 다음날인 1999. 2. 19. 재항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한 다음 17:25분경 재항고인을 석방하였고, 같은 해 3. 22. 위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실을 공소사실로 하여 재항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한 사실(그러나 이 약식기소사건은 정식재판에 회부된 후 무죄로 확정되었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긴급체포 당시 재항고인은 담당검사인 피의자가 위와 같이 종결된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건을 재기함으로써 다시 수사의 대상자인 입장에 놓이게 되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재항고인이 무혐의라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수사담당 경찰관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던 점, 검찰은 재항고인에 대한 위 도로교통법위반 피의사건에 관하여 나름대로의 증거수집이 마쳐졌다고 판단하고 제반 정상을 참작하여 재항고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의 종국처분을 한 다음, 재항고인의 진정에 따라 이를 재기하여 그 피해자인 공소외 2에 대한 확인 조사까지 마쳤던 점, 또한 재항고인은 이 사건 긴급체포 당시 수사대상자인 동시에 진정인의 지위도 아울러 가지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일련의 수사 과정에서 수사대상자로서 경찰과 검찰의 출석요구에 순순히 응하였을 뿐만 아니라, 진정인의 지위에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능동적인 입장에 있었고, 다만 최초 진정일인 1998. 2. 9.부터 1년 가까이 지난 1999. 1. 14. 이후에야 비로소 담당검사의 교체를 요구하는 태도를 취하였을 뿐인 점, 특히 이 사건 긴급체포 당시 재항고인은 진정인의 입장에서 담당검사인 피의자의 상관인 형사 제2부장검사를 면담하기 위하여 스스로 검찰청을 방문하여 대기하고 있었던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긴급체포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을 정도로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도저히 볼 수 없어 긴급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입장의 재항고인이 도망할 염려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만큼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제2호나 제3호의 요건 또한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이를 실행한 피의자의 판단은 당시의 상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긴급체포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에게는 직권을 남용하여 재항고인을 체포ㆍ감금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긴급체포가 그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단정한 나머지 그 이유만으로 이 사건 재정신청을 기각하였고, 이 사건에 관하여 원심이 기소유예 등 다른 불기소사유에 대하여 심리한 흔적도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위와 같은 원심결정에는 긴급체포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
81,815 |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공문서변조·변조공문서행사 | 2000도329 | 2002-08-23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81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의 주관적 요건과 그 입증 방법
[2] 형법 제309조 제1항, 제2항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
[3]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에 있어서 적시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인식과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한 사례 | 【판결요지】
[1] 형법 제309조 제2항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서,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2] 형법 제309조 제1항, 제2항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3] 감사원에 근무하는 감사주사가, 감사사항에 대한 감사가 종료된 후 감사반원들의 토론을 거쳐 감사지적사항으로 선정하지 않기로 하여 감사가 종결된 것임에도, 일일감사상황보고서의 일부를 변조하여 제시하면서 자신의 상사인 감사원 국장이 고위층의 압력을 받고 감사기간 중 자신이 감사를 진행중인 사항에 대한 감사활동을 중단시켰다고 기자회견을 한 경우, 그 적시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인식은 물론 상사에 대한 비방의 목적도 있었다고 본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
[2]형법 제309조 제1항
제2항
[3]형법 제307조 제2항
제309조 제2항 |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도1523 판결(공1989, 38),
대법원 1995. 2. 3. 선고 94도3122 판결(공1995상, 1196),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도163 판결(공1997하, 2234),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도1864 판결(공1999하, 1688),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공1999하, 1832),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도334 판결(공2000상, 1217),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716 판결(공2002하, 1877)
[2]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2372 판결,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045 판결(공2002하, 187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강동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연철 외 5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1. 7. 선고 97노970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감사원 주사로서 그의 상사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결재를 받은 1995. 5. 29.자 일일감사실시상황보고서에 위 결재권자들의 승낙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사항을 임의로 기재하여 넣음으로써 공문서를 변조하고 이를 감사원 제○국 제△과에 비치하여 행사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사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감사원 제○국 제△과에 근무하던 중 피해자인 감사원 제○국장 공소외 3이 피고인의 감사사항인 경기도지사 및 남양주시장이 □□그룹 계열의 공소외 4 주식회사가 신청한 이 사건 콘도사업을 승인한 사건에 관한 감사를 뚜렷한 이유 없이 중단시키거나 외부 고위층의 압력을 받아 피고인에게 감사를 중단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1996. 4. 8. 14:00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 ◇◇ ◇◇◇ 모임 사무실에서 그 곳에 모인 성명불상의 기자들에게 피고인이 작성한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지난해 5월 □□종합개발 콘도사업 특혜의혹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공소외 3 ○국장이 뚜렷한 이유 없이 중단하도록 지시하여 중단되었고, 감사중단은 당시 국장의 지시로 이루어졌지만 그 윗선에서 이 방침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압력의 지시자나 내용은 밝힐 수 없다. 당시 ☆국장 등에게 감사중단의 부당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으나 무시됐으며 감사원이 청와대의 직속기관인만큼 청와대측의 압력이 있으리라고 추측했다. 특히 청와대 부속실장 공소외 5가 □□그룹 공소외 6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시점과 콘도미니엄 사업 신청시점이 일치하는 것으로 미루어 공소외 5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뒤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피해자가 외부의 압력을 받아 피고인의 감사를 이유 없이 중단시켰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하여 마치 감사원 ○국장 및 감사원 상부가 외부의 압력을 받아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인의 감사를 중단하도록 한 것처럼 말하고, 이에 따라 1998. 4. 9.자 한겨레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국일보, 문화일보, 한국경제신문 등에 그와 같은 취지의 보도가 나게 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출판물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검사가 원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을 보태어 보아도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즉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일부 진술은 감사자료이송기안문사본(공판기록 제76-77면)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오히려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 각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공소외 4 회사가 경기도지사에게 콘도미니엄사업승인을 신청한 후 건설교통부의 질의회신, 남양주시장의 재검토통보,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 경기도지사의 사업승인 등 일련의 과정에는 뒤에 밝혀진 □□그룹의 로비활동 등에 비추어 정당하지 못한 로비활동 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여지가 상당히 있었다고 여겨지고, 피고인이 그 사업승인과정에 대한 감사활동을 개시하여 나름대로 여러 관계공무원들로부터 위 일련의 과정에 다소간의 의문점이 있음을 시인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경위서 등을 징구하는 등 자료를 수집하던 중 피해자가 위 사안을 제▽국으로 이송하라고 하고 더구나 개인정보제공의 형식으로 하라고 하여 그에 따랐는데 나중에 위에서 본 것처럼 청와대 부속실장 공소외 5가 □□그룹 회장 공소외 6으로부터 위 콘도미니엄 사업추진 착수시점을 전후하여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데다가 피고인이 과장의 확인까지 받아 제▽국에 제출한 감사정보보고에 들어 있던 문구가 제▽국이 작성하여 보관한 감사정보에는 빠져 있는 채로 위 사항에 대하여 아무런 조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던 점과 □□종합개발이 제일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은 경위에 관한 의혹의 점까지 종합하여 볼 때, 감사원 상부에 대한 외부의 압력으로 인하여 공소외 3 ○국장이 피고인의 감사를 중단하도록 하였다고 한 것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그러한 사실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허위라는 인식을 갖고 위와 같은 주장을 하였던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의 앞의 양심선언과 발표 및 그에 이은 기자회견은 그 내용 자체는 물론이고 관련 정황들에 비추어 볼 때 위 □□콘도미니엄 사업승인과정에 대한 감사활동의 중단이 청와대 부속실장 공소외 5 등 청와대측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므로 그 외부압력의 존재 여부 또는 그 실체가 밝혀져서 감사원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는 취지이지 피해자에 대한 비방을 할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여겨지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형법 제309조 제2항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서,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며(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716 판결참조),'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2372 판결, 2002. 6. 28. 선고 2000도3045 판결등 참조).
(2) 이 부분 공소사실에 있어서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여부에 관한 판단의 첫번째 관건으로 되는 것은, 과연 피해자가 뚜렷한 이유 없이 감사기간 중에 감사중단을 지시한 일이 객관적으로 있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인바, 이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진술과 피해자측인 감사원의 관계자들인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10(이하 '공소외 1 등'이라 한다)의 진술이 서로 배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 먼저 이 사건 감사의 중단경과에 관한 위 공소외 1 등의 각 진술의 요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감사반은 반장 공소외 2(◎국 ◁과장), 조장 공소외 1(○국 △과 감사관 4급), 조원 원고, 공소외 11, 공소외 12 등으로 구성되어 1995. 5. 18.부터 같은 달 31.까지 건설교통부에 대하여 일반감사를 시행하기로 하고, 그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인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16, 공소외 17, 공소외 18 등에 대하여 확인서 또는 경위서를 받거나 경기도 행정심판회의록을 열람하는 방법으로 감사가 실시되었는데, 감사과정에서 관계공무원과 사업시행자와의 유착관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혀진 내용은 없고, 다만 관계공무원의 주장과는 달리 건교부 출입자 기록 전산자료에서 업자가 8회 수도권계획과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정도였는데, 그런 정도의 감사결과만으로는 그 당시 감사원으로서는 관계자들의 비리사실에 관한 확증을 잡은 상태는 아니었으므로(다만 피고인은 의심의 여지가 있으므로 계속 더 감사를 하자고 주장하였다), 공소외 1은 같은 달 27. 피해자에게 중간보고를 하면서 감사처리의견에 관하여 자신의 의견인 "피고인이 적출한 사안은 법률의 명문규정에 위반되는 사항이 없고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은 준사법적 행정행위로서 이에 대한 불복절차로서만 다툴 수 있을 뿐 감사원의 감사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감사의견을 보고함과 아울러 그러한 판단과 상반되는 피고인의 의견도 있음을 보고하자, 피해자는 그에 관한 법률문제 검토를 지시하였을 뿐 그 시점에서 감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는 없고 실제로도 감사는 5. 31.까지 진행되었는바, 피고인은 같은 해 6. 1. 감사결과 토론과정에서 위 감사사항을 지적사항으로 입건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였지만 같은 달 5. 제△과 소속 사무관 이상 전원이 참석한 토론석상에서 위 공소외 1의 감사의견과 같은 불입건안이 상당하다고 결론이 내려져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의견이 채택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는 같은 달 7. 그러한 토론결과를 참작하여 감사자료를 ▽국에 감사정보로 제공할 것을 지시하는 선에서 이 사건감사를 마무리하도록 하였다는 것인바, 요컨대 위 진술들에 의하자면, 피해자가 감사중단을 지시한 것은 피고인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와 같이 감사진행 도중도 아니었고, 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중단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감사반에 의하여 일단 감사를 마친 다음 그 이후의 처리를 두고 내부의 견해가 갈려 직원들의 토의를 거쳐 피고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의견에 따라 감사종결이 명해진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 그런데 피고인 작성의 일일감사상황보고서(수사기록 99쪽 내지 102쪽)의 내용을 보면 그 중 피해자가 1995. 5. 29.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감사사항을 제▽국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하였다고 기재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결재권자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허가 없이 임의로 변조한 것으로서 그 내용은 그 자체로 보아 증거가치가 없고, 나머지 일일감사상황보고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감사기간인 1995. 5. 31.까지도 관계 공무원으로부터 문답서를 받는 등 감사활동을 계속한바 있음이 기재되어 있으며(수사기록 102쪽), 또한 공소외 1은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 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그러한 연계성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이 있는지,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에 대하여 감사가 가능한 것인지 등에 관하여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음을 알 수 있고(수사기록 99, 102쪽),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감사중단을 지시하였다는 1995. 5. 29. 이후로서 감사기간 종료일인 1995. 5. 31.에도 일일감사상황보고서의 지시란에 "사업의 연계성이 없고, 별개의 사업이라는 주장과 반대주장이 객관적으로 입증이 안 되고 있음"이라는 공소외 1의 지시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감사사항에 대하여 피고인이 사업의 연계성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이를 지적사항으로 선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공소외 1과 피고인 사이에 의견이 일치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고, 따라서 감사반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대립된 이러한 상황하에서 이 사건 감사가 종료된 후에 부감사관 이상의 감사반원들이 모여 이 사건 감사사항을 지적사항으로 할 것인지에 관하여 토론을 벌이는 등으로 서로 의견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공소외 1 등의 진술내용이 보다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인다(이러한 회의가 개최된 일이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검찰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이를 부인하다가,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제가 없는 자리에서 그와 같은 회의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제가 참석하여 회의한 1996. 6. 12. 이전까지는 그런 회의는 없었다."고 진술하여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판기록 40쪽).
(다) 그리고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공소외 1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반대증거로 거시한 감사자료이송기안문에 관하여 보면, 그 내용은 당초에는 '○국 △과에서 감사결과 발견한 내용을 ▽국으로 이송하면서, 관련자의 예금계좌추적 등 추가조사를 할 것'을 내용으로 하였다가 1995. 6. 16. 한겨레신문의 보도 이후 공소외 1에 의하여 그 내용에 다시 "관련회사와 관계공무원 사이에 금품수수 등의 유착 없이는 사업승인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의 가필 정정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이 위 기안문에 비추어 공소외 1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데에는 위 기안문에 가필된 공소외 1의 위 정정 내용을 볼 때, 공소외 1 등의 주장과 같이 토론을 거쳐 감사를 중단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의심이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이나, 그 가필 정정은 상사로서 부하직원인 피고인이 작성한 기안문의 자구를 수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그 내용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감사의견으로서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남겨 두되 부적절한 부분을 수정하면서 '위 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은 감사원법 제24조 제1항 제2호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준사법적 행위로 보아 입건하지 아니하고'라고 하여 이 사건 감사사항을 지적사항으로서 입건하지 아니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후 피고인이 의심이 간다고 한 '금품수수 등의 유착의혹'에 대하여만 감사정보로 제출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으로서, 피고인 작성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며,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로서는 정보사장을 우려하여 제▽국에 개인정보 형식으로라도 감사결과를 이송하도록 조치하였고, 제○국이 제▽국에 감사결과를 개인정보 형식으로 이송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업무관행상 이러한 기안문은 필요치 아니하다는 것이므로(수사기록 75쪽, 220쪽, 공판기록 457쪽), 피해자가 위 기안문에 결재를 하지 아니한 것을 두고 피해자가 감사원 내부의 정상적인 업무처리 과정을 벗어나 어떤 사실을 은폐할 것을 기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기안문의 기재 내용 등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둘 이유도 별달리 발견할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위 기안문 등을 들어서 위에서 본 공소외 1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모조리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
(라) 나아가 원심이 들고 있는 그 밖의 사정들(이 사건 감사가 중단된 경과에 관한 부분 제외)은 이 사건 감사의 대상이 된 콘도미니엄 사업승인과정이나 이 사건 감사가 종료된 후의 정황들에 관한 것들로서, 피해자가 청와대측의 지시를 받고 감사를 중단시켰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들이거나 그 밖에 공소외 1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정황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공소외 1 등의 진술 등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이 신빙성이 있는 이상, 이 사건 감사의 중단은 감사반 내부의 의견 조정과 토론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지, 피해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이 사건 감사를 중단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공표한 사실은 진실에 터잡지 아니한 허위의 사실이라고 할 것이고, 한편, 이 사건 감사의 시행에서부터 그 중단에 이르는 전 과정에 피고인이 직접 관여하였음은 명백하므로 그 감사중단의 사유와 경위를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한 피고인에게는 그 허위성에 관한 인식도 있었다고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며(피고인 스스로도 피해자가 청와대의 압력 또는 지시를 받아 감사를 중단시켰다는 확증이 없었음은 이를 인정하고 있다. 수사기록 221쪽),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감사원의 국장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할 피해자가 이를 저버린 채 상급기관의 압력 또는 지시에 따라 그 소속 직원의 감사활동을 중단시켰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서 피해자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저하될 만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양심선언 기자회견 당시에 진실이라는 확신이 없었음에도 피해자가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감사중단을 지시하였다고 함부로 이를 공표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하려는 의도에서 제○국장인 피해자가 감사기간 도중에 이 사건 감사사항을 제▽국으로 이송하도록 지시하였다는 내용으로 변조된 일일감사상황보고서를 제시한 사정 등을 참작해 볼 때,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이 충분하여, 그 적시사실이 허위라고 볼 수 있음은 물론 피고인에게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나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변소와 이 사건 감사 후에 나타난 정황들에 치우친 나머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의 신빙성을 탄핵하기에 충분치 못한 증거나 정황들을 가지고 위 증거들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범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바, 피고인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없음은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나,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무죄로 인정한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윤재식 이규홍(주심) |
190,060 | 사기 | 2002도5800 | 2004-02-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0060&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제1심이 위법한 공시송달로 피고인의 출석 없이 재판한 경우 항소심이 취하여야 할 조치 | null | 【참조조문】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 제18조 제2항
제3항
제19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제364조 제2항 | null |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02. 10. 8. 선고 2002노172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검사가 2001. 7. 26. 피고인을 제1심법원에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거지를 ‘부산 수영구 B'로 기재하였고, 제1심은 공소장부본을 위 주거지에 송달하였으나 이사불명을 이유로 하는 송달불능보고서가 2001. 8. 20.경 제1심에 접수되었다.
나. 제1심은 2001. 9. 13. 검사에게 피고인의 소재조사촉탁을 하였고, 검사는 2001. 9. 18. 위 주소지의 피고인 주민등록이 2001. 6. 27.자로 말소된 것으로 되어 있는 주민조회서를 제1심에 제출하였으며, 소재수사결과 피고인이 위 주거지에서 약 1년 전에 전출하여 소재불명이라는 경찰의 소재수사보고서가 제1심에 2001. 10. 4. 접수되었다.
다. 그런데 수사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사법경찰관리 및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피고인의 위 주거지가 기재되어 있지만 피고인이 근무한다는 C부동산사무실 및 주거지의 각 전화번호와 휴대폰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
라. 제1심은 위와 같이 경찰의 소재탐지보고서가 접수되자 2001. 10. 29.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지명수배를 의뢰하였으나 피고인에게 사무실 및 주거지의 전화나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여 보지도 않은 채 2002. 1. 18. 피고인에 대한 공소장부본과 2002. 2. 28. 10:00의 공판기일 소환장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명하였다.
마. 제1심은 2002. 2. 28.의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하자 그 기일을 연기함과 아울러 다음 기일을 2002. 3. 21. 11:00로 지정한 후 그 소환장 역시 공시송달하였고, 이어 위 공판기일에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에 의하여 피고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여 증거조사를 마치고 변론을 종결한 다음 2002. 4. 4. 피고인을 사기죄로 징역 6월에 처하였다.
바. 그 후 형집행을 위하여 구인된 피고인이 항소권회복청구를 함에 따라 제1심은 2002. 5. 15. 피고인의 항소권을 회복하는 결정을 하였고, 피고인의 항소에 따라 원심은 변론을 열어 변호인의 피고인신문과 증인 D와 E에 대한 신문을 거쳐 2002. 10. 8. 제1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에 덧붙여 증인 D의 진술을 종합하면 제1심판결에 사실오인이 있다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다는 판단만으로 그 항소를 기각하는 이 사건 원심판결을 선고하였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가. 제1심판결의 위법
(1)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고만 한다) 제23조, 같은법시행규칙 제18조 제2항, 제3항, 제19조 제1항은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은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수사절차에서 자신의 사무실 및 주거지의 전화나 핸드폰의 번호를 진술하고 있으므로, 제1심으로서는 공시송달결정을 함에 앞서 위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여 보는 등의 시도를 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다고 단정하여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한 제1심의 조치는 위 특례법 및 그 시행규칙에 위배된다 할 것이다.
(2) 그리고 특례법 제23조와 같은법시행규칙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월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 비로소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위 6월의 기간은 피고인의 재판청구권 및 공격·방어권 보호를 위하여 설정된 최소한의 기간이라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도4983 판결참조), 위와 같이 2001. 8. 20.경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제1심에 접수된 때로부터 약 5개월에 불과하고 6월이 경과하기 전인 2002. 1. 18. 공시송달결정이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므로, 제1심은 특례법 제23조소정의 6월이 경과하기 전에 공시송달결정을 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의 위법
위와 같이 제1심이 위법한 공시송달결정에 터잡아 공소장부본과 공판기일소환장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2회 이상 출석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의 출석 없이 심리·판단한 이상, 이는 피고인에게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것이 되어 그 소송절차는 위법하다 할 것이고,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직권으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할 것이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원심으로서는 다시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소송행위를 새로이 한 후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기하여 다시 판결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제1심의 위와 같은 위법을 간과한 채 제1심의 증거조사가 적법하다고 하여 제1심이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기하여 항소이유를 판단하였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위법한 공시송달에 의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이강국 |
83,309 | 폭행·모욕 | 2001도5380 | 2004-06-10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3309&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형법 제20조가 규정하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의 의미
[2] 초·중등교사의 학생에 대한 지도행위가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정당행위로 볼 수 없는 경우
[3] 여자중학교 교사의 학생에 대한 지도행위가 당시의 상황, 동기, 그 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잃은 지도행위이어서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의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도의적 감정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어서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가는 구체적 사정아래에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2]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르면 교사는 학교장의 위임을 받아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징계를 할 수 있고 징계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데 그 지도에 있어서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방법인 이른바 체벌로 할 수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훈육, 훈계의 방법만이 허용되어 있는바, 교사가 학생을 징계 아닌 방법으로 지도하는 경우에도 징계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상의 필요가 있어야 될 뿐만 아니라 특히 학생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체벌, 비하(비하)하는 말 등의 언행은 교육상 불가피한 때에만 허용되는 것이어서, 학생에 대한 폭행, 욕설에 해당되는 지도행위는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교정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하였던 경우로서 그 방법과 정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던 경우에만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교정의 목적에서 나온 지도행위가 아니어서 학생에게 체벌, 훈계 등의 교육적 의미를 알리지도 않은 채 지도교사의 성격 또는 감정에서 비롯된 지도행위라든가,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개별적으로 훈계, 훈육의 방법으로 지도·교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낯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데서 공개적으로 학생에게 체벌·모욕을 가하는 지도행위라든가, 학생의 신체나 정신건강에 위험한 물건 또는 지도교사의 신체를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 중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부위를 때리거나 학생의 성별, 연령, 개인적 사정에서 견디기 어려운 모욕감을 주어 방법·정도가 지나치게 된 지도행위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여자중학교 교사의 학생에 대한 지도행위가 당시의 상황, 동기, 그 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20조
[2]형법 제20조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1항
제20조 제3항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7항
[3]형법 제2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공2000상, 1345),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공2003상, 555),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공2003하, 2132)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1. 9. 20. 선고 2000노166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 채용 증거들과 대조하여 보니, 여자중학교 체육교사 겸 태권도 지도교사인 피고인이 교실 밖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를 폭행하였고 피해자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1에게 욕설을 하여 모욕하였다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들이 유죄로 증명되었다고 보아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옳고 그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증거법칙에 위반하였다는 등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이 그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적이 없음에도 원심이 증거판단과 사실인정을 잘못하였다는 취지의 이 부분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2주장에 관하여
형법 제20조가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법령에 의한 학생에 대한 징계나 학생에 대한 교육적 지도행위의 경우에는 그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조각)되는 것임은 상고이유로 주장된 바와 같다.
그런데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의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도의적 감정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어서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가는 구체적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참조).
한편, 교육에 관한 중심 법규이던 구 교육법에 갈음하여 교육기본법(법률 제5437호)이 1998. 3. 1.부터 시행되고 그 법 제9조에 의거하여 초·중등교육법(법률 제5438호)이 제정 시행됨과 아울러 그 동안의 교사와 학생의 인식, 인적·물적 교육환경에 변화가 있었고 그에 따라서 학생의 징계, 지도에 관한 규정내용도 달라졌으므로, 이후 초·중등학교에서의 학생의 징계, 지도에 관한 법적 규율에도 그러한 사정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1항은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때에는 법령 및 학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학생을 징계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0조 제3항은 "교사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 규정하며, 그 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은 " 법 제18조 제1항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의 장이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1.의 징계를 할 수 있다. 1. 학교내의 봉사, 2. 사회봉사, 3. 특별교육, 4. 퇴학처분"이라고 규정하고 그 제31조 제7항은 "학교의 장은 법 제18조 제1항본문의 규정에 의한 지도를 하는 때에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 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 규정들에 따르건대, 교사는 학교장의 위임을 받아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징계를 할 수 있고 징계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데 그 지도에 있어서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방법인 이른바 체벌로 할 수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훈육, 훈계의 방법만이 허용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하니 교사가 학생을 징계 아닌 방법으로 지도하는 경우에도 징계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상의 필요가 있어야 될 뿐만 아니라 특히 학생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체벌, 비하(비하)하는 말 등의 언행은 교육상 불가피한 때에만 허용되는 것이어서, 학생에 대한 폭행, 욕설에 해당되는 지도행위는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교정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하였던 경우로서 그 방법과 정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던 경우에만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정의 목적에서 나온 지도행위가 아니어서 학생에게 체벌, 훈계 등의 교육적 의미를 알리지도 않은 채 지도교사의 성격 또는 감정에서 비롯된 지도행위라든가,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개별적으로 훈계, 훈육의 방법으로 지도·교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낯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데서 공개적으로 학생에게 체벌·모욕을 가하는 지도행위라든가, 학생의 신체나 정신건강에 위험한 물건 또는 지도교사의 신체를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 중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부위를 때리거나 학생의 성별, 연령, 개인적 사정에서 견디기 어려운 모욕감을 주어 방법·정도가 지나치게 된 지도행위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 사건 사실관계에 위의 법리를 적용하여 본즉,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각 언행을 교정하기 위하여는 위에서 본 학생지도시의 준수요건을 지켜 개별적 지도로서 훈계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며 달리 특별한 사정은 인정될 수 없었음에도 스스로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나머지 많은 낯모르는 학생들이 있는 교실 밖에서 피해자 학생들의 행동을 본 즉시 피고인 자신의 손이나 주먹으로 피해자 공소외 1의 머리 부분을 때렸고 피고인이 신고 있던 슬리퍼로 피해자 공소외 2의 양손을 때렸으며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인 피해자들에게 모욕감을 느낄 지나친 욕설을 하였던 것은 사회관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잃은 지도행위이어서 정당행위로 볼 수 없을 터인바, 같은 전제에서 나온 원심의 판단은 올바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의 그 판단에 법령에 의한 징계, 지도권 행사에 관련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였던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중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주심) 이규홍 |
191,878 | 사기·강제집행면탈 | 2002도3641 | 2002-10-11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191878&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외국에 있었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에 의하여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판결요지】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외국에 있었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에 의하여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 null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6. 25. 선고 2002노327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강제집행면탈 범죄사실에 대하여
가. 원심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죄에 관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공소외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던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1998. 6. 30.자로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자, 피해자들은 이 사건 임야는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서 피해자들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하여 공소외 2에게 허위 양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법원 99가합33873호로 피고인을 대위하여 공소외 1 및 공소외 2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00. 4. 6. 피해자들이 패소하였고,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던 사실, 이후 피해자들은 2000. 10. 18. 피고인에 대하여 강제집행면탈죄 등으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를 하였고, 이후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은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수사하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은 2000. 10. 3. 이미 미국으로 출국하여 소재 불명이 되었던 사실, 피고인은 2000. 12. 1.자로 지명수배자로 입력되었고 위 사건은 기소중지되었는데, 2001. 2. 14. 피고인이 귀국하여 같은 달 26. 서울지방검찰청에 기소중지사건재기신청을 하였고, 2001. 5. 15. 검사는 위 사건을 재기수사할 것을 결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이 피고인측과 피해자들 사이에 이 사건 임야가 허위 양도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민사적인 분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피고인이 외국으로 출국하였고, 그 무렵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강제집행면탈죄로 고소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아야 함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미국에 있었던 2000. 10. 3.부터 2001. 2. 14.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공소시효는 정지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강제집행면탈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2001. 8. 31.에는 위 범죄일인 1998. 6. 30.부터 그 공소시효인 3년의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미국에 있었던 2000. 10. 3.부터 2001. 2. 14.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이 사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어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그 처인 공소외 2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할 때에는 피해자들과 공소외 1, 공소외 2 사이에 위 민사 항소심 소송이 계속중이기는 하였으나, 이미 제1심에서 이 사건 임야가 공소외 2 앞으로 허위 양도되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배척되어 피고인측이 승소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항소심에서도 피해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였을 것으로 여겨지고, 출국 당시 이 사건 형사고소도 없었던 점, 피고인과 공소외 2는 2001. 2. 14. 입국한 후 같은 달 2. 26. 기소중지되었던 위 고소사건을 재기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고, 그 이후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하여 조사를 받아 왔으며, 위 재기신청 이후 공소시효 완성시까지의 잔여 기간, 피해자들의 고소 내용으로 미루어 본 수사의 난이도, 실제로 수사기관에서 행한 수사 내용 등에 비추어 보아 위 재기신청 이후 바로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시효 정지사유가 없는 경우의 공소시효 완성일 이전에 충분히 이 사건 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입국 후에 이 사건 수사를 지연시켜 공소시효 기간을 경과함으로써 이 사건 형사처분을 면하려고 의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출국은 국내에서 하던 사업이 실패한 후 가족들이 있는 미국에서 별다른 자본 없이 할 수 있는 사업을 물색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 사건 형사처분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실제로 피고인은 1989. 무렵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국내에서 사업을 하여 오다 사업에 실패한 후 이 사건 출국일 무렵에는 별달리 하는 일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지는 점, 한편 피해자들은 2001. 8. 30.에야 검찰에서 피고인이 평소 사기 금원의 변제를 독촉하면 미국으로 도망가버리겠다고 말하여 왔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 진술 시점에 비추어 피해자들이 만약 피고인의 출국으로 인하여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 사건 공소시효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고서 이를 피하기 위하여 그와 같이 진술하는 것으로 보여져 그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점, 검사는 2001. 8. 31. 피고인을 기소하면서 강제집행면탈죄의 공범으로 함께 고소된 공소외 2에 대하여는 2001. 6. 29.자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공소권없음 결정을 한 점 등이 인정되고, 이와 같은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미국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가 있으므로 강제집행면탈죄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 부분 상고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2. 사기 범죄사실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는 등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3. 피고인의 사기죄 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없음은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나, 원심은 위 사기죄 부분과 파기의 대상이 되는 강제집행면탈죄 부분을 형법 제37조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1개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
82,687 | 강도상해(인정된 죄명 : 주거침입, 상해)·보호감호 | 2003도1985 | 2003-06-24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68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주간에 절도의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 절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2] 주간에 절도의 목적으로 방 안까지 들어갔다가 절취할 재물을 찾지 못하여 거실로 돌아나온 경우, 절도죄의 실행 착수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야간이 아닌 주간에 절도의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주거에 침입하여 절취할 재물의 물색행위를 시작하는 등 그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침해하는 데에 밀접한 행위를 개시하면 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주간에 절도의 목적으로 방 안까지 들어갔다가 절취할 재물을 찾지 못하여 거실로 돌아나온 경우, 절도죄의 실행 착수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법 제329조
[2]형법 제329조 | null |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이영대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4. 1. 선고 2002노3519, 2002감노20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다음부터 '피고인'이라고 한다)은 1988. 7. 7. 수원지방법원에서 절도미수죄 등으로 징역 8월을, 1990. 2. 26. 인천지방법원에서 주거침입죄로 징역 8월을, 1994. 6. 17. 인천지방법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6월을, 1996. 2. 2.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죄로 징역 1년 6월을, 2000. 7. 25. 인천지방법원에서 같은 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2001. 12. 17. 그 형의 집행을 마친 사람으로서, 2002. 8. 21. 18:30 무렵 구리시 수택동(이하 생략) 다세대주택 2층에 있는 피해자의 집에 재물을 훔치기 위하여 열려있는 현관문을 통하여 방 안에 들어가 뒤지던 중 집안으로 들어오던 피해자에게 발각되자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밀어 1층 난간으로 떨어뜨리고, 다시 피해자가 일어나 피고인의 목덜미를 붙잡자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1회 때려 피해자에게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요골골두골절상 등을 가하였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요지의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 및 감호청구원인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징역 1년 9월 및 보호감호에 처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재물을 물색하기 시작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절도범행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보호감호청구도 기각하였다.
2. 그러나 피고인이 절도범행의 실행에 착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야간이 아닌 주간에 절도의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주거에 침입하여 절취할 재물의 물색행위를 시작하는 등 그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침해하는 데에 밀접한 행위를 개시하면 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일 피해자가 빨래를 걷으러 옥상으로 올라 간 사이에 피해자의 다세대주택에 절취할 재물을 찾으려고 신발을 신은 채 거실을 통하여 안방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둘러보고는 절취할 재물을 찾지 못하고 다시 거실로 나와서 두리번거리고 있다가 피해자가 현관문을 통하여 거실로 들어가다가 마주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방 안으로 들어가다가 곧바로 피해자에게 발각되어 물색행위 등을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경우가 아니고 피고인이 방 안까지 들어갔다가 절취할 재물을 찾지 못하고 거실로 돌아 나온 경우라면 피고인이 절도의 목적으로 침입한 이상 물색행위를 하는 등 재물에 대한 피해자의 사실상의 지배를 침해하는 데 밀접한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주위적 공소사실인 강도상해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절도의 실행행위에 착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는 한편 그에 따라서 보호감호청구를 기각한 것은 형법 제335조에 정하여진 절도의 해석·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
81,012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변호사법위반·사기 | 2001도4112 | 2001-10-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1012&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자백의 신빙성 유무의 판단 기준
[2] 공갈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 및 피해자 등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들의 각 신빙성을 인정한 사례 | 【판결요지】
[1]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사유로 삼아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공갈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검찰에서는 자백하였다가 그 후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허위자백을 하였다고 진술하나,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이 합리성이 있어 보이고 자백을 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그 신빙성이 인정되고,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등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도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형사소송법 제308조
[2]형사소송법 제308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120 판결(공1994상, 1035),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도1587 판결(공1995상, 1366),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도1957 판결(공1995하, 3838),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공1998상, 1116),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공1999상, 322),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공2000상, 1118),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공2001하, 2408) |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법무법인 소망 담당변호사 임순명 외 5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 1. 7. 10. 선고 99노4012, 99초2456, 2000노647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판시 제2죄와 무죄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 3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변호사법위반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이 변호사가 아니면서 1990년경부터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사무실에서 변호사 공소외 1· 공소외 2· 피고인 3의 명의를 빌어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그 판시와 같이 법률사건을 수임하여 소장 등의 서류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법률사무를 취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포괄하여 구 변호사법(2000. 1. 28. 법률 제6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2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사기의 점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3이 그 판시와 같이 변호사가 아닌 피고인 1로 하여금 변호사인 피고인 3의 명의를 이용하게 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 2는 피해자의 남편 공소외 3이 피고인들과 관련된 형사사건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임을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기로 공모하고, 1997년 4월 중순경 서울 중구 서소문동 14의 2 소재 동림빌딩 301호 등지에서 수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피고인 1은 직접 또는 전화상으로 " 공소외 3에 대한 추가 고소할 것 많다."고 말하는 등 금품을 요구하는 태도를 보이며, 금원갈취에 필요한 동인 명의의 각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2에게 건네주고, 피고인 2는 "나와 합의하지 않으면 공소외 3은 석방될 수 없으며 빠삐용을 만들어 버리겠다. 1억 5천만 원을 주면 앞으로 공소외 3을 추가 고소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으로 협박하고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달 22일경 위 사무실에서 차용금조로 1억 5천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들로는 피고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피해자·A_02 등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각 진술 등이 있으나 이 진술들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빙성이 없어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1) 피고인 1의 검찰의 진술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1은 경찰에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검찰에 와서 피고인 2가 피해자를 협박하여 1억 5천만 원을 갈취하는 데에 A_01의 강압에 의하여 협조하였다는 취지로 자백하였으나, 원심에서부터는 다시 자신뿐만 아니라 A_01도 피해자를 협박하지 아니하였다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검찰에서 위와 같이 자백한 것은 공소외 3측이 피고인 2를 구속시키는 데에 협조하여 주면 곧 고소를 취소하여 주겠고 그렇지 않으면 증인으로도 진술하여 징역을 살 수밖에 없을 거라고 협박조로 회유하여서 당시 건강이 아주 안 좋은 상태에서 자신이 살기 위하여 거짓으로 자백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어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 피해자가 남편인 공소외 3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고 생계가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협박에 겁을 먹어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갈취당하였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의 검찰에서의 자백은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2) 피해자의 진술에 대하여 살펴보면, 피해자는 경찰에서는 주로 피고인 1이 자신을 협박하였고, 이정희, 노경남, 지병천 사건에 관하여서도 피고인 1이 이를 언급하였다고 진술하다가 원심 이후부터는 주로 자신을 협박한 것은 피고인 2였다고 진술하는 점, 경찰에서는 1억 5천만 원을 요구한 사람이 피고인 1이었다고 진술하다가 원심부터는 피고인 2가 요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경찰에서는 위 피고인들이 각서를 작성하여 주길래 그 내용을 읽어보고는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묵살 당하였다고 진술하다가 원심에서부터는 각서는 피고인 1이 주길래 받아만 왔지 그 내용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A_02의 진술 내용과도 배치된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남편인 공소외 3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고 또 생계가 어려워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상황이었으며, 더욱이 피해자나 피해자의 남편인 공소외 3은 이 사건 고소 이전에도 많는 형사사건이나 민사사건에 연루되어 조사 받거나 소송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협박만으로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들로부터 공소외 3을 추가 고소하겠다고 협박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사건 중 이정희 건은 이미 재판이 확정된 상태였고, 노경남은 공소외 3을 고소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지병천은 이미 공소외 3을 고소하여 수사 또는 재판 진행 중에 있었던 점, 피해자가 일부 진술에서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피해자가 남편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협박을 받아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었는데도 이를 남편인 공소외 3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 남편 공소외 3이 석방된 후인 1998년 9월경에야 뒤늦게 고소를 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
(3) A_02의 진술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협박한 것은 A_03에게 위 사우나를 판 다음날인 1997. 4. 2.경부터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 당시에는 피해자가 A_03으로부터 받은 금원을 공탁하여서 피해자에게는 돈이 없는 상태였고, 당시로는 위 공탁금을 공탁자가 다시 찾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위 공탁금을 찾아서 그 중 1억 5천만 원을 내놓으라고 하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점, A_02가 피해자와 A_03 사이의 매매계약의 해제와 관련하여 피고인 1을 개입시키는 등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대처하였고, 또한 피해자가 위 피고인들에게 지급한 1억 5천만 원의 분배에도 관여하였으며 그 중 3,700만 원은 자신이 사용한 점, 당시 A_02도 (주) 중앙상봉유통의 공동대표이사여서 위 사우나의 매도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주) 상봉중앙유통의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이후에는 피고인 2와 그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는 점, 수사기관에서는 각서의 내용이 터무니없는 것이었다고 진술하여 그 내용을 당시부터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원심에 이르러서는 각서 내용을 사후에 알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등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겁을 먹어 1억 5천만 원의 거금을 갈취 당하였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A_02의 진술 또한 믿기 어렵다.
(4) 공소외 3·A_04의 각 진술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협박하는 구체적 내용이나 피해자가 위 금원을 지급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하여서는 직접 보거나 관여하지는 아니하였다는 것으로서 결국 피해자의 말이거나 피해자의 말을 공소외 3을 통하여 들은 내용을 옮긴 것이어서 결국 피해자의 진술이라 할 것인바, 협박당하여 금원을 갈취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려우므로, 이들의 진술도 믿기 어렵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인 1의 검찰 자백의 신빙성에 대하여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사유로 삼아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한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1, 2, 4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이 그 후 법정에서의 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 법정에서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성립을 인정하고 임의성을 부인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측의 회유와 협박에 의하여 허위로 자백하였다고 하여 그 임의성을 긍정하는 듯이 진술하고 있으며, 또한 피고인은 검사의 제1, 2회 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를 협박한 것은 피고인 2이고 그 자신은 피고인 2의 강요에 못이겨 각서를 작성하여 주는 등으로 그의 갈취행위에 협조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다가, 검사의 제4회 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A_02와의 대질심문시 피해자가 피고인도 공소외 3에 대한 고소사건이 많고 계속하여 고소장이 들어가면 공소외 3이 몇 년을 더 복역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은근히 협박하였다고 진술하고 A_02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자 이를 부인하고 다만, 피고인 2가 피해자를 협박하여 돈을 빌리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요구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각서를 작성하여 주고 그 대가로 피고인 2로부터 3천만 원을 분배받았다고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법위반죄에 대하여도 자백을 하였고, 나아가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로 기소된 다음 피고인 2가 체포되어 그와 대질심문을 받으면서도 위와 같은 취지로 범행의 상당 부분을 자백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에 피고인이 1990년경부터 고용한 변호사 명의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여 사실상 운영하면서 수많은 법률사건을 처리하여 상당한 법률적 지식과 경험을 지녀 검찰에서의 자백이 갖는 의미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허위자백의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내용은 믿기 어렵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의 자백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근거로서 피해자가 남편인 공소외 3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고 생계가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협박에 겁을 먹어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갈취 당하였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을 들고 있으나, 이와 같이 피해자가 궁박한 처지에 있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피고인들에게 거액을 빌려주었다는 사정은 오히려 비정상적인 거래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3과 피고인 2가 (주) 상봉중앙유통의 운영을 둘러싼 반목으로 상호 고소한 결과 공소외 3이 위와 같이 복역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남편인 공소외 3의 구속으로 생계가 어렵게 되자 상봉프라자 사우나를 제3자에게 전매하였음에도 그 매각대금 3억 원의 절반인 1억 5천만 원을 별다른 이유 없이 피고인 2에게 빌려준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위와 같이 궁박한 처지에 있었다는 사정은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의 자백의 신빙성을 배척할 근거가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자백은 합리성이 있어 보이고 자백을 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만한 사정을 기록상 찾아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2) 피해자·A_02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의 자백에 신빙성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피해자와 A_02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은 일응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들이 피고인들과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지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고 교부하였다는 각서는 변제기가 정하여지지 않은 채 수개의 조건이 부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애매하여 과연 피고인들의 변제의무가 어떠한 경우에 발생하는지조차 모르게 되어 있고, 따라서 위 각서에 관한 피해자의 경찰에서의 진술과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사이에 일관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심은 A_02가 위 사우나에 관한 매매계약의 해제와 공탁 및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한 1억 5천만 원의 분배에 관여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A_02는 그랜드백화점 신촌점의 부사장으로서 그랜드백화점이 상봉프라자를 인수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수분양자들의 대표인 피고인 피고인 2와 더불어 (주) 상봉중앙유통의 공동대표이사에 취임하였고 그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협박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사실을 알 수 있어 그의 진술은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3)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차용금 명목으로 1억 5천만 원을 갈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 1의 검찰에서의 자백, 피해자·A_02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뒷받침될 뿐만 아니라 그 진술 내용에 특별히 합리성이 없다거나 상호간에 모순되는 점을 찾아 볼 수 없어 그 신빙성도 인정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진술들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그렇다면 원심판결 가운데 피고인 1· 2의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는 이유 있고,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한 피고인 1· 3의 상고는 이유가 없는바,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판시 제2죄와 위 무죄부분의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위 유죄부분도 무죄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판시 제2죄와 무죄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 3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이규홍(주심) |
82,691 | 변사체검시방해 | 2003도1331 | 2003-06-27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691&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범죄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명백한 자의 사체가 형법 제163조소정의 변사체검시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형법 제163조의 변사자라 함은 부자연한 사망으로서 그 사인이 분명하지 않은 자를 의미하고 그 사인이 명백한 경우는 변사자라 할 수 없으므로, 범죄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명백한 자의 사체는 같은 법조 소정의 변사체검시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 【참조조문】
형법 제163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70. 2. 24. 선고 69도2272 판결(집18-1, 형14)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2. 11. 선고 2003노9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163조의 변사자라 함은 부자연한 사망으로서 그 사인이 분명하지 않은 자를 의미하고 그 사인이 명백한 경우는 변사자라 할 수 없으므로( 대법원 1970. 2. 24. 선고 69도2272 판결참조),범죄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명백한 자의 사체는 같은 법조 소정의 변사체검시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변사체검시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고현철 |
69,655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 2003고합910 | 2003-12-17 | 서울지방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항소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69655&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파출소장이 관내에 있는 분양업체 대표이사로부터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로 하여금 위 업체의 상가를 정상가보다 할인하여 분양받게 한 경우, 제3자뇌물취득죄 소정의 뇌물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 파출소장이 관내에 있는 분양업체 대표이사로부터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로 하여금 정상가보다 할인하여 분양받게 한 상가가 그 후 완공되지 아니하여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 없게 된 경우, 이미 성립한 제3자뇌물취득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파출소장이 관내에 있는 분양업체 대표이사로부터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로 하여금 위 업체의 상가를 정상가보다 할인하여 분양받게 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을 침해하여 제3자로 하여금 뇌물을 취득하게 하였다고 한 사례.
[2] 파출소장이 관내에 있는 분양업체 대표이사로부터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로 하여금 정상가보다 할인하여 분양받게 한 상가가 그 후 완공되지 아니하여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 없게 된 경우, 분양업체가 상가를 분양함에 있어 분양대금을 일시불로 납입하는 경우에 분양대금을 할인하여 준 것은 분양대금을 분납할 경우 발생하는 이자 상당액의 전보라고 할 것인데, 일반 수분양자들에게는 분양대금을 분납할 경우 그 분양대금을 할인해 주지 아니하면서 위 제3자에게 이를 할인해 준 것은 위 상가 투자에 참가할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서, 분양 후 해제시에 위 할인금 전액을 반환한 것을 미루어 보면 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득액이 위 할인금 상당액의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분양업체의 무리한 사업수행으로 상가의 완공 여부가 불투명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어서 이미 성립한 제3자뇌물취득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형법 제130조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형법 제130조 |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6. 15. 선고 98도3697 전원합의체 판결(공2000하, 1702),
대법원 2002. 4. 9. 선고 99도2165 판결(공2002상, 1164),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893 판결
[2]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3539 판결(공2003상, 279) | 【피고인】 피고인
【검사】 이완식
【변호인】 변호사 문승국
【주문】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126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금 136,000,000원을 추징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1982. 12. 11. 순경으로 임명되어 2001. 2. 10.부터 2002. 7. 28.까지 경찰서 소속 파출소 소장으로, 같은 해 7. 29.부터 2003. 2. 18.까지 동 경찰서 교통사고 조사반장으로, 같은 달 19.부터 경찰서 교통지도계장으로 근무한 경찰공무원인 자인바,
1. 2001. 9. 초순 일자불상경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18-220 소재 주식회사 굿모닝시티(이하 '굿모닝시티'라고만 한다) 사무실에서, 동 파출소 관내에 소재하고 있는 굿모닝시티의 대규모 분양사업이 진행되면서 주차문제, 폭력배들의 이권다툼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범죄행위를 미리 예방하기 위하여 2-3회 굿모닝시티를 방문하던 중, 굿모닝시티 대표이사 공소외 1의 지시를 받은 굿모닝시티의 관리이사인 공소외 2로부터 분양가보다 싸게 해 줄테니 앞으로 폭력배들의 이권다툼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잘 처리하고 보호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위 공소외 2에게 피고인의 동서인 공소외 3에게 분양가보다 약 30% 상당 싸게 계약해 줄 것을 요청하여 같은 해 9. 7. 위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공소외 3에게 구좌당 2억 3,100만 원 상당의 1층 숙녀복 코너를 각 6,300만 원씩 할인된 가격으로 2구좌를 계약하게 하여 1억 2,6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2. 2002. 4. 말경에서 같은 해 5. 초순경 사이 같은 장소에서, 위 공소외 1로부터 당시 현안으로 있던 파출소 이전문제를 잘 처리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즉석에서 그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1. 이 법정에서의 피고인의 일부 진술 및 공소외 1의 진술
1. 이 법정에서의 증인 공소외 1, 2의 각 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기재 및 공소외 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1. 공소외 1, 2, 권혁만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1. 각 굿모닝시티 분양관리 계약자 신상정보, 분양계약해지 신청서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o 판시 제1항의 제3자뇌물취득의 점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130조(유기징역형 선택)
o 판시 제2항의 뇌물수수의 점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29조 제1항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판시 제1항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 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이유에서 살피는 정상을 참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1. 추징
형법 제134조후단
피고인의 주장(변호인의 주장을 포함한다)에 대한 판단
1. 판시 제1항에 대하여
가. 부정청탁 및 직무관련성에 관한 주장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① 위 공소외 1, 2 )로부터 폭력배들의 이권다툼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잘 처리하고 보호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은 바가 없고, ② 피고인의 직무와 위 공소외 3의 상가 분양계약의 체결과는 아무런 직무 관련성이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판 단
(가) ①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과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대법원 2002. 4. 9. 선고 99도2165 판결참조), ② 뇌물죄에서 직무라 함은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관여하는 직무행위 및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도 포함된다 할 것이며(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893 판결등 참조), 공무원이 얻은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공무원의 직무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간에 특수한 사적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 성부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6. 15. 선고 98도3697 전원합의체 판결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1. 9. 초순경 굿모닝시티의 관리이사인 위 공소외 2에게 을지로 6가 파출소장이라는 피고인의 신분을 밝힌 후 굿모닝시티 상가의 분양대금을 할인하여 분양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위 공소외 2로부터 분양대금을 일시불로 납입하는 경우에만 할인하여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으나, 재차 분양대금을 분납하면서도 할인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던 사실, 이에 위 공소외 2가 같은 달 7. 위 공소외 1에게 이를 보고하자 위 공소외 1은 피고인이 굿모닝시티를 관할하는 파출소장으로서 굿모닝시티의 분양과정에서 폭력배들의 이권다툼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잘 처리하고 보호해 달라는 취지로 피고인에게 위 상가를 할인하여 분양하기로 결정한 후, 일반 수분양자의 경우와는 달리 할인된 가격으로 분납하여 지급하는 조건으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분양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공소외 2가 분양계약 당시 피고인에게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면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① 위 공소외 1,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청탁한 내용은 피고인이 파출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파출소의 관내에서 굿모닝시티의 분양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범죄행위의 예방·진압 및 수사 또는 폭력배들의 이권다툼 등의 처리에 있어 굿모닝시티에 유리하게 처리하여 달라는 취지로 보이고, 위 청탁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위 공소외 3으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뇌물의 가액이 적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청탁은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② 피고인은 굿모닝시티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파출소장으로서 관내의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위 공소외 1은 피고인이 재직하고 있는 파출소의 관할지역 내에서 상가를 분양하는 굿모닝시티의 대표로서 굿모닝시티 사무실 내에서 생긴 폭력사건을 계기로 피고인을 알게 되었는데, 굿모닝시티의 상가분양과 관련한 범죄행위의 수사 또는 폭력배들의 이권다툼 등에 관하여 피고인의 위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위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굿모닝시티 상가를 정상가보다 할인하여 분양받게 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을 침해하여 위 공소외 3으로 하여금 뇌물을 취득하게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할인금에 대한 주장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고인이 굿모닝시티의 상가를 분양받고자 하는 피고인의 동서인 위 공소외 3을 공소외 2에게 소개하여, 위 공소외 3이 위 공소외 2와의 사이에 굿모닝시티 상가를 할인하여 분양받은 사실이 있는데, 당시 굿모닝시티 상가의 분양실적이 저조한 상태여서 분양가를 할인하여 주는 경우가 많았고, 위 공소외 3은 위 상가분양을 소개한 임광석과 위 공소외 1, 공소외 2와의 친분 관계로 인하여 굿모닝시티 상가를 할인된 금액으로 분양받은 것인바, 이 사건 분양계약은 위 공소외 3과 굿모닝시티 사이의 정상적인 거래이고, 또한 위 공소외 1이 무리한 계획하에 상가 신축을 추진하다가 결국 그 완공 여부가 불투명해지게 됨으로써 위 공소외 3이 위 상가 분양으로 인하여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도 없게 되었으므로, 위 할인금 상당액은 뇌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판 단
(가) 뇌물죄에서 뇌물의 내용인 이익이라 함은 금전, 물품 기타의 재산적 이익 뿐만 아니라 사람의 수요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족한 일체의 유형, 무형의 이익을 포함한다고 해석되고,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 것도 이에 해당하며, 공무원이 뇌물로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경우, 뇌물수수죄의 기수 시기는 투기적 사업에 참여하는 행위가 종료된 때로 보아야 하며, 그 행위가 종료된 후 경제사정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그 사업 참여로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한 경우라도 뇌물수수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3539 판결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굿모닝시티는 그 상가를 분양함에 있어 지주, 채권자 및 시공회사의 임직원을 제외하고는 분양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지 아니하고 할부로 지급하는 경우에 분양대금을 할인한 금액이 아닌 전액지급 조건으로 계약하였던 사실, 그런데 굿모닝시티가 피고인의 동서인 공소외 3에게 굿모닝시티 1층 상가 1구좌당 2억 3,100만 원씩 2구좌를 1구좌당 6,300만 원씩 합계 1억 2,600만 원을 할인한 금액으로 분양하였던 사실, 그 후 피고인측은 2002. 6. 4. 위 2구좌 중 1구좌를 해약하였고, 이에 굿모닝시티는 피고인측에게 이미 납입한 분양대금 5,250만 원에 위 할인금 6,300만 원을 보태어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와 같이 굿모닝시티가 상가를 분양함에 있어 분양대금을 일시불로 납입하는 경우에 분양대금을 할인하여 준 것은 분양대금을 분납할 경우 발생하는 이자 상당액의 전보라고 할 것인데, 굿모닝시티가 피고인을 제외한 일반 수분양자들에게는 분양대금을 분납할 경우 그 분양대금을 할인해 주지 아니하면서 피고인에게 위 1억 2,600만 원을 할인해 준 것은 위 상가 투자에 참가할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서, 분양 후 해제시에 위 할인금 전액을 반환한 것을 미루어 보면 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득액이 위 할인금 상당액의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굿모닝시티의 무리한 사업수행으로 상가의 완공 여부가 불투명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판시 제2항에 대한 주장
피고인은, 파출소 이전문제와 관련하여 위 공소외 1로부터 교부받은 금원은 1,000만 원이 아니라 5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공소외 1이 검찰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파출소의 이전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하기 위하여 굿모닝시티의 경리이사인 권혁만에게 1,000만 원권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오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여직원이 은행 종이봉투에 넣어온 현금을 쇼핑백에 넣어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는데, 당시 위 현금을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부피로 보아 1,000만 원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공소외 1의 위 진술의 경위, 진술의 내용 및 금원의 전달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이유
피고인이 경찰공무원의 신분으로서 관내에 있던 굿모닝시티의 임원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위 공소외 3의 명의로 뇌물을 수수하였는바, 피고인이 수수한 뇌물의 액수가 적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담당하고 있던 직무에 있어서 요구되는 고도의 청렴성을 해한 점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불량하나, 피고인이 그 동안 경찰공무원으로서 성실히 복무하여 온 점, 피고인이 비록 위 공소외 1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기는 하였으나 그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직무집행을 그르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및 범행 전후의 정황 등 공판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소정의 제반 양형의 요소를 참작하여 판시 죄에 정한 형을 작량감경한 형기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찬현(재판장) 조민석 정영식 |
82,116 | 무고 | 2002도3738 | 2002-11-08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2116&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신고한 허위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를 구성하지 않아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신고한 허위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를 구성하지 않아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참조조문】
형법 제156조 | 【참조판례】
대법원 1986. 9. 23. 선고 86도556 판결(공1986, 2993),
대법원 1992. 10. 13. 선고 92도1799 판결(공1992, 3193),
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도2995 판결(공1994상, 748),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도414 판결(공1996상, 622),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771 판결(공1996하, 2093)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7. 3. 선고 2002노418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과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1998. 5. 8. 공소외 1로부터 서울 서초구 (이하 생략) 소재 다방을 임차하여 그와 내연의 관계에 있던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다방을 운영하도록 하던 중 같은 달 18.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을 피고인 명의에서 공소외 2 명의로 변경하도록 승낙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패소하자 공소외 1과 공소외 2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2001. 7. 25.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소재 ○○부동산에서 '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통정하여 1998. 5. 18. 고소인 모르게 임차인을 공소외 2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여 고소인의 임대차 보증금 1,000만 원과 권리금 800만 원 합계 1,8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작성한 후 같은 달 27.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방배경찰서 민원실에서 같은 경찰서장 앞으로 이를 제출ㆍ접수하게 하여 공무소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1998. 5. 18. 공소외 1에게 임차인 명의를 공소외 2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해 줄 것을 요청하여 공소외 2 명의의 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행위가 무고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신고된 사실 자체가 형사처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만약 그 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로 구성되지 아니한다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다 하더라도 무고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2. 10. 13. 선고 92도1799 판결등 참조).
그런데 수사기록에 편철된 피고인 작성의 고소장 중 위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을 보면, '고소인은 1998. 5. 8. 공소외 1로부터 서울 서초구 (이하 생략) 소재 건물의 지층 약 25평을 임차보증금 1,000만 원, 월 차임 70만 원, 임차기간 1998. 5. 10.부터 12개월로 정하여 임차하여 공소외 2에게 다방운영을 위탁하였는데, 공소외 1은 공소외 2와 통정하여 1998. 5. 18. 고소인 모르게 임차인을 공소외 2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고 고소인을 배제시켜서 임차보증금 1,000만 원과 권리금 800만 원 도합 1,800만 원을 공소외 2가 편취하였으니 피고소인들을 배임죄 또는 사기죄로 처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요지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의 고소사실이 위와 같다면 그 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로 구성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선 사문서위조죄에 있어서 위조라 함은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고, 작성권한 있는 자가 진실에 반한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는 이른바 무형위조는 처벌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가사 고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의 승낙 없이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그들 명의의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 명의의 문서를 작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임대차보증금이 있는 임대차계약에 있어 임대인은 임차인으로 하여금 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하게 할 의무와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 임대차보증금 중 연체차임 등 당해 임대차에 관하여 명도시까지 생긴 임차인의 채무를 청산한 나머지 금액을 반환할 사법상의 의무만 있을 뿐이고, 임차인을 위하여 임대차보증금을 보관하거나 임차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설령 공소외 1이 공소외 2와 이중으로 임대차계약을 하고 피고인의 임차인으로서의 지위를 부정하였거나 또는 공소외 2를 임대차보증금의 수령권자로 취급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이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횡령죄나 배임죄가 성립할 수는 없으므로, 고소사실 자체가 횡령죄나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한편, 고소장에는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통정하였다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공소외 2가 공소외 1로부터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점이 고소사실이 아님은 분명하고, 다만 공소외 1이 피고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피고인에게 임대할 생각이 아니라 공소외 2에게 임대할 생각이었으면서도 공소외 2와 공모하여 마치 피고인에게 다방을 임대할 것처럼 피고인을 기망하여 임대차보증금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내용이 고소사실이라면, 이는 사기죄가 될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피고인의 고소사실의 요지는,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공모하여 처음부터 피고인을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고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공소외 2와 공소외 1이 공모하여 임대차 도중에 정당한 임차인인 피고인의 승낙 없이 마치 공소외 2가 이 사건 다방을 임차한 것처럼 허위의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인을 임대차관계에서 배제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의 진술의 취지 역시 그러하므로 그 사실 자체로서는 사기죄를 구성할 여지도 없다.
그렇다면 가사 피고인이 공소외 2와 공소외 1 사이의 1998. 5. 18.자 임대차계약서의 작성을 승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승낙을 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사실 자체가 사문서위조, 횡령이나 배임, 사기 기타 형사범죄로 구성되지 아니하는 이상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1998. 5. 18. 공소외 1에게 임차인 명의를 공소외 2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해 줄 것을 요청하여 공소외 2 명의의 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는바, 이는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강신욱(주심) 손지열 |
83,017 | 업무방해·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 2001도1863 | 2003-12-26 | 대법원 | null | 형사 | 400,102 | 판결 | 선고 | /DRF/lawService.do?OC=pwshoot&target=prec&ID=83017&type=HTML&mobileYn= | 【판시사항】
[1] 직권중재 기간 내의 쟁의행위를 금지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근로자들의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경우
[3] 근로자들의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이 강제노역금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4]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의 판단 기준
[5]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경우, 반드시 노동위원회의 조정결정 후에 쟁의행위를 하여야 절차상 정당한지 여부(소극) | 【판결요지】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는 필수공익사업에 있어서 노사 양측의 극단적인 이해 대립과 갈등으로 파업이 빈발하면 공중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국민경제가 붕괴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노사간 합의 대신 노동위원회의 중재를 통한 쟁의의 해결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공중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국민경제를 보전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법상 규정한 기본권제한의 방법이 적절하며, 기본권제한의 정도도 최소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간의 균형도 유지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형법 제314조소정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노동쟁의행위는 근로자들이 단결하여 사용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에 집단적으로 근무에 임하지 아니한 것은 다른 위법의 요소가 없는 한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단순한 노무제공의 거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서 위력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
[3]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본질적으로 위력성을 가져 외형상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범위 내의 행사로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할 수 없는 것인바,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3권의 내재적 한계를 넘어선 행위(헌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일 뿐 정당한 권리행사까지 처벌하는 것은 아니므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노역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4]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만일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5] 노동쟁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에 있어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반드시 노동위원회가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하여야만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 【참조조문】
[1]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
헌법 제37조 제2항
[2]형법 제314조
[3]형법 제20조
제314조
헌법 제12조 제1항
[4]형법 제20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제4조
제37조 제1항
[5]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제2항
제54조
제63조
제91조 제1호
형법 제20조 | 【참조판례】
[1]헌법재판소 2003. 5. 15. 선고 2001헌가31 결정(헌공81, 454)
[2]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도2961 판결(공1991, 1554),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도326 판결(공1992, 152),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335 판결
[4]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7헌바23 결정(헌공29, 660)
[5][6]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공2001하, 1785)
[5]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공1992, 927),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공1992, 1839),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공2002상, 1290),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도3429 판결
[6]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3도1378 판결 |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선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1. 4. 4. 선고 2000노10376 판결
【주문】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의 위헌 여부와 관련하여
법 제62조 제3호, 제63조, 제91조 제1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는 필수공익사업에 있어서 노사 양측의 극단적인 이해 대립과 갈등으로 파업이 빈발하면 공중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국민경제가 붕괴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노사간 합의 대신 노동위원회의 중재를 통한 쟁의의 해결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공중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국민경제를 보전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법상 규정한 기본권제한의 방법이 적절하며, 기본권제한의 정도도 최소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간의 균형도 유지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3. 5. 15. 선고 2001헌가31 결정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과 관련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고,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관련하여
형법 제314조소정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노동쟁의행위는 근로자들이 단결하여 사용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에 집단적으로 근무에 임하지 아니한 것은 다른 위법의 요소가 없는 한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단순한 노무제공의 거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서 위력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335 판결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법 제91조 제1호, 제63조에 의하여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 날부터 15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위 기간 동안에 노조원들로 하여금 집단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도록 하였다면, 이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본질적으로 위력성을 가져 외형상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범위 내의 행사로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할 수 없는 것인바,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3권의 내재적 한계를 넘어선 행위(헌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일 뿐 정당한 권리행사까지 처벌하는 것은 아니므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노역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고( 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7헌바23 결정참조),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가. 쟁의행위 목적과 관련하여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만일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위원장으로 있는 ○○○○노조가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내세운 것은 물론 병원개혁, 의료민주화 등도 그 내용 가운데 하나이나, 주된 목적은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쟁취라고 보고, 위 각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쟁의행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쟁의행위절차와 관련하여
법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54조 제1항은 "조정은 제53조의 규정에 의한 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91조 제1호는 법 제45조 제2항 본문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바,노동쟁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에 있어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반드시 노동위원회가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하여야만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2003. 4. 25. 선고 2003도1378 판결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각 병원 ○○○○노조지부에서 2000. 5. 15.경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하고 그로부터 15일이 지난 후에 이 사건 각 쟁의행위가 이루어진 사실, 각 노사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인하여 사실상 양자 간의 합의의 여지가 없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각 쟁의행위는 그 절차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